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경제

암호화폐 투자백과

암호화폐 투자백과

비트코인, 월가 진입
'디지털 자산' 인정

투자인가 투기인가
여전히 논란의 대상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유가증권시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14개 암호화폐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은 18조7855억원(오후 2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1주일 전(14조4392억원)보다 30.1% 늘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5조3525억원. 연중무휴 장이 열리는 암호화폐를 주식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개미들의 뜨거워진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의 월간 앱 접속자는 100만~160만 명대로 치솟았다. 웬만한 대형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디지털 자산을 새 투자처로 주목하는 이가 많아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단타’와 ‘몰빵’으로 대표되는 고위험 투자에 대한 우려가 업계 내부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는 주식에 비해 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 문제점이 드러나 거래소가 상장폐지(거래 중단) 조치를 취한 코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업비트가 14종, 빗썸이 37종에 이른다.

 

국내외 경제수장들은 “암호화폐 시장은 과열됐고 위험하다”는 경고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블랙록, 테슬라 등이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는 등 ‘호재’도 이어지면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

 

 

트코인으로 돈 버는 법…고수들의 암호화폐 '투자 5계명'

입력2021.03.21 18:01 수정2021.03.22 08:14 지면A17

 

(1) '코인 초보'는 비트코인부터
(2) 여윳돈으로 장기투자하라
(3) 전체 자산의 3% 넘지 말아야
(4) 소문·감에 의존하면 백전백패
(5) 고위험 투자 반드시 인지해야

"곧 억소리 난다"
金의 영역 넘보는 비트코인

 

 

 

‘코인 열풍’이 돌아왔다. 1년 전 이맘때 600만원대까지 고꾸라졌던 비트코인이 6000만원대로 치솟으면서 다시 개인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 암호화폐에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정보의 부족’이다. 상장기업처럼 재무제표를 볼 수도 없고, 전문서적을 펼치면 복잡한 기술용어만 가득하다.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는 뉴스를 보면 조바심이 나고, 유명인사 말 한마디에 출렁이는 가격을 보면 겁이 난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경제지 최초로 ‘암호화폐 투자백과’를 준비한 이유다. 코인의 개념, 낙관론과 비관론의 근거, 가격의 향방을 결정할 관전 포인트 등을 일곱 쪽에 걸쳐 소개한다. “코인을 사라”고 권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투자처의 하나로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에게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먼저 업계 전문가들에게 ‘암호화폐 투자의 기본원칙’부터 들어봤다.

처음이라면 비트코인만 사라

 

 

 

 

시중에는 8000종 넘는 암호화폐가 개발됐지만 ‘간판주자’는 예나 지금이나 비트코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1일 기준 1조703억달러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60.2%를 차지했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암호화폐 투자가 처음이라면 비트코인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한국 투자자는 유독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통칭)’ 선호 현상이 강한데, 초보에겐 위험하다는 경고다. 그는 “비트코인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新藥)이라면 나머지 코인은 임상 1단계로 보면 된다”며 “알트코인은 쉽게 손대지 말라”고 했다. 암호화폐를 사들이는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비트코인 위주로만 담고 있다.

단타 말고 장투, 목돈 말고 여윳돈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쟁글’을 운영하는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10년간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중간중간 심한 급등락을 거치며 우상향했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트레이딩(단타)’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의 ‘인베스트먼트(투자)’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지만 그래도 연간 진폭은 ±60~80%대에 이른다. 한꺼번에 목돈을 넣지 말고 매일, 매주, 또는 매달 소액을 적립하는 방식도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위험 분산법’의 하나다.

몰빵 금지! 포트폴리오의 일부로만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난 17일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을 담은 펀드에도 일정 금액을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모건스탠리가 내건 ‘상한선’이다. 비트코인 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의 최대 2.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예컨대 비트코인에 가진 돈 100%를 ‘몰빵’한 투자자는 비트코인 값이 떨어질 때 손실을 그대로 떠안는다. 하지만 2.5%만 비트코인에 담았다면 하락의 충격은 40분의 1로 줄어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투자는 포트폴리오(투자처 분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몇 년 묵혀 둬도 괜찮은 여윳돈만 쓰라”고 강조했다.

‘촉’보다 ‘공부’가 필요하다

암호화폐거래소 앱은 증권사 주식거래시스템(MTS)을 본떠 만든 것이어서 생김새는 비슷하다. 허백영 빗썸 대표는 “암호화폐가 ‘디지털 자산’이기에 갖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며 “기본적인 거래·보관·관리 방법을 충분히 공부해야 실수로 손해보는 일이 없다”고 했다. 코인을 담아두는 ‘지갑’ 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이 보유한 코인을 옮기거나 현금화하기 어렵다.

누구도 당신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고수익을 원한다면 고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별 가격 흐름을 분석해보면 암호화폐는 코스닥시장보다 투자 위험이 4~5배 높다”고 했다. 스몰캡(소형주)을 뛰어넘는 변동성을 떠안는 시장이란 얘기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올초 본지 인터뷰에서 “상품에 대한 신중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암호화폐는 장기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면서도 “주식과 달리 가격제한폭이 없고 투자자 보호 장치도 적은 만큼 적극적인 분산으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임현우/박진우/오현아 기자 tardis@hankyung.com

 

화폐 종류만 8899개…비트코인 빼곤 모두 알트코인

입력2021.03.21 18:01 수정2021.03.22 02:59 지면A18

암호화폐 아이콘, 이 중에 몇 개나 알고 계십니까?

