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영산 산행을 하고 녹동항에서 회한사라 치기로 했는데 4시간 30분이면 산행이 족하다는
말에 조사장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동 거리도 적지 않고 산행지에서 하룻밤을 유하는 여유로운 일정인데 게다가 오랜만에
몸풀고 대차게 술 한잔 치기로 한 날인데 너무 헐렁한거 아니냐구?
개나리 봇짐메고 유람가는 것도 아니고 몸도 풀리다 말면 술 맛이 나지도 않을 거구
꼴랑 4시간 30 산행하구 7시간 운전하고 이틀을 허비한다는 게 너무 가성비 떨어진다구….
흐흐~~
그라면 남도의 한 풍류하는 팔영은 조사장하고는 인연이 안되는 거지…
70넘겨서는 모를까…
그래서 우린 그렇게 덕룡 주작으로 전격 회군을 결정한 거다.
왼쪽 발목도 그렇구 그동안 많이도 나댔으니 이참에 봄처녀 끼구 남도의 풍류와 풍월이나
즐길까 했던 꼼수가 들통난 거지….
팔영과 주작은 모두 11년 전 봄날에 댕겨 왔다.
팔영은 마눌과 100대 명산길에 갔고 덕룡,주작은 귀연과 같이 갔다.
덕룡.주작은 진달래 피는 사월이면 원근 각지의 산악회가 구름처럼 몰려들어 입추의 여지
가 없는 산으로 나야 이골이 난 길이지만 위험한 난코스가 유난히 많은 거친 능선길이라
저간의 사정을 알면 조사장 정서와는 별로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잘되었다.
물주가 원하는데 못 갈 것도 없다.
남아 내 생애 가운데 가장 젊을 때
그리고 가장 멋진 타이밍에 거친 덕룡 주작을 다시 탈 수 있는 기회인데…
강진에서는 녹동항 보다는 싱싱한 회를 먹기 어렵겠지만 그게 뭔 대수랴 ?
산타고 술 한잔 치면 맛 있지 않은 음식이 없거늘…
거기다 둘다 한 먹성 하는 인사들 아닌가?
덕룡 주작 6시간 30분 산행
나는 좋다 ~~~
그래서 그 화려하고도 거친 능선
마치 가시돋친 장미정원과 같은 사월의 화사한 진달래 암릉의 위험한 난코스를 조사장이
불평할 여지를 애시당초 없애고 가는 길이라….
이 봄에 오버레이싱하는 왼쪽 발목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봄의 진기를 빨아들여 이번출정
으로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
별도의 주차장이 없는 소석문 길옆에는 차량 몇 대 밖에 주차되어 있지 않다.
“뭔일이래?”
“그렇지 오늘은 금요일이잖유?”
여장을 꾸리는데 한 산님이 다가 오더니 오늘 여기 입산금지냐고 묻는다.
“엥?”
입구쪽을 보니 입산통제의 대자보가 대문짝 만하게 붙어 있다.
아마 요즘 산불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지자체가 고육지책으로 써 붙인 모양이다..
암릉산이라 불이 날 일도 없거니와 설령 작은 불이 나도 저걸로 면피를 하겠다는 속보
이는 술수…..
내가 알기로 대전 산악회 몇 군데도 내일 대형버스로 여기 오는 걸루 알고 있는데…
산불이 기승이니 위에서 내려왔겠지
강진군도 외지 관광 인파의 발길이 끊어지는 걸 원치는 않을 터이다.
“과태료 저거 뻥이유~ 요즘 산불 땜시 산에서 취사나 불장난 하지 말라는 얘기니 걱정
마시고 조심해서 잘들 댕겨세요.”
크~ 마치 덕룡 산지기라도 되는 것처럼 인심쓰듯 말하는 무릉객
그리고 덧붙여
혹시 산 위에서 지키고 있을지 모르니 그 사람들 만나면 뒤에다 “불조심”하고 소리질러
주소 !
우리가 알 수 있게 ”하고 농을 쳤지만 그럴 일은 1도 없다.
맑은 날
입구부터 활짝 피어난 진달래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그 분위기에 고무된 조사장이 사진을 한 장 찍자 하는데 이런데 까지 찍으면 수백장으
로도 모지라니 어여 가자고…..
그 능선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롭다.
더 오래된 날 오소재에서 소석문까지 거의 8~9시간 대정정은 가마득하고 백두대간 종주
이후에는 2004년 댕겨왔고 그 이후 10년 지나 2014년 4월에는 귀연과 함께 그 멋진 능선
에서 구성진 삶의 노래를 불렀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정말 암릉을 날아 다니던 팔팔한 시절이었으니 그 아름다운 덕룡
주작 세상이 온통 내 세상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로부터 11년 후 다시 덕룡.주작으로 가는 거다.
