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꼭 멀리 있는 게 아녀…
그건 산 꼭대기에도 있고
우리집 처마 밑에도 있고
작은 내 마음에도 있지….
그건 나이든 노모가 손님 같은 아들에게 따라주는 막걸리에도 있고
형제들과 함께 흘러간 음악을 들으며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저무는 강변에도 있어
끊임 없이 질문을 해대다가 가끔씩 의와의 한 마디로 빵터지게하는 어린 손자의 웃는 얼굴에도 있고
함께 먼 산에서 돌아와 마주 앉은 친구의 선한 웃음과 부딪히는 술 잔 속에도 있지
행복은 어디에도 있는 데
또 아무데도 없는 거야
우린 매일 그 얼굴을 보면서 불행을 이야기 하고
정작 가까이 있을 땐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멀리 날아간 어느 날 비로소 통절 해 하는 거지
바람은 행복에 관한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고
세상은 삶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조장하고
행복에 관한 그릇된 신화를 부추키지
그래서 길 섶에 아무렇지도 않게 굴러다니는 행복이 보이지 않는 거야
욕심과 황금의 빛에 어두워진 눈이 별빛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요란한 음악에 먹먹해 진 귀는 맑은 새소리와 부드러운 바람소리를 듣지 못한다데
우린 행복이라고 쓰고 행운 이라고 읽지
한 장의 네잎 클로버를 찾아내기 위해 무수한 세잎클로버를 짓밟으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하지만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고
길이 어디에서 끝날 것인지 누구도 몰라
그 길을 걷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즐겁게 걷는 거.
풍경 좋고 바람 좋은 곳에서는 쉬었다가 가는 거 ....
재미있게 걸을 수 있는데 굳이 심심하고 닝닝하게 걸아갈 필요가 있을까?
멀지 않아 길에서 내려 와야 하는데…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피와 역사를 나눈 가족이 있고
가슴이 통하는 친구가 있는데….
술잔에는 한 줄의 시가 뜨고 인생의 가을이 익어 가는데…..
행복은 선택이고 습관이야 ....
마음이 고요해야 비로소 행복이 보이고
마음이 웃어야 행복도 웃으며 따라오는 거지
위대한 삶의 멘토 웅대한 자연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할 수 있을 때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고 추고 싶은 춤을 추어라
네 가슴에 늘 출렁이는 바다가 있게 하라
패밀리 차박!
지난 4월 1박 1일 패밀리 춘계야유회를 상황리에 마무리 하고
다시 사는 재미를 향한 도패밀리의 실험적인 도전이다.
텐트치기 좋은 강변을 알고 있고
웬만한 장비는 영수가 다 가지고 있고, 차들은 다 가지고 있으니
삼겹살하고 상추만 사가지고 만나면 된다.
자질과 자원은 충분하다..
나는 그걸 활용해서 계획을 수립하면 그 뿐 ….
삼형제의 역할분담과 하모니는 나름 멋진 앙상블이었다.
희수부의 싼타페는 기대 이상이었다.
짧은 캠핑 연륜에도 제법 풍겨나오는 범상치 않은 노숙자의 아우라!
대형 타프가 나오고
테이블이 나오고
의자가 나오고 물이 가득한 대형 물통 두개에 야외용 캐리어와 도끼까지 나온다,
탠트에, 야간회동용 모기장텐트에 야외용 화장실까지 개설완료
일부 잔머리 소품과 소프트웨어 인프라는 얼리 어답터 연우부가 맡았다
접이식 휴대용 테이블에 작은 의자, 그리고 중요한 패밀리 혈전용 모포
핸펀과 연동한 야외용 블루터스 오디오,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 시청을 위한 야외 극장 셋트
나는 모했냐교?
삼겹살과 싱상한 야채, 그리고 2끼 식단 , 술과 음료를 준비했고 ….
아이스 박스 2개, 두구용 가스버너 , 1인용 텐트와 침낭을 가져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리 잡기
아침 일찍 도착해서 강변 로얄석을 찜해 놓고 빨리들 오라고 통발을 넣었던 게 바로 나여
멋진 쉼터가 만들어지고
강가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갔다.
