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친 산을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구성진 산의 이야기 때
문이 아닐까?
영혼과 가슴을 흔드는 절절한 삶의 이야기…
그리고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이 탈속의 의식과 날개 옷을 입은 듯 상쾌한 기분으로 느끼는 뿌
듯한 피로감 때문 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 몸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민 도파민과 다이돌핀이 마구 분출된다.
평상시 잠을 잘 자지만 더 깊은 잠에 빠지고
평상시 자타가 인정하는 불가사리 먹성이지만 음식이 더 맛 있고
대자연의 감동은 시심을 흔들어 술 맛을 띠운다.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산에서 받은 그 좋은 기운들 그리고 삶의 모험을 통해 누리는 짜릿하고도 통쾌한 쾌감이 늘 그랬
던 것처럼 살아가는 날의 의욕과 용기를 일깨우고 내 삶에 향기를 날리게 할 것이다..
나이 들면 무리하지 말아야 하고 과도한 운동은 건강을 해칠 것이라고들 한다.
원칙이 그렇다는 것일 뿐
누구에게는 뱀 독이 필요하 듯
몸과 마음 속 에너지 충전소가 더 큰 누군가에게 그 독은 닝닝하고 단조로운 삶을 치유하는 약으
로 저장될 수도 있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우리가 누구이건 어디에서 왔건 ,우린 모두 자신만의 길을 떠난다.
길 위의 풍경은 수시로 바뀌었다
지난 그 길이 험하고 힘들었건 아름다웠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행을 즐겼는가?
그 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했는가?
굳이 무슨 대답이 필요할까?
단지 내 길이란 이유 하나 만으로 그 길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인 걸.
사는 게 뭐 엄청난가?
엄청난 게 아닌데 엄청나게 생각하니 힘들지.
바람은 옷깃으로 막고 햇빛은 손으로 가린다.
마음 하나로도 이승의 천국을 누릴 수도 있다.
난 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고
나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 것 신이 아니라 오직 나뿐 이란 걸
인생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끌어 가는 거다.
내가 삶을 즐겁게 살아 가는 방법 중에 하나는 내 안의 누군가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를 때
그걸 외면하지 않는다는 거.
가슴이 울릴 때 그 때는 일을 접고 배낭을 둘러 매는 것이다.
그건 사랑하는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것이고
그리운 누군가가 나를 찾는 것이다.
가슴 뛰는 삶의 비밀은 단지 나를 무료함과 답답함 속에 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삶 속에서 새로운 모험을 찾아가는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것이다.
9시간 46분 대장정
6시 40분 출발
오후4시 26분도착
개천절 기념산행
2년만의 오대산이다 ᆞ
그때는 새벽 네시에 나와서 진고개에 자전거를두고 산행을 했다
자전거로 원점회귀 하겠다고ᆢ
근데 구불거리는 길 자체가 너무 위험하다.
산행하는 중에 동대산 하산길이 있음을 알고 그길을 따라내려왔다ᆞ
덕분에 4km 거리가 늘어 나 22km 10시간 꽉채워 걸렸지만 알탕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
이었다 .
이번산행은 조용한 명상산행모드로 두로령에서 하산하는 5시간 정도의 코스를 염두에 두었다ᆞ
근데 마음이 어디 그런가
북대 갈림길을 못본체 지나치고 막상 두로령에 도작해서도 하산길의 아쉬움이 밀려왔다
좀 여유롭게 산행하면 좋으련만….
우짜랴 !
원래 드글드글한 산욕심인걸
그랴서 또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넌거다.
혼자 왔는데
8.6km 추억의 백두대간 길을 지척에 두고 임도길을 걸어 내린 다는건 친구도 추억도
만나보기 싫다는거 !
내마음이 동한건 또한 신령님의부르심이니 오대 산신령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비로봉에서는 상왕봉 반대편 목책을 너머그 장쾌한 산세상을 내려다 보았다.
휴식년제에 묶인 금지 구역이다.
무릉객의 시간도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았어 !
다음번에는 이 능선길 따라 호령봉을한번 다녀와야 겠다
상왕봉까지는 콧노래가 절로나 편안한길이다.
내가 비로봉에 올라올 때 뒷꼬리를 출발의 보이던 부부산님이 한 발 앞서서 거의
동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인증샷을 건졌다
그리고는 편안한 내리막을 따라 내리다가 그렇게 편안한 하산길 북대를 지나쳤던 거다.
두로봉에서 동대산 6.7 키로의 구간은 명상의 길이다.ᆞ
좌측이 절벽난간이라 후련한 조망을 유보하고 있지만 울창한 수림에 가리우고 등로는
능선 아랫길이라 길위의 눈길은 숲과 나무에 고정된다.
제미 없는 길일 수 있지만 그래서 단조로운길의 풍경으로 내면의 대화가 깊어질 수 있다
띠엄 띠엄 보지마라 !
여기는 대한민국의 척추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백두대간 길이다.
두로봉에서 만난 할배와는 이 얘기 저 얘기 많이 나누었는데 70세에도 진고개 비로봉
구간을 종주 중이었다.
더 놀란 건 백두대간 종주를 2번 했는데 지금 세 번째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 할배는 강릉산악회 사람들과 같이 왔다,
오랫동안 그 산악회를 이끌었을 터이고 그런 공로로 지금은 '고문님"의 위치에서
젊은 이들과 어울리는 혜택(?)을 누리고 있을 터이다.
중요한 건 아직은 젊은이들 못지 않은 체력으로 산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거
그는 이미 산꾼들의 이상적인 인생 선답자일 터인데 누가 뒷방을 운운할 수 있을 것인가?
