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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여행지

서울근교 베스트 포토존

조금만 둘러보면 똑딱이 카메라를 쓰더라도 달력 사진 못지않은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들이 널려있다. 그런 풍경을 옮겨 놓으면 당신의 거실은 새로운 분위기로 태어난다. 실력이 없다고 자조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도 좋은 사진 하나를 얻기 위해 수십 수백 컷을 찍는다. 아마추어라도 열심히 셔터를 누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돌 만큼 좋은 사진이 나올 때가 있다.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지금, 필름 값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마음껏 눌러보자.

다만 하나 더 주문한다면 각각의 장소에 따라 시간은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제 때 먹지 않으면 제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사진 역시 그렇다. 새벽의 사진가로 일컬어지는 박상훈의 얘기를 들어보자. “새벽은 흙냄새 물씬 풍기는 우리 정취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면서 노동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굳이 그의 얘기를 빌리지 않더라도 새벽은 여러 측면에서 좋은 사진을 얻을 확률이 높은 시간이다. 붉게 물든 하늘이나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더해지면 낮 시간엔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라도 전혀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새벽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가족들과 매일 새벽에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글거리는 한낮이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의 분위기가 좋은 곳도 있으니 말이다. 지는 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그 무렵의 햇살은 사물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런 명소가 멀리 있는 것만도 아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들도 수두룩하다. 가족이나 연인과 나들이하기에도 좋은 수도권의 사진명소들을 모아봤다. 전문가들은 흔히 “사진은 발로 찍는다”고 한다. 누구나 부지런히 움직이면 나름대로 폼 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잠깐의 발품으로 추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담아 보자.

 

네이버의 사진 카페 삼사인(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연)을 운영하는 최우성씨는 서울서북부의 임진각 평화누리나 벽초지 수목원, 동북부의 두물머리나 광릉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등을 사진 찍기에 좋은 곳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각 수목원들은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면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안양일대를 중심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안태영씨는 안양예술공원과 관곡지 시흥생태공원 소래포구 오이도 등을 가족들과 함께 즐기며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꼽았다. 서울 동남부 지역에선 석양이나 야경이 멋진 남한산성이나 가족들과 가볍게 다녀오기데도 적당한 한택식물원 등이 가을에 좋은 사진명소로 여러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았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팔당호의 두물머리는 수려한 풍광으로 어느 계절이건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선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이 되면 자욱하게 피어나는 물안개가 일품이다. 안개가 사진의 멋과 맛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새벽 시간에 가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보자기카드의 이명희 부장은 “양수리 일대는 요즘 5시10분부터 하늘색이 좋아져서 5시30분이 되면 아주 빨갛게 올라오기 시작한다”며 “10월에서 11월에는 특히 물안개가 멋있게 깔려 황홀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고 소개했다.

두물머리 사진 포인트는 크게 위에서 보는 것과 밑에서 보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두물머리의 풍경을 담으려면 팔당에서 양수리로 가는 구도로를 따라 가야 한다. 팔당대교를 지나자마자 빠져야 한다. 팔당댐을 지나 천주교묘지 쪽으로 올라가면 팔당호와 두물머리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풍광보다 안개에 잠긴 반추상화 같은 작품사진을 얻으려면 두물머리로 들어서는 게 좋다. 두물머리로 가는 길은 양수리 옛길을 이용해 양서면소재지 쪽으로 가다가 우회전하면 된다. 역시 안개를 소재로 하는 만큼 동트기 전에 가서 자리를 잡는 게 좋다. 아침이 지나면 두물머리의 표정은 다소 밋밋하게 다가온다. 간혹 저녁 풍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진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양수리에서 저녁에 서울로 들어오는 길은 수시로 막히기 때문에 기분 좋은 나들이를 원한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해가 떠오른 뒤 할 일이 없어 아쉽다면 인근 수종사나 세미원 등을 함께 찾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전망 좋고 산세도 수려한 운길산에 자리 잡은 수종사는 그 자체가 두물머리의 사진 포인트이기도 하다. 수종사에선 직접 운해를 담을 수도 있다. 또 여러 전각이나 불상 석탑 부도 등이 있어 특색 있는 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팔당호에는 연꽃을 볼 수 있는 곳들이 많은데 세미원이 특히 대표적이다. 세미원은 연꽃이나 물과 관련한 문화재, 조각 작품들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사진명소이지만 예약제로 손님을 받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또 월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이 밖에 광릉수목원이나 아침고요수목원 등도 서울 북동부에서 손꼽히는 사진 포인트다. 수목원에선 가을꽃이나 풀벌레 등을 근접촬영하면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두물머리나 양수리의 건너편인 조안면 일대에는 장어나 매운탕을 파는 식당들이 많이 있다.
문의 세미원 031-775-1834

