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갔다.
그리고 세월은 늘 그렇듯이 아무 아랑곳 없이 흘러 흘러 나이테를 하나 더 긋기 위해
이제 달랑 한 장의 달력만 남겨 놓았다.
바람에 다 떨어지고 간들 간들 흔들리는 한 장의 나뭇 잎처럼…..
처음엔 조사장이 가을1박여행으로 선운산을 타고 풍천장어아 복분자 뒤풀이를 제안했을
때는 영 마뜩치 않았다.
해발 500도 안 되는 산인데다가 풍천장어는 비싸긴 해도 한 마리 반이면 찍이다.
장어란 느끼해서 많이 못 먹는 데다가 내 경우에는 장어보다는 회나 소고기가 한 수 위다.
그리고 고창은 가까운 거리라 선운산을 타고 장어먹구 당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다.
선운산을 위해 휴가까지 쓰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난 월출산을 꺼내 들었다..
아직도 가을의 잔해가 널려 있을 월출산….
늘 봄에 떠나는 데 익숙했던 남도의 산들이지만 객지의 하루가 주어지니 가을이 뒷꼬리를
보이고 있을 월출의 처연한 낭만과 늦가을 서정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도갑사와 천황사 종주를 다시 하고 싶었다.
낙엽이 날릴 7시간여 실크로드 …..
.
조사장이 생각해보구 결정을 해달라고 했다.
자신은 결정에 따르겠다고….
몇 일을 두고 생각하다 보니 굳이 내 고집을 세울 일도 아니다.
산이 어디로 멀리 달아나는 것도 아니고 조사장이나 나의 체력이 하루 아침에 망가지지도
않을 일인데….
월출은 내년에 가믄 되지
조사장의 필이 그쪽에 꼽힌다는데…..
그리고 그 먼 거리 운전도 조사장이 하고 숙박비에 뒤풀이 비용도 모두 조사장이 댄다.
월출에 가면 차량회수 하는데도 4만원은 더 들게다.
ㅎㅎ 난 발과 입만 가지고 가면서 내 드글드글한 욕심은 아얘 산까지 무너뜨릴 태세다...
대신 제대로 선운산 종주 함 해보자
내가 갈 수 있는 어떤 코스라도 소화할 수 있는 조사장이고 1박여행이라 시간에 구애
받을 필요도 없으니…
선운산 반 종주
숱하게 갔던 선운산이지만 아직 미답으로 남겨 놓은 구간이 많은데 이번엔 그 구간을
가보는 거다.
소요시간은 정확히 계산하지도 않았고 선답자 산행기를 참조 하지도 않았다.
반 종주니 7시간 30분 정도 대충 어림 잡아도 조사장과는 1시간 정도는 단축할 것이다...
D-1일
엄니가 신경 쓸까바 순대국밥 한그릇 사먹고 라면 한 개 가지고 어머님 댁에서 잤다.
새벽 출정에 소리없이 라면 끼리 먹고 출발할라 했는데
어머님이 굳이 밤에 따순밥 해 놓으시고 황태국도 끓여 놓았다.
ㅎㅎ 어머님 돌봐드린다는 풍신이 오히려 내가 귀찮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D-DAY
새벽에 일어나 밥 다먹고 여장을 꾸려 일어서려는 데 어머니가 일어 나셨다.
5시 15분
최대한 조용히 한다고 했는데 내가 깨운 것 같다고 말씀 드리니 소리 듣고
깬게 아니라 화장실 때문에 깨신 거란다.
좀더 주무시라고 인사드리고 신탄진 IC로 갔다.
싸늘한 공기가 목을 휘 감는데 벌써 멋진 하루의 피리 팍팍 온다.
선운산 가는 길
2시간은 잠깐이다.
둘이 맞는 좋은 점의 또 하나는 얘기 상대가 된다는 거
깨어나는 어둠과 새벽 속에서 두런 두런 이야기 나누며 떠나는 여행길 두 시간은 흡사
30분처럼 흘러 갔다.
경수산 가는 길
선운산에는 정작 선운산이라는 봉우리가 없다.
누군가 도솔봉이라고도 불리는 수리봉이 선운산 이라고도 했다.
선운사는 거꾸로 세운 u자 형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계곡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능선 요소요소에는 마치 수호 장군인 듯 걸출한 봉우리들이 도열하여 호휘하는
포란금계형 길지다.
‘
가 본 길이 아니라 들머리가 마음에 걸렸다.