그 할배는 뒤늦게 도착하는 강릉 산악회 후배들에게 계속 내 소개를 해댔다.
편도가이닌 오대산 환종주를 하는 대단한 시람이라고...
"ㅎㅎ 강릉 할배 땜시 졸지에 무릉객 어깨에 힘이 마이 드갔다..!"
시실 엄두를 내긴 어려운 코스이지만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닐터인데..
81세 매암님은 아직도 지라산 무박종주를 젊은이들 앞에서 한다 .
청산님이나 풍암님 같은 분들도 있다.
체력의 개인차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70이 넘어서도 거친 산을 즐길 수 있으려면 나이를 먼저 의식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건 꾸준히 산을 타야 한다는 거다.
꾸준히 산을 타기 위해서는 그 단순하고도 힘든 행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 뿐이다.
앞 서서 길을 걸었고 아직도 고봉준령에서 나대고 있는 이런 선배들은 모두가 산에 홀린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의 귀감이고 롤모델이다.
삶의 내공이란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해야 생겨나는 법이다.
그래야 할만한 싸움이 된다.
온화하지만 잔혹하고 무자비한 포식자 세월 !
녀석에게 남은 삶의 기쁨을 호락호락 뜯어 먹히지 않으려면 아직은 더 높이 오르고
더 멀리 걸어야 한다.
두로봉에서 내려서면 신선목이다.
신선목이에서 점심을 먹고 상당고도를 올라서면 1km 고원의 평지길이 이어진다
참으로 편안힌길 !
차돌백이에 도착하면 6.7km 거칠고 또한 부드러운 백두대간 능선 길은 2.7km로 줄어 든다.
그 석영광맥을 지나 다시 대차게 오름 길을 오르고 나면 이후 동대산은 오히려 수월하다.
시간과 목적지에 안달하지 않는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그 길을 걷는 다면,
그 길 위에서 명상과 사색을 길동무 할 수 있다면 결코 지루할 일이 없다.
그렇게 무사히 동대산에 도착했고 2.7km 하산길을 걸어내려 동피골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오대산 옛길 아름다운 선재길 3.1km 다시 걸어 상원사로 원점획귀 한 것이다.
이어놓은면 22.5km 호락호락한 산길이 아니지만 한걸음 한걸음 걸어 오르다 보면
자유로운 마음은 축지법의 도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2.5km 9시간 46분
기록상 14분단축이다
몰론 기록을 염두에 둔 산행은 아니지만 여유 롭게 페이스 대로 움직였기에 내 평균 속도에
수렴되었을 터이다 .
중요한건 2년의 시간이 흘러 갔지만 아직 괜찮다는 거
딱히 체력저하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거
암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하산 후 선재길 3.1km를 걸은 걸 감안하면 두로봉ㅡ동대산 구간
이나 하산 구간 공히 시간이 단축되었다.
아마도 체중감량 영향이 아니었을 까 ?
날씨가 시종 흐리고 싸늘한 바람이 불어 다소 추운 날씨였지만 1000고지를 불어가는 서늘한
바람과 흐린 날씨로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오대산신령님은 2년 전 여름처럼 그렇게 은근하게 산행 길을 보살펴 주셨다.
근데 내가 생각해도 알탕은 좀 무리였다.
땀 조차 날 겨를이 없는 서늘한 날씨에다 내림길에서는 한기가 추위마저 느낄 지경이었다.
10월의 계곡물은 차가와서 오래 담그고 있을 수가 없었지만 3번을 물에 들었다가 머리 까지
감고 나왔으니 미친 할배다.
발가락과 가운데 다리가 가장 심한 고충을 겪었고 남은 500여 미터가는 길에 계속춥고 발이
시리고 재채기가 났다
그 뿐이랴 회귀하는 차안에서 오래동안 히터를 틀어야 했다
알탕이란 내게 순례의 마무리 의식과도 같은 것이 었다
산과 합일하고 내 영혼을 정화하는 같은 것이었다.
2월의 지리산 계곡에서도 알탕을 한적이 있었으니 그 때 얼어붙는 몸의 짜릿함과 영혼을 깨우는
날카로운 전율 은 지금도 몸과 정신이 기억한다.
산은 늙어가는 내 몸에 기를 불어넣는 내 삶의 파수군이고 별의 눈물이 이슬로 내려와
흐르는 계곡수는 나의 영혼을 감싸 안는 산의 위로 같은 것이었다.
눈덮힌 안나프르나 계곡에서도 물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하지 않았지 그날의 따사로운 햇빛 이래 우리 팀만 있었다면
뛰어들어 여신의 숨결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나만의 여행이 끝이났다.
허기와 더불어 거친 하루의 피로가 밀려 왔지만 기분좋은 뻐근함과 리프렛쉬된 영혼의 포만감이
밀려 왔다.
집에서 요리해 먹기는 너무 배가 고파 문막 김치찌게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내 늙은 미각은
세월을 거슬러 내 인생 통산 최고의 입맛을 구가하던 이기자 부대 육군하사 도하사 시절로 돌아 갔다.
오대산이 기쁨을 불러 내고 오염되 않은 순수한 옛 미각과 깊은 잠을 불러주니
그야말로 가히 감탄스러운 오! 대산 아닌가?.
2023년 10월 3일 개천절 기념산행
오대산 환종주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씨즌 2 - 하늘 둘레길 -매봉산과 감악산 (0) | 2023.11.03 |
---|---|
가을 억새의 노래 - 간월산-신불산-영축산 (0) | 2023.10.11 |
민주지산 자유의 산 (0) | 2023.10.05 |
칠보산 구봉능선 (0) | 2023.09.15 |
9월 - 대둔산의 가을바람 ! (0) | 2023.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