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둔덕산 - 마귀할멈이 사는 산골

 

바야흐로 버섯 씨즌이라
청천버섯 찌게가 어떠냐고 해서 세개의 후보지를 제안하다 ‥

1

괴산의 군자산 4시간 30

2

가은의 둔덕산과 할매통시바위능선 .백두대간
그리고 대야산 계곡 연계산행 6시간 30

3

덕가산 악희봉 환종주

조사장이 둔덕산을 낙점했다 ‥
사실 다 가볼만한 걸출한산이다‥

설령 이번에 안 간다 해도 월별 산행지 디비에 업데이트 되면 언젠가는 가는 거다.
아마도 우린 70까지는 그래도 짱짱하계 산을 타지 않을까 ?
8
×12 = 96
우짜뜬 100여개 산은 더 가야 하는데 어디를 좀더 빨리 가는가 하는 차이일 뿐이다.

 

10시쯤 잠자리에들고 3 30분 쯤에 깨었는데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것 같아 더 자려다가 그냥 일어났다
그래도 5시간 30분은 잔 거이니 ….


해탈을 하고 이른 시간에 마누리 끓여놓은 육계장을 데워서 밥 한 그릇을 비웠다 ·
새벽 4시에 먹는 밥 맛이 없어야 굶고 댕기는데 전혀 그렇질 않으니 우짤끼고?

뭔가는 꼭 먹고 가야 또 새벽별 보기 노동을 할 수 있다.

아니 노동이 아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자원봉사 ?

인류나 사회를 위한 거창한 봉사가 아니라 불쌍한(?) 나의 영혼을 위한 봉사

60줄이 넘었는데

세상에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세상이 그렇게 많은데 코로나 땜시 가지도 못하고 부처님

새끼 손톱 만도 못한 작은 땅덩어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영혼

 

여장을 주섬주섬 꾸리는데도 알람이 울리지 않아 확인해 보니 아뿔사
4
50분셋팅을 해놓았다
평상시 가장 많은 출정 시간대라 아무 생각없이 시간 셋팅을 한 것이다·
~ 조사장 완전 목빠진 사슴될 뻔하다‥

새벽밥 먹고 4 20분 출발하여 정확히 5시에 조사장집 도착하다
벌써 나와서 기다리는 조사장

(계속 퍼 잤으면 어쩔 뻔 했어?”)

 

 

 

대야산 자연 휴양림 가는 길
조사장믄 이러저런 화제를 올리고 나는 연신 하품에 졸음이 쏟아졌다.
우야튼 악전 고투 끝에 6 20분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다 ··
우리가 올 줄 알았는지 차단기가 올라 가 있다.

입장료가 1000원 주차비가 5000원 이라는데 7000원 벌었다.



둔덕산 가는길

여장을 준비하고 6 30 출발
아침공기가 너무 싸늘해서 피부와 코가 같이 놀랐다·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잘 알려 지지 않은 산이다 ·
예전 대간 꾼들 사이에서는 가끔 알바의 추억으로 회자되는 산이다.

야간산행하면서 조항산을 향해 진군하다가 대간길이 급격히 고도를 낮추는 통에 둔덕산 능선을

대간으로 오해하고 비몽사몽 홀린듯 따라가던 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이다. 

그 산을 갈 생각은 당초에 없었는데

지난 여름 조사장과 비오는 대아계곡을 순례하면서 같은 출발점에서 좌측 능선을 따라 도는

둔덕산의 존재를 다시 기억하게 된 것이었다.

전날 폭포수처럼 퍼붓던 여름 장마비로 범람하던 장대한 계곡을 거슬러 대야산에 오르고

밀재로 하강할 때 곧 다시 찾겠다던 그 산 이었는데 벌써 1년이 흘러간 것이다.

 

등산로입구에서 해가 막 떠오르는 둔덕산이 올려다 보이는데 산세를 보아하니
상단부는 펄떡거리는 된비알이다‥
경사났네!”

ㅎㅎ 근데 별로 걱정은 안된다.
지지난주에는 청옥산 학동 루트도 올랐었는데 저정도야 깨금발로도 갈 수 있는 거지…..··

새벽이 깨어나는 길은 싱그러웠다 ·
참나무 숲길의 흔적이 뚜렸한 걸 보면 그래도 휴양림에 온 사람들은 둔덕산을 많이 오르는

모양이다.

