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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el /여행의 기술 책을 읽고 - 에드워드 호퍼와의 만남   
 

THE ART OF TRAVEL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 정영목 옮김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들이 있어서

몇 권의 번역된 책들을 함께 구입해 왔답니다.


Alain De Botton / 알랭 드 보통


-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 프루스트를 좋아 하세요

- Status Anxiety / 불안

- The Art Of Travel / 여행의 기술


그 중

‘여행의 기술’은 계속 이어지는 나의 여행을 위해 그리고

오래 타야할 비행기에서 읽을 생각으로 가볍게 집어들은 책이었어요.

그런데 내 생각을 빗나간 이 책은 결국 시드니로 돌아와서 읽었답니다.

알랭드 보통의 책이 그리 가볍지 않듯이,

읽는 내내 책 제목 The Art Of Travel을 왜(?) 옮긴이는

‘여행의 기술’이라고 했을까....

차라리 번역하지 않은 제목 그 자체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책을 읽었답니다.


책장을 덮으며,

The Art Of Travel / 여행의 기술 이라는 제목에 끄덕이게 되었답니다.


 

The Art Of Travel / 여행의 기술


내가 세상과 뒤섞이면서도

내가 가진 소박한 즐거움에 만족하며,

하찮은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을

멀리하며 살아왔다면,

그것은 그대 덕분이다.............. ,

그대 바람과 요란한 폭포 ..... 그대 덕이다.

그대 산이여, 그대 덕이다, 오, 자연이여!


- 책 속에서 워즈워스 시 중



차례


* 출발 - 기대에 대하여,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 동기 -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호기심에 대하여

* 풍경 -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숭고함에 대하여

* 예술 -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 귀환 - 습관에 대하여


차례를 살펴보면 알랭 드 보통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알랭드 보통은 책의 차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우리가 여행을 하기 위해 그리고 하는 동안

또 돌아 와서 갖는 모든 생각들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자연을 보고, 도시를 보고, 예술을 감상하며 그 때마다 그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줍니다.

많은 여행기들이 자기 자신의 체험과 이야기만을 담은 것과는 달리

여행지에서 예술가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이야기 합니다.

폭넓은 사고와 감성의 소유자인 알랭 드 보통 그만의 독특한

여행 감성 훔쳐보기도 아주 유익하고 흥미로웠답니다.

책장에 아끼며 오래 꽂아두고 볼만한 책이라 여겨졌어요.


 

책 페이지 속에 있던 호퍼의 그림들을 차례대로 올려봅니다.

 

1.jpg

Hopper, Edward <자동 판매식 식당 Automat> 1927년


 

2-a[32].jpg

Hopper, Edward <주유소 Gas> 1940년

 

3.jpg

Hopper, Edward <293호 열차 C칸 Compartment C, car 293> 1938년

 

이 그림이 주는 분위기가 무척 좋았어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무척 평온한 느낌과 더불어

기차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함께 듭니다.

그의 말처럼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호퍼는 또한 기차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풍경을 가로질러가는 반쯤 빈 열차 안의 분위기에 마음이 끌렸다.

바깥에서 바퀴들이 철로에 부딪히며 박자에 맞춰 소리를 내는 동안

안을 지배하는 정적, 소리와 창밖의 풍경이 어우러져 빚어지는 꿈결 같은 분위기.

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일상적 자아 밖으로 나와,

안정된 환경에서라면 얻기 힘든 생각과 기억에 접근하게 된다.

<293호 열차 C칸>에서 책을 읽으며

열차 안과 풍경 사이로 시선을 움직이는 여자는

그러한 마음 상태에 있는 것 같다.


- 책 속에서


4[1].JPG

Hopper, Edward <호텔 방 Hotel Room> 1931년

 

 

책 속에는 모두 흑백 그림들의 사진이었어요.

책 속에 있던 호퍼의 작품을

호퍼 사이트에서 찾아 올립니다.

‘여행의 기슬’ 이 책에는

호퍼의 그림에도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자세히 책 내용을 타이핑 해드리고 싶지만......


*

많은 내용 중 알랭 드 보통은 시인과 화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화가에 대해서 특히 그림에 대해서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내가

비행기 안에서 읽다 덮은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

하지만 돌아와서 그가 쓴 책속에 함께 들어가 있던

페이지속의 그림들을 찾아보느라

또 시간을 보냈지요.

그림을 찾아보고 책 내용과 함께 자세히 관심 있게 읽어 보기는

아마도 이 책으로 인해 처음이었답니다.

어쩌면

이 한권의 책이 나에게

예술작가 Hopper Edward를 좋아하게 만든 책이 된 것 같답니다.



책 중에서 호퍼 이야기


호퍼는 1906년 스물네 살의 나이에 파리로 갔으며

그곳에서 보들레르의 시를 발견했다.

이후로 그는 평생 이 프랑스인의 작품을 읽고 암송하게 된다.

호퍼가 느낀 매력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두 사람은 고독, 도시 생활, 근대성, 밤이 주는 위로,

여행과 관련된 장소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


호퍼는 1952년 처음으로 차를 샀다.

중고 모델이었는데, 이것을 몰고 뉴욕의 집에서 뉴멕시코까지 갔다.

그 이후로 그는 매 년 몇 달은 길 위에서 살면서

모텔 방이나 차 뒷자리, 야외나 식당에서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는 1941년에서 1955년까지 미국을 다섯 번이나 가로질렀다.


 

그의 그림들<그리고 울림이 큰 제목들>은

다섯 가지 여행 장소에 대한 일관된 관심을 보여준다.

 

1. 호텔

2. 도로와 주유소

3. 식당과 카페테리아

4. 기차에서 본 풍경

5. 기차 안과 열차의 모습



* 책 속에서는 호퍼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똑같은 곳을 지나가도 어떤 이들에게는 글이 되고

노래가 되고 호퍼처럼 멋진 그림이 되나봅니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처럼

그 자신의 느낌이 곧 그들의 작품과 연관되어 마음을 달래게 되나봅니다.




 

p.s ............

한국을 가기 전에 

오랜 시간 웹서핑에 할애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책 고르기였답니다.

그동안 책 리뷰와 함께 소개한 관심 있었던 책들과

내가 이곳에서는 쉽게 구하지 못할,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르기 위해

열심히 파도를 탔었답니다.

며칠 걸리더군요.

이런 시간도 뒤돌아보니 여행의 기쁨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듭니다.


도서목록을 우선순위로 자세히 작성하고 프린트했답니다.

책 목록을 작성하니 약 35권쯤 되어있었는데, 그 많은 책을 구입해서

들고 돌아다니다 돌아올 생각을 조금하니 아찔한 생각도 함께 들었답니다.

다행히 든든한 짐꾼 역을 톡톡히 해준 아들 덕에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서울에 도착해서 광화문 교보문고로 달려가서

보냈던 시간들..

무척 행복했던 시간들이였답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도

엄마가 좋아 하는 광화문 일대를 즐겁게 쫓아 다녔던 우리아이.

나는 세종문화회관 주변에 있었던 왕 만두집에 가서

광화문 주변과 얽힌 나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열심히 했던 시간도 갖았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여행의 선물처럼 읽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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