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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용윤이 쉐이키

 

 

 

 

 

 

용윤이 쉐이키는 고등학교 삼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공부 실력은 둘이 엇비슷 했다.

나는 내가 교내 방에도 더 자주 오른 것 같은데 이 녀석은 늘 지가 더 잘했다고 우긴다.

하여간 이 넘 별명은 깐돌이였고  반에서도 알아 주는 까불이 였다.

점심시간에 포크 하나 들고 친구들 밥과 반찬을 제 반찬 인냥 먹던 넘이었다.

엄마가 도시락에 올려준 계란 후라이를 귀신 같이 빼먹던 넘이었는데

그 녀석 땜시 계란후라이도 도시락 아래다 깔았는데 어느 날은  그것 까지 찾아 내어

먹어 치웠다.

 

그런 녀석이 내가 우성사료 입사 할 때 연합통신사에 떡 붙어 버린거다.

그리고 목동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국장까지 승승장구를 한 것이었다.

월급쟁이이되 나와는 다른 길을 걸었고 노는 물이 달랐다.

우리 반에서 잘나가던 친구들 대부분이 서울에서 둥지를 틀었고 그 친구들은 자주 모임을 가졌다.

지금 나와 계속 만나고 있는 당시 시티뱅크 감사 봉규

한국경제신문 주필 종재 , 현대증권 병국이, 세무사 동선, 현재까지 대한제분 대표이사인 인석이

안기부 병순이, 보함사 호군이

인석이는 나와 같은 업계에 있어서 가끔 통화를 하곤 했는데 내가 퇴직할 당시 이사 였다가 이듬해

인가 대표이사 자리를 올라서  아직도 계속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소리없이 강하다 .   레간자 !

평소 조용하고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친구였는데 고대를 졸업하고  대한제분에 입사하여

차근차근 업적을 쌓아가며 대표이사까지 오른 것이다.

대단헌 친구~~~

난 서울에 딱 한 번 올라 가서 이 친구들과 반가운 회동을 하고 술 한잔 치며 회포를 푼 적이 있다..

하지만 서울과 대전의 거리만큼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소원 했고 봉규와 용윤이 외에는 별 소통

없이 각자의 길에 충실했다.

 

200981115년 아버지 돌아 가셨을 때는 용윤이는 출장중이라고 직원을 대신 보냈다.

부조금만 보내면 그만인데  직위를 이용 직원까지 보내던 어처구니 없던 시절이었다.

어머님 돌아가신 날 용윤이한테 부고장을 보냈는데 서울 친구들한테 다 연락하여 본의 아니게

부의금을 갈취하는 모냥빠지는 상황을 만들었다.

덕분에 병순이하고는 오랜 통화도 했다.

 

멀리 사는 친구들이란 은퇴하면  그렇게 멀어지다가 애경사의 끈도 끊어지는 법이다,

어머니 상을 치루고 옆구리 찔린 친구들의 부의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긴 했지만 참 미안한 

노릇이었다.

 

봉규는 황찬,태연과 더불어 계절별로 부부가 만나는 사이지만 용윤이와는 가끔 전화만 했다.

고딩 친구들 중 죽은 영수와 용윤이만  서로 이새끼 저새끼 하면서 얘기하던 사이였다.

주로  용윤이가 한 번씩 전화를 걸어  왔고 전화할 때는 서로가 이놈 저놈 찾으며  오래  핸펀을

붙들고 얘기를 해댔다.

녀석은 한자 동우회들과 강원도로 나들이 할 때면 으례 한 번씩 전화했는데 한 번도 들르지는

않았다.,

 

인생 2막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고위직에 있던 넘이라 전관예우를 받아 퇴직하고도 폼나는 자리를 계속 꿰 차고 있었다.

추석 연휴에 산은 못가고 다친 다리도 테스트 해볼 겸 운동하러 용운 초등학교에 갔다가

이녀석 생각이 났다.

학교 위에 달려 있는 용운이라는 학교이름을 보고 ….

 

 

 

:

오늘 산에 안갔다ㆍ
아침에 운동하러 동네 초등학교에 갔는데
학교 꼭대기에 니 이름이 걸렸드라 ㆍ

근데 지난번 바람에 꼭다리 하나가 떨어져 나간 모양이다ㆍ
하여간 니 생각이 얼핏 났다 ㆍ

잘 지내냐
바삐가는 세월에 멀미 안하고ㆍ?

