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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제 11구간 (백봉령-청옥산-두타산-댓재)

      간: 제 11구간 (백봉령-청옥산-두타산-댓재)

도상거리: 29.5 km

      자: 2002년 10월 26일(토) ~2002년 10월 27일(일)

      씨: 거센 바람 과 맑음 ( -6~3c)

 

 

10:27 03 : 00 백봉령 출발

         04 : 45 헬기장

         06 : 15 여명의 언덕

         06 : 30 해돋이 언덕

         06 : 30 상월산

         06 : 45 임도m) 이기령

         07 : 45 식사

         08 : 10 식사후 출발

         08 : 40 갈미봉

         09 : 00 굽어보는 계곡의 멋진 풍광

         09 : 40 고적대 (1354m)  이기령 <= 6.3km

         10 : 15 연칠성령정상    고적대 <= 2.3km   => 두타산 3.5km 40분

                              무릉계 || 12.3km   2시간 50분       

                              대피소 ||  5.25km  1시잔 20분

        10 : 45 청옥산 (1403m)  두타산 <= 7.5km 1시간 50분

        11 : 30 박달령 정상     청옥산 <= 3km  50분   =>두타산 4.5km 1시간 10분

                              무릉계 || 8km 2시간 40분

        12 : 30 두타산 (135.7m)

        13 : 10 두타 하산로 중식 후 출발 

        15 : 20 댓재

 

  

12시간 20분의 긴 등산여정

29.5km 웅혼하게 구비치는 산길

설악의 건강한 기운이 다시 힘차게 살아 오르는 것 같은 고봉준령을 거친 바람과 함께 지난.

한국의 10대 명산답게 다시 청옥 두타를 대하는  감회가 새롭다.

바람에 뒹구는 낙엽

남김 없이 잎새를 털어낸 황량한 가지들

무릉계곡을 감싸는 웅장한 산세와 능선의 칼바람에 압도된  멋진 추억의 여정 이었다.

백두대간 종주의 보람을 새삼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최상의 코스

황홀한 잔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금수강산

주저 없이 부르고야 마는 국토의 아름다운 모습에 가득한 감동이 함께한 하루였다 

 

버스에 내리자 마자 흡사 겨울바람 같은 차가움이 온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자켓은 입지 않았어도 긴팔상의에 조끼까지 걸쳤으니 늦가을 산행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불과 2주전 삽당령-백봉령 구간은 반팔만 걸치고 완주했는데.

까만 하늘에 하얀 구름의 모습이  보이고 여기저기 무수한 별들이 반짝인다.

머리 위엔 반달이 교교한 빛을 드리우고

황량한 숲을 불어 내리는 거친 바람소리는 간담이 서늘하게 귓전을 때린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바라다 보는 창백한 능선의 실루엣은 처절하게 고독한 모습이다

멀리 동해의 시가지 가로등들이 환히 보인다.

방해 받지 않는 혼자만의 사색과 상념에 남겨질 수 있는 고독한 야간 산행은 6시쯤 붉어져

가는 동편하늘이 바라다 보이는 여명의 언덕 까지 계속되었다.

세차고도 차갑게 밀려드는 바람과 말없이 다가오는 새벽의 여명이 동해의 아침을 열고 있다.

나는 다시 여기 섰구나

수평선 위로 붉게 물든 구름 층 위로 찬란한 태양의 솟구침을 준비하는 동해 바다를 고독한 준령에 서서 바라 본다

환상적인 날씨로 깨어나는 동해의 바람과 대지를 소생시키는 붉은 태양의 기운 그리고 국토 대혈맥의 지기가 대자연의 감동과 함께 전율처럼 가슴으로 밀려든다.

이 아름다움을 언제나 사랑하고 간직할 수 있는 건강과 열정을 주소서

오늘을 즐기고 소중히 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상월산을 내려서 임도를 지나 능선길로 접어 들면서 해가 구름 위로 완전히 솟았다.

오색의 대간 리본 위에도 황량한 가지만 가득한 나무숲에도 붉은 햇살이 가득 쏟아지면서

반대편 산봉우리를 황금빛으로 물들여 간다.

