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다.
마음이 바빠지는 가을!
그런데 그렇게 쫓기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일주일에 4일은 나와 만나고 혼곤히 나의 자유를 누린다.
하지만 주말엔 꽤 바쁘다.
사색과 명상의 시간이 많아 지니 주말의 지나친 바쁨이 그렇게 두서 없거나 황망하진 않다.
요새 내 인기는 내 젊은 날 보다 더 많다.
심리적인 코로나 해빙과 함께 여기저기서 나들이 안 할 거냐고 난리다.
“ 이 친구들아 나 겁나 바뻐!”
“친구들과 술을 한 잔 치되 술 값을 하고 먹자 !”
나의 변함없는 철학은 그 동안 친구들과의 모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불감청이언 고소원이라
친구들도 말 많아진 노인들의 술자리에 지루하던 차 흔쾌히 동조했고
우린 그렇게 만남의 체질을 개선하고 그 묘미에 빠져들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 왔다.
그러니 모든 모임에서 산행이면 산행, 트레킹이면 트레킹, 여행이면 여행!
친구들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세상의 많은 산과 여행지를 알고 있어
많은 친구들이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여행을 기획할 역량이 있는 나의 주가가
올라갈 수 밖에….
그런데 난데 없이 코로나란 쎈 놈이 나타나서 판을 엎어버린 거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그 시간은 벌서 2년을 넘어가고 있던 상황.
억눌린 칩거에 불만이 고조되던 차에 법적 거리 두기도 완화되었고 때는 바야흐로 가을이다.
10월 초에 벌써 11월 말 까지 나의 일정은 꽉 차버렸으니
무릉객표 가을 여행권 솔드아웃! 대자보를 크게 써 붙일 밖에…..
코로나에도 식지 않는 이노무 인기!
.
코로나로 인한 산 친구들과의 일정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그러니 정상 산행이 재개되면
문막을 지키고 있는 동안 난 내 시간의 파산신청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다 유독 가을은 혼자 떠나고 싶은 날이 많아진다.
세상에 수 많은 친구 중에 내가 어디를 가자던 , 어디서 놀자 건 내 말에 군말 없이 다
따라 오는 친구가 어디 있는가?
오늘 아침은 만패 불청 나를 위해 비워둔 날이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4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니 바쁘다..
금요일에는 어머님과 저녁 식사를 하고 거기서 자고 오전 10시 까지 가을 대둔산행을 끝내야
한다.
오후에는 마눌과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하고 저녁에는 가족식사
그리고 내일을 하루 종일 시우 돌보기
이쯤 되면 진짜 빽빽한 인기 연에인 급 스케쥴이다
내 일정이 그리 빡빡하니 나를 위한 산행의 대안은 새벽산행 밖에 없다.
그 시간이 고요와 낭만은 느껴 본 사람만 안다..
단연코 최고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새벽부터 아침까지의 시간이다.
요즘은 막내 여동생과 매제가 그 매력에 심취하고 있으니 좋은 일이고
아마도 둘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을 것이다.
새벽 5시에 아무도 없는 수락 주차장에 도착했다.
10여 분 차 안에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다가 빵 하나와 우유 1개를 먹었다.
복장은 등산 상의에 얇은 바람막이만 걸쳤다
어짜피 벗어버릴 것이지만 밤의 냉기가 아직 떠돌고 있으니 ….
등산화를 갈아 신고 헤드렌턴을 이마에 장착하고 출발 5시 35분
새벽은 한 시간쯤 뒤에서 깨어날 것이고 회색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오늘은
7시쯤 해가 뜰 것이다.
날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
이마의 불 빛에 비치는 초입의 단풍은 그리 싱싱해 보이지 않는다.
사계절님이 오래 전국 단풍은 예년에 비해 곱지 않다고..
백두대간 마무리 하고 홀로 덕유산 새벽산행을 하고 멋진 일출을 만난 이후에
아무도 없는 밤길의 실체없는 공포는 내게서 사라졌다.
그냥 그 고요한 산의 적막과 어둠이 나를 감싸 안아 내 말을 들어주고
조근조근 사랑을 속삭여 주는 황홀한 시간일 뿐이다.
일출 산행은 나를 만나고 싶을 때나, 멋진 세상의 추억을 다시 만나고 싶을 때
내가 언제나 불러 낼 수 있는 변화와 기쁨의 바람이다.
예상대로 월성봉과 바랑산의 시계가 터지는 전망바위에서 희마한 새벽이 깨어났다.
더할 나위 없이 청명한 산의 공기를 마시며 다소 차지만 너무나도 신선한 바람을
픠부로 느끼며 새벽의 여명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산하를 내려다 본다.
