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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바다로 갑니다

모래와 거품이 이는 바다...

 

바다를 보면

지난  슬픈 추억이 되살아 옵니다.

허공에 날리던  공허한 웃음과 빈사의 시어들

긴 시간 속으로 사라졌던 안타깝고 서러운 언어의

기억들은 유혼처럼 상실의 바닷가를 떠돌고 있습니다.

 

가슴 깨는 아픔과 당신의 슬픈 얼굴을 빼면

황혼의 서글픈 빛으로 불어 우는 쓸쓸한 바람도

슬픔에 겨워 통곡하는 파도도

모두 그대로 입니다

이 바닷가에는 ..

 

헤어짐을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도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별이 긴 침묵 속에 진실이 되고 만 것처럼

사랑은 썰물처럼 그렇게 밀려갈 수도 있었습니다..

 

바다를 보면 당신이 기억 납니다.

흘러간 세월이  너무도 많은 것을 변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곱고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만을 기억합니다. 

많은 세월이 지났어도

언제나 기다림은 그대의 얼굴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때의  당신의 모습이 많이도 보고 싶지만

세월은 벌써 너무도 멀리 흘러왔습니다.

난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지만

그것은 만남을 위한 기다림이 아니라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 입니다.

그저 바다는 소중한 젊은 날의 가슴 시린 추억일 뿐입니다.

 

오늘도 저무는 바닷가에서

길고도 빨랐던 세월의 흐름 속에서 당신과의 짧은 이별과 긴 추억을

생각합니다.

모래와 거품이 이는 상심의 바닷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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