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에 친구들과 휴양림 전망대에 오르고 오전에 하동 최참판댁에 들렸다가
오후에는 지리산 청학동으로 갔네 엄마 !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도 인상 깊은 곳이야.
지리산은 내 생애 어머니 같은 산이었고 청학동 계곡은 엄마의 약손 이었어
3년 가까이 고생하던 허리 통증이 나은 것도 청학동 계곡에서 목욕하고 난 다음부터
였지 …
철계단에서 다친 허리로 2년을 넘게 고생하다가 큰 맘먹고 산친구들의 지리산 산행길
에 합류했었네 .
백무동 한신계곡에서 세석에오르고 영신봉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가다서 청학동으로 내려서는 9시간의 긴 산행길 이었네
2007년 1월 7일 계룡산에서 다치고 삼신봉에 오른 게 2009년 9월 13일이니 2년 8개월
만이었지
산행 후반 삼신봉 인근에서 부터 허리 통중이 어김 없이 나타나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산행이었는데 청학동에서 엄청난 반전이 있었네
친구들과 거리가 많이 떨어졌지만 이왕 늦은 김에 나 홀로 청학동 계곡에서 알탕을 하고
포장도로를 내려가는데 허리가 아프지 않은 거야ㆍ
“참 이상타 .” 하면서 그 길을 걸어 내렸고 친구들과 즐거운 뒤풀이에 합류했지.
그 이후에 몇 일 동안도 허리가 편안해서 허리가 낫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그래서 그 다음주에는 그 여세를 몰아 지리산 종주 길에 올랐네.
허리 다치고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지리산 종주.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면 어머니 산이 이제 내 허리의 통증을 낫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
지금도 그 때의 상황이 기억이 나네 .
연하천 산장 이후에 허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13시간 걸려 도착한 장터목에서 허리가
시큰거렸지만 나는 자신감과 기쁨에 충만했었네…
정확히 2년 8개월 만에 지리산 종주를 다시 해 낸 거지
그 날 이후 난 잃어버린 거친 산과 자유를 되 찾았던 거야…
지리산 종주 후 돌아오는 길에 지리산 신령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10번도 더 되뇌었네.
그 청학동 삼성궁으로 마눌과 친구들을 데리고 간 거야
기적과 같은 힐링이 시작된 지리산 청학동 계곡에 머물던 어느 선사가 오랜 시간을
보내며 이룩한 비경
그 곳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네 엄마 !
한사람의 집념이 꽃피운 그 하늘 궁은 청학동의 신비와 잘 맞아 떨어지는 곳이었어
8000원의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고 있었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수입도 자꾸 커지니 계속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선순환이 지리산의 넉넉한 산세와 어우러져 더 좋은 관광지와 순례지로 만들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네
지자체와 국가의 자금까지 지원된다면 와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곳이야 .
지난 겨울에도 여기 왔지만 15년 만에 추억의 삼신봉을 타느라 삼성궁에는 들르지
못해서 친구들의 사진으로만 잠깐 내부를 들여다 보았는데 생각보다 그 규모가
엄청나더군.
두어 시간 걸어야 하는 그 길을 친구들 모두 힘들다 하지 않고 걸었네.
은비 엄마도 아픔을 참고 걸었으니 그 청학동의 영험한 치유의 힘이 아픈 발과 허리를
낫게 해 주면 좋겠네
인간만사 다 새옹지마야
세상을 잃어 버린 것 갔던 슬픔을 몰고 왔던 철계단 낙상사고
낫지 않은 채 더불어 살아야 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 상처도 3년의 세월이 지나 그렇게
아물었지.
멈추지 않는 기관차처럼 산을 향해 돌진하던 젊은 날이었어
그 시절을 함께한 많은 친구들이 다리가 고장 나 이젠 거친 산에 오르지 못해도 오랫동안
아쉬움과 후회로 친구들을 바라보던 나는 아직 그 길 위에서 노래를 부르네.
신의 소맷부리에 감추어진 패를 우린 알지 못하네
그래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야할 세상이지만 또한 너무 비장하거나 무겁지
않게 소풍 가듯 가볍게 살아야 할 세상이야
엄마의 소천이 내가 말씀 하시는 것 처럼
엄마 돌아가셔도 엄마는 늘 내 마음에 계실 거네
내 기억이 훨훨 날아 가는 날까지 ...
엄마 난 잘 살 거네
지금 까지 그래 왔 듯이…
수 많은 날 산을 오르면서 세상에 무수히 흔들리는 내 마음을 다 잡으며 내 신명과 내
장단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며 살아 왔듯이..
오늘도 편안 하세요..
2024년 4월 27일 토요일 천붕 44일 째 – 소천 47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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