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로 들어서자 젊은 층을 겨냥한 카페테리아 분위기가 풍긴다. 4D를 상징하는 4개의 유리 조형물과 개봉 예정작을
알리는 대형 멀티스크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박 사장은 “영화를 보지 않아도 이곳 출입은 누구나 자유롭다. 그냥 편안한 만남의
장소로 활용해도 좋은 곳”이라 소개했다. 2층 휴게실에는 5대의 콘솔 게임기가 비치돼 있어 오전 시간대에는 방학 중인 중고생이 몰려와 무료로
게임을 즐긴다. 영화관 관리담당자는 “이곳 여자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돼 있어 이를 아는 여학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려 오기도 한다”고
귀띔한다.
본격적인 영화 체험을 시작했다. 20분짜리 샘플용 영화는 마치 2분 분량처럼 느껴졌다. ‘스타워즈’에서 광선검 부딪히는
소리가 진동의자를 통해 쩌렁쩌렁 느껴지고, 키에누 리브스 주연의 ‘구름속의 산책’에서는 향긋한 포도향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어 바닷바람과 대포
연기, 천둥과 번개, 폭풍이 쉴새없이 느껴지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풀타임으로 체감했다. 옆자리에 손잡고 영화를 보러온 연인들은 실감을 더욱
깊게 느끼고 싶어서인지 진동의자 속으로 몸을 더욱 깊숙히 파묻는다.
영화관의 운영사는 씨네테크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의
특수효과(4D Cave system)를 포함한 영화상영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X큐브 영화관의 엔진이다. 영화상영기술인 ‘조명을 이용한 영상
확장 시스템’, ‘영상확장 효과 장치 구동 시스템’, ‘영상확장 효과 장치 구동용 파일 생성방법 프로그램’은 지난해 말과 올초 국내 특허출원된
상태다.
‘4D Cave system’으로 명명된 특수효과 기술은 영화상영 시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LED 조명과
스모그, 진동으로 동시에 표출해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영화 속에서 커피나 꽃향기, 과일향이 풍기는 장면이 나오면 실제 향이
스크린에서 발생하고, 태풍이 몰아치는 장면에서 번개와 비바람이 일면 실제 영화관 내에 바람이 불고 섬광이 번쩍인다. 한마디로 영상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감성체험 시스템인 것이다.
이 기술을 자동 편집프로그램으로 자체 개발한 영화편집 프로그램(Movie FX
Program)은 씨네테크가 보유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프로그램이다. 모든 영화에 적용 가능하고 한 편의 영화에 적용시키는 시간도
2∼4시간이면 충분하다. 씨네테크는 이 프로그램을 앞세워 부산을 출발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관
자체가 지닌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시네테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X큐브 영화관은 어떤 상권과도 접근성이 용이하다. 또 어떤 영화라도 유연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영화관의 체험관이 50∼6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장비와 설치비가 소요되는 반면 X큐브는 5∼10억원의
소규모의 자본으로 3개관을 건립할 수 있다.
박영철 사장은 “누구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독특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탄생한
전형적인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앞으로 3D와 결합한 새로운 XD시스템을 내놓는 등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영화시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왕의 남자’에 이어 ‘괴물’이 전국 여름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이 때 영화 마니아의 색다른 요구와 앞선 국내 IT
능력이 합해져 탄생한 X큐브가 부산을 시작으로 새로운 영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부산= 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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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게재일자 :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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