휴양림 측에서 관리를 잘해서 인지 이정표는 잘 설치되어 있고 등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
정말 친절한 휴양씨!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명성에 비하면 이외의 반전이다.

비탈길은 지그재그로 조성되기도 하고 토사의 유출을 막키위한 돌계단도 견고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옥에 티라면 이정표 정보가 좀 부실하다는 거

둔덕산 2키로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고 한 500미터나 올랐을까 싶을 때 1.1키로

이정표가 선다.

지난 번 청옥산 학동능선 극기 훈련으로 전투력이 급상승했나 했더니

웬걸 오른 만큼 한참을 다시 올라가니 거기 이정표에도 또 1.1키로 남았다고 적혀있다.


휴양씨의 대단한 쪼크여
"
좋다 말았잖아"가 아니라
그럼 그렇지 척 보면 앱니댜.”

거리야 굳이 의식하지 않으면서 오르지만 산길 500미터는 산세의 난이도에 따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내공은 있으니 어찌 경거망동이 있을 수 있으랴 !

사실 능선에서 죄측으로 500미터 지점에 정상이 있어서 휴양림주차장에서 2.9키로 거리라

해봐야 오름길은 2.4 키로로 그곳이 다 깎아지른 된비알이라고 해도 뭐그리 대단할것도 읍따 ··

 

 

 

둔덕산
능선 갈림길에[ 배낭을 놓고
가볍게 둔덕봉에 올라 먼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사장과 기념사진을 찍다·

~~
진짜 불친절한 둔덕씨
그렇게 된비알을 힘들게 올라 왔는데 관목으로 둘러 싸인 둔덕산은 진짜 한 틈의 조망도
허락하지 않는다‥

“당최 이게 무신 일이여 ?”

자난 번 청옥산은 거의 6 키로 오를 동안 일부러 찾아간 신선봉 말고는 단 한 군데의

조망도 허락하지 않더니….

부루투스 너마져도?

두타.청옥처럼 또 나중에 얼마나 멋진 풍경을 보여주려 그러는지?


그랴도 산전,수전 공중전에 육박전 까지 다 해 본 무릉객이야 별로 대수로을 일도 아니다.

오늘 6시간 산행 중에 몇 번은 열어 주겠지


근데 많은 사람이 그러지 않았을까
속았다 !·
낚였다 ‥!

친절한 휴양씨에게 ….


두번 실망할 표정이 눈에 선하다 ·
2. 9
키로 전방에 있는 둔덕 산이지만

1키로는 기냥 거져 먹고

거리나 이름으로 보면 후덕한 동네 뒷산 같은 편안한 스탈에다

친절한 휴양씨의 유혹 까지

 

뒷동산 산행하는 마음으로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개고생에 화들짝 한번 놀래고
그리고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의 풍광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다는 부푼 마음으로
마음은 더 빨리 능선을 날아올라 그 고스락에 섰는데 눈에 뵈는 건 없고.....
흐미 이것이 막다른 덫이냐 새장이냐 ?
그래서 두 번 놀랄 것이여 !

 

 

 

 

할매통시바위 가는길
휴양림에서 광고하는 대로 능선 쪼매 타다가 댓골산장으로 내려가면 그냥
극기훈련이고 의무산행일뿐 아무것도 아니여 ‥
그 길만 돌아 내릴라믄 그냥 대아산을 오르거나 용추계곡에서 노니는게 더 낫고
체력이 있는 사람들은 두어시간 더 써서 할매통시바위 있는 곳 까지 가서 용추로

내려오는게 백번 더 낫것네 ·

체력이 쪼매되면 댓골산장으로 올라 우리처럼 백두대간까지 연계해서 제대로 능선

산행하고 밀재에서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면 대야산이 부럽지 않은 최고의 산행이여

둔덕산이 어쩌구 저쩌구 할 것두 없는….