암호화폐 기초 상식
암호화폐 시총 60% 비트코인
기존 금융시스템 불신에서 시작
4년마다 채굴량 뚝…2100만개 끝

 

 

 

 

‘8899.’
21일 오후 4시 기준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세계 암호화폐거래소에 등록된 암호화폐 개수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가운데 비트코인의 비중이 60%에 달하고, 나머지 암호화폐(알트코인)가 40%를 나눠 갖고 있다. 하지만 알트코인은커녕 비트코인도 잘 모르고 투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식에 투자하듯 암호화폐도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앙은행은 신뢰 저버렸다”… 비트코인의 시작

 

 

 

비트코인은 시중에 거래되는 최초의 암호화폐다. 2008년 자신의 이름이 나카모토 사토시이며 일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한 사이트에 ‘비트코인: 개인 간(P2P) 전자화폐시스템’이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의 시초가 된 아이디어를 내놨다. 비트코인의 핵심은 이 논문 첫 문장에 나온다. “P2P 방식의 전자화폐는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결제한 사람으로부터 결제받은 사람에게 직접 전송된다.”
비트코인은 금융위기 당시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논문을 공개한 시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첫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8년 3월께다. 그는 2009년 2월 비트코인 발행을 앞두고 작성한 백서에서 “중앙은행은 법정통화 가치에 논쟁의 여지가 없도록 신뢰를 받아야 하지만, 화폐의 역사는 그런 신뢰를 완전히 저버린 사례로 가득하다”고 Fed를 비판했다. “은행은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지만, 그들은 무분별한 대출로 신용버블을 유발했다”며 은행에 대한 불신도 백서에 드러냈다.

 

 

비트코인이 ‘금으로의 회귀’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금도 화폐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개인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결제수단이었다. 지금은 A은행 계좌에서 금융결제원의 은행공동망을 거쳐 B은행 계좌로 돈이 이동한다. 비트코인은 A은행과 B은행, 금융결제원 없이 직거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이 개입해 비트코인의 가치를 조절할 수도 없다. 금본위제가 유지된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화폐의 가치를 뒷받침했던 것이 금인 만큼 비트코인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A의 지갑에서 B의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하는 데 10분이 걸린다는 점 때문에 현재는 결제수단이라기보다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행량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금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채굴된 비트코인은 21일 기준 1652만 개로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면서 2145년 2100만 개를 끝으로 발행이 끝난다. 4년 주기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반감기’라고 부른다. 이미 2012년에 첫 반감기를 맞은 상태다. 4년 단위로 반감기를 맞은 2016년과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도 이 같은 공급 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암호화폐 탄생시킨 이더리움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2.0’으로 불린다. A지갑에서 B지갑으로 이더리움이 전송되는 시간은 12초 정도로 비트코인보다 빠르다. 이더리움이 결제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비트코인보다 있다고 평가받는 근거다.
비트코인과의 차이점은 발행량이 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자산으로 비트코인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다. 2014년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전체 발행량 한도를 두지 않은 대신 연 1800만 개만 발행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더리움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 발행량이 제한되지 않은데도 여전히 시총 2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더리움의 장부를 활용한 암호화폐가 많아서다.

 

은행 간 송금 용도로 개발된 리플(시총 7위)도 잘 알려진 알트코인 중 하나다. 건당 5만원씩 내고 청산까지 하루가 걸리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 송금과 달리 수수료 없이 2~3초면 송금이 가능한 방식이다.
■ 코인 문제 정답!

 

첫 번째 줄(왼쪽부터)
베이직어텐션토큰, 비트코인, 픽셀, 도지코인, 리플, 휴먼스케이프, 이더리움, 아이오타, 라이트코인, 넴

두 번째 줄
트웰브쉽스, 펀디엑스, 페이코인, 크립토닷컴체인, 시빅, 쿼크체인, 캐리프로토콜, 칠리즈, 이오스, 옵저버

세 번째 줄
오브스, 엠블, 엔진코인, 에브리피디아, 앵커, 아하토큰, 아르고, 쎄타퓨엘, 퀀텀, 썸씽

네 번째 줄
썬더토큰, 시아코인, 스톰엑스, 레드코인, 솔브케어, 센티넬프로토콜, 에이다, 샌드박스, 네오, 아이콘

다섯 번째 줄
비트토렌트, 보라, 밀크, 메타디움, 메인프레임, 메디블록, 무비블록, 람다, 디카르고, 리퍼리움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디파이, 은행 안 거치고 송금·대출…NFT,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원본'

입력2021.03.21 18:01 수정2021.03.22 02:59 지면A18

 

암호화폐 용어풀이

암호화폐는 오늘도 ‘변신, 또 변신’ 중이다. 기존 코인의 약점을 극복하고 새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신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기사에 자주 나오지만 초보자에겐 낯선 용어들을 정리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이 안정적(stable)으로 유지되는 암호화폐다. 대다수 암호화폐의 약점인 ‘가격 널뛰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됐다. 코인 가치를 법정화폐에 연동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대표적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화와 연동한 테더(USDT)다. 1테더를 발행할 때마다 1달러를 제휴은행에 예치금으로 맡김으로써 이론상 ‘1테더=1달러’를 보증한다.
디파이(DeFi·decentralized finance)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을 말한다.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게 목표다. 코인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내주거나, 코인을 예치하면 파격적 이자를 주는 디파이 서비스가 지난해 많은 인기를 누렸다. 다만 한때 유행했던 암호화폐공개(ICO)처럼 ‘혁신’이란 찬사와 ‘거품’이란 비판이 엇갈린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는 올 들어 가장 따끈따끈한 화두다. 이 기술을 적용한 그림, 음악, 영상 등이 경매에서 거액에 낙찰되는 사례가 쏟아져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점은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같지만, 코인마다 별도의 고유값을 부여하는 점이 특징이다. 하나의 코인을 다른 코인과 구분할 수 있고 가격도 다르게 매길 수 있다. 진위(眞僞)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콘텐츠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디파이와 NFT가 성장할수록 코인의 거래량과 쓰임새도 늘어나는 만큼 암호화폐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화된 화폐다.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통제한다는 것이 민간이 주도하는 기존 모든 암호화폐와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빅 브러더’ 논란도 크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호화폐거래소 이렇게 정했다…'코린이' 첫 투자 가이드

입력2021.03.21 18:00 수정2021.03.22 02:58 지면A19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농협 계좌 만들어 연동

수수료 0.05~0.25% 거래소마다 달라
처음 입금하면 최대 72시간 출금제한
BTC마켓은 비트코인으로만 매수 가능
'유의 종목' 코인은 상장폐지 가능성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빗썸 강남센터의 암호화폐 시세판. 연초 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6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코인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암호화폐거래소를 고르는 것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업비트’와 ‘빗썸’이 가장 높고, ‘코인원’과 ‘코빗’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외에 100개가 넘는 소형 거래소가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거래소 고르기

대형 거래소의 장점은 충분한 거래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에서 대형주는 하루에 5% 이상 가격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조차 1~2분 사이에도 요동을 칠 때가 많다. 거래량이 충분치 않으면 내가 원하는 가격에 암호화폐를 사고팔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오는 25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과 함께 암호화폐거래소의 의무사항이 되는 은행 실명계좌 발급,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을 모두 충족한 곳도 4대 거래소뿐이다.