우린 그 강변에 여유롭게 앉아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한 잔의 커피를 마셨다.
그것 뿐이었는가?
오픈 경기장에서 빠질 수 없는 패밀리 혈전을 치루었고
바람의 악사와 개구리 합창단이 멋진 전원 교향곡을 연주하는 곳에서
럭셔리한 패밀리 전원 레스또랑을 오픈하고 정말 맛 있는 만찬을 즐겼다..
그리고 낭만적으로 저물어 가는 저녁
시원한 바람이 마구 불어 가는 강변 텐트 앞에 앉아서
땅거미가 조용히 밀려드는 모습을 함께 바라 보았다.
작은 앰프에서는 아득한 시절의 김광석 노래가 흐르고
하늘엔 개구리 울음소리 가득한 소슬한 강변에서…
날은 시나브로 어두워지고 까만 하늘에서 무수한 별들이 반짝일 때.
패밀리 영화관의 그랜드 오픈
싸늘해진 냉기에 이불을 덮고 드라마를 시청하고
호젓한 자연 속에서 삶의 여유를 노래했다.
낭만적인 시간은 우리가 세월에 잊고 살았던 목가적인 풍경들과 함께
그렇게 감미롭게 흘러 갔다.
우린 어째서 형제자매로 만났고
그 형제의 남편과 부인으로 만났나?
우리가 피를 나누고 역사를 나눈 건
적어도 남들보다는 더 가슴을 맞대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게 아닐까?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누려야할 아름다운 세상은 생각보다 더 짧다.
우리 삶의 비극은 잠시 아름다운 봄날을 스쳐 나르는 한철 나비가
영생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거
벌써 오래 전 아버님이 떠나셨듯이
어머님도 떠나실 것이다.
그리고 머지 않아 우리도 하나씩 그 뒤를 따라 간다.
인생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죽음만이 단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우린 그 영원한 자유를 위한 짧은 여행 중이고
여행을 끝낼 날은 멀지 않다.
시간이 정해진 짧은 여행길
그 여행길은 즐거워야 한다.
내일을 위해 너무 허리띠를 졸라 매지 마라
그 멋진 내일의 영광을 위해 오늘의 기쁨을 유보하지 마라
꿈꿀 시간 마저 부족한 우리의 시간은 지금도 쉬지 않고 흐른다.
기다리던 그 내일에 우린 모든 것을 남기고
우리가 간직한 사랑의 기억 하나만 가지고 먼 길을 떠나야 한다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확실한 보험은 단 하나
오늘 잘 살고 즐겁게 사는 것 뿐이다..
정은부와 정은모 , 태형모가 돌아가고
우리 넷은 모기장 텐트 안에서 붉은 등을 걸고 늦은 밤까지 술 한잔을 더 쳤다.
아쉬웠던 건
갑작스런 어머님의 불상사로 이 낭만적인 형제들의 모임에 모시지 못한 거
패밀리 혈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돈을 더 따지 못한 거
바람이 너무 불러 텐트가 펄럭이는 소리로 잠을 설친 거
그 외에는 다 좋은 날이었다.
우린 도패밀리고 가을에 더 재미난 계획으로 다시 만날 것이다.
노인의 죽음은 도서관 한 채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했거늘…
어머니와의 이별은 어떨까?
더 늦기 전에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지 ….
그리고 어느 현자의 금언보다 어머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라!.
쓸데 없는 걱정 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라 !
형제들과 우애 있게 살아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
2021년 6월 5~6일 도 패밀리 차박일에
에필로그
적벽대전
시간이 짧아 다소 맥아리 없는 소강상태의 전투 였다.
결국 적벽대전은 요즘 한참 낙양의 지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연우부가
여세를 몰아 승리를 결정 지었다.
만년 호구, 패밀리 공동지갑, 패밀리뽐푸 등 인구에 회자되던 오명에서 벗어나
언제부턴가 갑작스런 환골탈퇴를 시도하는 연우부
변화는 좀 더 두고 지켜 볼 일이다.