그 단순한 행위로 늘 가슴이 부풀고 행복해 지는 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난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7시 4분에 마천대에 도착했다.
태양은 막 얇은 구름 띠 위로 아침 햇살을 먼저 올려 보내고 있다.
두 명의 젊은 산님이 서성이고 있었다.
산의 아침을 맞는 젋은이들을 보면 젊은 날의 내가 생각이 난다.
새벽 산행의 기쁨을 이렇게 일찍 알았으니 그 인생이 얼마나 즐거울까?
마천대를 잘 조망할 수 있는 비경 바위에서 요기를 했다.
감 1개
너무 많은 걸 먹으면 내려가서 밥맛이 없다.
낙조대 가는 넓은 길을 버리고 벼랑길을 따라 갔다.
힘들더라도 그 길을 따라야 대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하물며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 날리고 있는데……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대둔산의 새벽을 욕심 내는 사람들이 있다.
절벽 난간 풍경 좋은 두 곳에는 작은 텐트가 쳐 있고 혼곤히 대둔의 기를 받고
깨어난 사람들이 있었다.
마음 맞는 친구와 산에서 밤을 함께 보내고 함께 새벽을 맞을 수 있음은 얼마나
낭만 적인가?
하지만 난 훗날 높은 산 비박은 하지 않을 거다.
욕심 내고 싶기도 하지만 일찍부터 지리산 비박에 심취했던 산삼해님은
무리한 무게의 짐으로 인해 관절이 나빠져서 산에서 멀어지고 있다.
양반곰 역시 관절이 좋지 않아지는 것은 비박 영향이 크다.
그랴도 비박 섬 여행은 꼭 해보고 싶다.
내가 추진하면 함께할 인적 인프라는 넘쳐 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친구와 혹은 나 혼자 만의 섬 여행 잘 조화시켜 가는
것이다.
그래야 나를 위한 여행이 되고 마음의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낙조대 가까이에서는 홀로 멋진 대둔나라를 내려다 보며 모닝 커피를 마시는
낭만파 산객을 만났다.
멋진 50대
기품 있고 깊이 있는 고독의 향기가 날린다.
인생을 알만한 나이에 홀로 산행의 기쁨과 여유를 깨우쳤으니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상관없이 그도 멋진 자신의 철학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처럼,,,,,
잠시 산에 관한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낙조대에서 시간을 보니 벌써 8시 20분이다.
놀라서 어머님께 전화를 했다.
“너무 멀리 와서 많이 늦어지니 먼저 식사 하시라고….”
그리고는 남은 바위 능선을 휘 돌아 다리에 모터라도 단 것처럼 빠른 속도로 하산 했다.
주차장 입구 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르지 않는 길 인데
아랫쪽으로 내려 갈수록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려 가을은 나만의 가을이 아니고 오늘은 화창한 토요일 이지 .
가을이 익어가는 중인데 여긴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전국구 대둔산이다.
나는 내려가는데 이제 사 서둘러서 올라오는 1진들을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숨가쁘게 진행 한 나만의 일출산행도 무사히 끝이 났다.
생각보다 멋진 단풍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멋진 추억과 지난 아름다운 단풍의 여운은 아직 내 마음에 살아 있고
가을은 또 돌아온다.
누릴 수 있는 나의 아름다운 가을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무릉객은 아즉 젊다.
매암님이 80이 넘긴 나이에도 지리산 종주를 날아서 하고 무등산을 1진과
서두에서 마무리 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니 나도 대둔산 쯤은 80 까지는 올라야지 ,,,,
가까이 있으니 앞으로도 뻑하면 자주 가겠지만 가을날에 한 번 씩 온다 해도
아직 17번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여…
Ps) 어머님 댁으로 돌아오니 10시 30분 이다.
어머님이 준비해 놓으신 늦은 아침을 먹고 어머님 친구분 집에 쌀 4자루 배달을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산 행 일 : 2021년 11월 6일 토요일
산 행 지 : 대둔산
산행코스 : 수락계곡 – 마천대 – 낙조대 – 수락계곡
산행시간 : 4시간 30분
날 씨 : 맑고 온화하다.
동 행 : 나홀로
대둔산의 사계
대둔산의 봄
월성봉,바랑산 : https://blog.daum.net/goslow/17940751
대둔산 환종주 : https://blog.daum.net/goslow/17940748
대둔산의 여름 : https://blog.daum.net/goslow/17940646
대둔산의 가을 : https://blog.daum.net/goslow/17940473
대둔산의 겨울 : https://blog.daum.net/goslow/179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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