서울북서부는 오랫동안 민간인의 접근이 제한됐던 곳이 많아 사람들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분단의 아픔을 담고 있는 구조물들도 많아 기록성을 띤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임진각 평화누리는 그 중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예술작품을 예술적인 시각으로 담을 수 있는 곳이란 점에서 사진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만들어진 임진각 평화누리는 3만평 규모의 잔디언덕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바람개비가 가득한 바람의 언덕이나 수상카페와 갖가지 수상식물들이 있는 연못,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사람 모양의 조형물, 하얀 천을 빨래처럼 늘어놓은 거대한 깃발 모양의 작품 등은 찾는 이들의 눈을 동그랗게 만든다. 바람개비나 하얀 천 등의 작품은 바람이 불 때와 아닐 때 전혀 다른 감동을 주기로 한다. 사진 역시 바람이 불 때와 잔잔할 때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평화누리는 야외인 만큼 맑은 날 찾아가는 게 좋다. 특히 조형물들이 대부분 밝을 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할 경우 효과를 더욱 잘 살릴 수 있다. 이곳에선 일반 카메라로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터가 워낙 넓고 조형물 역시 넓게 배치됐기 때문에 광각렌즈나 파노라마 카메라를 가지고 가면 더욱 좋은 사진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에 영화 상영을 하며 일요일엔 음악공연도 있다. 자유로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평화누리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다만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햇볕이 강할 때는 대비를 해야 한다. 평화누리 옆에는 6.25전쟁 당시 포로교환에 사용됐던 자유의 다리가 있다. 자유의 다리와 인근의 철도중단점도 근사한 사진 포인트이다.

임진각에선 또 비무장지대 생태관광을 겸한 안보관광도 할 수 있는데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등을 돌아오는 코스 등이 있다. 셔틀버스는 월요일이나 국경일을 제외하고 오후 3시까지 1시간에 한번 꼴로 출발한다. 임진각역에는 코스모스 군락이 있어 가을의 정취를 담아올 수도 있다. 평화누리 여행을 하면서 시간이 되면 헤이리영어마을을 들리는 것도 좋다. 헤이리에도 재미있는 사진거리가 널려있다. 자유로를 지나면서 임진강 하구의 낙조를 찍을 수도 있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벽초지수목원도 가족과 함께 가볍게 다녀올만한 곳이다. 파주시 광탄면 서원밸리CC 인근에 자리 잡은 4만평 규모의 민간수목원으로 나무와 꽃 연못 등이 어우러져 사진을 찍으면서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성수기 요금은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 임진강 주변에는 곳곳에 식당들이 많이 있는데 화석정 근처의 장어집 등이 유명하다.

문의 임진각 관광안내소 031-953-4744, 평화누리 031-952-7809, 벽초지수목원 031-957-2004

서울남서부의 안양이나 시흥 안산 등은 몇 해 전 만해도 공단지역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최근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린 공원들이 잇달아 문을 열어 새로운 사진과 관광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안양예술공원은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 계곡에 있던 안양유원지를 정비해 재탄생시킨 공원. 과거 유원지가 있던 계곡 입구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곳곳에 작품들을 배치해 계곡 전체를 미술관 느낌이 들도록 꾸몄다. 이 때문에 삼림욕을 즐기면서 사진을 담는 재미까지 톡톡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볼프강 빈터와 베르홀트 헤르벨트가 공동으로 만든 ‘빛의 집’이나 김승영의 ‘기억의 공간’ 등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배치돼 있다. 각각의 예술품들은 그 자체가 볼거리이면서 또한 숲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나 2002년 리버풀 비엔날레, 2003년 파라사이트 파라다이스 등 세계 주요 전시에 참가한 볼프강 빈터와 베르홀트 헤르벨트의 작품은 특히 안팎의 아름다움이 완전히 대비가 돼 사진가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에코 프라워토의 작품 안양사원은 대나무로 만든 돔 형태의 구조물로 자연미와 신성미를 함께 드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안양예술공원은 서울에서 안양으로 가는 1번 국도의 석수동에서 들어간다. 시흥시 물왕저수지에서 소래포구에 이르는 수로도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물왕저수지는 넓은 담수면적으로 유명했지만 최근엔 연꽃 관광의 시발점으로도 꼽히고 있다. 이곳에서부터 관곡지를 거쳐 소래포구에 이르기까지 수로 주변 곳곳에 연밭이 널려 있어 산책을 겸한 사진 포인트로 부상한 것이다. 관곡지는 세종 때 강희맹이 중국 남경에서 연씨를 들여와 처음으로 재배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중심으로 연밭이 퍼져있다. 시흥시가 이 일대를 연꽃 테마파크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른 지역의 연밭이 대부분 물속에 있는 것과 달리 이곳엔 곳곳에 사진을 찍으러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것도 특색이다. 연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미를 대보라는 것일까. 아무튼 광활한 연밭과 그곳에서 피어난 희고 붉은 연꽃, 각종 수중식물들은 언제든 근사한 사진거리를 제공해준다. 전문가들은 연꽃도 이른 아침에 가야 봉우리가 벌어지는 모습과 이슬을 머금은 모습까지 담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오전 6~7시 무렵의 연향은 거의 취할 정도라는 것.