그리고 늘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가는 은비부
5월 패밀리 스톡 베틀 우승 상금을 수금하고도 또 약간의 수익까지 또 챙기다..
패밀리 만찬
약 2.5kg 돼지 고기
막창 두팩
버섯 두팩
파절이 두팩
상추 세팩
마늘 한 봉지
청양고추 한 봉지
청송 마나리 2단
묵은지 한통
맥주 피쳐 2개 - 모자랐음
소주 4홉 3병 , 콜라 1박스, 물 1box 외
참외, 방울토마토
역시 어머무시한 패밀리 식성
세개의 버너로 구어 댔지만 굽기가 무섭게 사라져간 삽겹살들…
간신히 심야 주연용 곱창구이 1팩과 아침 김치 찌게용 삼겹살만 남기고
만찬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다음날 아침 남은 돼지고기와 ,파절이,마늘을 다 털어 넣고
태형모가 가져온 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여서 깨끗이 비우다.
야외모임임에도 싯가 20만원 상당 비용 소요.
뒷 이야기
성수 갑성이는 내 중학교 동창들이다.
내 장가갈 때 함잡이도 했다.
우린 젊은 날에 같이 산도 타고 많은 술자리도 같이 했다.
갑성이 체력은 나보다도 더 좋았다.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가뿐하게 덕유의 고원을 넘나 들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어느 날 갑성이가 갑자기 교통사고가 났다.
오래 병실에 누워 있었고 다리는 고장나 오래 걸을 수가 없었다.
갑성이는 순식간에 산길에서 퇴출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세월은 우리에게서 함께 산길을 걷는 즐거움을 빼앗아 갔다.
내 모임의 대부분을 여행과 야외모임으로 대체하고서도 중학 모임은
그냥 만나서 정치애기와 군대에서 축구하던 재미 없는 애기나 하면서 보내야 했다.
지금은 잠시 유보했지만
홀로 비박하며 대한민국 섬들을 돌아 볼 계획을 세우던 어느 날
성수와 갑성에게 대청호 야영을 제안을 했고 두 사람은 흔쾌이 수락을 했다.
식당에 앉아서 술만 푸는게 식상하고 답답해서 했던 제안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성수는 캠핑에 관한 한 초절정 고수였다.
성수는 웬만한 장비는 다 있으니 몸만 오라고 했다.
그래도 나는 1인용 텐트와 안나푸르나용 침낭 하나는 가지고 갔고 갑성은 진짜
운동화 찍찍 끌로 몸만 달랑달랑 왔다.
삼겹살이며 소주며 먹을 것을 잔뜩 준비해가지고 가는데
흐미~~성수의 스타렉스 화물칸은 완전 캠핑장비 전시장이었다.
캠핑 전용차 이지만 장비가 너무 많아 차박은 불가한 차
애기만 하면 만물상자처럼 모든 게 다 나왔다..
텐트며 의자며 식탁이며 야간 조명등이며,
숯불 바비큐 시설에다가 나중에는 장작으로 지피는 캠파이어 까지 설치되었다.
그날 우리는 여유로운 자연의 품속에서 수 없이 부딪힌 술잔에 낭만과 진한 우정을
타서 마시고 서로의 진심과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 갔다.
우린 대청호반에서 철썩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낭만적인 밤을 보냈다.
친구들에게 그 멋진 밤을 보여주기 위해
성수는 1시간 이상 텐트와 장비와 화장실을 설치하고
또 다음날 이슬에 젖은 텐트와 장비를 말려 한시간 이상 걸려 철거하고
집에 가서 또 모든 장비를 께끗이 씻어서 제자리에 챙기느라 꼬박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희수부는 패밀리의 성수 였다.
가족들을 위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동분서주 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감수한 그 수고로
우린 모두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소풍의 추억을 만들고
야외의 멋진 밤을 보냈다.
삶을 누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갖춰야 하는 건 아니다.
놀만한 물가가 어딘지만 알고, 잘 놀기 위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잘 놀 수 있는 사람만 알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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