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
보이지 않게 땅이 숨을쉬고 말라있던 나무뿌리가 대지의 눈물을
빨아올려 새움을 티울 준비가 한창이다 ·
자연이 기지개를 켜고 나는 몸풀기 산행이 필요한 때다·
조사장과 3월 춘계산행으로 거창의 양각산을 낙점했다 ·
흰대미산 ㅡ양각산ㅡ시코봉을 거쳐 수도산 찍고 심방마을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약 12.7km 거리에 6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니 시간당2.1km 정도
그람 산세가 제법 빡세다는 얘기
새벽 6시 신흥역 2번 출구에서 만나 거창군 심방마을로 이동하다 ··
조사장 국도는 위험하다고 무주나 지곡 나들목은 젖혀두고 함양분기점 지나 가조IC로
돌아 나가서 18키로 정도 국도로 움직여 심방마을에 도착하다 ·
한 20km 정도는 둘러 가겠다.
역쉬 안전 지킴이 조사장 !
심방마을 도착
워낙 산골짜기라 집이 몇 채 보이지 않는다.
친절한 이정표 하나 마을어귀에 떡 허니 버티고있다 ·
심방마을에서 휜대미산 까지 1.5km
흰대미산 ㅡ양각산구간 1.7km
양각산 ㅡ수도산 3.5km,
특징 흰대마산에서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해발 1000고지가 넘는 고원길로
내려다보는 주변의 풍광뷰가 예사롭지 않다.
·
내 생애 처음 가는 길이라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한 길이다..
흰대미산 까지 오르는 길은 편안하고 서정적이디
사위가 트이는 흰대미산 조망은 후련하다.
시원한 아침 공기에 거침 없지만 그리 차지 않은 바람
붉은 태양 빛은 비껴 내리고 우리 말고 아무도 없는 이 고요가 너무 좋다. ·
흰대미산에서부터 능선은 잠시 내려섰다가 양각산을 향해 기운차게 뻗어 오르는데
수북히 싸인 낙엽과 전형적인 육산의 흙길이 발과 마음을 편하게 한다·
“내가 가 보지 않은 이런 멋진 길이 있었어 !”
시코봉 까지는 한적하고 편안한 육산읭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
바람은 제법 세차게 불어도 대지에 퍼저 가는 봄의 기운과 감촉은 감출 수 없다.
오감으로 전해오는 봄의 느낌이다.
시코봉 이후의 능선은 좌틀 후 급격하강 하다가 능선은 다시 우측으로 큰 윈을 그리며
수도산을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간다
시코봉 이후는 강건한 바위봉의 연속인데 갑자기 자욱한 구름과 싸늘한 공기가 밀려와
대지의 창에 잿빛 커튼을 내리는 비람에 들뜬 기분에 짠물을 끼얹고 분위기는 사뭇
멜랑꼬리 해진다 ·
수분을 한껏 머금은 채 바람을 타고 밀려 드는 안개 구름은 한껏 냉기를 품고 으실으실한
추워를 풀어 낸다..
우리는 시코봉 아래 바람이 자는 곳을 택해 요기를 했다
.
계란 1개
복숭아맛 파이2개
빵 1개
약과 1개
오렌지 1개
커피 한잔
우유 약 500 리터
조사장은 파이를 생략하고
사과를1개 더 먹었다·
구름 속의 산책이다 ·
으시시하고 때로는 몽환적인 숲과 나무의 풍경 말고는 눈에 뵈는 것이 없다.
구름은 수도산을 지나 수동암으로 하산할 때 까지 걷히지 않았다 ·
수도산에서 낡씨가 좀 개이는가 싶었는데 여전히 안개는 자옥하고 산허리 까지 내려온
구름이 벗겨질 기미가 없다 ·
간발의 차이로 정상아래서 산객과 교차하는 바람에 둘이 함께한 인증샷은 이번에도 실패
수도산 산신령님은 왜 갑자기 구름을 풀어 갑자기 사위의 그 멋진 조망의 빗장을
꽁꽁닫아 걸었을까 ?
