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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두대간 제 35구간 (성삼재-노고단-천왕봉) 대단원의 마무리

      간: 제 35구간 (성삼재-노고단 -천왕봉)

 도상거리: 27.7km

       자: 2003년 10 25일(토)  ~ 10월 26일 (일)

       씨: 맑음

       온: 17~27 c

 산행시간: 11시간 20분

 

 

06:45    : 성삼재 출발

07:30    : 노고단

08:10    : 피아골 삼거리

              노고단 2.7 km 지점, 천왕봉22.3km

08:25    : 임걸령 샘터

08:45    : 노루목 . 반야봉 1km

09:15    : 뱀사골대피소 200m지점(전망대)

09:45    : 토끼봉 . 천왕봉18km, 연하천대피소 3km , 노고단 7.5km

10:30    : 해가 처음나오다. 연하천 500m지점

10:40    : 연하천 산장. 뱀사골대피소 4.4km , 노고단 10.5km , 천왕봉15km.

11:30    : 형제봉 1452m. 노고단1.6km , 벽소령1.5km , 세석 7.8km ,

              장터목 11.2km . 본격적인 맑은 날씨

11:45    : 형제봉 및  전망대. 단풍좋다

12:05    : 벽소령 산장

13:10    : 출발

14:00    : 선비샘

14:30    : 전망 쉼터 조망 , 멀리 천왕봉

14:40    : 칠선봉.  세석 2.1km , 장터목5.5km , 천왕봉 7.2km

15:05    : 세석 계단 전 전망대. 계곡의 경치 웅혼하다, 산그림자 소슬한 바람,

              광활한 평원에 인적 없다    

15:20    : 영신봉 1651m. 세석0.6km , 벽소령5.7km , 연하천9.3km

16:00    : 촛대봉 1703. 세석 0.7km, 천왕봉4.4km 장터목2.7km

16:30    : 전망대. 엄청난바람

              눈부신 태양아래 안개 빛 능선 천왕봉 코앞에 보인다

16:45    : 연하봉 1730m. 장터목 0.8km , 세석 2.6km

17:05    : 장터목 산장 

05:10    : 장터목출발

06:10    : 천왕봉

05:10    : 하산

07:25    : 개선문. 천왕봉0.8km , 중산리 4.6km

07:55    : 법계사. 중산리 3.4km , 망바위2.1km. 

08;10    : 망바위 1066m .  중산리 2.4km, 법계사 1.0km , 천왕봉3.0km

08:40    : 칼바위

09:00    : 중산리 야영장

 

 

토요 휴무 연휴를 이용하여 백두대간 종주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두 번에 걸쳐 대원들과 함께 마지막 지리산 종주구간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그냥 훌훌 떠나

고 싶었다.

지리산의 품속에서 하루를 묵고 그 다음날 새벽 천왕봉에 올라 떠오르는 붉은 태 양의 축복을 받으며 아름다웠던 17개월의 긴 여정을 자축하리라.

 

열차는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구례구역에 새벽 5시에 도착했다.

대전발 1시 50분 새벽열차라 핸드폰 알람을 4시 40분에 고정해 놓았지만 이미 잠들 시간을 넘기고 차가운 새벽공기를 호흡한 터라 쉽사리 깊은 잠에 빠질 수 없었다.

비몽사몽에 잠을 설치고 장터목 까지 강행군을 해야 하지만  지리산 능선이야 눈에 훤하니

별로 걱정도 되지 않는다.

역 앞에서 기다리던 시내버스를 타고 구례 시외버스 터미날로 가는데 15분쯤 소요된다.

성삼재로 가는 첫차가 새벽 6시라 매표소 안은 아직 캄캄한데

새벽공기에 퍼져 나가는 장국밥 냄새에 다시 허기가 동한다.

어젯밤 출정을 위한 정선배 가족의 후원으로  개다리 전골을 포식한 통에 배가 남산 만했었는데 어느결에 소화가 되어 다시 허기를 느낄 수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존경스러운 나의

식욕이다.

94년을 사용하신 할머님의 위와 소화 기관이 아직도 짱짱해서 3끼식사와 간식까지 남김없이 포식하시니 먹성과 소화기관의 부품은 타고난 집안인 셈이다.

 

어둠에 잠겨 아직 깨어나지 않은 지리산 자락을 어지럽게 휘감으며 오르던 버스는 40분 쯤

걸려 이제 막 어둠에서 깨어나는 성삼재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을 멀미처럼 토해낸다.

 

 

 

이제 백두대간의 마지막 시작점에 섰다.

