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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 울진일원
1일차 여행코스 : 무섬마을 무섬다리 , 소수서원, 부석사 , 망양정, 등기산 산책
후포항 회 만찬 및 주연, 덕구온천 숙박
2일차 여행코스 : 덕구온천욕, 죽변우성식당
날씨가 계속 싸늘했다.
봄처녀가 원래 까칠하긴 하지만 올해처럼 변덕이 심하고 퉁퉁 부어 있어 데이트 하기에
찬 바람 씽씽 나던 때가 없었다.
애초 금강송 솦길 트레킹계획을 세웠지만 시간 소요가 너무 많고 울진 까지 가서 바다쪽
경승길을 둘러볼 시간이 별로 없다.
하여 좀더 느긋한 여행 일정을 편성했는데 경유지로 오래 전 다녀왔던 소수서원과 부석
사를 포함시켰다.
무섬다리는 마눌의 제안으로 일정에 편입했다.
우리는 그렇게 봄바람 부는 무섬다리에서 2개월 만에 다시 해후했다.
조용한 마을을 가로 지르는 내성천은 물이 맑고 생각보다 넓은 천이었다.
지금 이정도이면 그 옛날 자연이 수려했던 시절에는 실버들 늘어진 참으로 아름다운 개천
이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많던 시절에는 천엽과 물장구치기 좋은 사계절 즐거운 놀이터였을
것이다.
나는 잘 몰랐었는데 드라마 원경,미스터선샤인,구르미그린달빛 등을 촬영한 곳이란다.
무섬마을은 물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라는 원래 우리말로 무섬다리가 놓여
진 내성천이 삼면으로 휘돌아 흐른다.
안동 화회마을이나 내고향 가까운 용궁 회룡포와 비슷한 서정이다.
해는 떴지만 바람은 다소 강하고 날씨는 쌀쌀했다.
그냥 옛 친구들을 만나 그냥 바라보고 다리를 걸어보는 것이 힐링이었다.
갈 길이 멀러 한 번 건너 갔다 돌아와도 일정이 빠듯해서 길게 한바퀴 돌며 산책하자는
차원사 의견도 일축했는데 참새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엄상사가 어느 결에 배추전
과 막걸리를 예약해 놓은 탓에 결국 발길이 밀리고 말았다.
햇빛이 강해지면서 바람은 조금씩 부드러워 지고 양지바른 곳은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
했다.
하얀 민들레가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지지난 주 갑작스런 눈과 바람에 얼어죽을까 걱정했던 계족산성의 그 토종 국산 꽃
꽃말 “내 사랑을 그대에게 드려요..”
나른한 봄 빛에 퍼즐러 앉아 막걸리 한 잔으로 기분을 업시키고 소수서원으로 출발하다.
소수서원은 주세붕이 안향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다녀간지가 한 20년쯤 된 것 같은데 기억의 한 켠에 때 고즈녘했던 여행의 좋은 느낌이
남아 있는 곳이다.,
고색창연한 낡은 서원의 주변은 상전벽해되어 완전한 관광지의 모습으로 새로 태어났다.
강학당, 직방재등 몇몇 건물이 모여 있는 낡은 서원의 기억 말고는 남아 있는게 없어 모든
게 생소하다.
애초에 매표소에서 문화해설사님이 동행 의견을 물었을 때 예전의 서원규모를 떠올려서
시간 소요가 많지 않을 것 같아 흔쾌히 수락을 했는데 그게 아니여 !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여기저기 돌아보다 보니 역사공부가 나름 유익하기는 한데
시간 또한 많이 늘어졌다.
해설사님과 일정을 마무리하고도 박물관과 선비촌등 돌아볼 곳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우리는 그 쯤에서 서원투어를 마루리하고 부석사로 이동했다.
요 근래 가장 좋은 봄날이었다
햇빛은 따사롭고 부드러운 바람은 솔솔 불어 자연속에서 소요하기 더 없이 좋은 날씨다.
4월의 화창한 봄날 부석사로 오르는 길의 신록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절의 연등은 화려하고 무수한 꽃들은 앞다투어 꽃을 피워
냈다..
지지난해도 지난해에도 그렇고 매년 이기자의 날씨 운세는 너무 좋아서 우린 늘 그렇
게 멋진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내게 부석사는 들 때마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졌던 곳으로 대한민국 풍수지리의
명당임을 봄과 마음이 먼저 느끼는 곳이었다.
대지의 기운이 승하는 날 좋은 기운이 가득한 부석사에 마눌과 옛친구들과 다시 돌아
온 것이다.
