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HIOF 친구들
우린 3월 봄에 삽시도에 갔고
5월에는 만수산 휴양림에서 하루를 묵었지
6월에 고부기 아들 결혼 시키기 전 천안에서 남자들만 만나 술 한 잔 쳤고
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엔 천안에서 동부인하여 만나 함께 영화도 보고 술도 마셨어.
지난 가을엔 장용산 휴양림에서 만났어
함께 숲 속을 거닐고 배터지게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4번 정자에서
관리 아가씨가 가장 크고 넓은 정자가 4번 이라고 알려 주어서 고부기가 예약을 했었지
고기며 취사 장비는 내가 가져 왔지만
나머지는 황찬네가 다 준비해 왔어…
김치며 찌게며 양념이며….
함께 산책 중에 고부기는 그단새를 못 참아서 정상 까지 올라 갔다가 왔지
그렇게 시도 때도 읍시 나대니 5년 만에 1대간 9정맥을 다 해 버린거여
하여간 운동은 쬐끔하고 정말 겁나게 때려 먹었지
그 날 술이 모자라서 매표소 밖에 까지 나가서 문이 잠긴 슈퍼 주인 까지 수소문해서
술을 더 사왔어.
쥔 아줌마 사람이 별루 읍따고 슈퍼 문 걸어 잠그고 밭일하고 있던 참이었어
봉규와 황찬이는 혀가 막 돌아 갔지
술이란 넘 사교성이 너무 좋고 사람 보는 눈이 척하믄 삼천리라
인간적이고 더 정이 많은 사람한테 먼저 달라 붙어 그 혀부터 노래하고 춤추게 하는 게지
다음에 장령산 갈 때 참고사항
정자 3번과 데크 23번 물가에 붙어 있어서 대가족이 갈 때 좋다
데크 24번과 25번 좋다. 21번 22번 29번 좋다
주차장 쪽 정자 2번 좋다 데크 15번과 붙어 있다.
데크 6번 휴양림 무대 끝 쪽 좋고 11번도 괜찮다..
그리고 이번 겨울 모임
음풍농월 하다 보니 벌써 한 해가 훌쩍 저물어 간다.
삶이란 늘 그렇지
하고 싶은 일 하고 만나고 싶은 친구들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아
하지만 그 짧은 시간들이 우리 삶을 아름답게 채색하고 빛나게 하는 거지
지난 해 우린 여섯 번 만났네… 봉규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까정
우리가 게절이 바뀔 때 한 번씩 만난다면 앞으로 우리의 만남은 몇 번이나 남아 있나?
우리가 만날 때 마다 코 삐뚤어 질 때까 술을 마셔 소주 2병과 맥주 1 병씩 마신다면
우리는 앞으로 몇 병의 술을 더 마실 수 있을까?
어~어 하다 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우린 앉아서 속수무책으로 늙어가는 거지
친구들아
인생 뭐 별거 있냐?
밥 먹다가 질리면 라면 먹구
어느 날 고기가 땡기면 사 먹으면 되지
우리 나이에 일하기 싫거나 할 일이 없으면 그냥 놀구
열심히 살다가 답답하믄 훌쩍 떠나면 되는 거지
친구가 보고 싶으면 만나서 술 한잔 치고 오라는데 없으면 가고 싶은데 가서 나 혼자 놀믄 되지
그려
먹고 싶은 거 먹구 가고 싶은 데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믄서 그렇게 사는 거여
술 못마시고, 입맛 떨어지구 다리 후들거릴 날이 잠깐이여...
기차를 타고 천안에 갔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마지막 달 어느 일요일 날에….
내 인생열차의 환승일도 멀지 않았다.
또 한 살 먹는 것이 뭐 그리 신경 쓸 일이겠냐만은
나이테를 늘리면서 더 푸르고 당당한 포암산 소나무처럼
난 그렇게 늙어가고 있는가?
다사 다난했던 정든 한 해가 무너져 내리는데 어찌 가만히 있것어?
황찬이 먼저 통발을 넣었구
우린 추임새를 넣었지
2019년 환승 열차에는 버리지 못한 내 보따리들과 버리지 못한 내 가족들과 친구들은
옮겨 실어야지…
그냥 묵묵히 짐을 싣기만 할 수 있것어?