출발에 앞서 부랴부랴 선답자의 산행기를 찾아 보았는데 어느 산님이
사진으로 자세히 들머리를 찾기 쉽게 설명해 놓은 탓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 다음은 뚜렷하게 드러난 길과 선답자의 표지기를 따라가면 된다.
산 입구에 나부끼는 산불방지 기간 출입금지 대자보
바른생활 사나이 조사장도 나랑 같이 다니면서 많이 오염되고 타락했다.
우라 둘은 늘 상반된 사고와 의견 대립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늘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왔다.
난 무릉객이고 세금도 꼬박꼬박내는데 내가 지금 가고 싶은 데 요맘 때면 기계적이고
상투적으로 써 놓은 대자보 하나로 내 땅으로 못 들어 갈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고
조사장은 “악법도 법이다’ 질서는 우리가 준수되는 데서 비롯된다.” 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법치주의와 규정준수를 현대인의 당연한 의무로 받아들이는 바른 생활 사나이다.
그런 조사장이 이젠 내게 물들어 비등도 따라서 빠대고 알탕도 한다.
물꼬는 지난 해 가을 남덕유 산행 길에서 였다.
11월에는 불원철리 달려간 남덕유 등산로가 경방기간 출입통제되는 바람에 나는 찜찜해하는
조사장의 의견을 존중해서 과감하게 방향을바꾸어 적상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신 서창마을 원점회귀는 너무 밋밋해서 서창에서 올라 풍경이 더 좋은 치목마로 내려오는
루트를 따르기로 했다.. 그건 2만 5천원 택시 회귀비용이 든다는 거다 ..
우리는 호젓한 적상산 정상과 안렴대를 찍고 명당인 안심사 앞마당 햇빛 따뜻한 느긋하게
힐링하다가 치목마을 방향 하산 길을 잡았다.
그데 아뿔사~~ 치발목 등산로 입구에도 경방기간 출입통제 대자보가 펄럭이고 있는 게 아닌가?
조사장 눈치를 보면서 그냥 올라온 루트 서창으로 회귀하려 하는 찰라 조사장 왈
“중간에 단속하지 않을 라나요?”
“ㅎㅎ”
단속할지 안 할지는 아무도 모르고 단속해서 걸리면 나한테 맡겨 두면 된다고 말해 주었는데
조사장이 국공에 걸리면 어떻게 하냐고 꼬치 꼬치 물었다..
그래서 나의 비장의 시나리오를 알려 준거다.
“일단 가장 불쌍한 표정을 짓고 읍소하는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마음도 너무 울쩍해서 오늘은 점빵문 닫고 나와 같은 처지
친구와 같이 산에 왔다.
경방기간 인줄은 몰랐다.
하도 오랜만에 와서 꼭 가고 싶은 길이라 잘못인 줄 알면서 들어왔다.
그리고 치목마을에 차를 대 놓고 서창마을로 콜택시를 타고 와서 이리 내려 갈 수 밖에 없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한 번만 봐주시면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
이런 상황에서 절대 금물은 국공에게 화내거나 불평하며 언성을 높이거나 하면 안된다는 거다.
나의 명대사를 줄줄히 읊어 주었는데 조사장이 또 말했다.
“그래도 봐주지 않고 막무가내면 워뜨케요?”
헐~~
보통은 이 정도면 다 통하는데 그래도 안되면
“죄송합니다.” 하고 내 갈 길을 간다.
소리치고 따라와도 못 들은 체 그냥 간다. 끝 ~~"
하여간 나는 선택권을 조사장에 넘겼고 다시 돌아가기엔 멀리 와버린 조사장의
동의에 의거 치목마을 하산 길로 접어 들었던 것이다..
결과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함
그리고 방구 뿡뿡 뀌어 대도 눈치 보이지 않는 아무도 없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산 길….
오늘은 그동안의 학습효과에 따라 조사장이 아무런 반론과 의견을 달지 않았다.
우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세월에 조금씩 둘글어 지면서 조화를 이루어 가고 있다.
바람의 냉기가 싸늘해서 바람막이를 걸친 채 산행을 시작했는데 초장 오름 길에 바람
막이를 벗고 상의도 얇은 것으로 갈아 입었다.
난 다소 추워도 산바람의 싸늘하고도 신선한 감촉을 느낄 수 없는 바람막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수리봉 가는 길
수리봉 까지의 길은 전형적인 시골의 한적한 산 길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솔길…
낙엽은 두껍게 길을 덮어 발이 편하고 알맞은 냉기로 불어주는 바람은 낙엽마르는 냄새를
피워 올린다.
