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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빈틈

 

 

 

 

 빈 틈


틈이 있어야 햇살도 파고듭니다
빈틈 없는 사람은 박식하고
논리 정연해도 정이 가질 않습니다.
틈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들어갈 여지가 있고 이미 들어온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다.
틈이란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의 창구입니다.
굳이 틈을 가리려 애쓰지말고 있는 그대로 열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빈틈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것입니다.
'
'은 헛점이 아니라 여유입니다
                                                                                 
퍼온글

 

 

나이를 들면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사람은 한 눈에 가늠이 된다.

하지만 아는게 많고 너무 빈틈이 없는 사람은 어쩐지 좀 불편하다.

사실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사람은 너무 많이 알아서 말을 아끼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상대의 얘기를 듣고서 조목조목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친구들이다...

 

늘 자신이 모든 화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듯 거론되는 화제마다 말을 끊고 나서는

친구도 참 깝깝하고 별 것도 아닌 일에 날을 세우며 강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는 친구도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제일 부담스런 친구는 입맛 열면 자기 얘기를 풀어 놓는 친구고

정말 재미 없는 얘기는 너무 오래 떠드는 친구다.

 

늙어지면 양기가 입으로만 모인다.

그래서 선술집 모퉁이에서 만나면 서로 먼저 얘기를 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사실 술집 모임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먾다.

오랫 만에 보는 친구가 반갑고 또 오랫 만에 삼겹살 먹는 것도 맛 있기는 하지만

문막에서  3시간 30분 걸려 도착해서 1사간 30분 만찬을 즐기며 영양가 없는 남자들의

수다를 듣는 다는 건 힘빠지는 일이다.

 

유모는 어디 갔냐? 애기 젖 안주고?

우리 제발 재미 있는 얘기를 하던지 재미 있게 하던지 하자!”

 

그래서 난 그 시간에는 대체적으로 과묵 해진다.

그냥 먹는 게 남는 거다.

삼겹살과 쏘맥 맛을 음미하고 오랜만에 대처 술집의 익숙한 분위기에서 떠나간 내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는 거다,.

대화의 내용에는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가끔 맞장구를 쳐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면

나는 여전히 깐깐하지 않고 두루뭉실한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다.

 

내가 모임을 되도록 야외로 바꾸는 건 다 이유가 있다 .

자연은 사람을 여유롭게 하고 또 넉넉하게 한다.

 

문막을 떠난지 대략 6시간 만에  나는 집에 도착한다.

우리는 외로워질까봐 무리짓지만 그 외로운 하이에나들의 입냄새가 우리를 더

외롭게 하기도 한다.

 

 

 

 

나는 돌담같이 수더분하고 만나면 편안한 친구가 좋다.

똑똑 하거나 빠릿 빠릿 하지 않아도 틈새와 헛점을 허락하는 친구.

돌담은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다.

서로 포개진 돌 사이 구멍이 바람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돌담은 바람 길을 막아 서지 않는다.

생긴 모습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틈으로 세상과 바람과 소통한다

난 좀 헐렁하지만 인간미가 있는 그런 돌담 같은 친구가 좋다.

세련되거나 약삭빠르지 않지만  정이 많은 친구

빈틈을 허락하고 그 틈새로  넉넉히 세상과 사람을 받아들이는 친구

돌담에 바람이 스미 듯 가숨 속에 스며드는 친구 

 

 

과묵하고 넉넉한 내 친구들 ,

자연

바다 그리고 섬

바람과 구름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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