연꽃의 분위기가 잦아들 무렵 길은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이어진다. 예전 염전지대를 살린 공원으로 낡은 소금밭의 황량한 모습이나 갈대숲 등의 풍경을 노릴 수 있다. 생태공원 뒤는 말만하면 모두가 아는 소래포구다. 좋은 사진을 얻고 싱싱한 회까지 맛볼 수 있는 나들이 코스인 셈이다. 이곳으로 가려면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 목감 IC에서 빠져나와 물왕저수지를 지나 수경주유소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문의 관곡지 안내 031-310-2063, 시흥갯골생태공원관리사업소 031-310-3953

서울남동부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많이 됐다. 그렇지만 찾아보면 곳곳에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들이 숨어있다. 남한산성의 낙조나 한택식물원의 화사한 꽃들은 그중에서도 사진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대상이다. 서울과 성남 하남 광주 등을 가르는 남한산성은 강남일대는 물론이고 남산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일품이다. 보통 바다나 호수의 낙조를 많이 담지만 도심을 배경으로 낙조를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남한산성은 오래된 성곽이나 쭉쭉 벋은 소나무 등으로 인해 그 자체가 사진의 대상으로 훌륭하다. 게다가 해가 질 무렵부터 화려하게 다가오는 강남의 야경은 이곳 가치를 새롭게 느끼게 한다.

야경사진은 칠흑같이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해서 화려한 불빛을 담을 수도 있지만 황홀한 노을과 함께 담으면 더욱 화려한 색감을 맛볼 수 있다. 노을과 함께 야경을 담으려면 해가 지기 전에 산성에 도착해 미리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아울러 장시간 노출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삼각대와 릴리즈를 함께 지참하는 게 좋다. 또 헤이즈가 있는 날보다 비가 그친 직후에 가면 더욱 화려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산성마을에는 전통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기 때문에 사진여행을 겸해 외식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다만 휴일에는 남한산성으로 이르는 모든 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용인의 한택식물원은 난을 비롯한 계절의 꽃이나 나무 곤충류 등을 보고 배우며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넓이는 20만평이나 돼 민간에서 운영하는 식물원으로는 상당히 규모가 큰 편이다. 연이나 개구리밥 등이 가득한 입구의 숙생식물원에서부터 제일 안쪽의 비봉산생태식물원에 이르기까지 35개나 되는 테마정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식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 식물원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중앙부의 자연생태원에는 금낭화 맥문동 등 갖가지 자생식물들과 함께 작은 폭포까지 있어 다양한 형태의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야생화 가운데는 색은 고와도 꽃이 작은 게 많아 근접촬영용 렌즈를 갖출 필요도 있다.

한택식물원 인근에는 주몽이나 태왕사신기 등을 찍은 MBC세트장인 드라미아나 세중옛돌박물관 둥지박물관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나와 17번 도로를 타고 백암까지 간 뒤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백암은 순대로 유명한 고장인데 제일식당 등 전문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한편 에버랜드 안쪽에 있는 호암미술관도 미술품과 호수를 함께 담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민속촌은 전통적 삶의 방식과 함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재미있는 표정을 담기에 좋다.

문의 한택식물원 031-333-3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