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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의 철학

 

 

 

 

세월이 많이 흘렀다.

내가 60이후의 삶을 생각해 본적이 있었나 ?

워싱턴어빙의 단편소설 립반윙클처럼 산속에 들어가 낯 술한잔 마시고 깨어나 보니

20년 세월이  훌쩍 흘러 갔다.

그 몽롱한 세월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 갔다..

100세 시대!  

아직 살아갈 날이 창창하다는 말도 부질없어지는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다.…

 

마흔 살이 되던 해가 참으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마치 내 젊음이 모두 달아 나는 것 같은 서글픔과 서러움을 느껴야 했다. ....

난 아무 것도 해 놓은 것 없이 40년을 보냈으므로

IMF로 나라가 망하고 , 수 많은 기업이 망하고  많은 친구들이 거리로 나앉는 걸 

바라 보았으니...  

 

오히려 60은 담담하게 보냈다.

대한민국 은퇴 이후의 삶이 호락호락 하지 않을지라도 내 삶의 방향은 이미 확정지어졌고

그건 내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획기적으로 나아질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파도에서 일찍 밀려 났지만 

그렇게 상황은 조금씩 나뻐지고 모든 여건이 악화되었지만 나의 삶은 여전히 소중한

것이었다.

알레아 약타 에스트 Alea iacta est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사실 체념과 수긍 그리고 순응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궤도 수정은 필연적이었다.

세상에서 밀려났으므로 내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했고  

잘리고 끊겨 나간 만족과 행복의 고리를 내가 잇고 그 부족분은 내 마음으로 채워야 했다.

늘 뒷짐지던 내가  전면에  떨치고 나섰으니  소요와 반란은 봉합되고 진압되었다.   

난 내게 더 밀착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거나 그것이 뜻대로 잘 안될 경우

날 토닥이고 달래면서 주어진 여건과 자원 속에서 내 삶을 누리면 살아가면 그 뿐이었으니까..

 

힘들다고 주저 앉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내 방식대로 나의 삶을 노래하며 잘 살아 왔음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살던 세상이 허물어지고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이 모두 떠났다 해도

나와 자연은 거기 그대로 였다.

 

모두가 떠나도 가족과 오랜 친구들은 내 곁에 남을 것이었다.

세상에 잃어버린 본래의 나만 찾으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었다..

 

나는 세상에 발을 디디고 있다.

세월과 세상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월의 바람을 타고 내가 좋아하는

세상을 누리는거다.

그 바람이 자즈러 질 때 까지...

 

나의 사고는 세상과 소통하며 교류하고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나는 더이상 

세상의 바람에 나부끼지 않을 것이다.

나의 생각은 세상이 세뇌하는 편파적이고 보편적인 세속의 가치에 물들지 않는다.

나는 실체 없는 불안과 두려움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래야 하는 것이다.

비바람에 씻긴 세월이 얼마고 태양과 달빛에 곰삭은 날들이 또 얼마인가?

나는 무수한 날을 세월과 세상으로부터 배우고 수 많은 대자연의 경이와 감동으로 삶의

도를 깨우치지 않았는가?

그 도도한 세월의 강물에  둥글어지고 거친 풍랑과 미친 폭우에 단련되지  않았는가?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세상이 던지는 떡덩이를 받을 줄 알지만 빌어먹을 세상이 던지는 똥마저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웃으면서…..

아니면 개 무시하거나 거름으로 만들어도 좋다..

피하지 못해도 찡그리거나 토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내일 이면 고희

고희의 뜻을 아는가?

예전이면 벌써 살아 있기 힘든 사람이란 의미.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고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여전이 분노할 수 밖에 없거나

그 모멸과 좌절감에 이성을 잃는다면

나는 그저 세월을 보내며 늙어 갔을 뿐  세월과 세상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나이겐 아무런 삶의 철학이 없다.

더 깊이 마음공부를 해야하는 것이다.

나의 도를  깨우치기 위해 더 정진해야 한다.

세월의 거친 뽕을 비단으로 소화할 수 있을 때 까지......

 

 

내 삶을 가치있고 풍요롭게 하는 나만의 기준과 생각 !

남들은 개똥철학이라고 하고 나는 그걸 나의 철학이라고 정의한다.

 

 

 

나의 철학

 

1 나의 존재는 존엄하고 나의 존재가치는 나의 행복과 기쁨이다.

2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

3 세상의 소중한 가치는 내가 정한다.

4 내 인생은 나의 것  -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다.

5. 재미 있게 산다.

.

1.나의 존재는 존엄하고 나의 존재가치는 나의 행복과 기쁨이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조물주의 역작이다.

그리고 그 불후의 명작은 30년 정도의 짧은 신간에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누가 감히 그 작품의 가치를 논할 수 있는가 ?

나는 나고 나만의 소중한 가치가 있다.

