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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제 18구간

베트남 출장으로 인한 결행

 

백두대간 출정 을 뒤로한 채 떠나는 베트남

8일에 베트남 출장을 가면서

일주일 체류기간 중 내심 베트남 산에 한번 올라 보리란 야무진 생각을 했건만

바쁜 일정에 밀려 이국 뫼를 넘보는 건 고사하고 흔한 시티투어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

으니 ..

웬걸 우성비나 사무실 앞으로는 시커먼 도랑물만 흐르고 어디를 둘러 봐도 산 그림자도

없다.

허기사 도랑(스트림)이  더럽다고 하니까 무슨 이야긴지 알아 듣지도 못하는데  지네들말로 그것이 강(리버)이란다.

그것이 강이면 오정동과 둔산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갑천은  The Great Gap River라고 불려야 한다 .

왜 호치민에는 산이 없을까?

 

자는 시간에 상관 없이 현지시간 4시 30분(한국시간6시 30분)이면  피곤한 몸과는 무관하게 눈이 떠지니

현지시간으로 새벽 1시에 취침하면 3시간 30분간 잔 셈이다.

그 다음날은 여전히 한국의 겨울에 맞혀진 생체 리듬으로 더운 날씨에 움직여야하고

하여간 5시부터 7시 까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운동을 하느라 주변의 공원을 매일 같이 어슬렁 거렸다.

사실 아침 운동으로는  조깅이 좋은데

5시부터 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이 나라의 아침엔  조깅은 없다.

모두들 속보로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거나 에어로빅, 배드민턴,제기차기등이 대표적인 아침운동이다 .

그런 분위기 파악 못하고 유아독존  조깅으로  눈치 없는 이방인의 티를 내긴 싫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른다는 마음으로 깨어 있는 새벽을 줄창나게 걸었다.

가는날 오는날 빼고 4일을 열심히 걸었으니 우성비나 인근의 도로와 공원의 구조는 내 머리 안에 고스란히 입력되어 있다.

우성비나 공장이 있는 동나이성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연짝 지역등 호치민 에서 1시간 30분 이내의

반경 안 어디에도 산이란 없다 .

산이 없다는 하나만의 이유로 호치민은 살기가  좋지 못한 곳이다.

사실 차보다는 오토바이가 더 많은데도 공기는 우리나라 대전보다 훨씬 탁하다.

덕유의 칼 바람이 몰고온 가벼운 목 감기가  우리나라 여름 같은 호치민의 탁한  겨울을

만나 더 악화되어 돌아왔다.

 

코끼리 장님 더듬은 것 처럼 내가 만난 베트남에는

엄청난 오토바이가 길거리를 누빈다.

복면을 쓰고 팔에는 토씨를 쓴 채 오토바이를 타는 아가씨들이 많은데 아마도 탁한 공기와

피부가 그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것 같다.

예전에 일본 혼다 오토바이가 주종일 때는 그렇게 오토바이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값싼

중국산 오토바이가 들어와 50불 정도에 판매되면서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넘친다.

사실 신호등도 제대로 없어서 길을 건너는 것이 대단히 부담스러운데 거기서도 걷기를

즐겨하다 보니 요령이 생긴다.

시차는 두시간

날씨는 겨울이었는데 한 낯은 여전히 무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요즘이

가장 살기좋은 때란다.

저녁에 사무실 옆 노상주점에서 강(?)을 바라보며 맥주를 한잔 마시는데 박스째로 맥주를

가져다 준다.

어름을 넣어 마실 때 까지 마시고 마신병만큼만 계산하는데 괜찮은 방법이다.

문제는 서빙하는 아가씨가 문옆에서 손님들 테이블을 주시하고 있다가 손님이  잔을들어

한모금이라도 마실라 치면 잽싸게 달려와 다시 잔을 채워 주는 것이다.

도데체 잔 바닥을 볼 겨를이 없으니 몇잔을 마시는지 계산도 되지 않고 한없이 리필되는

음주문화에 기가 질린다.

베트남에는 살찐여자들이 없다.

더운나라이기 때문에 체지방 축적이 별로 안되는 것 같고 베트남 아가씨들은 새벽을 이용

이용해 열심히 걷는 운동을하기 때문인 모양이다.

호치민 시내의 도로는 여전히 오토바이로 붐비지만 쇼핑몰이나 화려한 호텔들의 전경이

우리나라 도시의 야경과 별반 다를바 없어 이국적인 정취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포스코 개발에서 지었다는 호치민 최대의 다이아몬드 쇼핑몰은 한국판 백화점 그대로이고

활보하는 아가씨들도 쭉쭉빵빵 이다.

원래 원주민은 체구가 작지만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계 혹은 서구의 피가 섞여들어 

선천전인 날씬한 체형과 결합해서 진화한 결과인지 동남아 같지 않게 팔등신  아가씨들도

많다.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변에는 우리나라 60년대 같은 집들이 즐비하고 산이 보이지 않는 들

판은 눈부신 태양빛으로 가득찬 평화로운 풍광이다.

빈부차가 심한 편이라지만 우리처럼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니란다.

기름이 많이 나는 나라라서 기름 값이 싸고 우리나라 기준으로 볼 때 물가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발 마사지가 좋다고 해서 한번 받아 보았는데 발 뿐만 아니라 온몸을 한시간 동안  떡주무

르 듯 주무르는데 왜 굳이 발마사지라고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끝나고 나면 무더위와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감이 훌쩍 달아나는 것 같고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뿐해지고 상쾌해진다.

특히 목침으로 발바닥의 혈을 찌르는 것이 압권이다.

한시간 맛사지 봉사료가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 정도하니 한국에서 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과 비교할 때 한시간 서비스 댓가는 대단히 저렴한 셈이다.

 

사람들은 열대지방이라 3모작에 온갖 과일들이 풍부하니 먹고 사는 것이나 노후문제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 저축이란 별로 하지 않는 낙천적인 생활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평소에는 게을러 보여도 위기상황에는 똘똘치는 단결성과  미국에 굴복하지 않은 민족적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불신탓인지 은행은 전혀 믿지 못해서 은행에 돈을 저금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외국인 회사에 입사한 호치민대학 출신의 사원들도 월급을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 한다고 하니 기업들 아니면 은행이 존재 가치가 없는 나라다.   

  

하여간 연짝지역에서 휘날리던 태극기와 공항 어디구석이던지 한국말로 떠드는 소리

가 뿌듯한 베트남은 우리나라 사람들에 의해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 나라가 될 것이며

그것은 장님이 더듬은 코끼리 논평 가운데 머지 않은 장래에 가장 사실에 근접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동나이 성에 휘날릴 태극기와 베트남 경제의 주역으로 거듭날  우성의 우렁찬 함성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