백두대간 종주로 인해 지난해는 걸렀지만

한해라도 거르면 무언가 허전함을 느껴야 하는 지리산 종주.

오늘은 백두대간을 마무리하는 의식으로 지리산 능선을 밟는다.

 

 

가지를 털어낸 나무숲 사이로 자욱한 새벽안개가 흐르고 길엔  벌써 수북한 낙엽이

뒹굴고 있다.

지리산엔 벌써 가을이 떠나고 있다.

 

지리산 등성이 곳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맑은 물들은  여전히

그 차갑도록  시원한 물 맛을 간직하고 있으리라.

그저 스스로 샘솟고 흘러 내리는 지리산의 맑은 물은 이속을 떠나 심산을 떠도는 맑은 구름과 이슬 그리고 한 편의 깨끗한 시와 맑은 바람이기도 하다.

지리산은 드넓은 대지의 가슴이다.

백두대간 등줄기를 이르켜 그 주체할 수 없는 기세는 북으로 북 바쳐 뻗쳐오르고  숨돌릴

틈 없는 파란의 역사를 그 숱한 능선과 골짜기에 말 없이 묻어두었다.

 

숨가쁜 고뇌와 아픔을 겹겹히 쌓인 장엄한 산맥의 허리춤에 온건히 보듬어  그 상처 받은

영혼들의 한과 산자의 미망을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자연으로 되돌린다.

 

봄이면 피어나는 철쭉으로 새날의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고 가을이면 망자의 진혼으로 피어난 피아골 단풍은 선혈의 핏빛으로 이승의 한을 토해낸다.

그리고 어둠의 긴 베일 끝에서 터지는 고원의 숲의 향기와 붉디 붉은 천왕봉의 일출로 상심한 사람들을 위해 다시 살아 있음의 축복을 일깨운다

 

민족의 정기와 기백을 간직하고 뇌동하지 않는 큰 산

그 웅혼함으로 그 자리는 지켜가는 이유만으로  거친 세월의 위안을 찾는 삶들이 

찾아 가는 산 

나는  탈속의 세례를  위해 그리고 백두대간 대장정의 마무리를 위해 오늘 다시  순례자

처럼  지리산에 오른다.

 

 

한 말의 땀을 흘리고 한발의 약수를 마시면 나는 신선이 될 지도 모른다.

신선이 별건가?

세사의 번뇌와 욕심에서 벗어나 무심으로 자연속에 돌아가 지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신선 아닐까?

 

자연은 우리를 몰입하게 한다.

잠시라도 무엇인가 끊을 수가 있고 무엇인가 잊을 수가 있다면 그리고 우리는 자연속에서

신선의 감흥을 느낄 수 있다면 삶의 작은 행복은 거기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흐린 날씨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깨어나지 않는다.

목에 감기는 바람이 싸늘한 오늘은 날씨가 흐려도 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은 날이다.

별로 넣은 것도 없어도 배낭이 빵빵하고  무게가 제법 나간다.

종주 후에 갈아 입을 속옷 ,티셔츠, 추리닝하의  ,오리털파카내피 , 1리터 주스한통

가스버너, 코펠 , 자유시간 3개 , 라면 한 개 , 김치한통,  햄한통 , 빵 여섯개.

물과 식량은 모두 현지 조달이다.

 

익숙한 길이다

얼마 지나면 무엇이 나올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뱀사골 산장 위 능선에는 전에 없던 멋진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아래 산록으로 시야가 트이고 물들어 가는 지리산의 가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조용한 시간에 수 많은 생각이 함께 길을 나선다.

진부령에서 시작한 작은 걸음이 여기 지리산 까지 연결되었고

지난  여름에 만들었던 첫걸음은  또 한 여름을 보내고 다시 가을로 간다.

이제 그 흔적 없는 길목들은 가득한 추억으로 남았다.

 

몰두할 수 있는 목표가 있음이 긍정적인 가치관과 생의 활력을 만든다.

돌이켜 보면 힘겨운 때도 많았지만 국토의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의미와 함께 심산유곡을

주유하는 즐거움이 함께했던 멋진 시간들이었다.

 

형제봉 인근의 갈색의 가을 빛과 조화된 은은한 단풍의 색감이 가슴 가득 가을을 채운다.

 

임걸령에서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연하천 산장에서 빵과 주스로 헛헛함을 달래고 별다

른 휴식 없이 움직여 12시 15분에 벽소령 산장에 도착했다.