숲은 생명!! 귀연은 친구!!
가슴설레는 행복한 여행길 귀연이 만들어 갑니다.
덕룡-주작산에 가보셨나요?
강진의 공룡능선, 남도의 용아장성
여기 화사한 봄이 돌 병풍 사이에서 흥에 겨워 어깨춤 추는 아름다운 산 하나 있습니다.
세상엔 무수한 산이 많이 있습니다.
산은 사람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못하건 자신의 목청으로 계절을 노래합니다.
진달래가 흐드러진 길 위로 날카로운 암릉이 세월과 바람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능선을
따라 산행하는 내내 남해의 푸른 바다가 가슴에 뛰어드는 곳
때론 부드롭고 때론 거친 모습으로 능선이 간직한 모든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남김
없이 보여 주는 산
언젠가 가 보았어도 다시 가고 싶은 산
봄이 무르익는 남도의 들녘 야산에서 봄의 낭만과 심산의 웅장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걸출한 명산 덕룡-주작산에 귀연이 갑니다.
센스장이
나른한 봄의 거친 유혹에 못이기는 체 한 번 넘어가 즐겁고 행복한 4월의 봄을 가슴
가득 담아낼 수 있는 멋진 당신
봄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대를 동행으로 모십니다.
내가 11년 전 귀연 산대장으로 덕룡 주작 모객을 종용하는 광고 글을 까페 산행안내
에 올린거다.
워낙 출중한 코스라 물론 만차였다..
그 능선에 서면 덕룡 주작이란 그 말처럼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봉황과 여의주를 물고 칼날 같은 등지느러미를 꿈틀거리는 뿔달린
용이 하늘을 차고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말이 필요 없는 조선 대표 제철 풍경이다..
눈부신 봄날이다.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사롭다.
풍우에 벼린 바위들은 대자연이 빚은 불세출 작품인데 그 서리서리에 만개한 진달래가
손을 흔들며 해시시 웃고 있다.
곡예하듯 차고 오르는 바위 사이로 초록빛 들판과 푸른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그리고 이 멋진 능선에는 우리 말고 사람도 별로 없다.
가장 난이도 있는 덕룡산 동봉,서봉 길에서 조사장은 심장이 쫄깃했을 것이다.
무릉도인이 회춘하는 것은 아닐 터이고 뭔가 모르지만 예전보다 안전시설이 보강되어
스릴과 서스펜스는 대폭 완화되었다.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주말이면 사람 정체로 인해 외길 진행이 한없이 늘어지는데
오늘 이멋진 날에는 우리가 덕룡 주작 나라를 거의 전세 내었다.
늘 내가 얘기하듯이 건강만하다면 평일에 놀러 다닐 수 있는 늙은이들은 특권 층이다.
동봉에서는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힘들게 오른 서봉에는 조사장이 없다.
“이 양반 여기 안 올라 오고 우회로로 내려 간 거 아녀?”
나중에 식사할 때 확인하니 동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었기에 먼저 내려 갔단다.
“그랴두 멋진 봉우리에서는 인증샷을 남겨야지요…”
“우리 기쁜 가장 젊은 날에…”
진달래 꽃이 지천인 암릉지대를 지나면 부드러운 구릉의 육산 길이다.’
그 길에는 무수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이다.
풀 숲에 숨어 잇는 봄 꽃을 찾아내는 것도 숨바꼭질 하듯 봄을 찾아내는 재미디.
불타는 사랑의 동백
봄처녀 산자고
몰래주는 사랑의 애기똥풀
봄 그리고 사랑스러움의 양지 꽃
물빛 뾰족구두라는 시에 등장하는 현호색은
빛나는 마음. 보물주머니 ,비밀 희소식 등의 많은 꽃말을 지니고 있다.
물빛 뾰족구두
초롱초롱
다서컬레
꽃대에 달아 놓고
구두사세요
구두사세요
멋쟁이 손님
기다리고 있네
현호색꽃 지경미
12시 30분이 넘어 배고파 죽겠는데 초원의 그늘가에도 조사장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좋아 하는 풍경 좋은 레스또랑을 찾아 더 멀리 간 거다.
1시가 다 되어 전망 좋은 레스또랑을 잡고 기다리는 조사장을 만났다.