고장난데는 없지 ?
옛날처럼 너무 나대지
말고 조신해라 !
다른 할배들 도시락 까먹지 말고 ᆢ

한가위 잘 보내라.

글구 건강하고 평안해라ㆍ

죽지 않으면 언젠가 볼날이 있것지ᆢ

저아파트가 내사는 아파트다ㆍ

 

 

용윤

용운동에 사는겨? 그래두 눔이 싸가지가 있네..

서울 사는 성 잊지않고 기억해서 안부도 전해오고...

문막에서 내려간겨?
 

추석쇠러 왔지
유배생활이 길어지네..

  

용윤

지랄... 유배가 아니라 호강허는겨 이눔아...

니가 대전에 있어봐야 머 워디 니 씰데나 있냐?

  

야 이눔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거지
아침에 초딩학교 휴지도 줍고 손녀도 봐주고ㆍㆍ
할매들하고 눈도 맞추고

  

용윤

니 성은 냘 대전간다... 중리동 엄니께 가능겨...

인자 여든아홉이신디  밥 넘기는게 귀찮다고 하시면서 잘 안드셔서 걱정이다...

뉴케언가 먼가 그런 거만 드시고...

   

가실 분도 그렇고
보내는 분들도 힘들것다ㆍ

  

용윤

추석지나서 성이 함 놀러갈테니 밥사라.

서울서 1시간이믄 가냐? 니가 일허는디꺼정?

  

먼일이냐?

산골짜구니 까정 온다구 하구?

언제든지 오라 !

맛 있능거 사줄팅께

거그서는 내가 대장이고 기름종이다.

 

용윤

그려? 나는 늘 미관말직에서 허덕였으니게

기름종이만 보면 겁부터 나던디....ㅋㅋ
첨헌 강원도 할망구 찾아놔봐라

26읽쯤 가볼팅께

  

니가 델구오믄 안되냐 ?

감자할미들 별룬데….

  

용윤

나 원래 고구마 보다 감자 더 좋아혀

담백하잖여 .

 니 성님은 8월말로 연합뉴스 경영감독기관이자 1대주주인 뉴스통신 진흥회 3

임기를 마쳤다.

그래서 조금 시간이 나서 26일쯤 바람 쏘이러 가볼까허는겨
점심 먹고 시외버스타고 함 가볼까허는겨...

모처럼 니 얼굴 보면 좋구 한 잔 해도 음주운전 안 되잖여?
 

자슥 비로소 자유를 찾았구먼ㆍ

허기사 너처럼 자유로운 구속은 누릴만 한거지

자유보다 값진 브르조아의 구속 !

  

용윤

자유는 개뿔 무신 자유여?

다시 옭아매더만 띠바들이....

 

얼굴 두어 번 비추면 고문료 팍팍 챙겨주는

전관예우 자리 아녀?

 

용윤

아녀... 임기 끝나기 보름전, 그러니까 8월 중순쯤 연합뉴스TV 경영진이 전화가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지랄허네 나 좀 쉬자...

84 11월에 입사한 뒤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그랬더니

그럼 1주만 쉬고 시작해달라고 해서 지난 월요일부터 울며 겨자먹기 혹은 노느니

염불한다고 수락한겨...

뭐 거의 재능기부 수준이지.... 보도채널이니 TV 하단 자막뉴스 컨트롤하는 일이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일여....

성님도 좀 놀아야 허는디 꼼짝없이 붙잡혔다니께....

 

.

쉐이키 자랑질은…!

또 대한민국 세금 축나는 거 아녀?

후배들 물려 주고 고마 내려와라 이눔아

개 질긴넘

너 죽으면 태워도 재도 안남을 거다 이눔아 ..

 

용윤

지럴허네

사둔 남말 한다더니 꼭 너를 두고 하는 말이여 띠바야 !

 

 

너랑 같냐 이눔아?

보신탕 읍써 지는 바람에 요새 개 값이 똥값이여 !

산 좋고 경개 좋은 곳에서 음풍농월 하는 맛에 퍼질러 있는 거지

암튼 면절 잘 보내고 얼굴 함 보자

 

용윤

그랴 추석 잘 지내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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