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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얼굴인식 기술 세상을 바꾼다

사람들의 얼굴에 담긴 고유한 특징으로 신원을 파악하는 얼굴인식기술은 여타 생체인식기술보다 사용자의 거부감이 낮아 시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얼굴인식의 첫번째 단계는 카메라 앞의 촬영영역에 나타난 사람의 얼굴부분을 자동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얼굴의 패턴을 인식해서 진짜 사람인지 혹은 사진인지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눈 사이의 거리, 코, 입의 비율 등을 수학적으로 추출해서 이미 저장된 얼굴인식 DB와의 매칭해서 신원정보를 최종 확인하게 된다.

 얼굴인식기술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출입통제시스템에 처음 적용됐고 9.11테러 이후 미국·호주·영국 등 정부기관에서 외국인의 신원확인과 보안용도로 제품구매를 크게 확대하는 추세다. 얼굴인식기술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홍채·지문·정맥 등 여타 생체인식기술과 달리 비접촉식이어서 사람들의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

 출입문 앞에서 눈을 카메라에 대거나 지문을 스캔하는 과정은 과히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다.

반면 얼굴인식기술은 카메라 위치만 적절하면 걸어가는 행인도 충분히 신원파악이 가능하다. 사람이 사람을 알아보는 방식이 얼굴인식이기 때문에 인간의 문화적 관습에도 가장 잘 들어맞는다.

 얼굴인식기술의 단점은 똑같은 사람이라도 조명조건·표정·헤어스타일·수염·안경 등이 바뀌면 못 알아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점이다. 사람의 눈썰미는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피부가 처지는 변화도 고려하지만 이를 기계적으로 인식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얼굴인식기술은 주로 여타 보안기술과 함께 적용돼 편의성을 높이거나 100% 정확도가 요구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된다. 출입문의 통제장치로 얼굴인식기술만 채택할 경우 눈병에 걸린 주인이 집에 못들어가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굴인식전문업체 엔시스텍의 이상용 이사는 “인간의 뇌는 사람의 얼굴을 다각적으로 인식하지만 기계의 눈은 몇가지 특징만 인지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얼굴인식기술은 알고리즘과 HW기술의 발전에 따라 본격적인 대중화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히트친 기능은 얼굴부위에 촛점을 맞춰주는 얼굴인식AF 였다. 소니는 미소가 포착되면 셔터가 누눌러지는 카메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절도범이 훔친 카드로 ATM에서 돈을 빼내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ATM업계는 고객이 모자, 마스크를 쓰면 현금인출이 안되는 얼굴인식 ATM기기를 내년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주인만 영상통화를 하는 휴대폰, 꼬마주인을 알아는 곰인형, 식당에서 고객을 알아보는 웨이터 로봇 등 응용분야는 무한하다. 사람이 아닌 온갖 사물까지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는 세상에서는 남이 안보는 장소에서도 행동에 조심을 할 필요가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