 

성삼재에서  16km 정도 되는 종주의 중간기점 인데 재작년과 몇 년전 산행기록으로 7시간

이상 소요된 거리를 5시간 20분 만에 주파했으니 상당히 빠른 속도의 산행인 셈이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체력이 더욱 좋아진 데다가 오늘 흐리고 서늘한 날씨가 산행속도를 가속시킨 듯하다.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

체력소모가 많았는데 먹은게 별로 없어서 허기가 동한다

산장 매점에서 햇반과 라면을 사고  아래 샘터에서 물을 떠다가 라면을 끓이는데

가져간 김치를 넣었더니 허기를 자극하는 그 냄새가 죽인다.

라면 먼저 건져먹고 또 다시 국물에 햇반과 햄을 넣고 부글부글 끓여 댄다.

거친 체력이 요구되는 산행에 나만의 스테미너 식인 셈이다.

이래저래 준비와 조리법이 복잡한 탓에 식사시간이 한 시간 10분이나 소요되었다.

한 시간이 지나 출발을 준비할 때 구례역에서 함께 아침을 먹은 젊은 친구를 만났다.

오버페이스를 했는지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오늘 장터목 까지 간다고 하니 혀를 내두 른다.

 

형제봉을 지나고부터 본격적으로 구름 밖으로 나온 해가  가을능선에 쏟아내는 햇살이 봄

처럼 따사롭고 눈부시다

가을 단풍은 은은하고 바람은 소슬한데 배마저 부르니 발길이 한결 가벼워 진다.

 

선비샘에서 목을 축이고 칠선봉 가기 전  전망쉼터에서 지리산을 흐르는 단풍을 감상한다.

계곡의 경치가 웅혼하고 눈부신 산록 사이 산영이 이리저리 흐르는데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세석평전은 여전히 광활하고 부드러운 능선의 굴곡으로 갈색 가을 빛에 쌓여 있다.

여성의 부드러움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고산평원으로 6월 철쭉꽃이 필 때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사람들은 꽃과 고원의 자유로운 공기를 찾아 나서지만 계절을 탐하는 건 혼자만의 취향이

아닌 탓에  번잡한 계절에 조용히 자연 속을 소요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풍이 불타는 백양사보다 가지를 떠난 낙엽들이 스산한 바람에 뒹굴어 가는 초겨울을 산사  더 애틋한 계절의 감회를 느끼게 하듯

가을이 지나가는 나만의 세석이 더 푸근하고 호젓하다

 

촛대봉의  기암들의 모습도 그대로 이다.

칼바람이 더욱 거세져서 촛대봉에는 오래 서있을 수 없다.

 

장터목 가는 길

전망대 같은 바위에 올라  지나온 능선과 웅혼한 지리산의 드넓은 가슴을 굽어본다.

이렇게 큰 산이니 그렇게 오랫동안 공비들이 살아갈 수 있었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몸이 바위에서 밀려 내려 갈 지경이다.

천왕봉이 코 앞에 보인다.

 

날이 저물까봐 서두른 탓에 장터목에는 5시 5분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있는 시간에 도착했다.

성삼재에서 10시간 20분 걸렸는데 벽소령 산장에서 1시간 10분을 지체한 걸 계산하면 거의 9시간 만에 산장에 도착한 셈이다.

 

인터넷에서 숙박예약을 한달 전에 했는데 대기자 7번째에 등록 되었었다.

어제 출발전에 확인하니 대기자  5번째로 올라와 있었는데  오늘 산장에서 도착해보니 역시예약자 명단에 올라와 있지 않다

예약자 명단에 들어 있지 않으면 대기자의 권리는 상실된다.

예약 후 6시 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권리는 60세 이상의 노인과 아이들 그리고 여자 순으로

넘어 간다.

그 합리적인 룰은 이의를  제기할 명분을 남겨 놓지 않았다.

.

사람이 더 몰리기 전에 뜨거운 햇반을 사서 취사장으로 갔다.

라면을 끓일려고 했는데 별 생각이 없어 김치와 함께 햇반만 먹고 빵을 한 개 더 먹었다.

 

날씨가 흐린 탓에 예약 결행자가 많았는데 그나마 남은 자리도 내 앞에서 끊어졌다.

마루 침상 대신에 장판이 깔린 시멘트바닥에서 하루 밤을 유할 수 있는 권리표도 마루 침상과 동일한 5000원이다.

 

해가 떨어지면서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거세지고 기온이 급강하 하는데 걱정이 되긴하지만  산장 바닥에 쭈구리고 않아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입석표라도 구했으니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다행이 산장 바닥이라도 잘만한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옷을 껴 입고 모포한장을 깐 다음 한장을  덮으니 비좁을 망정 훌륭한 잠자리가 만들어

진다.

