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떠나는 아침
때는 바야흐로 산이 아름다워지는 가을이니
아침운동을 뒷동산에서 하기 보다는 분위기를 바꾸어 변화를 좀 주어 보세….
요즘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는 핫한 부엉산으로 ….
갈기산과 월령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갈기산은 영동군에 속하고 월령산은 금산군에 속한다.
금강이 내려다 보이는 출중한 뷰를 자랑하는 갈기산은 성벽과 같은 암릉 길의 멋스러움으로
천태산과 쌍벽을 이루며 산으로 향토의 많은 호산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갈기산만 한 바퀴 휘돌면 무리하지 않는 훌륭한 3시간여 산행이 되고 월령산 까지
연결하면 준족들도 호젓한 분위기 속에 5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제법 뻐근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의 명산이다.
갈기산과 연계하지 않으면 그 존재가 미미했던 월령산이 날개를 달았다..
금산군에서 월령산 등산로 중턱에서 강 건너 부엉산 까지 출렁다리를 연결했다.
그래서 은둔의 월령산이 갑작스레 많은 산악 애호가의 주목을 받았는데
오호통재라 !
사람들은 월령산을 오르는 척 하다가 중턱의 전망대에서 일대의 뷰를 굽어보고
출렁다리를 건너 부엉산과 자지산을 휘돌아 다시 기러기 공원으로 회귀한다.
월령산에서 보면 자신의 허리춤을 뼈를 깎아 길을 내주고 이름도 월령산 출렁다리라
명명했는데 사람들은 정작 자기는 거들떠 보지 않고 출렁다리 건너 부엉산과 자지산을
휘돌아 내리니 참 맥빠지고 복장터질 일이다.
우야튼 큰 형님 월영산의 희생에 힘 입어 졸지에 족보에도 없던 동네 산 부엉산과 자지산이
출렁다리를 등에 업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소금산 출렁다리처럼 졸지에 매스컴을 타고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급기야 휴일에는
타지에서 관광버스를 몰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핫한 지역이 되었다.
사람팔자 시간문제라더니 산팔자도 그러해서 흔들리는 출령다리야말로 관광보증수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추호의 흔들림 없이 지역 관광의 불패신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니 내가 답사를 해보아야지
초장에 부는 개업빨 신바람인지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두유한 통, 계란 하나 , 고구마 한 개 물 한통 가지고 어둠 속으로 떠나다.
6시 20분 기러기 공원 도착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공원은 무기체이 고독에 쌓여 있고 강변의 차가운 한기가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천천히 여장을 꾸리고 조금씩 밝아지는 강변 길을 따라 올라 간다.
근데 월령산 입구 계단을 올라 가려니 바리케트가 쳐 있다.
“출입금지 !”
“헐~~ 잘 모르시네 내가 누구 인지…”
나 무릉객이여 !
근데 또 오늘 무릉개를 만드시네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개xx.
그러거나 말거나 !
경고판을 개무시하고 전망대에 올라서 이제 막 께어나는 금강의 청명한 아침을 홀로
만끽하는 나
출렁다리를 건너려니 입구에도 철문이 굳게 잠겨 있다.
새벽에 일찍 돌아 보는 사람들도 생각을 해 주셔야지 이렇게 꼭꼭 문을 다 걸어잠그시면
워쩌라구?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워쩌것어?
그 양반들 식전 댓바람부터 화면 보고 있지는 않을 거구
보고 있은들 쫒아 올 수도 없을 거구
설령 자지산 등산로 내림길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난 부엉산에서 자켓을 벗어버리고
시치미 뚝 따고 내려 갈 텐데 증거도 없이 우짤 것이여?
그리고 상식적으로 여그까지 와서 문이 잠겼다고 다시 돌아 내려 갈 사람 있것어?…
출렁다리를 굴러도 보고 이러저리 앵글을 맞추어 사진도 찍으면서 유유자적
출렁다리의 새벽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무릉객!
출렁다리 반대편에서도 당당히 월담하고 나니 부엉산 까지는 450미터
쉼터 벤취에서 휴식하면서 잠시 가을 아침을 음미하다가 부엉산에 도착하니
안개 사이로 찬란한 아침 해가 황금 햇살을 드러 낸다.
“좋아유 !”
내친 김에 벤치에 앉아 아침을 해결하다.
배도 부르고 경치도 좋으니 기분도 절로 좋아진다.
부엉산 오르기 전에도 있고 부엉산을 오르고 나서 난들마을로 연결되는 하산로가 있다.
산세로 보아 그 길 또한 만만한 경사가 아닐 듯하다.
굳이 그 길로 내려서지 말고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지는 자지산 까지 길을 걸어보는 게
더 좋을 듯 하다.
능선을 휘돌아 자지산을 찍고 바닥으로 내려서서야 왜 이름이 자지산인지 납득이 되었다.
참 난감하고 남사시러운 이름!
부엉산에서 자지산 까지 이어진 능서선 말거시기 같이 길게 휘어져 있고 자지산을 내려
서서 도로에 내려 설 때 까지 길 또한 대물처럼 숲길이 길게 늘어져 있으렸다.
탁월한 작명은 맞는데 내 해석이 맞는 지는 잘 모르것네 .
다른 구간은 다 괜 찮은데 자지산에서 하산하는 길이 암릉길에 바위가 부서진 작은 돌들이
쌓인 급경사 길이라 미끄럽고 안전시설이 없어서 천천히 조심해서 하산 해야 한다..
금산군에서 자지산 하산로만 좀 정비하고 안전시설을 조금 보완하면 금강의 풍경과 연게된
좋은 등산로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산로는 도로와 만나 도로를 따라 난들 마을로 이어지는 데 길섶에도 가을은 한창이고
온갖 가을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어서 돌아가는 길 또한 즐겁기 그지 없다.
호젓하고 여유로운 아침 산책 길이었다.
내가 산책하는데 3시간 걸렸으니 일반산객들도 휴일날 친구들과 쉬엄쉬엄 4시간 정도면
출렁다리 유람과 산행을 할 수 있으니 양산 8경 트레킹 코스와 더불어 또 하나의 인상적인
지역명소가 탄생한 셈이다.
친구들과 동부인해도 무리 없는 산길이니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 이기자나 고교 HIOF
친구들과 산행하고 어죽에 도리뱅뱅 한 그릇씩 비워도 좋겠다.
산술적으로 갈기산과 월령산을 연결종주하고 이 출렁다리로 내려서서 부엉산과 자지산을
휘돌면 8시간 30분에서 9시간 가량 소요되니 엄청난 대형 산길이 열린 셈인데
한꺼 번에 연결하려면 다소 코가 땡길 것 같다.
산 행 일 : 10월 16일 일요일
산 행 지 : 월령산 출렁다리
산행코스 : 기러기 공원 주차장 - 월령산 전망대 - 출렁다리 - 부엉산-자지산 - 주차장
소요시간 : 3시간
날 씨 : 맑고 화창한 가을날
동 행 : 나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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