수수료는 얼마나 내야 할까?

 

 

 

수수료는 거래소마다 차이가 있다. 업비트는 원화거래 시 0.05%, 비트코인마켓과 테더마켓에서의 거래는 0.2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빗썸은 기본 수수료가 0.25%지만 일정 금액을 받고 수수료 쿠폰을 판매한다. 이를 이용하면 0.04%까지 수수료를 내려준다. 코빗은 0.15%, 코인원은 0.20%(그로스마켓 0.1%)의 수수료를 뗀다. 거래 수수료는 매수·매도 시 각각 붙는다. 거래수수료 외에 일정 수준의 입출금 수수료도 붙는다.

4대 거래소는 실명계좌 연동 필수

마음에 드는 거래소에 가입했다면 각 거래소와 연결할 수 있는 은행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4대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을 선택했다면 실명계좌 연동은 필수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코인원은 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해당 은행에 입출금식 통장이 있다면 새로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연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다양한 거래소를 사용하겠다고 모든 은행의 계좌를 만들 필요는 없다. 한 거래소에서 구매한 암호화폐는 ‘전자지갑’을 통해 다른 거래소로 옮길 수 있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종류별로 입금할 수 있는 주소를 제공한다. 이는 은행에서 계좌번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은행의 입출금 개념처럼 곧바로 입금되진 않는다. 코인마다 가지고 있는 확인(컨펌) 체계를 거친 뒤 입금된다. 코인마다 확인 체계가 달라 입금 시간이 지연될 수 있으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처음 원화를 입금했다면 거래소에 따라 24~72시간 동안 출금이 제한된다.

왜 입금이 안돼요?

계좌까지 등록했지만 정작 거래소에 돈이 넣어지지 않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추가 보안 인증단계를 거치면 된다. 큰돈이 오가는 시장인 만큼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여러 단계에 걸쳐 본인 확인을 받고 있다. 거래소마다 상세 방법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이메일·SMS 인증(회원가입 단계)→휴대폰 인증 및 신분증 확인→추가 개인인증(OTP·카카오페이 인증·서약서)→거주지 인증 등의 단계를 거친다. 모든 단계를 다 거칠 필요는 없다. 2~3단계까지만 거쳐도 기본적인 거래는 가능하다. 그 이후 단계는 자산의 입출금 한도를 높이기 위한 인증이다. 각자의 투자 규모에 맞게 보안레벨을 설정하면 된다.

원화마켓·BTC마켓이 뭐예요?

거래 화면을 열어보면 기본적으로 ‘원화마켓(KRW)’과 그 외의 마켓이 있다. 대표적으로 ‘BTC 마켓’, ‘USDT 마켓’이 있다. BTC는 비트코인, USDT는 테더 코인의 약자다. 즉 원화마켓에서는 원화로, BTC 마켓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다른 암호화폐를 살 수 있다. 원화마켓에서 가격은 1코인당 원화 가격을 의미한다. BTC 마켓의 가격은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1코인을 살 때 비트코인 몇 개가 필요한지를 나타낸다.
투자할 코인이 ‘유의종목’에 해당하는지도 유심히 봐야 한다. ‘코린이’라면 유의종목으로 구분된 코인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코인은 상장폐지 당할 수도 있고, 기술적으로 출금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코인은 주식 거래와 달라…취소 버튼 안 누르면 낭패"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지정 매수·매도’ 방식과 ‘시장 매수·매도’ 방식이 있다.

 

 

지정 거래는 현재 시세와는 상관없이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대에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에서의 거래와 비슷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비트코인 시세가 6500만원 수준이라면 향후에 떨어질 것을 예상해 10% 이상 떨어지면 구매하겠다고 지정을 해놓는 것이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주식과 다른 점은 한 번 주문이 들어가면 날이 바뀌어도 주문이 취소되지 않는다. 주문을 넣어놓고 취소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며칠, 몇 달 이후에 거래가 성사될 수도 있다.
시장 거래는 코인을 팔겠다고 내놓은 사람 가운데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주식시장의 ‘시장가 주문’과 비슷하다. 매도자에게는 시장에 나온 매수가격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반대로 매수자에게는 ‘팔자’ 주문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보통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는 내가 스스로 거래가격을 정할 수 있는 지정 거래를 많이 이용한다. 다만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해 암호화폐를 급히 거래하려는 경우에는 시장거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래 중 접속 지연, 해킹 등의 문제가 생겨 손해가 났다면 앱 내에 있는 1 대 1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기거나 직접 연락을 취해야 한다. 거래소의 보상 규정은 일정한 사례별로 분류하기 어렵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접속지연도 자동 로그인인지, 수동 로그인인지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다르다”며 “거래에 문제가 생겼다면 고객센터로 연락하는 것이 대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문의전화만 8000통…빗썸 거래소 고객센터 가보니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제가 신속하게 처리해드릴게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테헤란로의 빗썸 고객센터. 상담원들은 통화가 끝나자마자 밀려드는 다음 전화를 받느라 쉴 틈이 없었다. 빗썸의 상담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비티씨코리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하루평균 600~800통이던 문의전화가 요즘은 매일 3000~8000통씩 쏟아지고 있다. 2017년부터 일한 ‘고참 상담원’ 이현학 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문의 유형도 많이 달라진다”며 “처음, 또는 오랜만에 다시 거래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급증하는 데서 상승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전화기 건너편 사람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30~40대 남녀가 대다수지만 아이를 돌보다 전화를 건 주부, “나이가 들어 이해가 느리니 천천히 알려달라”는 점잖은 중년 등도 있었다. 고객센터 관계자는 “로그인, 계좌 등록, 원화 입금 등과 같이 기본적인 사용법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블록체인에 관련된 낯선 개념과 용어도 입문자들이 어려워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고객센터를 관찰한 1시간 동안 “휴면계정을 복구하려는데 본인인증 문자가 안 온다”는 문의가 여러 건 들어오는 점이 의아했다. 2~3년 전 코인 폭락기에 “다신 쳐다도 안 보겠다”며 빗썸 전화번호와 문자메시지를 차단해놓고 이걸 잊어버린 경우였다.