매일 마주하는 태양이 대 자연 속에서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음을 새삼 느끼며 밝은 아침처럼 후련한 마음으로 여전히 칼 바람이 상쾌한 대간 길을 휘적이며 나아간다.

 

바람이 심해 식사할 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느라 시장기를 달래야 했다.

이기령을 지나 1142고지 못미처에서  장소를 잡았다

따뜻한 햇살에 바람을 막아 주는 능선이었는데도  정지된 상태에서 식사를 하는 중에 간헐적으로 불어 드는 바람은 겨울 바람처럼 차가 왔다.

자켓을 입고 장갑을 끼고 빵모자 까지  꺼내 쓰는 중무장을 하고서야 식사를 했는데 식사를 마치고 찬물을 들이키니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산행보다 휴식이 더 고통스러우니 출발해야 한다 .

1114고지에서 갈미봉 가는 길은 좌우가 훤히 트여 세찬 바람에 노출된다 .

사람을 흔들거리게 할 만큼 세찬 바람이 불고 볼과 입술이 떨어져 나갈 듯 시리다

빵모자로 귀를 덮었지만 스며드는 바람에 귀도 얼얼하다.

그래도 가을바람이라 그 바람뒤결에 매서움이 덜하더니 이 능선의 칼바람은 흡사 동지 섣달의 겨울바람같이 거세게 몰아 치는데 한참을 맞았더니 얼굴이 퉁퉁부은 것 같고 머리가 띵띵 아플 정도다 

 

갈미봉에서는 오늘 따라 많이 힘들어하는 조부장에게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는  잠시 쉬었다가 출발했다

갈미봉에서 고적대 가는 길은 왼쪽이 낭떠러지 였는데 20분쯤 완만한 능선을 오르다 등산로에서 비껴나 둔덕진 곳을 오르자 거칠 것 없는 조망이 열린다.

지나온 거대한 대간의 줄기가  고적대를 거쳐 청옥 두타를 감싸 남동으로 흐르고 무릉계곡

을 끼고 동해로 흘러 내린 웅혼한 지맥은 흡사 지리산처럼 웅장하다.

계곡 아래는 아직 단풍이 한창인 듯 화려한 수림이 은실 같은 물줄기의 모습과  조화을 이루고 있다  

동해의 세찬  바람을 감싸 않으며  푸른 하늘로 담대히 솟구친  고원망루에 기대어 억겁의

위용을 바라본다.

수 많은 세월을 거기 큰 산으로 있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감동과 위안을 받았으리라

굽어보는 동해 바닷가에 뭇 삶들이 만들어 놓은 변화들을 바라보며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는 큰 산의 의미와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잿빛 도시의 건조한 모습과 기계문명의 거슬리는 소음으로 가득한  불협화음 속에서  생명

력 충만한  대자연의  모습과  거칠 것 없는 야생의 바람 속에 던져지는 자신을 꿈꾸는 것

은 당연하지 않을까

일상 일탈에서 흔쾌히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이 곁에 있음으로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불행은 그리움과 아쉬움들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세상의 변화가 우리를 메마르고 건조하게 한다.

수려한 자연이 변치 않은 모습으로 그리움의 가운데 꿋꿋히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눈이 시린 이 수려한 자연을 보존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 그리움에 기대어 위안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고적대는 허공에 뜬 구름처럼 고독한 고도에 혼자 웅크리고 있었다

쇳소리 나는 칼 바람속에  눈 아래 보이는 자신의 영토를  감시하기라도 하는 듯  하늘을

나르는 매서운 매의 눈 빛으로 천지사방을  굽어보고 있다.

동남으로는 청옥과 두타의 위용이 버티고 있고 서쪽으로는 겹겹이 웅장한 산 주름 그리고

서북으로는 심야에 우리가 헤쳐온 대간의 큰 줄기가 이어져 있다.

인적 없는 고적대에서  힘찬 선으로 장대히 뻗어가는 대지를 바라보며  그 거친 야생의 힘

의 가슴으로 느껴본다

 

청옥을 오르는 길은 곧추 떨어지는 고도에서부터 다시 시작의 의미를 일깨운다.

