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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정치권, 위기의 한국영화 구할까?(기사)

영화 ‘괴물’의 스크린수 독식과 스크린쿼터 축소 등 한국 영화산업 위기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이 ‘한국 영화산업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멀티플렉스로 명명되는 복합 개봉관 스크린수를 한 영화가 점유하는 비율을 줄이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움직임과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한국영화업계 지원 방안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복합상영관 스크린수 규제 =민주노동당의 천영세의원은 한 영화의 복합개봉관 최대 스크린 점유율을 30%로 제한하고 8개 이상 스크린 보유 영화관에 대안상영관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다음 주 제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영화 ‘괴물’의 흥행으로 촉발된 스크린 싹쓸이 논란과 독립·예술 영화 상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마이너리티 쿼터’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천 의원실이 발의할 개정안에 따르면 2조 11항 복합상영관 규정을 신설했으며 41조에는 복합개봉관에서 동시 상영하는 영화 중 한 영화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스크린수 이상을 상영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복합개봉관 내 애니메이션·단편·예술영화 등을 연간 상영일수의 60% 이상을 상영하는 ‘대안상여관’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률개정안 간담회에서 천의원실은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스크린 수는 1600개 정도이고 1300개 남짓의 스크린 수를 복합개봉관이 차지해 영화의 배급과 상영에 결정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나 현행법은 이에 관한 규정이 없어 한 영화의 독점적인 상황을 규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한국 영화 산업 발전과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천의원의 대표 발의 후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입장료 3% 영화발전기금 부과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한국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영화관 입장료의 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부과하고 이를 한국영화산업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방안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극장주들의 반발과 함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태스크포스팀(TFT)(공동위원장 배기선·이미경 의원)’이 18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영화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은 발제를 통해 입장료 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부과, 연간 총 261억원의 기금을 영화계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를 초과한 상영관에 대해 적게는 1%, 많게는 3%의 기금 부과금을 환급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영화의 스크린수 점유율 규제의 경우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영화발전기금 마련 방안도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양극화와 스크린쿼터 축소로 홍역을 앓고 있는 영화산업에 정치권의 다양한 방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