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야
뼈아픈 역설이 아니고는 표현할 길이 없는 치명적인 유혹의 봄
약동하는 대지의 기쁨과 그 눈부신 아름다움에 겨운 어느 시인이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던…
친구
몸에 좋은 제철 음식은 마이 묵었는가?
냉이된장국이며 다래무침이며
두룹에 도다리 쑥국
쭈꾸미 사브샤브는 묵어 봤능가?
그라믄
제철 음식보다 몸에 더 좋다는 제철 풍경도 꼬박 꼬박 챙겨 드셨나??
남도 물길 따라 먼저 봄이 오르는 남해의 그림 같은 섬들….
매화 가지에서 함박 읏음처럼 피어나는 백운산 자락의 봄
지리산 아래 동네에서 노스텔지지어의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하염없이 그대를 기다리던 그녀는
만나 봤능가?
아그야
머가 그리 바쁘다냐?
봄날은 저 만큼 앞서가고
나의 젊음은 그 뒤를 잰 걸음으로 따라 가는데….
동학사에 다시 핀 벚꽃이라도 …
계족산 황토 길을 온통 연분홍으로 물들인 멋진 봄날의 화원이라도 걸어보지 그랬어 …
그것도 힘들면 느즈감치 아침 챙겨 먹고 대청호로 떠나는 귀연마차에 오르지 그랬어?
제철 음식도 먹고,,,
제철 풍경도 보고…
벚꽃인 지는 길 옆에서 손을 흔드는 무수한 꽃도 만나고…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웃움꽃도 만나고….
늘 바쁜 친구
나는 늘 뒷전에 팽개친 채
나라를 위하여
사회를 위하여
부모 형제를 위하여
가족을 위하여?
불철주야 눈코 뜰 새가 없는 친구야
우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이 멋진 봄날은 지나가고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 가는데….
갈 길은 아직 아득하지만 벌써 해거름일세…….
이젠 쉴 때도 되지 않았나?.
그리 열심히 살았으니 멋진 봄날은 이제 누려도 되지 않겠나?
떠나세 !
생명의 기운이 약동하는 봄의 들판으로…
시들어가는 영혼이 다시 노래할 수 있는 곳으로…….
욕심에 허기지고 , 세상에 지친 마음은 내 팽개쳐 둔 채
블랙초코베리, 양파즙, 당근쥬스, 비타민만 꼬박꼬박 챙겨먹으면 건강해 지는가?
매일 헬스장에 억지로 가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게 이제 지겹지 않은가?
친구 !
리모컨 잡고 소파에 누워 온 종일 뒹굴지 말고…
칙칙한 도시의 귀퉁이에서 세상의 씹새들을 안주 삼아 씹어 대지 말고
용가리처럼 시도 때도 없이 연기를 내뿜고
술잔을 부딪히며 “건강을 위하여!” 라는 따위의 헛소리나 외치지 말고.
이젠 나가서 코에 바림이라도 넣어보세
오래 기다리는 법이 없는 콧대 높은 봄 처녀와 데이트도 한 번 하고
몸에 좋은 제철 음식도 챙겨 먹으면 어떤가?
복사 꽃 만발한 무릉도원을 앞에 두어야 술 맛도 나는 법이고
산을 닮은 친구들이 함께해야 세상 사는 정도 사는 거지…
아흐디롱디리
잘 노는 놈이 일도 잘하는 거
마음에 먼저 물이 올라야 혈색이 좋아지고 건강도 꽃이 피는 거지
지국총,지국총,어사화
나를 행복하게 해 불 수 없는 사람이 누굴 행복하게 해주나?
행복도 연륜이고 습관인데
오늘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내일은 행복 할 수 있으려나?
이 멋진 봄날을 잃어 버리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세상 어느 깊은 구석에 짱 박힌 행복 하나라도 찾을 수 있을 텐가?