 

‘자칭 코인 고수’들이 상담원에게 “OO코인이 유망하니 같이 사자”고 끈질기게 권유하기도 한다.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이들의 울분과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도 온전히 상담원의 몫이다.
오현아/임현우 기자 5hyun@hankyung.com

 

 

비트코인은 정말 거품일까…각국 중앙은행이 홀대하는 이유

입력2021.03.21 17:58 수정2021.03.22 02:54 지면A20

 

 

긍정론 vs 부정론

"희소성·불변성 지닌 금과 비슷
중개인 없이 안전하게 가치 전달"

"가격변동성 극심, 지불수단 한계
채굴 과정서 막대한 전기 낭비"

 

 

 

 

올 들어 각국 경제수장들이 암호화폐에 묵직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암호화폐는 내재 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며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급등”이라고 했다. 투기 빼면 아무것도 없는 거품이란 뜻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은 투기적 자산이고 불법 금융에 쓰인다”고 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상한 자금 세탁에도 연루된다”고 거들었다. 이런 비판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비트코인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암호화폐의 실체와 미래를 둘러싼 공방이 다시 뜨거워졌다.

암호화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앙銀

중앙은행은 암호화폐가 가격 출렁임이 심해 화폐의 3대 조건인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교환의 매개’ 기능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본다. 내재 가치가 없어 적정 가격을 산출하기 어려운 데다 시장가격도 투자자 기대에 따라 출렁거린다. 현금과 달리 사용층이 얇아 공모할 경우 거래 물량과 가격을 조작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정책목표인 ‘금융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암호화폐를 공격하는 배경의 하나다. 한은은 2018년 보고서에서 “암호화폐를 투자·보유한 금융회사가 늘어날 때 암호화폐 가격변동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골드” vs “에너지 낭비”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2009년 탄생한 비트코인은 한동안 화폐(교환의 매개)로 여겨졌지만 요샌 자산(가치저장 수단)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새로 붙은 수식어는 ‘디지털 금(金)’. 비트코인이 금을 빼닮았다는 주장의 근거는 희소성과 불변성이다. 최대 공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됐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비트코인은 중개인 없이 싸고 안전하게 가치전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며 “내재 가치가 없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환경 측면에선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다.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비트코인 거래 한 번에 300㎏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비자카드 한 번 긁는 것보다 75만 배 많다”고 했다.

“기관 진입 시작” vs “일부 사례일 뿐”

지난해 하반기부터 블랙록, 모건스탠리, 페이팔, 테슬라, 스퀘어 등 해외 기관과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이 암호화폐 관련 신사업과 투자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이름값 높은 큰손들의 진입은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관의 투자는 일부 사례”라며 “규제가 강화되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튤립이 시들듯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UBS는 “규제 강화 등이 이뤄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0원에 수렴할 수 있다”고 했다.

 

임현우/김익환 기자 tardis@hankyung.com

 

 

"비트코인은 화폐가치 하락 대응수단, 당분간 상승 지속"

입력2021.03.21 17:58 수정2021.03.22 02:54 지면A20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

“비트코인의 제도권 자산 편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입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사진)은 “아직 비트코인은 투자자산이라기보다는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위원은 2017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암호화폐 분석리포트를 냈다.
그는 비트코인이 달러와의 상관관계가 ‘-1’에 근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깝다는 것은 비트코인과 달러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뜻한다. 비트코인이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근거다.

 

한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상장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관투자가 진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는 2000년대 금 가격 상승이 금 ETF 도입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금에 투자하고 싶어도 금은방 가는 것 외에는 투자할 방법이 없었는데 일반투자자들도 금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아직 암호화폐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하고 은행계좌에 연동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고 해킹을 비롯한 보안 문제가 우려돼 기관투자가의 진입이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ETF가 출시된다는 것은 증권계좌에서도 비트코인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연구위원은 “ETF가 출시되면 연기금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루트가 마련되는 셈”이라며 “앞으로 연기금까지 들어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비트코인, 0원 돼도 이상하지 않아…혁신인 양 포장 마라"

입력2021.03.21 17:58 수정2021.03.22 02:54 지면A20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암호화폐에 내재가치가 없다는 속성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걸 내재가치가 있고 혁신적 금융인 양 포장하는 이 업계의 행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사진)는 “비트코인은 오직 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투기적 자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1억원이 돼도, 0원이 돼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홍 교수는 2013년 미국 암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사건을 계기로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졌다. 블록체인에 관한 연구를 이어오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홍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아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일은 없다”면서도 “사행성과 중독성이 가져올 사회적 리스크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의 모든 암호화폐 투자자는 투기 목적으로 뛰어든 상태”라며 “서로 뻔히 아는데 ‘탈중앙화’ ‘평등’ ‘디지털 경제’ 같은 미사여구는 그만 썼으면 한다”고 했다. 미국 기관투자가의 비트코인 투자 역시 “헤지펀드가 돈이 된다고 생각해 들어왔을 뿐이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빠져나갈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교수는 “이 업계엔 혁신 기술에만 집중하는 개발자도 일부 있지만, 암호화폐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하는 쪽이 훨씬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우리를 규제해 달라’(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해달라는 뜻)고 말하지만 막상 자본시장법을 적용하겠다고 하면 다 반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거래소 이용자를 위해 ‘소비자 보호’ 차원의 규제 강화만큼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홍 교수의 생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비트코인, 4년은 묵혀야 큰 수익…단타 치려면 관둬라"

입력2021.03.21 17:57 수정2021.03.22 02:53 지면A21

 

