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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위도의 봄























































































































































나이 따라 조금씩 잊혀져 가는 봄이었음 좋겠군

병인가? 주책인가?

나이가 들어도 자꾸 생각나는 봄처녀는?

 

그녀가 온다.

연분홍 치마폭 바람에 흩날리고 

고운 웃음에 꽃 향기 가득 날리며

 

봉규와 태연과 화창한 날 돌산종주 길에 남도 물길에서 올라 경쾌한 발걸음과 날렵한 몸맵시로 남도

들녘을 걸어오던 그녀를 만났다.

친구들과 그녀와 히히덕 거리며 걸었던 그날 우린 얼마나 즐거웠던지

 

 

워즈워즈가 그랬다.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의 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무릉객이 그랬다.

 

그녀의 향기를 잊을 수 없어

다시 섬으로 간다.

빛나는 그녀의 사랑과 향기가

내 지나온 날들을 아름답게 했고

남도에 꽃피고 봄바람 부는 날

말없이 떠나간 것과 잃어버린 것들

그 그리움에 가슴 아파오는 날이면

난 다시 섬으로 간다.

 

49살 호형이는 이 봄에 늦장가를 갔다.

그날 난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서둘러 혼수품까지 챙기고 멋진 봄날까지 챙겨 밀린 행복을 다 보상 받으려는 욕심사나운 녀석을

아낌 없이 축하해 주었다.

친구들과 봄 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그날….

 

 

동윤,양표 부부와 떠나기로 한 날은 나 때문에 한 주가 늦어졌다.

봄날여행은 화창해야 하는데 꽃샘추위가 온 데서 괜히 호형이 원망을 했다.

늦장가 가는 녀석이 민폐까지 끼친다고

 

 

산 행 일 : 2016 3 26

산 행 지 : 위도

산행코스 : 깊은금해수욕장-내원암-망금봉-도제봉-망월봉-파장금

소요시간 : 5시간

     : 동윤,양표 부부산행 세  번째

           1차산행 : 가야산 (2015.5.30 )

           2차산행 : 용봉산 (2015.10.31)

 

 

딱 좋은 날이었다.

바람결은 다소 쌀쌀했지만 제법 거친 산을 오르기엔 적당한 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우린 945분 격포발 위도행 배를 타고 위도로 갔다.

잘 접혀진 꿈처럼 내 봄날의 추억이 남아 있는 위도

남해의 그림 같은 섬들이 눈에 어른거리지만 서해 쪽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하기 좋은 섬

멋진 봄날을 마눌과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 같이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우린 섬에서 눈부신 봄날을 만났다.

위도에는 진달래,춘란화,현호색,동백꽃, 유채꽃  산자고가 화사하게 피었다.

해풍은 부드럽게 목을 휘감고 회색도시에서 마른낙엽처럼 서걱거리던 삶은 푸른 바다를 굽어보는

산길에서 촉촉한 감동의 물기를 머금었다.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 산길을 걷고

봉우리마다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기며 드넓은 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고 감탄사를 연발한 거

모든 것은 자연과 봄날이 알아서 해주었다.

무언가 가슴에서 비워지고 또 무언가로 가슴을 채워주는 거.

 

삶의 축복이다.

봄날 아무런 걱정 없이 무수한 꽃들이 손을 흔드는 이 멋진 길을 걸을 수 있음은 !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친구들과의 우정과 소박한 음식의 정갈한 맛을 한꺼번에 나눌 수 있음은!

 

봄이 짧다고? 아님 너무 바쁘다고?

그건 바쁘고 싶은 자, 나태하고 무료해지고 싶은 자의 변명일 뿐!

너의 봄날도 그렇게 짧게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3월이다.

도도한 봄처녀는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그녀를 훌쩍 떠나 보내고 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온갖 바쁜 일과 말도 안 되는 우스운 변명을 모두 접어라 !

만패불청하고 떠나야 할 봄날 !

어디라도 ! 어디로라도


우리 인생의 후반부에도 꼭 잃지 말아야 할 것

!

작은 감동에도 흔들리는 가슴

튼튼한 두다리, 좋은 친구들

이것이 바로 내 머릿속의 보물지도와 함께 내 남은 인생의 봄날을 더 길게 늘여줄 것이다.

 

우린 파장금항에서 배를 내려 기사아저씨의 혀 짧은 유창한(?) 섬 소갯말을 들으며 깊은금 해수욕장

에서 내원사를 거쳐 망금봉에 올랐고 능선을 따라 도제봉과 망월봉을 거쳐 산길을 내려와 파장금항

으로 회귀했다.

화창한 봄날에 피어나는 꽃과 바다의 향기를 맡으며 등산객들이 없는 조용한 섬길을 온통 전세내어

걸었다.

오후 5 5분 배로 격포로 돌아와 펄떡이는 회를 안주로 멋진 산행을 자축하며 봄날의 기쁨을 한잔의

소주에 진하게 타서 마시고 어둠 속으로 헤어졌다.

 

즐거웠다 친구들! 6월에 다시 만나자!

 

결산:

위도 도선료   : 49,800 x 2 = 99,600

섬내 공용버스 :  2,000 x 6 = 12,000

횟값(광어,개불,멍게)           = 110,000

자릿세,술값                       = 45,000

합계                                  266,600

분담금                        89,000/1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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