나이가 든다는 것은 산 길에서 운동장에서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의욕과 열정이 넘치던 젊은 날에는 진정 자신이 좋아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대지만 막상 나이 들어 더 많은 여유와 자유가 주어지면 정작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의 파도에서 조금씩 밀려가는 것이다.
파도에 안 밀려 갈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두렵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고
파도에 몸을 맡기고 떠밀려 가면 사는 게 즐겁고 편해진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느 폭풍우와 비바람도 몇 일 계속되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질주하는 욕망의 전차에 올라 그렇게 쫓았던 오색의 무지개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희미해 지는 것이고
그렇게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어느 해거름 처마 끝에서 만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금과 다른 세상과 다른 삶을 염원하던 나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않을 거란
것을 아는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이 세상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할 때 조차 내 삶은 너무 소중한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을 바꾸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 만물의 생로병사의 이치를 깨우치는 것이다.
내일을 위해 저축만 하는 것은 싱싱한 야채를 오래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시들시들할 때 먹는 것과
같은 것이고 어쩌면 내가 못 먹을 수 있다는 걸 깨우칠 만큼 조금씩 현명해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제껏 가보지 않은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가고 싶거나, 특별히 갈 이유가 있는 곳, 기꺼이 동행을 자처하는 사람도 없고 황량하고 쓸쓸한 먼
여행길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고 여행길을 즐겁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동안 버려두었던 자신과
잘 지내는 것임을 깨닫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花舞 十日홍이고 月滿則虧(달도 차면 기운다)란 진리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여전히 세상의 중심에는 내가 서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옴파로스 ! 내가 선 곳이 대지의 배꼽이고 세상의 중심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한 장 세잎클로버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다.
단 한 장의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짓밟아버린 무수한 세잎클로버로 더 아름다워야 할 인생이 낭비
되었음을 깨닫는 것이고 작고 사소한 것들 더 가까이에 있는 것들에게 그 동안 감추었던 미소를
보이는 것이다.
더 자주 말하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에게 ,가족에게 , 친구에게 자연에게 그리고 남아 있는 시간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멋진 인생의 열쇠를 손에 쥐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이 작은 가슴속에 들어 있음을 알아 채는 것이다.
내가 즐겁고 내 마음이 춤을 추어야 세상이 춤을 춘다는 것을 알고 내가 먼저 세상과 화해하는 것이다
예전 보다 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지만 늙어간다는 것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 점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하지만 또 너무 설치지 않아야 하고
세월이 오래 기다려 주지 않으니 마냥 미룰 수만 없고
또 너무 나대다가는 큰 코 다치고…
삶은 그 때 까지여
내 힘으로 가고 싶은데 가고 , 내 힘으로 하고 싶은 거 할 때
딱 그 때 까지여
그 이후는 삶이 아니라 짐이야….
내가 짊어져서 힘들고 그걸 바라보는 다른 사람 사람 까지 힘들게 하는….
나이가 드는 것은 괜찮아
근데 나이가 들어 늙어가도 정말 늙지는 말아야 하지
갈 수 있어도 가고 싶은 데가 없고
먹고 싶어도 먹고 싶은 것이 없고
할 수 있어도 하고 싶은 게 없는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아도 가슴이 울지 않으면 게임 끝이여…..
니가 시방 환갑이면 그 때가 얼마 남은 줄 알어?
그리고 세월이 말했어
나이가 들어도 행복하라고.
행복이란 운 좋은 사람들이 받는 어떤 축복 같은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거라고…
행복은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는 거라고…..
알프스를 보았어
흐미 아까운거 ~~이런 풍경을 두고 어디를 방황 하다가 인자 왔다냐?
그 좋은 시절에 머하다 인자 비들비들 해져서 여긔 왔다냐?
“와따 냐가 팡팡 놀면서 그랬것어?”“쪼매 더 잘살아 볼라고 안깐힘 쓰다가 봉께 그랑거제”“비록 입산수도는 안 했어도 한국 명산에서 두루두루 20년 이상 도를 닦고 인자 한산할 때가 되여서 여긔온 것이제…”
늦게 온 것이 후회되고 뼈아프긴 하지만 또 어쩌것어?
