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서천 희리산

 

 

가끔 기대하지 않고 떠난 가벼운 여행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기쁨과 감동을 누릴 수도 있다.

명절 다음날은 홀로 가령 낙영길에 올라서 그 동한 풀지 못하고 맺혀 있던 역마의 한을 모두 쏟아 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그 동안 살아 온 삶의 방식이 있는데 야생의 방랑과 질주 본능을 억누르고 사는 게 어디 쉬우랴

거친 먼 길을 소화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가슴은 후련해지고 마음은 가벼워진 채 돌아 왔다.

명절을 무사히 보내느라 수고한 마눌의 위로 여행겸 고단하고 숨가뿐 내 삶의 한박자 휴식을 위해서

좀 색다른 여행이 필요 했다.

 

후련한 바다를 보고 회 한 사라 하고 돌아 올 수 있는 곳 ….

통영과 거제는 멀고

결국은 서해안 인데

대천의 오서산과 홍성의 용봉산은 너무 많이 가서 식상하다.

 

그 옛날 15주년 결혼 기념일에 서우 친구들과  서천 여행에서 집채만한 7kg 자연산 광어를 무지하게 싼 값에

사서 9명이 먹고도 한 사라가 남아서 싸 가지고 돌아와서 또 먹었던 기억이 있다.

동백정, 홍원항, JSA 촬영지 갈대숲 등등 즐거웠던 서천 인근의 관광 기억도 선명하다.

 

대천이나 서천이나 거리는 거기서 거기라 서천 인근의 트레킹 코스를 물색하는데 우연히 희리산이

눈에 들어 왔다.

300대 명산

사실 가딩님 블로그 덕분이다..

 

별 기대 없이 떠난 길인데 그 산에 들고서야 그 곳이 가히 숨겨진 보석 같은 생각이 드는 건

바다와 산과을 돌아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여행길에 먹거리와 연계 관광 까지 무엇하나 나무랄

구석이 없다는 거

 

충남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에 위치한 해발 329m의 희리산은 300대 명산에 속한다..

산 전체가 해송으로 뒤덮여 있어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산인데 산 아래 계곡에 이름도 생소한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이 자리를 잡고 있다.

희리산을 한 바퀴 돌아 원점회귀되는 등산로는 3시간 30여분 가량 소요되는데 제법 쏠쏠한 산타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6개의 쉼터가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는데 적당한 거리 쉴 만한 위치에 하나씩 있어서 쉼터가나올 때

마다 다리쉼을 하며 휴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조절된다.

멀리 바다가 보인다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되는데 오늘처럼 축축한 숲의 향기에 바람결에 해송의 향이 실려

오기라도 하면 매연과 코로나에 막힌 코가 뻥 뚫리면서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그런 길이다..

 

산행 초짜들과 함께 해도 무방한 바다가 보이는 즐거운 산길이지만 문수봉 까지 아우르면 제법 긴 시간

산행도 가능하다.

휴양림의 북서쪽에는 네명의 장사가 놀던 자리라는 사인대가 있고 사인대 밑에는 이 장사들이 턱걸이한

장소라 하여 턱걸이장이라 불리고 있는 140m절벽도 있다고 한다..

또한 최고봉인 문수봉 밑으로는 이 장사들이 살았다는 큰 산봉우리 4개가 있고 그 아래로 이 장사들의

졸병들이 살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여러 모양의 작은 졸병바위가 100여 개 정도 있으며 빈대가 너무

많아 절을 헐었다는 문수사 절터도 있어 좀더 발품을 팔면 더 많은 볼거리를 챙길 수도 있으니 다음 번

방문 코스로 삼아도 좋을 듯 하다.

 

휴양림으로 내려와서 매점 아줌씨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희리산은 산림청 산하 국립 휴양림으로

전국 휴양림 중에서도 입지와 시설이 좋아 인기가 아주 높은 곳이란다.

지금은 코로나라서 휴관 중이지만 평상시에는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예약이 하늘에 별 따기 라고…..

오토 캠핑장도 늘 예약이 꽉 차는데 저수지도 끼고 있어 경관도 좋은데다 희리산이 해송이 들어찬 산이라

공기가 너무 좋으니 꼭 한 번 오셔서 하루를 묵어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줌마한테 어시장 횟집을 소개 받아 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먹지는 못하고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전어 1kg 1.5kg 소라 1kg 6만원 어치 회를 떴는데 새우 까지 서비스를 주어 못 먹고 남겼다가 그

다음날 까지 먹다.

여긴 대천과 격포 보다도 횟값이 더 싸다.

 

아는 게 힘이고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거라고….

오늘은 통영의 미륵산과 박병산, 삼천포 와룡산, 대천의 오서산, 격포의 변산, 홍성의 용봉산에 결코 째이지

않는 근교 바다로 난 실크로드를 개척한 날 이다.

험한 산을 싫어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도 부담없이 즐겁게 1박하며 다녀 올 수 있는 곳이다.

어무런 운동 안하고 먹기만 할 때의 죄책감을 상쇄하고

거품이 이는 바다의 낭만과 해송을 휘감고 불어가는 바람 맛 만으로도 한 뼘 삶의 여백을 넓힐 수 있는 곳…..

 

 

희리산 자연 휴양림은 산 전체가 해송천연림으로 경관이 수려하며 특히 ‘숲속의 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삼나무, 해송, 층층나무, 참나무 등의 단일 수종으로 내부를 장식하여 수종별

고유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해 놓았고 전시관을 설치하여 휴양림 및 산림욕장의 내용, 산림의 공익기능,

미래의 임업, 대전,충남의 야생화, 무궁화를 품종별로 전시한 무궁화 전시표 등을 전시 해 놓았으며 표고

및 영지 버섯 교육장, 해송 휴양관, 씨름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물놀이장, 썰매장 등의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단위는 물론 단체 MT 장소로도 적합한 곳이다.

그리고 휴양림 입구에는 저수지가 자리잡고 있어 낚시도 즐길 수 있으며 주변에는 비인해수욕장, 금강

하구둑, 동백정, 한산모시관, 문헌서원, 춘장대 해수욕장 등의 관광지도 위치해 있다

 

 

 

 

산 행 일   : 2020103알 토요일

산 행 지   : 서천 희리산

산행코스  : 바다로 21 – 들머리 – 1쉼터 - 2쉼터-3쉼터 -4쉼터 희리산정산 -5쉼터-6쉼터=휴양림

              - 바다로 21

산행소요 : 설렁설렁 4시간 30

     : 8km

날      : 흐림

동      행 : 마눌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기을의 서정 - 함백산  (0) 2020.10.27
추억 따라 가는 길 - 변산  (0) 2020.10.27
가령산-낙영-도명 환종주 & 화양구곡 유람  (0) 2020.10.26
속리 깊은 곳 - 묘봉  (0) 2020.09.26
오대산 나홀로 환종주  (0) 2020.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