몸이 피곤한  상태 일 테니 불편한 잠자리로 잠을 설칠 걱정은 없을 것이다.

1600고지에서 소리 내며 우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난 여정의 감회에 젖으며 잠을 청한다.

고립된 산장에서 별다르게 할 일이 없는데 8시에 소등이니  오히려 잘된 셈이다.

 

 

Z-ZZZZZZZZZZ

 

얼마를 잤을까?

깨어보니 깜깜한 새벽인데 밖에 바람소리가 여전히 세차고 여기저기 코고는 소리가 들린

..

한기가 온몸에 느껴지고 으실으실 추운데 오래누워 있으면 그렇듯 허리가 아프다..

새벽 3시 30분

7시간은 족히 잔 셈이다.

어제 야간 열차를 타는 바람에 잠을 설친 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잔 셈이라 다시 누워

잠을 청하려 해보아도  허사였다.

 

사람들이 일어나기 전에 아침밥이나 해결하자

4시쯤 자리를 박차고 나가니 날카로운 굉음으로 온몸을 떠밀어 대는 바람의 서슬이 푸르고 기온이 많이 떨어져 있어 온몸으로 한기가 오른다..

벌써 일찍 일어난 몇몇은 아침 준비에 분주하다.

나의 아침 준비라야 추운 새벽이니 라면을 끓여서 햇반과 함께 먹는 것이니 별 다를게

없다.

식사를 마치고 이까지 닦은 다음 다시 산장에 들어 갔는데 아직 30분 정도의 여유가 남아

있다.

해뜨는 시간은 6시 40분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1시간이면 족하니 5시쯤 출발해서 속도를 천천히 해서 가면 된다.

너무 일찍 올라가면 정상에서  오래 추위에 떨어야 할 것이다.

 

 

올라가는 길 내내 바람은 날카로운 쇳소리를 내며 울었고 사방이 노출된 능선에서는 몸을

남쪽으로 사정 없이 밀어 제친다.

여전히 흐린 날씨라  천왕봉 해돋이를 보기는 또 틀린 모양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고 했던가?

새벽에 몇 번을 정상에 섰어도 흐린 날 구름 사이로 잠깐 나온 태양을 마주한 것이 고작이

었다.

백두대간을 마무리하는 오늘 멋지게 떠오르는 천왕봉 태양의 축복이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텐데.

진한 아쉬움이 배어난다.

 

시야가 트인 곳으로 나서자 신기하게도  동편하늘에 여명이 뜬다.

혹시 모를 기대감이 인다.

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붉은 여명의 고운 빛깔을  지리산 천왕봉 코 앞에서 바라보고 있다.

 

천왕봉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는 길은 축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되었다.

완전히 찌푸린 흐린 날씨에 자욱한  안개가  거센 바람에 소용돌이 치고 있는데

해돋이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사람 까지 있는 걸 보니 가슴이 내려 앉는다.

 

천왕봉의 바람은 드세고 봉우리 주변에는 가득한  구름이 거센 바람에 세차게 흩날리고

있다.

희끄무레한 여명을 배경으로 검은 능선의 실루엣 위에 고물거리는 것은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천왕봉 서쪽 사면은 자욱한 안개와 음산한 날씨가 한 줄기 태양 빛 조차 기대할 수 없는

처절한 분위기 인데 동편하늘은 구름의 소용돌이 와중에도 푸른 하늘위로 붉은 여명이 깨어 온다.

천왕봉 인근만 거센바람과 세찬 구름의 군무가 있어도 먼 하늘의 날씨는 좋은 날이다.

적당한 시간에 도착해서 무지개 빛 여명과 현란한 구름의 조화를 바라본다.

 

 

붉은 여명위로 태양이 솟는다.

처음 대하는 장엄한 천왕봉 일출

가슴에서 무언가 울컥울컥 솟아오른다.

나는 결국 여기에 서고 말았구나

반도의 최고봉에서 마주한 붉은 축복에 눈물이 핑 돌았다.

가슴저린 무한의 감동을 안고 구비쳐온 백두대간을 바라본다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대간의 끝단에서  태양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두팔을

높이 들었다.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 내내 눈부신 태양이 함께 했고 성공적인 백두대간 마무리에 흥분된

벅찬 가슴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이 있었다

하지만 그 끝은 갈 수 없는 많은 구간을 기다림으로 남겨둔 잠정적인 끝일 뿐이었다.

 

줄지어 흘러내리는 웅혼한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며 멀지 않은 시간에  진부령에서 백두산

천지를 향해 백두대간을 거슬러 올라갈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