과거는 자나갔고 아즉 늙지 않을 많은 날이 남아 있는데
근데 내가 하나 물어보지
“임자 백두대간 해봤어?”“임자 샤모니에서 빙하 녹은물 공짜로 마시면서 알프스 산 길을 걸어 봤능가?”
보쏭 산장 위 빙하가 유명한데 보러 간단다.
레보쏭에서 리프트 타고 꽃 장식이 아름다운 보쏭산장에 오르고 그 위의 보쏭 빙하 전망대를 구경한
다음 피라미드 산장에 올라 조망과 여유를 즐기다가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
마지막 날이라 워킹을 최소화하고 힐링 위주로 구성했다.
피라미드 산장 테이블을 점거하고 싸온 음식만 먹는 우리 조에게 자꾸 눈총을 보내는 것 같아 제일 쌀
것 같은 에비앙 생수를 샀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가량
샤모니 슈퍼에서 사면 싼 맥주를 여기서 비싼 돈 주고 사먹기는 아깝다.
분위기 좋은데서 한 잔 땡기면 좋기야 하겠지.
남은 회비는 소고기와 맥주 그리고 과일 잔뜩 사서 엊그제 부로 모두 청산한데다가 사람이 몇인데 한 두잔
사서는 턱도 없는 노릇이도...
그냥 생수마시며 바라보는 풍경도 넘 좋아 ~~~
전통 쉐프 복장을한 남자 주인이 뒷문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운다.
휴식시간이 길어지니 무료해진 일행들이 그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는 데 이 아지씨 참 재미 있다.
종범이 형과 찍을 때는 익살스런 표정으로 종범이형 볼을 잡아 댕기고 여자와 찍을 때는 완전 목을 끌어
안고 가까운 연인처럼 찐한 포즈를 취한다.
"많이 해 본 솜씨여 !"
보쏭 산장에는 추락한 비행기 날개와 엔진이 전시되어 있고 등산로 곳곳에 그 때의 상황과 사건개요가
상세히 기록된 보드가 설치되어 있다.
어느 안개 자욱한 날 그 빙하 위에 있는 봉우리에 여객기가 추락해서 수백명이 몰살 했다고 했다.
그려 참는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지 . 오죽하믄 그러셨겠어?
알프스 산신령님도 씅빨 날 때가 있것제….
한국은 지금 찜통더위라고 하는데 연도별로 보쏭빙하를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 빙하의 크기가 계속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하에 있음이다.
우리의 후손들은 아마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알프스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머지않아 여름엔 설산의 빙하들이 제 녹아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설산 없는 여름알프스 라니....?
사람들은 늘 꿈을 밀쳐둔다.
미래의 언젠가로…
그리고 그 언젠가는 매일 조금씩 뒤로 더 밀려난다.
시간은 원래 우리의 것 이었다.
근데 많은 걸 세상이 빼앗아갔고 바보 같은 우리가 여기저기 퍼주었다.
무엇인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욕심과 두려움은 우리의 시간을 파먹으면서 점점 몸집을 불려 갔다.
그리고 문득 어느 날 우리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음이 통절해진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퍼주거나 그 놈들이 파먹은 시간을 인생으로부터 되 사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마저 빼앗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은 그전부터 우리의 것이고 우리의 인생이 곧 시간이다.
남은 인생이란
더 이상 두려움이 잘라먹지 못하고 여전이 가슴이 울 수 있는 그 시간까지다.…..
나를 사랑하는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에게 애기하고 싶다.
꼭 뚜르드 몽블랑 한 번 해보라고….
그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나는 웃고 사랑하고 내 안의 빛을 환하게
밝히는 법밖에 몰랐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에게 그만 웃으라고 했다.
“인생은 심각한 거야. 남들보다 앞서가란 말이야”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사람들은 또 말했다.
“아무나 사랑하면 안돼”
상처받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또 말했다.
“너의 빛을 드러내지마”
주목을 받아선 좋을 건 없지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빛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시들고
쪼그라들더니
죽었다.
죽어서야 삶에서 중요한 것은
웃고 사랑하고, 내 안의 빛을 환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배웠다.
아니타 무르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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