고수들이 말하는 투자 포인트
정석문 코빗 이사

이더리움은 임상 3단계
그 외 알트코인은 1단계
입문자가 투자하기 위험

수익률도 높지만 변동성도 크기로 소문난 암호화폐 시장. 남들이 사니까 사고, 느낌이 좋아서 사면 필패다. 암호화폐 투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이고, 쏟아지는 뉴스와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것일까. 업계 전문가의 생각을 들어봤다.
“비트코인에서 ‘단타’로 수익을 낼 생각이라면 차라리 사지 마세요. 새벽에도 가격이 궁금해 시세를 볼 것 같아도 사지 말아야 하고요.”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의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는 정석문 이사(사진)가 투자 입문자에게 강조하는 내용이다. 정 이사는 코빗 유튜브 채널에서 암호화폐 뉴스와 기본지식을 쉽게 풀어주는 ‘과외교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보 격차가 큰데 이쪽 업계가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누구라도 해야겠다 싶어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이사는 골드만삭스, UBS,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증권 등을 거친 ‘정통 금융맨’ 출신으로 2018년 코빗에 합류했다. 최근 상승장을 이끈 기관투자가 유입에 대해 그는 “기관들은 자산배분 목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기 때문에 쉽게 떠나지 않는다”며 “다년간 이어질 트렌드”라고 했다.
정 이사는 포트폴리오전략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만 비트코인에 담고, 최소 4년 이상 보유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몇 %까지 편입할지는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자산운용업계의 상식대로라면 처음엔 1%만 넣고, 이해도가 쌓이면 5%까지 차근차근 높여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4년’을 강조하는 까닭은 비트코인 가격이 4년 주기로 강세·약세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 진입했더라도 4년 이상 버티면 큰 수익을 얻을 기회가 반드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수천 종의 암호화폐를 그는 신약(新藥)에 비유했다. 정 이사는 “비트코인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면 이더리움은 임상 3단계, 그외 코인은 임상 1단계”며 “투자가 처음이면 비트코인만 선택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등을 통해 최소한의 검증을 마친 자산”이라며 “알트코인은 실험적 요소가 너무 크다”고 했다. 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 100곳에 투자해 한 곳에서 ‘초대박’을 터뜨리듯, 알트코인도 수백 종에 분산 투자할 정도가 아니라면 손대지 말라고 했다.

 

정 이사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어떻게 돌아가고, 투자자산으로서 왜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한 다음 투자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월가도 비트코인 열풍…코인 르네상스 주도할까

입력2021.03.21 17:52 수정2021.03.22 02:51 지면A22

 

 

"고정 수익 주는 자산" 인식

'옹호론' 눈에 띄게 늘어나
모건스탠리·마스터카드
전통 금융사도 뛰어들어
펀드 만들고, 대거 매입

미국은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투자 자산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작년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도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매집에 나선 영향이 컸다. 월가에선 암호화폐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여전하지만 “암호화폐 역시 하나의 투자 자산”이란 시각이 굳어지는 추세다.

 

 

 

비트코인 매집 나선 기업·기관들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주된 배경은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대체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자사 고객인 기관투자가 28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디지털 자산을 갖고 있거나 취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는 신기루에 불과한 가짜 화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공시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를 비롯해 매스뮤추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스퀘어, 메이투 등이 수천만~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237년 역사의 뉴욕멜론은행과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마스터카드 등 전통 금융회사들은 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캐나다에선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3개 출시됐다.

미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 저울질

암호화폐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미국 금융당국도 주시하기 시작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암호화폐를 올해의 ‘우선 조사’ 목록에 포함시켰다. 상당수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의회도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하원의원 등은 암호화폐의 관할권을 명시하고, 증권 취급 기준을 세우는 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정부 내에선 ‘비트코인은 투기 수단’이란 인식이 강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달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투기적”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자금 세탁과 재산 은닉, 테러 자금 모금 등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강의해온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내정자 역시 이달 초 인사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이 부정 행위와 조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걸 보장해야 한다”며 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플레 헤지 수단” vs “가짜 화폐”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투자 가치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만 옹호론이 부쩍 늘어난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높지만 결국 채권과 같은 고정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핀토 JP모간 공동 사장은 “월가의 거대 금융회사가 개입해야 할 정도로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지펀드인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창립자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크기 때문에 연내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고수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다. 지난해 그는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나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애즈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실제 통화라면 끔찍하게 나쁜 화폐”라며 “자산이 아닐 뿐만 아니라 매우 투기적인 게임 수단”이라고 혹평했다. 빌 그로스의 뒤를 이어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디지털 위안화' 영향력 확대 위해 암호화폐 틀어 막아

입력2021.03.21 17:51 수정2021.03.22 02:50 지면A22

 

 

전세계 채굴 1위 中, 달라진 기류

중국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생산) 국가지만 자국 내에서 암호화폐 거래는 중단돼 있다. 최근에는 전력 과다 소비를 이유로 채굴도 제한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는 중국이 추진 중인 법정 디지털 통화인 ‘디지털 위안화’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3년 12월 금융회사들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유통과 사용을 금지시켰다. “암호화폐는 통화가 아니며 금융회사가 비트코인에 가격을 매기거나 비트코인과 관련된 상품을 보증해서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다만 개인 간 거래는 열어뒀다. 이어 2017년 9월에는 암호화폐거래소 영업을 중단시켰다. 또 중국 최대 채굴지인 네이멍구자치구는 오는 4월부터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고 모든 채굴 사업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중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는 목적으로는 우선 투기 근절과 통화·외환 관리를 꼽을 수 있다. 암호화폐가 불법 해외 온라인 도박에 쓰이면서 외화 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암호화폐 거래를 제한하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암호화폐의 영향력 축소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실물 동전이나 지폐는 없지만 온라인에서 실물 통화와 똑같은 효력을 갖는 통화다. 암호화폐가 국가의 통화 주권을 잠식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금을 디지털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내부에서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외에서는 국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기관투자가 위한 암호화폐지수 상반기 나온다"

입력2021.03.21 17:50 수정2021.03.22 02:50 지면A22

 

 

김대현 업비트 데이터밸류팀장

해외에서 이미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에 언제쯤 등장할 수 있을까. 지금 분위기로는 먼 얘기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에 편입될 ‘미래의 그 날’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선 곳들도 있다.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손잡고 암호화폐 지수(index)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관투자가가 활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수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대현 두나무 데이터밸류팀장(사진)은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갈수록 ‘자산시장의 큰형’ 격인 주식시장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되고, 비슷한 도구들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수는 시장을 바라보는 창(窓)이자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 기반”이라고 했다.
업비트는 올 상반기 시가총액 상위 5대 암호화폐로 구성한 ‘디지털자산 톱5 지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지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비트가 코인 가격, 거래량, 거래대금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 에프앤가이드는 이를 토대로 지수를 만들어 기관에 공급한다.

