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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내 마음의 봄길 - 남덕유산 , 서봉

 

 

 

 

나의 삶을 고양시키는 나의 언어 !

(즐거운 삶의 여행을 위한 무릉객의 주문)

 

난 모든 게 잘되 !
나는 우주의 좋은 기운의 보호를 받고 있거든
내겐 좋은 일이 넘쳐나네
인생 새옹지마 !
오늘 내가 만난 나쁜 일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을 몰고 올 삶의 복선이라네 ㆍ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 !
왜냐구 ?
잘난체 안하고 까칠하지 않고 계산적이지 않으니까
나는 친구들과 잘 놀지만 의 진짜 진면목은 제대로 나의 삶을 즐길 줄 아는 내공에 충만하지ㆍ

나는 사랑의 방랑자 !
나는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더욱 사랑하지.

세상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찾아 정처없이 떠도는 자유인

세상의 무릉도원을 제집드나들 듯 주유하는 나는 무릉객이다.


나는 이 시대의  로만티스트!
많은 것을 갖고 있지 않아도 나는 호기심에 충만하고 섬세한 감각과 오감은 활짝 열려 있다네

세상의 내 것은 많지 않아도 세상의 기쁨과 아름다움은 누구보다 많이 누릴 수 있지
 마음의 샘은 마르지 않는다.

세상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부터 길어 올린 감동의 샘물이 넘실거린다.

 

지금 행복하자! 지금 이 자리에서
내일은  알 수 없어서 신비롭지만
내가 무수히 만난 내일의 경험으로 그렇게 빛나고 희망적이지 만은 않아 ㆍ
오늘이 떠나기 좋은 날이야
오늘이 사랑하기 좋은 날이고 내 가슴 속 사랑을 보여주기 좋은 날이네ㆍ

내 마음은 내 몸보다 먼저 늙어가지 않아 !
빨리 흘러가는 세월을 한탄하면서 속절없이 흘려 보내는 나의 건강한 날을 아까워
하지 않을 만큼 나는 어리석지 않다ㆍ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있다 ㆍ
나는 함께 어울리고
혼자 즐길 수 있고
좋은 습관으로 내 건강을 지킨다ㆍ
난 아무에게도  휘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세월에게도ㆍ

고요와 평화를 불러내는 내공 !
내 의지와 마음으로 세상의 소란에 휩쓸리지 않는다
괴로움과 고뇌에 흔들리지 않는다ㆍ

나는 세상의 어지러움 가운데 고요히 머물 수 있고
나는 폭풍우 속에서 기쁨의 춤을 출 수 있다ㆍ

걱정 붙들어 매는 신공 !

세월은 나를 낡게  만들지만 또한 깊게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묄세 !  
그리고 시간은 나의 편
걱정과 두려움 집착과 분노와 시기와 질투는 내 삶의 스토리가 아니다ㆍ

엎어질 때 까지 재미 있게 산다!
하고 싶은것 하고
먹고 싶은것 먹고
가고 싶은데 간다ㆍ
그걸 할 수 있는 날 까지가 진정한 나의 인생이고

나머지 날은 내가 온 곳으로 되돌아 가기 위한 인내와 작별의 시간이다.

 

죽음이 내 등 뒤에 또아리 틀고
내 마음대로 어디론가 떠날 수 없는 날이 잰 걸음으로 쫒아 오는데

그것 말고 다른 무엇이 무서운가?

지금 무엇을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가 ,

 

누군가 그랬지?

죽음은 영혼의 안식과 평화라고

영원한 안식과 고요와 평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곳을 향해  여행 중이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내가 하는 단 한 번의 여정 !

그 여행은 내가 만든다.

여행은 아름답고 즐거워야 한다.

 

 

우리는 도인이 아니라 세상의 한세상을 살아 가는 속인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바람이 불어 간다.

동굴에 은거하지 않는 한 그 바람을 피할 수 없다

그 바람이 희로애락의 파도를 몰고오고 끊이지 않는 삶의 번뇌와 미망을 만든다.

도인들은 동굴에 은거하여 바람을 등지고 세상의 바람에 상관없이 마음 속에 감추어진  

기쁨의  비급을 찾기에 골몰한다.

그들의 길은 세상의 사람들의 길과는 다르다.

수 많은 사람들은 동굴 밖에 머문다.

그들은 많은 세속의 기쁨을 누리지만 또한 바람에 쉽게 흔들린다.

수 많은 사람들 중에는  바람에 더 흔들리는 사람 있고 그 바람에 초연한 사람이 있다.

그 바람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삶의 내공의 차이다.

 

도인만 깨달음과 마음의 평화를 찾는 건 아니다.

오랜 세월을 보내고 가는 세월에 달관하다 보면 범인도 때론 도의 경계를 기웃거릴 수도

있다.

어쨌든 세상 모든 희로애락과 행불행이 마음의 조화이기에 범인들 또한 한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수행의 길을 모색한다.

절대 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도의 깨우침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짧을  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함이다.

 

선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무엇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되어가는 대로 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
좌선할 때 생각을 멈추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생각이 스스로 멈추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어떤 생각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면 들어오게 내버려두고, 간섭하지 말고 저절로 나가도록

내버려두세요.

그렇게 오래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선사의 말이다.

수행자는 참선과 좌선을 통해 궁극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지만 범인인 우린 현실속의

명상과 사색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고요를 찾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것에 쉽게 다가가고 또한 쉽게 멀어진다.

우리는 속세에서 만나는 도는 깊을 수가 없고 세상에는 끊임없는 바람이 불어 가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만의 마음공부를 계속하여 한다.