통속과 세속의 가치로 재단될 수 없는 나의 고귀함이 있다.

내 존재의 가치는 전우주의 가치와 동격이거나 그 이상이다.

나의 가치는 나만이 산정할 수 있지만

나는 구태여 가치를 산정할 생각도 이유도 없다.

팔아 넘길 생각이 없으니...

 

 

2.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

나의 영혼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에 흔들린다.

나는 산이 좋고, 혼자만의 고독이 좋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 좋다.

나는 인생의 많은 날들을 산과 함께 보냈다.

백두대간을 두 번 종주하고 7정맥을 주유하였고,마눌과 100대 명산을 순례하고

이 땅의 숨겨진 무수한 비경을 탐험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 해외여행을 하였다.

그렇게 살아왔고 힘이 남아 있는 때까지 그렇게 살아 갈 것이다.

갈 수 있을 때까지 멀리 가고 걸을 수 있을 때 까지 걸어갈 것이다.

하산 이후의 내 삶을 걱정하지 말아라

외롭게 시간을 보낼 일 없다.

친구도 많고 갈 곳도 많다.

더 중요한 건 혼자서 더 잘 논다는 것이다.

나는 산을 좋아하지만 바다도 좋아하고 낯선곳으로의 여행도 좋아한다.

책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고 유튜브도 좋아한다.

그리고 사진 찍 것도 좋아하고 글 쓰기도 좋아한다.

게다가 시간이 나면 그림도 그릴 생각이다.

내 늙어서 다리 힘 빠져도 내가 몰입해서 재미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드글드글 하다.

내가 하던 일이 없어진다고 시는 게 지루하고 늙었다고 외롭고 쓸쓸할까?

나는 늙어 세상 사는 법에 통달했다.

이미 늙어 보았으므로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랬어

인간은 진정 자신의 길을 찾기 전까지는 결코 잔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세상이 소음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내 마음의 소리를 따라 간다.

 

3. 세상의 소중한 가치는 내가 정한다.

세상의 소중한 것들은 금자돌림 이라지?

황금.현금,소금,지금

황금과 현금의 가치는 퇴색되었다.

그건 내 젊은 날의 소중한 가치였었고 지금은 시간과 나의 남아 있는 젊음과

내 늙지 않는 열정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균형점에서 타협 중이다.

더 늦기 전에 훌훌 떠나고 싶지만 아직은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신이 전환점을 준비하고 계시고 때가 오면 알려 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하시거나 내 마음에 새로운 세상이 갈망으로 가득

차게 하시거나….

나는 아직 내 인생의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다.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때까지는 현재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내 삶을 누리는 것이다.

 

4. 내 인생은 나의 것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세상을 불어가는 거친 바람 한 두 번 맞아 보나?

처음에야 모르고 그랬다지만 장사 한 두 번하는 것도 아니고 그 때마다 줏대

없이 나부낄 수 있나?

그려려니 ~~

세상살아가는 통행세는 늘 붙어 다니는 법이다.

댕댕거리거나 징징거리지 않고 냅싸 두면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주고 내 마음만

흔들리지 않으면 세상은 늘 평화롭다.

칼륭이 그랬지?

내 안의 그림자와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 진다.”

내 마음은 자주 흔들리지만 나는 다시 고요함 속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나는 어두워도 나의 길을 잃지 않고 찾아 갈 수 있다.

숱한 날 심산을 오가며 수련한 마음 공부가 내 삶의 한 줄기 빛이 되었듯이 앞으로

더 깊이 나이 내면으로 들어갈 마음공부가 어둑해진 내 남은 길의 등불이 되어

줄 것이다..

 

5. 재미 있게 산다.

인생의 본말을 잃지 않는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그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아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이미 지나 버렸다.

이젠 채우기 보다는 내리고 버리면서 가벼워지고 복잡한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 단순

해지고 명료해 질 때다.

그렇다고 삶이 지루해서는 안된다.

미지의 여행과 내 영혼의 탐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

내 삶에는 여전히 모험과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 쳐야 한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으므로

나는 호락호락 늙어 갈 생각이 없으므로….

 

나는 새벽에 길 떠나는 걸 귀찮아 하지 않고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금실 같은 햇살을 타고 오는 행복을 알고 있고

빗줄기를 타고 내리는 내 어린 날의 즐거움을 다시 만나고 싶다..

 

내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그 자체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더 재미 있게

살기 위해서다.

내가 진짜 만나고 싶지 않은 넘들은 재미 없는 넘, 늘 투덜거리는 넘 

재미가 없으면 나를 따라 오지 말고

재미 없는 곳에 나를 초대하지 마라 !

몸보다 먼저 마음이 늙는 넘과의 동행은 사절이다.

팔팔한 넘 다 없어지는 그 날에도 나는 나 혼자 재미 있게 논다.

이왕 사는 거 재미 있게 산다..

길지 않은 인생길 즐겁게 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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