심술이 아니라 아쉬운 내 마음이 전해진 모양이다 ·
아들에게 어머님 집으로 대포 카메라를 가져오라 했는데
정작 지난번 밧데리를 충전 하느라 빼놓아서 밧데리 빠진
카메라를 가지고 온 것이다 ·
그냥 핸드폰으로 찍지 하면서도
초행의 멋진 거창산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산길 내내 목구멍에 걸렸다 ·
그러니 수도산 신령이님이 가만히 있겠냐고 ?
고민하지 말라는 뜻으로 커텐 확 쳐버리고 아무것도 안 보여주는 거지 ‥
다음에 날 잡아 다시 오라는 거지.
거기다가 확실히 쐐기 까지 박으셨다 ··
갈림길을 놓쳐 심방마을 원점회긔 코스도 물 건너 가게 하셨다.·
멏 수 앞을 내다 보신 거여
길이 잘 못된 것을 알았을 때가 1,4km 알바 지점
왕복 해봤자 기꺼 2.8km
나 혼자 같으면 당근 아무렇지도 않게 회군 했을 텐데
조사장과 동행이니 결코 리바이벌 안 할거란 다 아신 거지··
되돌아 가느니 수도마을로 내려가서 택시를 잡아 타고 회귀하면 되는 거니까 ··
늘상 사진 찍는 나 보다 훨씬 속도가 빠른 조사장은
오늘도 내 앞에서 파죽지세로 친군 했는데 ··
시코봉 지나 식사후 내려 꽂았다가 다시 올라 붙이는 산세와 암릉길에서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았는지 표정이 일그러지고 좀 지쳐 보이는 모습
“헐 속리산 지킴이 조강쇠 변방의 수도산에서 모냥 빠지네 ! .”
그러니 1·4km 다시 치고 올라갈 전의를 상실한거지 ··
예정된 길을 벗어나 다소 아쉽긴 했지만 무슨 문제 있으랴 ?
우리가 걷는 다른 길에는 그 길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을 터이고
다른 색조의 기쁨과 희망이 있는 법이거늘 ··
일말의 아쉬움이라면 걷는 거리가 약 4km 정도 단축된다는 거
근데 전혀 예상치 않은 사단이 난 거여?
사단이 나도 크게 난 거지
수도암에서 차량 이동 시 심방마을 까지의 거리를 검색해보니 50키로다 ·
차량 이동 시간은 약 한 시간
헐 이게 말이 되는가 ?
오르 내리는 길 빼면 능선 길로 고작 5키로 남짓 걸은 거리인데
차로 1 시간을 가야 한다니 ?
뮌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 꼼꼼히 살펴 보니 우리는 거창에서 김천으로 넘어 왔고
그 지역은 산세가 험준해서 도로는 외곽으로 크게 빙 돌아 갈 수밖에 없다는 거 ·
산길 50km면 택시비가 장난이 아닐 터
더 큰 문제는 이 오지에서 거기 까지 가 줄 차편을 어떻게 구하느냐는 거 ·
인근 읍이나 군에서 오는데도 꽤 거릴 터이고 또 한시간을 가야 하고
수도암 보살에게 물어 물어 산지기를 소개받아 차편을 확인해 본다.
택시는 없고 인근 마을에 콜밴을 운행하는 사람이 있긴 하다는데 ‥
조사장이 전화를 검색해 두 정신 나간 산객을 배송하는 비용과 거리를 물어보니
금액 7만원 소요시간 1시간
차가 데릴러 오는 시간 30분
내가 예상한 것과 별다를 게 없다.·
이게 정말 말이 되느냐고?
산 능선길 5km 타고 내려 왔는데 택시로 50km 가야하고
돈은 청주에서 제주도 가는 항공료를 내야 한다는 게
회군은 지금도 늦지 않았지만
1.4km 지점에서도 안했는데 여기 까지 내려와서 조사장이 워뜨케 가겠냐구?