 

지수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도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상황을 한결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는 질문에 삼성전자 주가 대신 코스피지수로 답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 팀장은 “2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암호화폐) 값이 비슷하게 움직여 지수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려웠지만, 이런 현상은 조금씩 약해지는 추세”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올해 두 배 넘게 뛴 비트코인…1억 불가능 아냐"

입력2021.03.21 17:50 수정2021.03.22 02:50 지면A23

 

 

美, 비트코인 ETF 허용 땐 빅호재
씨티銀 차트분석 "연내 31만8천弗"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이벤트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서만 두 배 넘게 올랐다. 오랜만에 봄날을 만끽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 이 분위기가 계속 갈 수 있을까. 올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주요 이벤트를 짚어봤다.

 

 

美 SEC, 비트코인 ETF 허용할까

업계 최대 관심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승인하느냐다. 여러 자산운용사가 2013년부터 SEC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사기와 시세조종 우려가 이유였다. 이번엔 4개 업체(반에크·발키리·NYDIG·위즈덤트리)가 승인을 기다리는 중인데 SEC 입장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세계 최초 비트코인 ETF는 지난달 캐나다에서 나왔다. 하지만 미국 시장과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이 비트코인 ETF를 허용하면 암호화폐 시장에는 대형 호재다. 더 많은 투자금이 유입될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공식 인정’도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시세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 상품으로, 증시에 상장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유동성·기관 주도 장세 언제까지

최근 상승장을 이끈 ‘풍부한 유동성’과 ‘기관의 진입’이라는 환경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제로금리 기조는 그대로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부양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혁신기업의 상징 테슬라, 미국 최고(最古) 은행 뉴욕멜론은행, 모건스탠리와 블랙록 등의 뒤를 이어 비트코인 시장에 발을 담그는 기업도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브리지워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처럼 비트코인에 비판적이던 금융사가 전향적 입장을 보인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1억원, 불가능 아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부터 3만, 4만, 5만, 6만달러의 벽을 차례차례 깨부쉈다. 상승세를 타고 10만달러(1억원 이상)까지 넘긴다면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달 초 골드만삭스 설문조사에서 280개 기관투자가 중 22%가 “12개월 내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씨티은행은 차트 분석을 근거로 연내 31만8000달러를 예상하기도 했다.

좋은 규제, 나쁜 규제, CBDC…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은 인도가 암호화폐 보유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 이후 10% 가까이 급락했다. 주요국 정부의 ‘규제 카드’는 언제나 암호화폐 가격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기 때문에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인 가치가 안정되고 거래수수료가 낮아지더라도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경우 암호화폐의 매력도는 반감된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여러 중앙은행이 출시할 예정인 디지털화폐(CBDC)가 민간 암호화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만하다.

 

 

비트코인으로 1000만원 번 투자자, 세금 얼만지 봤더니…

입력2021.03.21 17:48 수정2021.03.22 02:49 지면A23

 

 

세금이 궁금해

매도 차익, 교환 차익에도 과세
내년부터 과세…年 1000만원 이익 땐 세금 165만원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하는 암호화폐 과세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은 ‘양도가액-(취득가액+부대비용)-기본공제’를 통해 계산한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서 산출한다. 기본공제액은 250만원, 세율은 20%로 정해졌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22%다. 부대비용은 거래수수료(거래액의 0.1~0.25%)가 인정된다.
1000만원어치 암호화폐를 사서 2000만원에 팔았다면 양도차익 1000만원,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750만원으로, 세금이 165만원 나온다.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세금이 좀 더 낮아질 수 있다. 수익이 공제액 250만원에 못 미치면 세금이 없다. 양도·취득가액은 실제 거래가액이 기준이다. 정부는 실거래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연말까지 과세 인프라를 완비할 계획이다.

 

수년 전 취득한 암호화폐는 실거래가를 증빙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의제취득가액’ 규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실제 취득가를 증명할 수 없는 경우 2022년 1월 1일 0시 기준 시가를 취득가로 인정해준다. 증빙할 수 있는 취득가가 있어도 2022년 1월 1일 시가가 본인에게 더 유리하면 그 가격을 선택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교환’에 따른 차익 실현에도 과세한다는 것이다. 세법과 대법원 판례는 교환에 의한 자산의 유상 이전도 양도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1000만원어치 이더리움을 사서 2000만원이 됐을 때 2000만원어치 비트코인으로 교환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이 사람은 이익을 현금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 소득을 1000만원 올린 것으로 보고 과세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암호화폐 전용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식으로 차익을 실현해도 과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양도세는 납세자가 신고해야 한다. 매년 5월 1~31일에 이전 1년치 투자 소득을 신고·납부한다. 암호화폐 양도세 첫 신고·납부는 2023년 5월에 한다. 2022년 1~12월의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뤄진다.

 

암호화폐를 증여 또는 상속할 때도 주식·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상속·증여세가 붙는다. ‘상속·증여일 전후 1개월간 하루평균 가격의 평균액’으로 평가한다. 가상자산사업자 중 국세청이 지정한 사업장이 공표한 가격이 기준이다. 세율은 자산 가격에 따라 10~50%다. 암호화폐를 증여받은 사람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세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상속세는 6개월 이내다.
암호화폐 전문인 권인욱 세무사는 “해외 거래소를 통한 투자 소득에도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성실히 신고하는 것은 물론 취득가액 증빙 자료를 잘 갖춰놔야 한다”며 “증빙 자료가 없으면 세무조사 받을 때 거액의 증여세를 추징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교환 차익이란?

 

1000만원어치 이더리움이 2000만원 됐을 때 이를 비트코인으로 교환하면 1000만원을 투자소득으로 간주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금융위에 신고한 곳만 영업…소형 거래소 문 닫을 위기"

입력2021.03.21 17:46 수정2021.03.22 02:49 지면A23

 

 

25일부터 특금법 시행

국내 암호화폐업계의 최대 현안은 오는 25일 시행되는 새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다. 이 법은 암호화폐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AML) 의무를 지운 것이 핵심이다.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수상한 거래는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새 특금법이 시행되면 암호화폐거래소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곳만 영업할 수 있다.
그런데 신고하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만만치 않다. 이용자에게 실명계좌를 발급해줄 은행(1금융권)을 구해야 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받아야 한다. 아무나 뛰어들 수 있었던 암호화폐거래소 사업에 진입장벽이 생긴다. 정부가 신고를 받아주지 않으면 불법 업체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허가제’인 셈이다.