우린 세월에 깊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의 풍파와 비바람에 낡아가고 삐걱

이는 심신으로 세상의 바람을 맞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내겐 걷기가 명상이고 수행이다.

높이 오르면 마음이 더 깊어지고 멀리 가면 마음이 더 넓어 진다.

더 멀리 떠나고 싶은 갈망이 살아 있음은 삶의 축복이다.

내 마음의 수행터는 세상에 널려 있다.

아직도 먼 산에 가고 높은 산에 오를 수 있음에 감사할 일이고 나만의 수행을 통해 삶이

조금은 더 가벼워 질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일 따름이다.

 

치악산의 봄을 마주하며 내 마음은 평화로웠고 또한 그 마음 한 구석에서 새 봄의 기쁨이 

솟아 올랐다.

 

선순환이다.

피어나는 봄과 대지의 기쁨 속에 있으니 그 좋은 기운이 내 몸속에 스며 드는 것

그 길 위에서 덕유와 가야산의 봄 까지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진천 회동 다음 날 혼자 떠난 여행길 이았다.

그 여행길에서 아직 채 피어나지 못한 진달래를 만나고 겨울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큰 산의 숲을 만났다.

늘 가는 익숙한 산길이지만 그 곳에는 삶의 경이와 신비가 머물고 나는 다시 삶의

비밀 한 조각을 더 알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능선 오르기 전에 따라 잡은 부부 산님 외에 산 길에 아무도 없엇다.

그 눈부시게 아름다운 남덕유의 아침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작년 8월 조사장 과 함께 올랐던 남덕유에는 표석 외에 9개월 만의 재 등정을 기억해

줄 아무도 없었다.

 

내년 봄에도 다시 올 수 있어요…”

종주길은 몰라도 여긴 70 까지는 아침 산책하듯 다녀갈 수 있을 것이다.

 

서봉 까지 오르면 사실  산행은 끝이라 해도 좋았다.

좋은 풍경을 누리고 내려 갈 일만 남았으니

외로운 늑대처럼 홀로 산행하는 나를 닮은 산객들을 두 명 만났다.

한 명은 일찍 영각사에서 올라 서봉을 찍고 되돌아 가는 중이다.

왜 굳이 다시 온 길을 되짚어 가느냐고 물으니 그 길을 가고 싶지만 서봉을 지나

학습원으로 하산 길을 모른다 했다.

오늘 내가 가는 학습원 하산길은 비등이다.

정규루트가 아니라 이정표도 없어서 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찾을 수가 없다.

나는 그를 데려갈까 생각  했지만 아서라 !

그와 나는 수행 중이다.

서로가 페이스도 다르고 불편할 것이라 그냥 잘 가시란 인사와 함께 헤어졌다.

 

서봉에서 만난 두 번째 산님은 작년이 나처럼 육십령에서 올라왔다.

남덕유 찍고 다시 돌아 갈 거라고 한다.

우린 스타일이 다른 늑대다.

난 산길 리바이벌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데 저 먼 길을 다시 리바이벌 한다니..

그도 산길에서 도를 닦고 있음이다.

 

내려가면서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태양은 따사롭고 햇빛은 눈부시다.

아침에는 손이 시릴 정도로 춥고 바람이 차가웠지만 남덕유를 지나 서봉 가는 길

에서 부터 전형적인 봄날씨다.

바람은 부드럽고 시원한데 덕유의 고원의 봄 풍경은 아무리 바라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선은 유위(有爲) 대신 무위(無爲), 작위(作爲) 대신 부작위(不作爲)를 애기한다.

제발 뭘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하지 않음을 행()하라고 한다.

풍경과 바람이 좋은 곳에서 한참을 앉아 자연과 사상의 망중한을 즐기는 것 또한

선을 행함이다.

 

따사롭던 태양의 열기는 조금씩 더 강렬해졌다.

서봉을 내려가면서 가을 쉐터를 벗고 얇은 긴 팔 봄 옷으로 갈아 입었다.

 

내려가는 길에는 일단의 젊은이들을 많이 올라왔다.

반바지에 반팔을 입은 젊은 이도 있고 레깅스에 가벼운 바람막이를 입은 젊은 대학

생들도 있다.

모두 고글이며 선글라스를 쓰고 한껏 스타일리쉬한 멋을 뽐내고  몸맵시 또한 날렵해서

도  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풋풋한 젊은이들 모습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산을 싫어하는 성향이라  의아해서 물어 보니 장수트레일 레이스 회원

들로 장수 100에 도전하고 있다.

전국에서 30명이 참가 했다는 데 3일 동안 100키로를 걷거나 뛰는 방식으로 목표여정을

진행중이다.

4050대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활기차고 건강미 넘치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나도 꽤 나댄 축에 속하지만 세월은 부지불식간에 흘러 가고 내 젊음의 샘물은 이제 조금씩

말라가고 있는 중이다.

지신의 목청으로 노래하는 그들의 젊음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그 시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임을 그들은 아직 모를 것이다,

내려가면서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파이팅을 외쳐 주었다.

 

알탕시즌은 아니고 제법 거칠거 표효하는 계곡수를 바라보며 물처럼 여유롭게 흘러

내렸다.

어느 가을에 5시간 30분 걸린 길을 1시간이나 더 걸렸다.

무슨 문제 있으랴?

그 수행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힘들지 않았다.

돌아 오는 길에 추부 둥그나무집에 들려 추어탕을 한 그릇 먹었다.

그 한 그릇이 그 엣날 보다 더 맛있었던 건 거친 운동 때문이고 도를 경계를 기웃거린

내 마음이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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