아직 체력은 짱짱하니 거친 오르막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청옥의 마지막 봉우리 언저리는 흡사 겨울 인 흰 눈이 쌓여 있었다.

10월 27일  오늘  강원도 산간에서 이른 아침에 첫 눈을 밟는다.

올해 좋은 일이 생기려나?

 

낯익은 봉우리

87년에 오르고 다시 밟아보는 청옥의 넓은 정상

남녀 대학생 몇 명이 깔깔 거리고 있다.

참 좋을 때다.

아직 산에 대한 매력을 잘 모를 나이들 일 텐데  여러가지 즐거울 일이 많은 젊은 나이에

애써 어려운 등산으로 휴일의 보람을 찾는 그들이  대견하다.

어느 틈엔가 내게서 떠나간 청춘과 젊은 시절이 아쉽고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 한명을 불러 오늘 따라 기진맥진 하는 조부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두타에서 청옥가는 길은 한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데 황홀한 조망과 따사로운 햇살이 함께 가는  편안한 등산길이다.

두개의 걸출한 봉우리를 영결하는 구름다리인 듯 길 양편에는 푸르른 산죽이 가득하고  화사한 햇살은 능선위로 눈부시게 부서진다.

저 골짜기 아래는 아직 단풍이 한창이고

겨울로 가는 산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두타는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던 완만한 등산로에서  갑자기 고도를 높여가며 벽 처럼  눈앞에 버티고 서 있다

멀리 청옥이 같은 높이에서 보인다.

아름다운 저 길을 걸어서 벌써 여기에 섰다.

87년 새벽에 올라섰을 두타산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지 않다 .

사방 거칠 것이 없는 봉우리엔 큰 바람소리만 장대하고 태양은 더 가까이에서 눈부신 햇살

을 쏟아내고 있다.

힘들어하는 조부장에게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 서둘러 하산한다.

어딘가에서 요기를 해야 하는데 찬 바람에 무방비로 노출된 정상은 어려울 것 같아 내려가

는 길에서 적당한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 옛날 간직했던 흥분을 다시 만나서 일까?

아니면 등반대장이나 떡방아찌가 너무 겁을 줘서 체력을 적절히 안배해서 일까?

최상의 컨디션에 아직 힘이 남아돈다.

힘겨워하던 조부장도 이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활기가 생기는 듯하다.

따듯한 능선상에서 떡과 귤로 요기를 했다.

 

식사 후 하산하는 길은 그 옛날 심야에 올라온 적이 있는 가파른 직벽이다.

그 때는 동트는 새벽에 어둠에 가려 있는 주변을 볼 수가 없었는데  그 길이 산죽으로 가득

한 이렇게 가파른 길이었구나

너무도 갑자기 내리 꽂는 길에 무릎이 아프다 .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산행에서는 내리막 길에 체중분산을 위해 등산용 지팡이가 필수적이라니 그 말이 맞는 듯 싶다 

다음에는 죽은 가지를 꺽어서라도 지팡이를 만들어야 겠다.

 

댓재 가는 길은 내리막만이 아니었다.

꼬박 두시간 30분이 소요되는 6km 이상의 먼 길인데 두타와 연결된  범상치 않은 산세가 

기세 좋게 이어지고 몇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하는 긴 여정이었다.

10시간 가량의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젖먹던 힘까지 요구하는 길고도 긴 하산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스럽고 원망스러웠으리라.

오늘 최악의 컨디션인 듯 지금까지 산행에서 가장 힘겨워하는 조부장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느라 천천히 산을 타긴 했는데 별다른 어려움과 피로감은 없다  

 

가지를 뻗은 아람드리 노송들이 웅자를 뽐내는 수려한 산길.

87년 심야 산행의 추억을 반추하며 그  길을 간다 .

바람이 불어도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이  다시 솟구쳐 흩어지듯 떠 나가는 가을과 함께하는 산행은 서정적

이다.

이 시간 여기 있어 이렇듯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고

그 만남으로 인해 나의 인생은 언제나 푸르고 풍요롭다.

