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SK텔레콤 등 분할 공시…올들어 40곳 달해
- 통상 분할=주가상승·시장수익률 웃돌아
- 최근 다른 흐름 감지…펀더멘털 따져야
- 핵심사업 신설회사 보유…존속회사 매도 전략?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최근 상장사들의 기업분할(회사분할)이 잇따르고 있다. 액면을 분할하는 주식분할과 달리 기업분할은 상장사의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 별도의 신설회사를 세우는 방식이다.
연말 테이퍼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증시 유동성을 기회 삼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분할은 통상 주가상승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최근 분할 전후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곳도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상장사들의 기업분할(회사분할)이 잇따르고 있다. 액면을 분할하는 주식분할과 달리 기업분할은 상장사의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 별도의 신설회사를 세우는 방식이다.
연말 테이퍼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증시 유동성을 기회 삼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분할은 통상 주가상승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최근 분할 전후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곳도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올 들어 기업분할 40곳…전년 31곳·19년 12곳 `우상향`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회사분할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유가증권 상장사 19곳, 코스닥 상장사 21곳 등 40곳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유가 18곳, 코스닥 13곳)에 비해 29%(9곳) 증가한 수치다. 2019년 같은 기간(유가 7곳, 코스닥 5곳)에 비해선 무려 233%(28개사)나 급증했다.
기업분할을 공시한 주요 기업은 두산, SK텔레콤, 만도, 카카오,
두산인프라코어
이중 F&F, 에코프로(086520),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등은 인적분할 이후 주식교환(현물출자)으로 지주사로 전환한다. 지주사 전환시 양도차익에 대한 세제혜택이 올해 말 종료되는 탓이다.
통상 일부 사업부를 떼내 100% 자회사로 보유하는 물적분할이 다수지만, LG, F&F, 두산인프라코어(042670), SK텔레콤 등은 인적분할로 분할 이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이 모두 재상장된다.
상장사들이 앞다퉈 분할에 나서는 이유는 주가와 양의 관계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제공하는 S&P스핀오프지수는 2007년 초부터 지난 2월까지 372.4%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같은 기간 S&P US BMI(189.6%), S&P500(173.3%)지수 수익률을 각각 183%포인트, 199%포인트 웃돌았다.
국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2001년 기업분할을 공시한 16개사의 주가는 공시일을 전후해 시장수익률을 웃돌았고, 공시일 이후 2개월간 시장수익률대비 평균 4.6%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기존 회사가 여러사업을 영위하며 각 사업부문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가 분할 후에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도의 경우 자율주행사업부(가칭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를 물적분할하기로 했고, LG전자(066570) 역시 전기차부품 배터리사업부(가칭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를 떼어 내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의 경우 반도체, 뉴ICT 사업에 투자하는 사업부를 신설키로 했다.
분할=주가상승 아니다?
최근엔 다소 다른 흐름도 감지된다. 인적분할로 재상장된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F&F(383220)는 지난달 21일 시초가 36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51만6000원(11일 종가)으로 20여일 만에 43.3%나 올랐다.
반면 지주사인 F&F홀딩스(007700)는 재상장 당일 시초가 9만원에서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11일 종가는 3만7600원으로 시초가대비 58.2%나 떨어졌다.
LG(003550)의 경우 지난달 27일 재상장일 시초가 11만9500원대비 18%가량 떨어진 9만8000원에 머물렀고, LX홀딩스(383800)도 시초가대비 15.4% 떨어진 1만700원을 기록했다. LX홀딩스는 LG에서 인적분할해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사업부를 단순 물적분할로 떼어 내기로 한 만도(204320)의 주가도 내림세다. 만도는 지난 9일 물적분할 공개후 이틀간 12.4%나 하락했다.
반면 SK텔레콤(017670)은 10일 통신업을 기반으로 하는 SK텔레콤과 반도체, ICT 등 투자를 담당할 지주사(SK신설투자)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주가는 10일과 11일 모두 상승마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인적분할에 따른 거래정지 전 고성장 플랫폼기업인 SKT신설투자에 대한 선취매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며 “통신업황도 2분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만도의 경우 이미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쟁사들을 웃돌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실적이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할시 주주이익 침해 보완책 마련해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업분할 후 1년을 기준으로 분할회사보다는 신설회사가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5년이후 시장대비 초과수익폭이 줄거나 마이너스로 반전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신설법인 상장일 전후 시가총액이 가장 고점이었던 만큼 이를 매도 타이밍으로 잡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의 경우 핵심사업을 가진 신설회사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주사 등 그외 기존 회사(존속법인)의 주식은 재상장일 매도하고, 신설법인의 주식은 추이를 보며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의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을 타고 신사업부를 분리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지만, 이같은 결정에 있어 주주들의 의견은 크게 반영되지 않는 점은 문제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기업분할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인지, 증시가 활황이어서 오른 것인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국내의 경우 모기업과 자회사가 동시 상장된 경우가 많아 주주 간 이해상충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
LG화학 (051910)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크다”며 “인적분할은 기존주주가 동일하게 비율대로 신설법인의 신주를 받아 큰 문제가 없지만,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는 경우엔 주주이익 보호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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