투명창으로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알프스 초원 못지 않은 능선의 구릉 위로 암봉이 도열
하고 있다.
그 너머로 푸른 바다가 있다..
씨알 굵고 싱싱한 산자고는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마눌과 암태도의 승봉산에서 만난 봄처녀들과는 체형과 자태가 다르다.
조사장은 잰걸음으로 가고 나는 수백장의 사진을 찍어 대느라 발길이 밀린다.
산자고 촬영차 시간이 늦어져 주작산에는 꽤 늦게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조사장이 기다
리고 있었다.
사진찍으려고….
덕룡 주작 종주에서 거의 모든 산억회는 작천소령에서 휴양림이나 수양마을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작천소령 지명의 유래는 어디를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내 추측으로는 주작작을 써서 주작이 하늘을 날 때 잠시 쉬어가는 고개란 말이 아닐까 ?
주작은 사신(四神)중의 하나로 깃털 달린 360종 새의 우두머리인 전설의 븕은 봉황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작산 주봉은 작천소령 반대편 능선에 있다.
다시 말해 주작산의 봉우리는 2개인데 작천소령 내려오기 전에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건너편 능선에 융기해 있다.
우리는 반대편 능선 길을 다시 올랐는데 정말 멋진 진댤래 정원을 만났다.
내 생애 4 번 정도 온 덕룡.주작 능선이지만 처음 보는 멋진 풍경이었다.
우리는 주작 주봉에서 마지막 기념촬영을 하고 휴양림으로 내려섰다.
6시간 30분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11년 만에 다시 찾은 덕룡 주작은 2025 4월의 봄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었다.
3월 둘째부터 만나기 시작한 봄 처녀와의 감미로운 밀회 였다.
아직 친구들과 누려야할 봄의 향연은 줄지어 도열해 있다.
성수갑성 농장회동
전인회 홍성 죽도 및 쭈꾸미 미각 여행
이기자와 함께할 4월이 동해바다
그리고 HIOF 고교친구들과의 5월 진천 나들이
78ENG 서해 바다 여행 및 트레킹
WOLF 모임의 양산 트레킹 후 야유회 까지
모두 내가 주선한 봄의 축제들이다.
조사장이 내일 저녁 일식집 약속이 있어 보신요리 덕밋을 먹으려고 강진군을 수소문
했지만 하는 곳이 없다.
흑염소는 조사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우린 결국 강진군내 가장 번화한 곳에 호텔을
잡고 목욕 재개 한 후 새옷으로 갈아 입고 그곳에서 가장 유명한 횟집으로 가서 거하게
한 잔을 때렸던 것이다.
살아가는 날의 기쁨이자 노년에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이다.
“노후의 삶이 이만하면 되었지 더 바랄 게 무에야?”
돈 많이 번 조사장이니 돈 별로 없는 무릉객이나 삶의 기쁨을 누리는 방식이 같다.
아니 좋은 곳 더 많이 가고 친구 못지 않게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 누리며 산다.
우리는 밤이 이슥할 때 까지 오늘의 여행을 자축하고 세상 사는 얘기를 풀어내며 술잔을
기울이 다 밤이 이슥할 때쯤 호텔로 돌아와 대짜로 뻣었던 것이다.
산 행 일 : 2025년 4월 4일 금요일
산 행 지 : 덕룡-주작 종주
산행코스 : 소석문 –덕룡 동봉 –서봉 –주작산-작천소령-주작주봉 –자연휴양림
산행거리 : 약 10km
소요시간 : 6시간 30분
날 씨 ; 맑고 바람부드럽다.
동 행 : 조사장
2004년 덕룡 주작산 https://go-slow.tistory.com/1886140
봄산행(덕룡-주작산 종주산행)
2004년 3월 28일 일요일 10: 30 소석문 출발 11: 40 <=소석문 1.57 km =>동봉 0.86km 12 :00 동봉 (410m) <= 소석문 3km => 서봉 0.28km 12 :30 서봉 13 :10 수양마을 1.6km <= 서봉 0.4km =>양란 재배장 4.19km 14 :05 주작산 앞산
go-slow.tistory.com
2014년 덕룡 주작산 https://go-slow.tistory.com/17940084
다시찾은 덕룡산 -주작산
산 행 일 : 2014년 4월 6일 일 산 행 지 : 덕룡산 날 씨 : 맑고 바람 거센 봄날. 거 리 : 약 7.8 km 소요시간 : 5시간 32분(식사 약 30분) 동 행 : 귀연산우회 시간 경유지 비 고 10;36 소석문 등산로 입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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