댓골산장 갈림길에서 마귀할멈 통시바위 능선으로 올라니는 순간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리는 거여 ·

손녀마귀 통시바위가 그 시작의 신호탄 !
마음의 준비만 단단히하고 억센 가시가 촘촘히 달린 정글 나무처럼 야생이 살아있는

바윗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입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고
스릴과 서스펜스가 가득한 가슴이 저절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여 ‥

 

 

마귀할멈 통시 바위 전 바위전망대는 최고였다 ··

내 비밀 아지트로 등기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둔덕 별장

우리가 둔덕산에 올라 몇 시간 그 능선을 흘러가도 사람 하나 만나기 어려운 그런

탁월한 배타적 접근성과 압도하는 산세와 풍광의 카리스마 !


내사는 곳 가까이에 있었다면 책한 권 끼고 올라와 그 책을
다 읽을 동안 한 번 씩 바라보아도 전혀 질리지 않을 풍경이다

친한 친구와 느즈막히 댓골산장으로 올라와 술 한잔 치며 하루를
유하고 다음날 그 멋진 새벽 풍경을 만나고 싶은 곳
아니면 새벽같이 올라와 두세 시간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빈둥 놀다가 용추로 내려가

바람이 씻은 몸을 용추에 한번 더 씻고 그냥 혼곤히 잠들어 그 멋진 하루를
꿈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곳

휴양림에서 댓골산장 쪽으로 올라오면 1시간 2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우측 바위기 마귀할미 통시 바위 

 

 

암릉지대에서  몃진 둔덕 나라와 백두대간을 바라보고 석문과 같은 절벽이
버티고 있는 마귀할미통시 바위에서  비로소 늦은 아침을 먹다

 

멀리 보이는 흰덩어리가 마귀할멈이 싸 놓은 똥이라네

 

여기서 백두대간 갈림길은 멀지 않다 ··

 

 

 

19년 전 남진 중 대야산에서 밀재를 거쳐 조항산으로 걸었던 기억은 아득하다.
5
년전 아들과 백두대간 북진할 때의 기억은 상대적으로 선명하다.

그 때는 장하게 눈이 내렸다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용트림 능선에 내린 대설은 장쾌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내리는 눈 속에 러셀을 하며 먼길을 헤쳐온 온 터라 고모치에서 둔덕산 갈림길 까지 올려 붙는

깔딱 오르막에 아들은 많이 힘들어 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고단했을 긴 여정을 아들은 참으로 잘 혜쳐 나갔다.

 

 

 

워낙 장엄한 설경이라 눈이 그린 멋진 신세계를 감상하느라 나역시 산세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었는데 오늘 걸어보니 그 길이 참으로 부드러운 육산 길이었다.’

 

3km 넘는 그 길을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고 주파앴다.

중간에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문제 해결하느라 계속 통화하면서 진행했는데도 그 정도 밖에 안

걸렸으니 참으로 편안한 내리막 길이다.

등로는 삼거리에서 밀재까지 완만하게 내려가는 능성이 오솔길로 마음 먹기에 따라 한껏 속도의

쾌감에 젖을 수 있는 길이었다.

 

 

 

 

밀재에서 내려가면서 조사장 표정이 영 신통치 않다.

밑으로 내려가면 사람이 많은 것이라 길에서 계곡이 보이지 않는 월영대 바로 위에서

알탕을 하고 가자니 자연이 나를 불러그럴 겨를이 없단다.

자연이 부르면 숲 속에서 응답하면 되는데 그 자연이 낯가림이 심하다나 어쩔수가 없단다..

하여간 내려가서 볼일을 볼 테니 알탕을 하고 내려오라 한다.

 

대야산에서는 한 번도 알탕을 해 본적이 없다.

등로가 계곡을 빤히 바라보면서 내려가기 때문에 은폐,엄폐가 잘되는 계곡소를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대하민국 대표산꾼, 무릉객의 촉이 어디가나?

 

단 한 번의 헛발질도 없이 완벽한 청정계곡 럭셔리 전용탕을 찾아내다.

조사장이 볼일 보는 시간과 내가 날개 옷을 갈아 입고 등로를 훨훨 나는 시간 까지 감안해서

충분히 혼자만의 알탕 의식을 즐기고 여느 때처럼 웃옷은 짜 입고 하산의 길을 잡다.

 

 

 

 

용추를 지나 갈림길에서 기다리던 조사장을 만나 무사히 대야산 휴양림으로 회귀했다.