다시 무량수전 앞에 서니 감개가 무량했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낡아가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그 담당한 모습은 여전히 감동
이었다.
마치 고향마을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올릴 때와 같이 반갑고도 경건한 마음 !
“할배 아직 괜찮네 !”
속절없이 지나간 세월~~
나름 후회없이 살았지만 우리가 기쁨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이 참으로 짧다는 걸 깨닫고
나니 건강한 채 누릴 수 있는 남은 세월이 참으로 아깝고 소중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봄은 잃지 말아야 한다.
한 번 지나가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하는 봄
내 몸에 대지에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과 온 누리에 가득한 봄의 기운을 채우지 않고
영고성쇠의 바람 앞이 휘몰아 치는 황혼의 벌판을 무슨 힘으로 걸어가려 하는가?
내어찌 그 들녘에서 풍월을 논하고 삶의 구성진 노래를 부를 수 있는가?
세월의 긴 시간을 돌아 다시 바라 본 무량수전은 더 애틋하게 다가와 울컥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엎드려 삼배를 올리고도 마눌과 한 바퀴 돌며 기둥을 어루만졌다.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사는 동안 건강하고 근심걱정 없이 남은 삶을 누리다 어느 날 홀연히 떠날 수 있
으면 좋겠다..
우린 여유롭게 경내를 소요하고 동해를 향해 출발했다.
망양정
태양이 사선을 긋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6년전 그러니까 2009년 10월 에 처음 올랐던 곳이다.
16년의 젊음을 보내고 다시 돌아와 바라 본 황금빛 햇살이 비끼는 바다의 감회가 새롭다.
잘 있었나 ? 망양정 그리고 동해바다.
나 정말 바뻣어 !
세상에 가득한 기쁨과 감동을 돌아보고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가는 여행을 계속하느라 ....
그 여행 덕분에 마음이 먼저 늙어가지 않고 아직도 체력은 짱짱해서 내 삶의 패턴이
바뀌지 않았으니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네 !
손바닥 만한 대한민국 해발 500미터급 아래는 60이 넘어 댕긴다고 많이 남겨두기도
했으니 아직 못 가본 데가 많겠지만
못말리는 방랑기와 역마살이 웬만한 대한민국 여행은 다 추억여행을 만들어 버리네....
10년 안에 다시 오기는 힘들거구 이제 16년 후 82세 추억여행에서 다시 봄세 !
등기산 산책
내 기억에 예전에는 인상적인 관광시설이 없는 곳이었다.
후포항에 면해 있고 바다를 내려다 보는 산책로와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요즘 제법
핫한 관광지에 속하는 곳이다.
시간 소요가 많은 곳이라 먼저 둘러보고 주변을 산책하고 죽변항으로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동선상 맞는데 망양정을 보고 가려니 갔던 길을 되짚는 걸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일대에 소문이 자자한 가성비 갑의 후포 연수 횟집에서 만족할 만한 저녁식사를
했으니 보상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오전 세찬 바람으로 전면 출입 통제를 해서 다녀올 수가 없었다
다만 먼 발치에서 구경하고 잘 조성된 주변 산책로를 함께 거닐었다.
가는길 철제 통로 군데군데 단단한 문을 설치하고 굳건히 자물쇠를 채워 놓았지만 가려
고 마음 먹으면 못갈리야 있겠냐만은 시간도 늦고 일행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니 오늘은
조신하게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하다.
해는 이제 서선으로 뉘엇뉘엇 넘어가며 팽나무에 황금빛 햇살을 걸고 풋풋한 젊은 날의
친구들은 그 봄과 뜨거운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이젠 황혼이 드리우는 가을 길을 함께
걷는다.
젊은 날의 어느 길목을 잠깐 스치던 인생의 짧은 인연이 황혼길 까지 이어지는 삶의 오묘
함에 16년의 세월도 무색하게 다가온다.
파도와 바람은 변함없이 밀려 온다.
사람들은 해안선의 풍경을 이리 저리 바꾸고 있을 뿐이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동해 바다다.
세월은 우리의 모습을 바꾸고 옛 추억을 희미하게 하지만 우리는 아직 서로를 잊지 않았다.
세월에 낡아가면 어떠랴 ?
부석사 무량수전처럼 거침 없는 동해 바다처럼 나 또한 그렇게 세상에 대한 사랑과 삶의 존엄
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후포항 연수횢집에서 정말 싱싱한 회와 대게로 저녁 만찬을 즐기고 덕구 온천
숙소로 들어가 25년 이기자 봄날 동해 여행 1일차를 즐겁게 마무리 했다.
2025년 4월 2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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