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2021 추석 패밀리 모임

 

 

코로나가 세상의 흐름을 바꾸었다.

마치 신의 경고인 듯 코로나는 우리 삶을 돌아 보게 한다.

 

 

하고 싶은 것 지금 해라.

세상의 정글에는 수 많은 지뢰가 매설되어 있다.

너는 익어가지만 낡아 가는 중이다.

세월이 너를 언제든지 고장나게 할 수 있고

갑자기 너의 내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보라 !

이젠 코로나까지 너의 삶을 통제한다.

 

 

너의 태평성대를 누려라!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세뇌하는 가치들에 너의 영혼이 흔들리고

세상의 소음에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일 뿐

더 이상 걱정과 두려움을 침소봉대하고 너의 행복을 발로 차지 마라

행복은 늘 공기처럼 네 주변을 흘러 다닌다.

그건 눈으로 찾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찾아 가는 것이다.

착각하지 마라

행복은 인내와 고행의 물레로 자아서 내일 하루 입을 옷이 아니라 ..

매일 편하게 입고 다니는 고무줄 바지 같은 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날들이 행복한 날이다.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 보라

세상의 주인공인 너와 그리고

마지막까지 너를 버리지 않고

늘 네 곁에서 너의 힘이 되어 주는 것들…,

 

아낌 없이 내주는 자연

살아가는 날의 기쁨과 감동

머지 않아 곁에 없을 어머니

가족들

너의 이기와 욕심으로 방기한 오랜 친구들….

 

 

형식과 관행 그리고 허례허식에서 벗어나라

이제는 명분 보다 실리다.

단 한 번의 애경사 눈맞춤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지 마라

관계를 다이어트하고 구조조정하라

세상의 기준에 눈을 맞추기 급급하지 말고 너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라

하기 싫은 것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을 하지 말고 또한 강요하지 말라

 

 

 

 

 

 

2021년 추석

 

나는 코로나가 하는 얘기를 의미심장하게 들었다.

세상에 나쁜 개가 없다지만 누군가를 해꼬지 하는 나쁜 개도 있고

나쁜 코로나도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코로나는 내가 지켜 온 내 삶의 철학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 삶은 이젠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와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하는 삶은

일상화되는 비대면과 소수정예의 카테고리 그리고 내면을 성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지키는 것이다.

시간이 정해진 짧은 우리 인생길에서

수 많은 평범한 날들 이야말로 얼마나 소중한 날인가?

 

 

 

이번 추석까지 코로나가 코로나가 훼방을 놓을지 몰랐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니 그 피로감이 가중되어 우리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규제와 새로운 질서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시책에 적극협조하고 코로나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 패밀리는 명절 차례 인원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밀집된 도시를 벗어나

자연속에서 회동하기로 하다.

가족들이 함께 어울리는 명절의 미풍양속은 계속되어야 한다. ....

 

대청호 수변에 가족텐트를 쳐 놓고 세속에서 격리된 채 낭만적인 자연 속에서 오붓한 가족

모임을 진행하려 했는데 난데 없이 비가 예보되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했다.

 

연우부의 전갈에 급히 근교 휴양림을 검색하여 모임장소를 물색하니 럭셔리한 장태산

휴양림은 35만원 짜리 단체룸 1개만 남았고, 장령산 휴양림은 8만원짜리 4인실 달랑 1

남아 있는데 그랴도 대둔산 자연휴양림은 좀 큰게 몇 개 남아 있다.

코로나 시국 명절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떠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둔산 휴양림  담당자와 통화하여 숙소 옆에 휴식용  데크가 달리고 거실과 분리형인

7인17만원짜리 세종방을 예약하다.

미리 잡아 놓은 날이라 다시 회동일을 잡기도 어렵고 예상치 않은 비용지출이지만 비가

온다니 뾰족한 대안이 없다.

아무리 코로나 시국 명절이라도 어머니도 계신데 계속 명절 모임을 패싱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머니 모시고 삼형제가 제사를 잘 모시고 제사음식을 포장하여 휴양림으로 출발하다.

나와 희수부는 이마트에 들려 가족들 회동을 위한 삼겹살과 야채를 준비해서 가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다.

 

숙소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패밀리 2세 테리와 태형이, 윤형이 까지 가세하고 나중에 은비와 태현과 패밀리 3세 시우까지

합류하는 바람에 갑자기 대모임이 되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대 식구에 걸맞는 공간 확보가 절박한 상황이라 처마에 타프를

연결해서 야외 벤취를 전천후 쉘터로 개조 작업을 진행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고요한 휴양림을 뒤흔드는 생뚱 맞은 난민촌 공사라 제제조치나 민원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 때 해결할 일이고....