아침에 들어올 때 주차장 차단기가 올라가 있어 돈 안내고 들어와 좋아 했더니

어떻게 우릴 보고 관리인이 찾아 왔다.

 

아침 9시부터 들어올 수 있는데 새벽에 불법으로 들어왔다고 한바탕 연설을 한다.

근데 우라는 초행이고

차단기는 올라가 있고 관리인은 없고

우리가 어쩌라구요….?

 

그런 규정은 몰랐다고 하니 입구에 써 있단다.

~~ 출입하면서 차 세우고 그런 문구 일일이 확인 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쨌든 다음에 다시 올 일이 없겠지만 다음부터는 잘 하겠다고 얘기하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주차비를 내란다. ….

~~ 그럴거면 웬 일장 연설 까지….?

그래도 이건 경우가 아닌 것 같다고 한마디 하며 그냥 돈을 건넸다.

 

주섬주섬 여장을 싸고 있는데 아자씨가 다시 돌아 왔다.

돈을 돌려주며 그냥 가시라고 한다.

우리가 불평하고 근거 없는 돈이 되어버려 난처해서 돌려 준 모양.

ㅎㅎ 

어쨌든 그랴서 쌈짓돈은 굳었다.

 

 

 

우리는 오는 길에 청천 버섯 맛집 황금정에 들러 버선 전골 백반에 백주 두 병을

깨끗이 비우고 3시쯤 집으로 돌아 왔다.

새벽 330분부터 12시간 진행된 숨가쁜 일정의 마무리였다.

 

우야튼 지난 번 청옥.두타산과 , 대둔산 비경 산행에 이어 연속 3회 안타를 기록했다.

 

먼 산을 찾은 것도 좋은데 거기다 2/3 가 미답의 길이니 그 느낌과 감동은 남달랐다.

하루에 사계절을 다 경험한 것 같은 충만한 산행이었다.

둔덕산으 가파른 오름길 산행에

둔덕산 능선의 아찔한 바윗 길과 가슴 부푸는 풍경

그리고 추억의 백두대간의 야생마 질주에

물길 따라 흐르는 유유자적 계곡 산행에 알탕 까지

거기에다 만족할 만한 계절 특선 요리맛집 기행 까지 추가 .. .

 

우린 10월엔 멋진 단풍 산행으로 연속 4안타에 도전한다.

 

 

산 행 일  : 2021911(토요일)

산 행 지  : 둔덕산

산행코스 : 대야산 휴양림-둔덕산-손녀마귀통시바위-마귀할멈통시바위-둔덕산삼거리

              밀재-월령대-용추 자연휴양림

 

경유지별 시간

06:23 : 휴양림 출발

06:41 : 등산로 입구 . 둔덕산 2km

07:38 : 둔덕산 삼거리 (둔덕산 0.5km ,댓골산장 3.9km 휴양림2.4 km)

07:53 : 둔덕산 정상

 

08:57 : 댓골산장 갈림길 (댓골산장 1.9km, 둔덕산 2.4km, 통시바위 능선은 조그만 글씨로표시)

09:04 : 손녀마귀 통시바위

09:08 : 젖꼭지 바위

09:12 : 비경 전망대

09:53 : 마귀할멈 통시바위

10:16 : 석문 (늦은 아침 식사 ) - 20

10:28 : 용추 갈림길

10:33 : 백두대간 갈림길

11:29 : 밀재

12:09 : 월령대 위 알탕소 (15)

12:26 : 월령대

12:42 : 용추

12:49 : 청주가든

’13:00 : 휴양림

 

산행시간 : 6시간 30(알탕포함 )

: 맑음

: 조사장

 

 

계곡 오른 쪽 길로 하산하면 용추에서 휴양림 500미터

계곡 왼쪽 길로 하산하면 청주식당에서 걸어 내려가 매점 앞에 있는 징검다리로

반대편으로 건너가 계곡을 좀 거슬러 올라가다가 좌측으로 올라야 함

즉 휴양림으로 회귀하려면 계곡 우측 길로 내려와야 함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설악  (0) 2021.10.08
2021 추석 패밀리 모임  (0) 2021.10.07
대둔산 새벽풍경  (0) 2021.09.13
무릉도원 유람기 (청옥산-두타산-무릉계곡)  (0) 2021.09.03
7월의 뱀사골  (0) 20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