순환하는 계절에 따라 

내가 늙어 가는 듯

언제나 변함 없는 그 자리와  그 의미를 간직한  산처럼

세월의 흐름과 상관 없이 내 마음은 산을 닮아 가고 있을까?

 

 

12 시간 20분 걸린 산행이었다.

내 페이스대로였으면 한시간 정도 단축할 수 있었을까?

황장곤씨는 8시간 만에 주파했다던데 그는 아마도 새처럼 날았던 모양이다.

너무 힘들었을 조부장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웅혼한 청옥 두타의 기를 다시 받았으니  오늘 푹자고 나면 내일은 거뜬할 것이

.

 

백복령

 

42번 국도는 평창, 정선 등 강원도 산골 마을을 두루 훑는 멋진 길이다. 백두대간을 넘어

강원 동해시에 닿는다. 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빠지면 바로 42번 국도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안흥. 깡촌으로 불릴 정도로 한적했던 이 시골마을은 이제

는 관광버스가 줄을 서는 명소가 됐다. 다름 아닌 찐빵 때문이다. 안흥 찐빵이 아닌 것은

찐빵이 아닐 정도로 유명해졌다. 마을에20여 곳의 찐빵 집이 있다. 휴일이면 각 가게마다

차를 세우고 박스로 찐빵을 사려는 인파가 줄을 선다.

평창을 지나 정선에 다가가면 동강을 볼 수 있다. 미탄리를 지나면 진탄나루로 빠지는 샛길이 나온다. 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길로 약 6㎞정도를 들어가면 진탄나루이다.

이름만 나루이지 배를 묶어놓는 시설은 없다. 대신 래프팅용 고무 보트가 산처럼 쌓여 있

.

동강 래프팅의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동강의 물빛이 푸르고 맑다.

정선에 들면 볼 것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정선 읍의 장터를 보고 고개를 넘으면 조양

. 길은 강을 끼고 이어진다. 손꼽히는 강변 도로이다. 과속차량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강변도로는 정선 아라리의 고향인 아우라지에서 끝난다. 아우라지에서 그냥 지나치지 말고 종량동 쪽으로 들어가면 멋진 폭포를 구경할 수 있다. 마치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는 듯한 오장폭포이다.

정선의 여량을 지나면 두개의 작은 고개를 넘는다. 큰 너그니재와 작은 너그니재 이다.

작은 고개지만 굽이가 심하다. 두 고개를 넘으면 정선의 동쪽 끝자락인 임계. 백복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이다. 백복령은 다른 언덕과 모습이 다르다.

언덕을 올랐다가 한참 능선을 타고 간 뒤 내려간다. 고개의 내리막길에 동해시의 자랑거리

인 무릉계곡이 있다.

수 백명이 올라타도 넉넉한 무릉반석을 비롯해 쌍폭, 용추 폭포 등 비경이 펼쳐진다.

지금 푸른 물줄기 위에 단풍이 한창이다.

 

 

박달령

두타산 무릉계곡 두타산(1353m)은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청옥산과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강원도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되어 있다. 두타(두타)는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를 닦는 수행"이란 뜻으로 이 산이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삼화사, 관음암, 천은사 등만 있지만 옛날에는 10여 개의 사찰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두타산 입구 삼화동에서 서남쪽으로 계곡에 수 백명은 족히 쉴 수 있는 넓은 반석이

있다.

조선 4대 명필 양사언의 친필이 새겨진 이 반석이 "무릉반"으로 여기서부터 무릉계곡이

펼쳐진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에 다름없는 비경이 아름답다.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에 오르는 들머리에는 돌로 쌓은 산성터가 있다. 또 호암,베틀바위,학소대,벼락바위,문바위 같은 이름난 바위도 많으며 3단으로 떨어지는 용추폭포와 쌍폭,칠성폭포,박달폭,상폭,관음폭포가 계곡의 비경을 더해준다. 산행은 삼화동 주차장~무릉반석~삼화사~학소대~두타산성~정상~박달령~쌍폭~무릉계곡~삼화동 코스를 탄다. 20분 거리인 삼척 바닷가에 만경, 해암정과 추암 촛대 바위가 있다. 40분 거리에 정동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