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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KT 본사인력 전진 배치

KT가 본사 인력을 20% 감축해 지점에 배치하는 ‘하방(下放)’을 추진한다. 전사 조직을 영업과 고객 마케팅을 위한 전진 기지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KT(대표 남중수)는 임원인사 후속으로 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인사의 골자는 분당 본사 인력 2500명 가운데 20%인 500명을 각 지점 영업으로 배치한다는 것. 개인별로 희망부서를 3순위까지 받고 있다. 창립 기념일인 다음달 10일이전까지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KT의 이번 방침은 500명으로 규모가 큰데다 본사 업무간 이동이 아닌 지점 영업을 위한 ‘하방’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했다.

우선 영업과 고객 마케팅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KT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조직 슬림화 및 사업부문 강화 △전국 지점에 영업기능 부여 △지사의 전문영업력 확대 방침을 제시했다.    

언뜻보면 지난 몇년동안 수행해온 본사 조직 비대화에 따른 부분적인 슬림화 작업과는 유사해보인다.

하지만 성격은 사뭇 다르다. 고객 친화형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의 뿌리부터 바꿔놓겠다는 남중수 사장의 의중이 깃들여있다는 분석이다. 남 사장은 지난 임원인사에서도 본사 지원조직에 오랜동안 몸담았던 핵심 임원들을 영업과 마케팅, 고객 등 현장에 두루 전진 배치했다. 현장에서 열심히 뛰게 하고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KT의 미래 경영자들을 키워가겠다는 게 남 사장의 구상이다. 현장감은 본사에 복귀한 임직원에게 좋은 약이 될 것으로 KT는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번 하방은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둔감했던 조직 문화를 일대 혁신하겠다는 의지도 강력하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지점의 큰 불만이 ‘본사는 뭐하느냐’였다”며 “본사부터 변화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전 조직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본사 직원들 사이엔 긴장감이 팽배했다. 일부 직원들은 자리 이동에 전전긍긍했다. 하방을 통한 KT의 혁신이 과연 성공을 거둘 것인지 KT 안팎의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하방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 군의 관료화를 막기 위해 간부들을 농촌이나 공장, 예하 부대 등으로 보낸 운동이다. 당과 정부 간부는 노동에 종사했으며 군 간부는 사병들과 같은 내무반에서 기거했다. 1957년 3월부터 시작해 당시 ‘하방’된 간부는 중앙과 지방정부 관료, 고급 군인, 학생까지 1000만명에 달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