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이기자 전우들과 관악산

 

 

 

공자님 가라사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상촌 신흠님이 인생 3락에 관해 말하기를

문닫고 마음에 책을 읽는 것이 1 락이요

문열고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맞는 것이 2락이요

문을 나서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을 3락이라 하였다.…

 

추사 김정희님은 인생 3락의 하나로 친구를 청하여 술잔을 나누며 풍류를 즐기는 거

하셨고 다산 정약용님은 홀로 외로이 지나던 곳을 맘에 맞는 친구를 이끌고 찾는 거라 하시었다.

옛 성현들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에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친구 였고

예로부터 그 친구와의 즐거운 시간을 이어주는 것이 풍류와 술이 아니었던가?

 

 

 

 

 

은퇴하면 더 자주 만날 것 같아도 우리 삶이란 게 그리 녹록치 않다.

말 없이 조용히 흐르는 세월은 가슴에 비수를 품고도 그 심중을 드러내지 않고

신은 소맷부리에 너무 많은 패를 감추고 있다.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늘 바쁘다는 핑계를 달고 사는 데 익숙한 우리는

그 살아온 관성에 젖어 여전히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소홀하게 생각한다.

 

난 어김없이 계절이 바뀔 때 통발을 넣었지만 우리의 만남은 해가 바뀌고도 한참의 세월이

또 흘러서야 비로소 성사 되었다.

 

늘 바쁘다는 핑계들에

코로나 까지 창궐하고

피치 못할 사정에

세월까지 안다리를 후리며 들어오면

만남은 이렇게 오래 공전되고

빛 바랜 시간 속에 우정도 조금씩 낡아 간다.

 

세상에 오래 기다려 주는 게 그리 많지는 않다.

이 눈부신 봄도

친구도

세월도….

 

 

 

 

톨스토이가 그랬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라고…

 

그래서 짧은 봄을 잃어 버리는 게 만성이 되면 가슴이 딱딱해지듯이

우정은 너무 오래 묵히면 군둥네가 나고

사랑은 오래 돌보지 않으면 빛 바랜 추억의 강물을 따라 흘러 가는 법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것들

우리가 돌아 보지 않아 무심히 지나가 버린 그런 것들이

더 아쉽고 그리워 질 것이다.

부디 잊혀진 그리움이 되지 않기를 !

 

 

 

 

비가 온다더니

그냥 조금 흐리고 산 타기 좋은 날이다.

어제 비에 맑게 씻기운 봄 날에 친구와 더불어 관악산에 올랐다.

 

관악에 오른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우리의 젊은 날의 추억 위로는 벌써 40년 세월이 퇴적되었다..

 

봄이 깊어가는 산 능선을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가는 길

우리는 세월에 많이 낡아갔지만 관악의 오월은 우리 젊은 날처럼 풋풋하고 싱그러웠다.

친구와 함께 걷는 그 길에서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워졌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 !”

산은 늘 거기 그대로 있고

그 산 언저리를 거닐며 기쁨과 위안을 구하는 사람들은 무수히 바뀌어 간다

 

늘 푸르를 수 없겠지만

살아 가는 동안 모두가 자유롭고 평안 하기를!

세월이 더 지나고 나서 현명하지 못했던 날들을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아 푸른 봄날과

감동하고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남은 젊음과

길을 걸을 수 있는 건강

그리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을 잃지 말고 잘 살아가면 좋겠다.

 

 

 

 

우린 참으로 오랜만의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정갈하게 차린 주안상을 앞에 두고

성공적인 산행을 자축했다.

 

 

 

 

 

술 잔을 앞에 놓고 …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들 무엇하리 !

부싯돌 번쩍하듯

찰라에 사는 몸

부귀빈천 주어진 대로

즐겁거늘

입 벌려 웃지 않는 자는

바보로다.

 

당나리 시인 백거이

 

 

음식은 맛 있어야 하고

사는 건 즐거워야 하고….

 

인생은 시간이 정해진 짧은 여행 길 !

여행길은 즐거워야지 !

 

 

 

 

동행사진첩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의 두위봉  (0) 2020.05.25
오월의 민주지산  (0) 2020.05.25
대둔산 월성봉 철쭉 - 월성봉,바랑산 연계 산행  (0) 2020.05.06
대둔산 즐기기 - 대둔산 환종주   (0) 2020.05.01
친구와 광교산  (0) 202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