뽀ㅡ족한 방법은 없고 돈 많은 조사장은 옆에 있구
예 오세요 ! 쿨 하게 가격조건을 수락하다.
그건 모두 수도산 산신령님의 농간이고 음모여
카며라를 놓고 온거나
구름을 부르신거나
갈림길를 지나치게 한거나
덕분에 마을로 내려가 칼국수 그릇 말아 먹었다 ··
조사장은 경상도 음식 정말 맛이 없다는 데
난 옛날 시골에서 먹던 칼국시 생각이 나서 나름 좋았다.
거기다가 시장이 반찬이라고
거친 산길에서 체력소모가 많아 배가 고픈 상태이니 무언들 맛 있지 않을까?…
백짓장도 맞들면 나은거지
싼 점심과 맥주 한 잔은 내가 사고 비싼 배송료는 조사장이 부담하고….
ㅎㅎ 사실 오늘은 무릉객이 해이해져서 등로 파악을 제대로 못한 거여…..
밥 먹는 중에 기사님이 와서 기다리라 해 놓구 천천히 다 마저 다 먹었다.
기사님이 우리보다 좀 적은 나이일까 싶은 시골 아줌마
영업용 콜밴도 아닌 작은 승용차다.
근데 네비를 켤 줄도 몰라 내가 옆좌석에 앉아 켜고 목적지를 찍어 주었다.
조사장이 좀 못마땅한 표정으로 취조를 한다.
콜밴 사업자가 있느냐? 전화 받았던 분과는 무슨 사이냐
보험은 들어 놓았냐?
ㅎㅎ
딱 봐도 밭메다 오셨는데
괜히 미안스럽게 꼬치꼬치 묻고 그러셔 …
먼 길 데려다 주는 것도 감지 덕지지….
아줌마는 과수원을 한 덴다.
근데 굉장히 떠프하고 과격하다.
왠 만한 과속 방지턱은 그냥 무시하고 내가 옆에서 중계를 안하면
회전 신호도 무시하고 직진한다.
농사 얘기하느라 한 20km 알바 했다.
무시하고 직진 했는데 김천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이 국도가 신설이라 가운데 분리대가
쳐져 있는 바람에 굴을 지나 약 8km 이상 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수모를 겪었다.
헐~~
운전이 못마땅해서 점점 표정이 일그러져 가는 우리의 안전지킴이 조사장…
천천히 가라고 몇 번을 당부하는데….
얼굴에는 오늘 알바에 , 난폭 운전에 겹치는 불운과 일진에 대한 불만이 역력한 표정이다.
우리는 더 걸어야 하는 시간만큼 차를 더 탄 셈이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거지
대지가 꿈틀대고 찌뿌둥한 몸이 생동하는 봄의 진기와 대지의 기운을 받아 도시의
권태와 답답함을 떨쳐 내는 그런 여행길이었어
그래도 알바해서 수도암이란 유명한 절을 구경하고
인현왕후길 입구에서 수도 마을에서 맛 잇는 국시도 먹었지 않았는가?
계획대로 안되고 늘 의외성과 임기웅변이 있어 더 즐거운 여행길이지….
잘 구경하고 다음에 다시 갈 명분이 생겼으니 또 좋은 일이구…
산 행 일 : 2021년 3월 6일 토
산 행 지 : 양각산 , 수도산 일원
산행코스 : 심방마을 – 흰대미산 – 양각산 – 시코봉-수도산-수도암-수도마을
산행소요 : 약 5시간
산행거리 약 10.6 km
심방마을 –흰대미산 1.5km
흰대미산 –양각산 1.9km
양각산 - 수도산 3.5km
수도산 - 수도암 2.5km
수도암 - 수도마을 1 .2 km
수도마을 – 심방마을 회귀 약 5km 승용차 1시간
날 씨 : 흐리고 안개 구름 , 능선에 바람
동 행 : 조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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