 

기존 암호화폐거래소에는 6개월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늦어도 9월 24일까지 신고를 마쳐야 한다. 금융위는 “기존 사업자 가운데 일부는 신고하지 않고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사업자의 신고 상황, 사업 지속 여부 등을 최대한 확인하라”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정상적으로 신고를 마치는 거래소는 한 자릿수에 그치고, 수십 곳이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이 ‘점유율 투톱’을 굳힌 가운데 최대 100곳 안팎이 난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지도가 낮은 소형 거래소를 이용 중이라면 큰 업체로 갈아타는 게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이슈추적 - 달아오른 암호화폐

(1) 왜 자꾸 오르지?
(2) 더 오를 가능성 있나
(3) 살 때인가…팔 때인가…
(4) '알트코인' 투자 가치는

 

 

 

비트코인 가격이 8100만원대에 진입한 14일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본사 시세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비트코인이 1억원이 될 수 있다.”
친(親)암호화폐 진영의 이런 주장은 몇 달 전만 해도 “말도 안 된다”는 핀잔을 들었다. 하지만 “불가능이 아닐 수 있다”며 생각을 바꾸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 14일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8100만원, 미국 시세는 6만4000달러를 돌파해 또다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들어 2배, 1년 새 10배 넘게 뛴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진짜 상승장은 이제부터”라는 주장과 “꼭짓점에 거의 다 왔다”는 경고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지금 이 장세, 어떻게 봐야 할까.

유동성의 힘…"비트코인 1억 간다" 후끈

 

 

이번주 비트코인 상승세에 불을 붙인 것은 ‘코인베이스 효과’였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14일(현지시간) 동종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제도권 밖을 맴돌던 코인이 ‘주류’에 편입되고 있다는 희망을 키웠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산업의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라고 했다. 미국 4위 거래소 크라켄과 국내 1위 업비트도 나스닥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비트코인 급등세는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암호화폐로 흘러들면서다. ‘디지털 금(金)’(가치저장 수단)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페이팔, 테슬라, 모건스탠리 등의 유명 기업이 코인을 사들이거나 관련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최소한 사기는 아니겠다’고 안심하게 됐다.

 

업계는 3년 전과 같은 폭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큰손’들이 진입해 판이 커진 데다 미국, 유럽 등에서 유동성(자금)이 계속 공급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크로스앵글의 장경필 연구원은 “주요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아직 꼭지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 설문조사에서는 280개 기관투자가 중 22%가 “12개월 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승인한다면 또 하나의 ‘대형 호재’가 될 수 있다. 투자금 유입은 물론 금융당국의 ‘공식 인정’도 받는 셈이어서다. 2013년부터 여러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려고 SEC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최근 피델리티, 반에크 등 8개 업체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언제든지 ‘규제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은 치명적 위험 요인이다. 제시 파월 크라켄 최고경영자(CEO)는 “은행과 같은 전통 사업자의 압력에 주요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집중 단속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돈 있다면 사둬라 vs '김치 프리미엄' 꼭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오른 점도 부담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달 6~12일 세계 펀드매니저 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4%는 비트코인이 거품이라고 답했다. 주식시장이 거품이란 의견은 7%뿐이었다. 암호화폐업계 전문가들 역시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았다”면서도 두 가지 전제를 단다. ‘대장주’ 비트코인에 한해서, ‘장기 투자’할 생각이라면 괜찮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는 비트코인에 10~20% 붙어 있는 ‘김치 프리미엄’(해외 시세 대비 웃돈)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국내 대형 거래소에 비트코인 유입량이 부쩍 늘었는데, 대량 매도 시점을 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주 대표는 “김치 프리미엄만 단기 조정을 크게 받을 위험이 충분하다”며 “3개월 이내 단기투자 목적이라면 지금 들어가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서만 유독 인기 '시세조종' 우려 커

한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암호화폐)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점도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값이 싸고 등락폭이 큰 알트코인은 증시의 ‘동전주’와 같다. 기술력·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시세가 쉽게 출렁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해외와 달리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을 제치고 알트코인 거래량이 가장 많아 우려스럽다”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광풍에 휩쓸려 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업비트의 비트코인 거래량(원화거래 기준)은 올 1월 50만2402개에서 3월 29만8551개로 40% 줄었다. 빗썸, 코빗, 고팍스 등 다른 거래소도 상황은 똑같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줄자 거래가 감소했고, 투자자들이 알트코인으로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업비트에서 최근 3개월 상승률이 1000%를 넘는 알트코인만 20종에 이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비트코인 8000만원대 유지…이더리움 300만원 넘어 신고가

입력2021.04.15 08:49 수정2021.04.15 09:11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나스닥 상장 효과로 8천100만원대 신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이 15일에도 8천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1비트코인은 8천33만4천원이다.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앞서 14일 오후 자체 신고가인 8천145만원까지 뛰었다가 이날 새벽 이후 8천만원선으로 소폭 떨어진 상태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4일 오후 자체 최고가 8천199만4천원을 기록했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가상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빗썸과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가격은 현재 각 311만원, 312만3천원이다.
이날 새벽 이더리움은 각 거래소에서 자체 최고가(313만1천원, 314만4천원)을 찍었다.

