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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가을 억새의 노래 - 간월산-신불산-영축산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길을 걷는 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희망과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가끔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를 의도하지 않는 낯선 곳으로 이끌어간다.

그 길의 풍경은 너무 적막하고 황량해서 길을 걸어 갈 용기와 의욕을 잃어버리게 하기도하고 때론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하지만 그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풍경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풍경들은 우리 마음의 깊은 곳을 흔든다.

 

길과 풍경은 뒤바뀌기 일쑤다.

의도하지 않은 어떤  길 위로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우린 운명이란 말로 표현한다.

그 힘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

무릇 길은 좋은 길도 있고 나쁜 길도 있겠지만 어느 길도 돌길과 가시밭길로만 이루어져 있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길가의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기쁨에 젖고 누군가는 멀리서 다가오는 폭풍우와 비구름을

바라보며 비탄에 젖는다.

누군가는 평탄한 숲길에서도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고 다른 누군가는 험한 바위 길 위에서 스릴과 희열을

느끼고 기쁨의 탄성을 올린다..

 

우리 삶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길을 선택 하느냐 하는 것 보다 어떠한

태도와 마음으로 그 길을 걸어가느냐에 의해 달려 있기도 하다.

 

 

그리움에 길을 물어 떠난 길이었다.

그 길에서 젊은 날의 추억과 감동을 만나고

백두대간 동기를 만나고

산사람들의 훈훈하고 따뜻한 정을 만났다.

 

대전 산행 명가 한밭 토요산악회와 축제 같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세월에 흩어져간 많은 산 친구들이 생각났다.

세월에 많은 것들을 네다바이 당했지만 더 이상 잃지 않고 다시 찾아야 할 것들이다.

 

카르페디엠 !

세월에 굴하지 않는 그들의 건강하고 씩씩한 노래와  늙지 않는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한 행복한 날이었다.

 

 

Ps)

즐거웠고 환대 고마웠습니다.

정기총회에도 가서 축하주 한잔 같이 나누고 싶은데 10월의 토요일은 자물쇠가 다 채워졌네요

건강한 즐산 하시고 11월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 23.10.08 15:52

    첫댓글 글솜씨 필력은 여전하시네요
    자주 뵙도록 하죠 백두대간 동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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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8 17:33

    물기 가득 머금은 듯 무거운 구름에 어느새 깊어진 가을을 보았습니다..
    빛이 아쉬워 바랬던 은빛 억새는 아니었지만,
    홀연히 떠나는 자를 바라봐 주는 그러한 억새를 보았습니다..

    쓴소주 섞은 보리주 한잔 기울이며 즐거운 웃음 지으시더니,
    이리도 많은 생각이 있으셨군요..

    함께 한 자리 즐거웠구요,,
    자물쇠 풀리고 시간되실때 한토에서 행복 산행 이어가세요~

    첫 산행 축하드리고,,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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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8 22:22

    축제같은 즐거운 산행이라 표현해주시기까지^^
    멋진 사진과 따뜻한 글 잘 담아갑니다..
    11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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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9 09:05

    Wow 🤩 멋지게 ~~~ 눈부신 사진
    예쁜사진 감사합니다~~^^
    또 찍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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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9 10:35

    우왕..글솜씨도 사진솜씨도 멋지십니다.
    자주자주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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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9 14:42

    사진도 필력도 고수의 느낌으로 다가 오네요.
    옆 자리에서 술잔 비면 채워주던 코끼리입니다.
    계속 나오시기 바랍니다. 계속 채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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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9 19:50

    버스 옆자리에서 반가왔습니다.
    또 뵙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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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09 21:53

    힘 있는 글과 감성적인 풍광사진, 잘 보고 갑니다~~
    한토산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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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10 09:02 새글

    첫산행축하 드리며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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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비등 화채능선을 가고 싶었다.

많은 귀연 산친구들에게 통발을 넣었지만 동행을 구하지 못했다.

작년 같으면 혼자라도 갔을 터인데...

대전에서 설악비등을 타다 두 명이 죽고 내가 가고자 하는 화채능선 끝 토왕성 폭포 쪽에서

사람이 죽어 요새 단속이 심하단다.

단속은 걱정이 안되는 데

작년 여름 혼자 종주 길에 올랐다가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분루를 삼키고 만경대를 거쳐

천불동으로 탈출 하는데 홀산의 무모함을 뼈저리게 통감했다.

비는 계속와서 바위와 비탈은 미끄럽고 자욱한 안개와 뜸한 발길로 등로는 희미하고 분위기는

스산했다.

“상대가 설악이고 안전시설이 없는 비등이라 아차 하는 순간 불귀의 객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내내 긴장하고 모골이 송연했다.

그래서 갈등 끝에 올해는 설악 홀산을 포기 했던 것이다.

3일 연휴의 출정지 대안을 찾고자 산악회 까페 서핑을 하다가 영남 알프스로 떠나는 마차가

있어 올라 탔는데 그게 백두대간 동기 가딩님이 몸담고 있는 한밭 토요 산악회 였던 것이다.

 

 

 

비영리 산악회면서도 그들은 아직 짱짱했다.

내 절음을 불태웠던 귀연은 코로나와의 전쟁 후유증으로 그렇게 쇠락해 갔다.

남파랑길에서 복원을 꿈꾸고 있지만 산에서 내려와 둘레길만 돈다는 건 이제 산악회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요일 날 출정이라 설혹 산으로 간다 하더라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졌다. 

 

한밭토요 산악회 그들 또한 젊은 피의 수혈이 아쉬운 상테로 50~60대가 주축이었지만 모두가

산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서로간의 끈끈함고 각별한 유대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균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함께 자연을 누리는 부부 산님이 많고 나이가 드신 분들도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로열티 높은 회원들과 집행부의 헌신적인 리딩 그리고 원로들과 고문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잘

조화된 이상적인 산악 동호회의 모습이다.

60 중반의 내가 열렬한 환영을 받을 정도로 신규 회원에 영입에 대한 열망과 의지도 강하니

열정적인 40대 젊은 친구들 몇몇이 나름 장점이 많은 구세대의 역사와 전통에 합류하여 조화를

이루어 간다면 대전의 명문 산악회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ㅎㅎ 60중반 할배를 열렬히 환영하니 미안스러 몸둘 바를 모르겠다.

오리로스 안주로 양주에 쏘맥을 여섯 잔쯤 마셨다.

 

사람들도 좋은 것 같고  산악회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

돈이 얼마가 들던 상관 없이 뻐근한 산행 후 뒷풀이를 식당에서 제대로 하는게 내 마음에 든다.

후원이 있으면 좋은거고 없으면 품빠이 하면 그만이니 산행 후 먹는 건 제대로 먹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10월은 바야흐로 여행과 산행을 위한 최고의 계절이라 친구들과이 약속이 이미 다 잡혀 있다.

11월에나 또 코끼리님 잔 한 번 받으러 나가야지 ...

 

 

산  행 일 : 10월 7일 토요일

산행거리 : 약 15km

산행코스 : 배내고개 -배내봉-간월산 -간월재 -신불산-신불재-영축산-단조성터-

           자연휴양림하단-백련암-주차장 

산행시간 : 약 6시간 30분   (알탕포함)

날       씨 : 약간 흐림  (가끔 태양 구름 밖)

동       행 : 한밭토요산악회 

 

                                                                                      10월 7일 토요일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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