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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친구와 속리산



























































화요일 오전 조사장한테  전화가 왔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코로나 때문에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있다하니 반색을 한다.

목요일 날 일정 없으면 산에나 가자고….

 

그렇지 않아도 요즘 갑작스런 자유시간으로 우복동천에다 대청호에다 여기저기 쏘다니느라

바쁜세월이라 모처럼 친구가 산에 가자니 마다할 이유란 딱히 없다.

 

코로나란 넘이 참 나쁘긴 나쁘다.

예전처럼 사람들을 대규모로 죽음으로 내몰지 않으면서 서서히 말라 죽일 심산이다.

넘들의 소리 없는 조용한 습격은 거미줄 같은 인간의 연락망을 타고 확성기 소리보다 크게 전

세계로 울려 퍼지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을 점점 패닉 상황으로 내 몰고 있다.

진원지 중국은 잠잠해지고 신천지의 발호롤 위기를 맞던 한국에서도 그 기세가 수그러 드는데

정작 먼 발치에서 불구경 하던 유럽과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다.

문화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툭하면 동양인을 경멸해 마지 않던 그 넘들의 불 똥은 전 세게

사방으로 튀는 중이다.

 

코로나는 전쟁보다 더 경제를 초토화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이간질한다..

그 동안 서로가 신뢰를 쌓아 왔던 인간의 사회와 문화에 통렬한 공격을 가하며 종의 패자 인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예측을 불허 한다는 게 가장 큰 공포고 그 공포는 휘둘러 이익을 취하려는 자와 휘둘리는 사람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 되는 중이다.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들의 세상은 아비규환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삶의 노이즈고 그 것에 지배당하는 심리임을 코로나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친구들은 두 부류로 나누어 진다.

코로나로부터 멀리 도망하려는 자와 개 무시하는 자 ….

 

3월 주말의 모든 약속은 취소 되었다.

대부분 내가 모임을 주최하는 편이니 나의 의견은 배제하고 친구들의 의견에 따라 다수결로 결정했다.

 

전국적인 확산은 통제되고 확진자 발생율은 줄어 들고 있다.

타지역도 아니고 같은 지역 사회 내에서 우린 언제까지 도망쳐야 할 것인가?

회사에서 만나 얼굴 맞대고 일하고 함께 점심 먹는 것 보다 우리가 자연 속에서 함께 소요하다 식사 한 끼

하는 것이 더 위험할까?

 

조심하되 삶이 리듬을 잃지 마라

소나기를 피해가야 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라 ….

잘못하다간 인간의 문명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간이 증폭시킨 공포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조사장이 위험인물이다.

회사에서 늘 직원들과 대면하여 회의를 해야 하는데 직원들은 전국의 퍼진 거래쳐들과 부단히 접촉하는

사람들이다.

본인도 각계의 사람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져야 하는 CEO 이다 보니 리스크가 나보다 훨씬 크다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린 별로 개의치 않는 타입이다.

야외라서 감염의 기회는 드물것이고  피차 조심해야 하는 상황을 아는 친구들이라 기본은 챙기면서

생활 했을 터이니....


우린 세상에 대해 코로나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삶에 대해 침을 튀기며 많은 얘기를 나누며 속리산에 갔다.

조사장이 제안한 행선지지만 결과론적으로 우복동천의 남은 구간 일부를 조사장과 함께하는 셈이 되었다.

 



날씨는 싸늘하다.

아침 일찍 출발한 탓에 8시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문장대에 올랐다.

둘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 뒤에 가기도 했지만 가파른 길에서도

조사장의 페이스에 맞게 속도를 조절했다.

조사장은 스프린터 스타일이다.

내가 지어준 별명 조강쇠

매일 실내 자전거를 타고 틈틈히 헬스를 하고 주말에 시간이 되면 산을 타니 체력은 발군이라 .

가파른 비탈길도 지치지 않는 전차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진군한다.

아마도 조사장 주변사람들은 대부분 골프를 칠 것이고 산 길을 동행할 만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산 길에서 같이 보조를 맞출 수 잇는 사람은 나 말고 없을 것이다.

산을 타는 스타일이 나랑은 좀 다르긴 해도 여러가지 환경적 상황에서도 산을 멀리하지 않은 건

고무적인 일이다.

 

2시간 10분 만에 오른 문장대에는 아무도 없었고 바람도 그리 세지 일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지리산 천왕봉도 두 번 오른 적이 있는데 

문장대에 사람이 한 명도 없기는 처음인 듯 하다.

덕분에 우리는 둘이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신선대에서 파전에 동동주라도 한 잔 칠까 했는데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임시 휴업인 모양이다.

우린 경업대를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 왔고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1시경 속리산 상가지역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대전으로 돌아와 사우나를 하고 나서  

모처럼 조사장과 술 한잔 쳤다.

회나 한사라 하지 했는데 거래선과 자주 가는 곳인지 참치집으로 가자고 해서 아주 오랜만에 질 좋은

참치머리회 코스 요리로 럭셔리한 뒤풀이를 했다.

  

산 행 일 : 2020316일 화요일

산 행 지 : 속리산

산행코스 : 주차장 -법주사 문장대-신선대 경업대 비로산장 법주사

소요시간 : 5시간

   : 맑고 싸늘

   : 조병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