의미 있는 날이고 의미 있는 일이나 목은 축여야지.
한 잔의 술을 앞에 놓고
즐거웠던 2018년의 무사 여행을 축하하고 기대와 흥분으로 다가 올 멋진 2019년을 두팔 벌려서
맞는 경견한 의식이잖여
그렇다고 우리만 한잔하믄 되것어?
늘 부부가 함께하던 모임인데
내자들도 이젠 친구처럼 정이 깊어 가는데…
하루 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구 올해는 만수산 기슭 한데서 같이 잠두 잤는데…
그랴서 우린 동부인하야 중간지점 천안에서 만나기로 한거지
(고부기는 조컷다. 늘 천안에서 만나서 )
그래도 다행이지
건강한 내 몸을 옮겨 싣고
아름다운 세상의 추억과 감동이 담겨 있는 내 뜨거운 가슴과
가지 않은 길과 아름다운 세상에 아직 배고픈 내 삶의 허기까지 옮겨 싣고…
내 좋은 친구들과 같이 실을 수 있으니…
버릴 건 다 버리자…
나를 조롱하던 나쁜 생각들과 자유를 억압하는 욕심과 집착들
그리고 하릴없는 후회와 쓸데없는 고민들 까지….
다 정해진 날이고 다 협의된 일정인데
아니나 다를까 또 고부기가 딴지를 걸었어
12시에 만나 점심 까정 같이 먹으믄 오떠냐구?
글구 까페에서 썰 푸는 대신 영화 한 편 때리믄 오떠냐구?
아무 대꾸도 없었지…
고부기는 늘 그러하니까…
꼭 나중에 생뚱 맞으니까...
그랴도 한 주 연기하믄 오떠냐구 하는 그런 야그가 아닌게 다행이지
영화프로도 보냈어
“스윙키즈”래나 뭐래나?
하여간 우린 싸늘한 바람이 불어가는 두정역에서 만났어
중요한 예식이 있어서 부득이 불참한 봉규와이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로 한 다빈 활어수산 근처 투썸플레이스에 베이스캠프를 쳤지
커피 6잔으로 세시간을 개길 수 있는 한적하고 아주 튼튼한 ….
찬 한잔 앞에 놓고 3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 하듯 메마른 가슴이 술로 젖어 들어
그래서 우리 가슴이 따뜻하고 훈훈해지는 것도
우리가 좋은 친구란 증거 이겠군
등짐이 무거워 버리고 내려 놓을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날에도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 까지 손을 흔들어 줄 친구들…
고부가 넌 왜 그렇게 걱정 하냐구?
달랑 차 한잔 놓고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얘기하고 나서도 할 얘기를 다 못했다는데
횟집에 가서도 술 마시며 남은 할 말이 그렇게 많다는데…
너의 실 없는 애기며 별로 재미없는 얘기도 우린 재미 있게 들어줄 수 있다는데….
그리고 쓴 소주가 그리 달다는데…
펑펑 남을 것 같았던 시간은 순식간에 바람처럼 흘러 갔고
천안의 밤을 그렇게 저물어 갔다.
난 예매한 열차 시간을 다시 1시간 늦춰야 했고
우린 띵띵 불어난 배를 하고도 맛 있는 양꼬치를 3인분이나 더 먹고 소주를 세병이나
더 마셨다.
우리가 마시는 건 술이 아니야
우리가 마시는 건 시간의 역사고 지나간 우리 젊은 날의 추억이고
황량한 벌판에서 우리가 일구고
찬바람을 맞으며 오래 갈무리한 우리의 군둥내 나는 우정일세…
많이 마셨어
한 해가 허물어지는 서러움을 빙자한 우리 만난 기쁨이았네
이렇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건강이 함께하니 좋고
같이 펑펑 술을 마시고 싶은 친구가 있으니 좋으네
취기가 오르면 어떤가?
혀가 좀 돌아가면 어떤가?
세월과 우정에 취할 수 있는 오늘은 술먹기 딱 좋은 날이지
잘가라 바보 같았던 시간들…
또 만나자 즐겁고 행복한 날들 그리고 좋은 친구들
아듀 2018! 웰컴 2019년!
HIOF 친구들
더 늙으면 정과 추억으로 사는 거라더라
열심히 잘 지내고 내년에는 더 멋진 추억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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