 

공사가 마무리되고 나서 아이들과 어머니는 숙소에서 휴식하고 어른들은 6km 휴양림 산책

길에 오르다.

명절 음식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이 꽉 찬 위장을 소화 시켜야 또 맛 있는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거지

 

몸과 마음이 함께 힐링되는 잘 조성된 고요한 숲길이다.

도중에 비는 오락가락 했지만 큰 비는 맞지 않았다.

우린 2시간여 숲 길을 걸으며 세속의 냄새를 탈취하고 풀물이 든 채 돌아와 만찬 준비를 했다.

 

희수부의 추리는 완전히 빗나 갔다.

패밀리 벼메뚜기들의 급습은 준비한 모든 식자재를 초장에 고갈시켰다.

희수부의 일반적이고도 낙관적인 안일한 사고는 최초의 명절 야외회동에서 패밀리들의 허기진

위장을 다 채워주지 못하고 5개의 라면을 삶아 국물까지 짜 먹는 대형 참사를 야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게 다 노무현 때문이 아니라 희수부 때문이었다.

명절이라 다들 배가 불러서 고기는 많이 먹지 않을 거라는 둥

마늘도, 고추도 상추도 필요 없다는 둥

된장도 작은 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둥 유언비어를 살포하며

비용절감을 종용한 희수부.

 

그랴도 참석예상 인당 돼지고기 300g 3kg 이상에 불막창 2개 까지 준비했는데

게다가 나중에 합류한 은비네는 고기가 모자랄 거라고 선물로 들어온 돼지고기 1(1kg)

가지고 왔는데 …..

고기도 상추도 미나리도 마늘도 심지어 심심풀이용 과자도 부족했다.

 

테리모가 가지고 온 문어 숙회는 초장에 작살났다.

훗날 모임 군사가 더 늘어나면 생존을 위한 아비규환 경쟁에서 도태되는 패밀리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

 

희수부가 계산에서 놓쳤던 건 어마무시한 패밀리 먹성

한참 때인 패밀리 2세들

그리고 야외에서 어울려 경쟁하듯 먹으면 그 흡입량이 엄청나게 늘어 난다는 거

 

처음부터 잘 할 수야 있는가?

패밀리 최초의 야외 명절 행사니 이번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다음 번에는 더 넉넉하고 즐거운

행사를 만들어 야지 ,….

 

어쨌든 위의 일부는 영양가 떨어지는 저렴한 불은 라면으로 채웠지만 패밀리 모두 배부르게

먹긴 먹었다.

은비네는 식사를 하고 모두 돌아가고

그리고 이어지는 패밀리 음악회

 

사실 이 동네 투숙한 사람들이 다 충청도 양반이라 그렇지

이런 식으로 공공 휴식장소에서 안면 몰수에 안하무인 이라면 전라도나 경상도로 가면

그 자리에서 그냥 쫒겨날 판

 

휴양림 숲 속의 집 얻어 놓고 그 앞에 텐트 친다고 난리 부르스에….

숙소 데크와 천막 친 야외 벤치에서 최소한의 거리두기 수칙으로 눈가림한 채

명절 저녁에 온 가족이 고기를 구워 먹는다고 법썩을 떨더니

장래의 지미페이지, 에리크랩톤 같은 세기의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패밀리 아이돌스타

윤형이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조용한 야밤에 고래고래 목청 높여 노래 부르 질 않나?

 

창밖으로 내다보는 이 더러 있어도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왁짜지껄한 가운데 가끔 빗방울 긋는 가을 밤은 깊어 갔다.

도떼기 시장 같은 난리 법썩은 패밀리 전투에 즈음하여 가까스로 끝이 났다.

 

전통의 고유 명절과 같이 피해 갈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패밀리 혈전 ….

요즘 다시 엄중해지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다시 기가 펄펄 살고 있는 연우부가

적벽의 기세를 몰아 백제의 근거지 완주 벌까지 평정하다.

초장에 이만수를 맞아 출발부터 휘청거렸던 은비부는 절치부심 와신상담 전세를

뒤집어 원금을 회복하고도 무려 만원의 거금을 획득하며 늘 그렇듯이 이번 전투에서도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전과를 올렸고

판돈이 자기 돈인 양 호언장담하며 항상 근거 불충분한 자신감과 낙관론으로 들이대던

희수부는 판이 거듭될수록 존재감을 상실한 채 계속되는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적벽대전에서 패밀리뽐푸, 패밀리 공동지갑의 오명에서 벗어나 환골탈퇴한 연우부가 다시

코로나시대의 강자로 부상했음을 확고히 재 확인 시키다.