친구
내가 웃고 노래해야 세상이 춤을 춘다네
이 봄엔 함께 떠나세!
어디라도! 어디로라도!
산 행 일 : 2019년 2월 21일 일요일
산 행 지 : 대청호 500리길 15구간 – 구름고개길
구 간 : 충북 보은군 회남면 은운리 답양 1교 - 언목 마을- 분저리 농촌체험 마을 - 충북 보은
군 회남면 거교리 남대문 공원
거 리 : 약 14km
소 요 : 천천히 약 5시간
날 씨 : 맑음
동 행 : 귀연 20명
회남면 거교리 남대문 공원 까지 넓은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500리길은 옥천 안내면 답양리 양지골에서 가산천을 가르는 502번 도로의 왼쪽 방향으로 걸어
답양교와 구름이 은둔한다는 은운리마을을 지난다.
운은리부터 비포장도로를 걸어 올라 언목 까지 진행하고 그곳에서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구름
고개를 넘어 분저리로 넘어간다.
이후 500리 길은 수려한 대청호으 풍경을 바라보며 느릅쟁이와 조곡리를 지나 사담길을 휘돌고
거교리 남대문 공원에서 15구간 구름고개길이 마무리 된다.
오늘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대청호에 걸린 봄날의 마법
초록비단 옷을 걸치고 푸른 금강 줄기를 휘감은 고독한 독수리 봉의 묵상
호수에 뜬 아름다운 사담마을 풍경
아름다운 제철 풍경과 갖은 제철음식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신록 꽃과 웃음 속의 풍류와 낭만
지난 주 만패불청이었다.
신토불이 제철 보양식
마눌과 벚꽃이 흐드러진 계족산 황토 길을 5시간 걸었다.
황토길은 클래식의 감미로운 선률에 휩싸여 있었고 내 가슴에서 넘친 초록물과 분홍의 꽃 물은 일주
내내 줄줄 흘러 내리며 그 향기를 뿌렸다..
일주일이 더 지난 오백리길….
지난 비와 바람에 벚꽃은 다 날려 가고 벚꽃 엔딩의 다소 쓸쓸한 분위기일거라는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날씨는 쾌청하고 눈부신 봄빛에 겨운 대청호의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난 지쳐버렸다.
이 봄엔 얼마나 많은 꽃들이 피어나는지 보려고 그 수를 헤아리다가….
그 꽃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보려다가….
날리는 벚꽃이 신호라도 되는 듯
호반길에는 무수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양지꽃
하얀민들레, 노란민들레
개별꽃
게불주머니
애기똥풀
명자꽃
으름꽃
줄딸기
각시붓꽃
털제비꽃
솜나물
노랑제비 꽃
꽃마리
유채꽃
복사꽃
철쭉
영산홍
사월은 그렇다.
그 속살을 가만히 들여다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생명이 피어나고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그 향기와 빛깔로 절정의 봄날을 누리고 있다.
충만한 생명의 기운 속을 걸어가니 그 대지와 생명의 기운이 어찌 내 젊음을 피워내지 않으랴?
내가 이 멋진 대청호의 봄날을 잊지 않았기애 그 무수한 꽃들은 내 가슴으로 들어와 하나의 의미가
되었다..
대자연의 화폭에 봄날이 그린 멋드러진 풍경 덕분에 지루할 새가 없이 걸었던 5시간 이었다.
산우들이 한 가지씩 준비해 온 음식이 특급 호반 레스또랑이 부럽지 않은 만찬이 되고 함께 나눈
제철 음식들은 기운이 딸리는 나른한 봄날 피가 되고 살이되는 보양식이었다.
사람들은 알까?
내 사는 가까이에 이렇게 멋진 풍경이 있고 …
봄날이 마법을 걸어오면 뽕 맞은 듯 황홀하고 몽롱해지는 걸….
그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고….
복잡한 세상은 단순하게 정리되고 삶이 흔쾌해 진다는 걸….
동행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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