 

 

 

 

/연합뉴스

 

 

코인베이스 상장 첫날 시총 860억달러
파월 Fed 의장은 "암호화폐는 투기"

비트코인 급락 후 재상승…이더 '관심'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하지만 이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암호화폐는 투기적 수단”이라고 발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였다.
코인베이스는 상장 첫 날인 이날 주당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이 전날 내놨던 기준(준거) 가격 250달러보다 31.3% 급등한 수치다.
개장 직후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던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최고 429.54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최고 1120억달러에 달했으나 결국 857억8000만달러로 마감했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된 후 100여개국 5600만 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다. 직원수는 1250여 명이다. 대다수가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이어서 공식적인 ‘본사’는 없다. 2018년 자금유치 당시 80억달러로 평가됐던 기업 가치는 3년 만에 10배 이상 뛰었다.
코인베이스의 실적도 급증세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억3000만∼8억달러로 추산됐다. 작년 전체 이익(3억220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의 9배인 18억달러로 추정된다.
코인베이스 상장 직전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개당 6만5000달러에 육박했다. 코인베이스 거래 가격 기준으로 이날 오전 2시10분 비트코인 가격은 6만4899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인베이스 캡처

하지만 이후 파월 의장이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한때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파월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우리는 암호화폐를 투기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지난 2월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투기적”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이날 한때 개당 6만1277달러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6시 40분 현재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개당 가격은 6만3000달러 정도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개당 2400달러를 돌파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후 6시 20분 코인베이스 거래에서 개당 2437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코인베이스 상장하자 견제 나선 파월 "암호화폐는 투기"

입력2021.04.15 07:37 수정2021.04.15 07:37

"암호화폐, 금 대체하는 투기적 자산"
"금리 인상에 훨씬 앞서서 테이퍼링 시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은행(Fed) 의장이 암호화폐는 금을 대체하는 투기 자산이라고 말했다. 사진=AP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자 미국 연방은행(Fed)이 견제에 나섰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경제클럽과의 원격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투기 수단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파월 의장은 암호화폐를 금에 비유하며 "수천년 동안 사람들은 금이 실제로 갖지 않은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는 정말로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결제수단으로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원격 패널 토론회에서도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기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 달러화보다는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발언한 이날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상장됐다. 381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429.54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코인베이스 주가는 준거가격 250달러 대비 31.3% 오른 328.28달러로 마감됐다. 완전 희석기준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858억 달러다.
이날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훨씬 앞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룰 때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이라며 "그 시점은 우리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시점보다 상당히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완전 고용과 2% 넘는 물가상승률을 일정 기간 지속할 때까지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매달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총 1200억달러씩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비트코인보다 미래 밝다"…이더리움 '디지털 원유' 될까

 

4일밤 런던 하드포크…중장기 호재 가능성에 주목

이더리움 망 효율성 개선하는
기능 업그레이드 작업 '하드포크'
거래 수수료 줄어 가격상승 전망

이더리움, 상반기 거래량 급증
거래대금 증가율 비트코인 앞서

"하드포크, 이미 가격에 선반영
막연한 급등 기대는 금물" 지적도

“이더리움이 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앞두고 있다.”(블룸버그통신)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좋은 가치저장 수단이 될 것이다.”(암호화폐 분석가 포레스트 프치비츠)
암호화폐 시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호재로 주목받는 것은 4~5일로 예고된 ‘런던 하드포크(hard fork)’다.

 

이더리움 망(網)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이 작업이 중장기적으로 코인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암호화폐 시세를 결정하는 변수가 워낙 다양한 만큼 가격 상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하드포크의 의미는

하드포크는 쉽게 말해 ‘기능 업그레이드 작업’이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컴퓨터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꾸준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업체 온더의 정순형 대표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준비하고 소비자는 따라가지만, 블록체인에서는 불특정 다수 참여자의 토론과 합의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견이 없으면 하드포크는 간단한 개선 작업으로 끝나지만 의견이 갈리면 아예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만들어 갈라서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더리움도 2016년 하드포크를 계기로 지금의 이더리움(ETH)과 이더리움클래식(ETC)으로 분리된 전례가 있다.
이더리움의 이번 하드포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결정됐다고 해서 ‘런던 하드포크’로 불린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0시부터 5일 오전 2시 사이에 이뤄질 전망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특정 블록의 생성 시점이 기준이어서 대략적인 시점만 예측할 수 있다.

무엇이 달라지나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업계에서 종종 벌어지기 때문에 그 자체로 호재가 될 수는 없고, 내용이 더 중요하다. 런던 하드포크에는 일련번호가 각각 붙은 5개의 개선 제안(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이 반영된다. 이 중 핵심은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는 ‘EIP-1559’다.

 

이더리움 망을 이용하려면 ‘가스비’라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대부분 채굴자 몫으로 돌아간다. 더 높은 가스비를 적어내면 더 빨리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수수료가 쓸데없이 비싸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EIP-1559가 적용되면 가스비에 기본료(base fee)가 도입되고, 망이 붐빌 때 급행료(priority fee)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채굴자에겐 급행료만 주고, 기본 가스비는 소각해 없애버린다.
이렇게 되면 암호화폐 공급 증가량이 연간 약 4% 감소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업그레이드의 하나”(카일 사마니 멀티코인캐피털 공동창업자)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거래대금 증가율, 비트코인 추월

결론적으로 이더리움 이용자의 거래비용은 줄지만 채굴자는 손해를 본다. 정 대표는 “채굴자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당연히 반발이 심했다”면서도 “재단 측 논리가 워낙 탄탄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올 들어 이더리움을 둘러싼 기대가 부쩍 높아졌다. 업계에선 비트코인을 ‘코인계의 금(金)’에, 이더리움은 ‘코인계의 원유(原油)’에 비유한다. 이더리움이 디파이(DeFi)나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같은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를 키우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상반기 이더리움의 거래량 증가 속도가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했다.
코인베이스가 세계 20개 암호화폐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이더리움 거래대금은 1조4000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920억달러)보다 1461% 급증했다. 같은 기간 3560억달러에서 2조1000억달러로 489% 늘어난 비트코인을 압도했다. 대니얼 폴로츠키 코인플립 창업자는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이 달성할 수 없는 응용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막연한 급등 기대는 곤란”

이론적으로 보면 공급 감소는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 다만 하드포크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재료인 만큼 가격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대다수 암호화폐 가격은 ‘대장주’ 비트코인의 움직임뿐 아니라 금리, 유동성 등 거시경제 지표와 맞물린 고차방정식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최대 2100만 개로 묶여 있지만 이더리움은 그런 상한 없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이기도 하다.

 

일련의 하드포크와 별개로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2.0’으로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작업증명(PoW) 방식을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PoW는 비트코인처럼 고성능 컴퓨터를 돌려 채굴하는 것인데, 전기 낭비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PoS는 암호화폐 보유량이 많을수록 큰 보상을 얻는 방식으로 환경에 덜 해롭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2021년 8월 4일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