그 동안 잃었던 돈을 되 찾으려면 몇 년은 더 걸리겠지만 수도권 아파트 두 채를 한 방에

접수한 운빨과 저력으로 앞으로 판세를 어떻게 몰고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시나 전통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수 억을 잃고도 그 동안 받지 못했던 개평에 대한  야속함과 서운함은

따고 서도 개평 한 푼 안주는 승부의 비정함을 계속 부채질 하였으니 ….

우야튼 패밀리 전투에서의 승리는 의기양양한 자부심과 옹골찬 재산 증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

물들어올 때 노 젓는 다고 연우부는  바뀐 바람의 여세를 몰아

11월 오색 35평 그린야드 호텔에 하우스 오픈 공지를 띄우다.

가족들 모두 무료로 놀러 와서 생활비와 유흥비 좀 보태 라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패밀리 축제의 밤 !

누구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누구는 기타를 치고

가족 대표들은 고돌이  혈전에 여념이 없고  

일부 패밀리들은 패밀리 전투를 관전하고 일부는 밖으로 나가 구름 속을 넘나드는

보름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빌었다.

패밀리 회동의 낭만적인 밤은 그렇게 깊어 가고 전투가 끝난 11시 가족들의 대부분은

어머니 모시고 집으로 돌아 갔다.

 

그 넓은 팬션에 남은 건 갑자기 썰물처럼 빠져나간 인파의후의 적막과 딸랑 삼형제 ….

그리고 소슬한 바람과 구름 속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보름달

 

이제 비로소 여유롭게 술 한잔 치면서 살아가는 날의 얘기를 나누려는 찰라

아뿔싸 ! 눈 씻고 찾아도 꼬불쳐 둔 심야안주가 한 개도 없다.

패밀리 2세들이 남겨둔 불막창 2봉 까지 완존 다 먹어 버리고 갔다.

어마무시한  불가사리 들 !

패밀리 원로들의 비장의 안주까지 싹쓸이 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니…..

아까 화투 칠 때 우물우물 먹고 있었던 것이 그 피 같은 막창이었어 !

 

~~

남은 거라고는 후라이팬에 달라 붙어 있는 불막창 몇 점 뿐

라면도 두 개가 남아야 정상인데 라면도 없고 생갈비 몇 대 냉장고에 뒹굴어 다니던 것도 읍따….

우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이 야밤에 어디가서 먹태나 뻔데기 캔이라도 사올 수 없고

 

우리는 후라이판 눌러 붙어 있는 막창 잔존물에 동그랑 땡을 버무려서 뎁힌 안주로 맥주

1씩을 비우며 심야의 달밤을 노래했다.

패밀리 생존경쟁 비정함을 절감하면서….

 

패밀리 대표들은 그렇게 빈약한 안주의 술자리로도 1시간 가량 야외에서 머무르며 추석 명절

가족모임의 대미를 장식했다.

마지막은 참으로 불쌍하고 궁색했지만…….

패밀리 명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던 나름 신선하고 즐거운 회동이었다 ..

 

 

애필로그

명절의 제사는 조상님들의 명복을 빌고 후손들의 보살핌을 기원드리는 자리다.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생전의 부모님을 떠 올리며 그 시절을 회상하고

가족들과 모여 음식을 나누며 화목과 우의를 다진다.

 

코로나가 명절 풍속의 변화를 주도하고 나섰지만 코로나와 더불어 패밀리 명절의

풍경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명절과 제사에서 중요한 건 전통과 형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손들의 화목과

행복에 그 방점이 찍혀야 한다.

모든 가족들이 서로 불편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한 그런 명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게 본래 명절의 의미이고 조상님들도 바라는 바람직한 후손들의 모습일 것이다.

 

하느님의 복음을 후대의 학자들이 잘못 해석해서 종교가 타락의 길을 걸은 것처럼

제사의 절차와 형식은 조상님들이 원하는게 아니라 후대의 유교 학자들이 만들어낸

허례허식일 뿐,  중요한 건 조상을 공경하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더불어 한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에 달려 있다.

 

앞으로

어머님 살아 계산 동안에는 대전 근교 가까이 에서 야외 캠핑이나 팬션숙박으로 명절

모임을 진행하고 나중에는 한국의 풍경 좋은 명소에 집결지를 마련하여 그 곳에서

제사와 모임을 함께 진행하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석은 자유 ! 

단 참석하는 사람들은 부담없는, 명절과  가족여행의 혜택을 누리며 

2세들 까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패밀리  화합의  축제가 될 것이다.  

 

그러면 돌아가신 조상님들도 흡족하고 살아 있는 가족들도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2021년   추석에  완주벌에서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등산의 재발견  (0) 2021.10.11
아! 설악  (0) 2021.10.08
둔덕산 - 마귀할멈이 사는 산골  (0) 2021.09.16
대둔산 새벽풍경  (0) 2021.09.13
무릉도원 유람기 (청옥산-두타산-무릉계곡)  (0) 202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