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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해피 뉴이어 78ENG































































































































늙어 간다는 건 세월에 좀더 너그러워 지는 것이다.

삶이 한갓 구름이요 세월이 바람이란 걸 아는 것이다.

물길을 거슬러 더 높이,더 멀리 오르려는 강박과 욕심을 내리고

흘러가는 세월의 물길에 몸을 맡길 줄 아는 것이다.

가끔 길이 바뀌고 목적지가 바뀌어도 삶이란 수시로 그럴 수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길 위에서 뒤바뀌는 풍경의 변화를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시린 가을바람조차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저승길이 가까워 가는 황혼 길 인생 별거 있나?

나 건강하고 마눌 건강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좋은 친구가 있으면 되는 거지

가고 싶은데 없고 입맛 떨어지면 돈도 별 소용 없다네

눈이 침침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풍경 많이 보고 귀가 어두워 지기 전에 아름다운 음악과 사랑스런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지

갈 수 있을 때 멀리 가고 먹을 수 있을 때 맛 있는 것 많이 먹어야지…

우리가 오는 날도 몰랐지만 가는 날도 모르니 난감하긴 하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남은 시간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것

매일 혼자 놀고 혼자 묵으면 맛 있능가

가끔은 이렇게 함께 어울리고 같이 나누어 야지

 

추억이란 이렇게 한 번씩 꺼내 볼 수 있으니 좋은 것이지

한 해가 저무는 날에도

우리가 더 늙어 그 전설과 아득한 신화로 살아가야 하는 날에도

술과 친구는 세월에 푹 익어야 제 맛이 난다네.....

 


그래도 계절이 바뀔 땐 우린 어김 없이 만났군

봄에는 천태산에 일렁이는 옥바람을 맞으며 불국인 듯 신록 속을 함께 거닐었고

여름엔 더불어 뱀사골 신선으로 입적했네

늦은 가을날 우린 떠나는 여인의 물이 날린 붉은 치마폭에서 보냈던 하루를 기억하는가?

서창을 열어 치마끈을 풀고 여인의 속살을 더듬어 올라 향로봉과 안렴대에 노닐다가 은밀한 치목

아래 계곡 길로 내려왔지

먹기도 마이 먹었네

음식도 맛있었지만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니 그 맛과 향이 더욱 각별했겠지

아름마을 순두부집에서 양표가 때 지난 벤츠턱으로 낸  닭도리탕 먹고, 순두부 먹고

그렇다고 산 위에서는 풍경만 감상 했겠나?

후련한 산 바람을 맞으며 무주와 안성 벌 판을 바라보며 또 한 잔 쳤지

점심으로 먹은 닭도리탕 배가 꺼지기도 전에

태성이 지고 온 막걸리와 족발에다가 사재기해 온 맥주

동윤이의 감말랭이와 , 성환의 군계란, 종경의 사과 까지 벼메뚜기들처럼 완죤 초토화 시켰지.

 

그리고 내려와서는 삼겹살 집으로 갔어

우리가 배고팠던 건 비단 술과 음식이 아니었겠지

그건 날선 세상을 사는 삶의 허기이고  따뜻한 가슴과 잃어버린 추억이었는지도 또 모르네

우린 몇 인분인지도 모를 삽겹살을 먹고 맥주와 소주를 마시고 진호가 가지고 온 와송주에 동윤이

가져 온 어마살벌한 말벌주 까지 완전 바닥을 보았지

기히 나의 생일날에 버금 가는 날이었네….

 

우린 잠자코 먹고 마시기만 했을까?

허물 없는 친구들이 만났으니 김밥 옆구리처지는 소리도 하고

똥구녕으로 피리부는 소리도 하고

동윤이 아제개그나 양표의 근거 없는 흰소리들도 다 즐거운 시간 이었네

다 알지

우리가 흠뻑 취하지만 않았으면 우리의 떠들썩한 연회에는 한 잔 술 위로 날카로운 삶의 철학과

주옥 같은 문학이 난무 했을 터

 

우리가 한 잔의 술에 타서 마신 건 깊어져 가는 계절의 낭만

그리고 오래도록 변치 않을 우리 젊은 날의 추억과 버리기 아까운 오랜 우정이었네

 

201878ENG를 빛 낸 올해의 인물은 단연 태성이었네

앞마당에 친구들을 위한 멍석을 기꺼이 깔아 주었지

친구 ! 우리의 오랜 역사와 해묵은 우정을 잊지 않아주어서 고맙군

 

또 한 해가 가네

모두들 한 해 동안 수고들 많았네

2019년호 새해 열차를 환승할 때는

버릴 건 다 버리세…

나를 조롱하던 나쁜 생각들과 자유를 억압하는 욕심과 집착들

그리고 하릴없는 후회와 쓸데없는 고민들 까지….

데리고 갈 건

우리의 소중한 추억과 뜨거운 가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친구들…

새해에도 복 많이 짓고 또 받으시게 ……

 

NOTICE)

해 거름에 등불 하나 걸었네

혹여 길을 잃더라도 그 빛을 보고 다시 찾아 오게나

우리 거기 모여 술 한 잔 치고 있으려니……

 

모임일 : 2019126일 (토)

 : 저녁 6시 목련관 (대전 서구 갈마로 169번길 11  042-536-0119

시간이 되는 친구들은 아침에 만나 조식 후 대청호반길 일원 트레킹하고

유성에서 사우나 예정이네

많은 참석 바라네 ! 

트레킹 일정은 추후 공지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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