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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고유가 행진에 전기차 뜬다.

 국제유가가 날로 치솟는 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로 도로를 달리는 고성능 전기자동차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과거 전기자동차는 일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려서 골프장, 공장처럼 제한된 장소에서만 사용됐다. 하지만 배터리기술의 진보로 전기차량의 주행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유가인상이 계속됨에 따라 전기자동차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다.

현재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전기자동차는 GM, 도요타 같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관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테슬라모터스는 휴대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스포츠카의 예약판매를 받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테슬라 로드스터는 4초만에 시속 100km를 돌파하며 최고시속은 217km, 일회 충전으로 최장 32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라이트 스피드도 이와 유사한 전기 스포츠카를 개발 중인데 포르셰, 페라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고성능이어서 자동차 매니아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출퇴근 용도로 사용되는 보급형 전기자동차의 개발, 판매도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피닉스 모터스는 최고시속 140km에 달하는 전기자동차 2종을 내년초에 출시한다. 마일스 오토모티브는 기존의 2인용 전기자동차 ZX40보다 속도와 주행거리가 세배 이상 늘어난 전기자동차를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 회사 ZAP은 최고시속 64km로 달리는 3륜형 시티카를 대당 800만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관광용으로 공급하던 전기자동차 GEM에 올들어 선루프와 온열시트 같은 고급옵션을 장착해서 본격적인 소비자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기자동차는 일회 충전비용이 1∼8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나 유가상승이 계속될 경우 기존 자동차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것이라고 제조사들은 장담한다.

실제로 최근 전기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은 장거리 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차량유지비용이 예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큰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전기자동차가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치 않지만 가까운 출퇴근이나 쇼핑용도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영향으로 전기모터와 휘발유 엔진을 함께 장착한 하이브리드차량보다 경제성이 훨씬 뛰어난 전기자동차를 세컨드카로 구매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