숲은 그리 빽빽 했던 모양이다.
길 위에 수북히 쌓인 낙엽 위로도 더러는 붉은 단풍이 말린 채로 또 많은 잎들은 푸근한
갈색빛으로 말라버린 채 가지 위에서 위태롭게 나부끼고 있다.
회사에서 전화가 오는 통에 통화하느라 조사장과는 차이가 많이 나서 우리는 경수봉을 지
나 수리봉에서 만났다.
“조사장 모자에서는 아직 땀방울이 뚝뚝 흘러 내렸다.”
제법 기다렸을 텐데 날바람에 좀 추웠겠다.
“ 천하의 조사장이 300미터급 동네산에서 망산 당하는거 아뇨?”
조사장이 만만한 산이 아니라고 혀를 내두른다.
개이빨 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거의 바닥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 쳐야 한다.
이 대목에서 해발 300미터급 산이라고 만만히 보았다 가는 오산이다., .
바닥까지 떨어질 기세로 내리 꼽던 산릉은 간신히 기력을 회복해서 다시 힘차게
솟아 오른다.
그리고 한참을 더 달려나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린다.
개이빨산은 그 적나라한 이름 탓에 멀리서도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산을 내려가면서 반대 능선에 보이는 봉우리가 직감적으로 개이뻘선임을 알아 차릴 수 있다.
거기 허연이를 드러낸 개 대가리 하나 보인다.
어떤 지도에는 정말 유식하게 견치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종주구간의 1/3지점이나 될까 ?
다시 가파른 비탈을 올라쳐 개이빨산 갈림길에 도착할 때 까지의 거리로도 체력소모가
상당하고 300고지에서 망신스럽게 비지땀이 삐질 거린다.
역쉬 조강쇠 ..
오르막에서는 여지없이 거리를 넓히며 치고 나간다.
그 거리 만큼이 조사장이 평상시 흘린 땀의 양이다.
매일 1시간 30분 자전거타기
나와 출정하지 않는 토요일 주말에는 늘 5시간 이상의 혼자 산행…..
참 신기하다.
나와 함께하는 한주를 빼고 3번을 계룡산과, 양성산 속리산을 번갈아 가면서도 질리지 않는
그 산사랑이….
나는 평일 운동량 부족으로 배가 나오고 주말의 산행의 운동량도 상대에 따라 들쑥 날쑥이다.
산친구들과는 내 여건상 아직 회동을 안하고 있으니 조사장과 가거나 혼자 가면 그래도 꽤
빡센 운동량인 반면 마눌이나 가족 혹은 일반 친구들이면 입맛만 살아날 정도의 빈약한
운동량이태반 이다.
삼거리에서 개이빨산은 500미터다.
주등로에서 벗어난 능선이라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갈림길에 들마루가 있어서 배낭을 내려 놓고 개이빨산으로 진행했다.
먼저 도착하여 휴식하고 있는 조사장과 기념쵤영을 하고 63년 만에 처음 올라서는
개머리 위에서 멋진 선운 세상을 내려다 보았다.
삼거리리로 돌아와 들마루에서 점심 식사하며 휴식하는데 한 산님이 돌쇠처럼 엉거주춤
도착한다.
우리처럼 경수산에서 왔다고 했다.
내가 올라온 길을 물으면서 농을 쳤다.
“산불방지 기간 출입금지” 인데 워뜩할라고 글루 올라 왔슈?”
“내가 확 신고해 버릴랑께 !”
그양반 왈
“ 글쎄 경수산 올라갈려구 하는데 두 분 산님이 출입금지”라고 돌아 내려 오시더라구요…
저도 돌아갈까 한참 망설이다가 사람들 없을 때 몰래 올라 왔어유”
제가 오늘 이 산 타려고 휴가 까지 내서 왔는데 돌아가자니 너무 억울혀서,..”
앞의 두 분은 조사장파
이 산님은 무릉객파
각자 즐길 수 있는 몫의 범위는 자신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규칙을 지키는 건 중요하지만
중간에 출입자를 단속하는 사람도 규착 위반이니 내가 스티커를 발부해야 하는 거 아닌가?
즐거운 산행하라고 덕담을 붙이고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사자봉 가는 길
등로는 개이빨산에서 소리재로 소리없이 내려선다.
여기 까지가 내가 63년 동안 걸어보지 않은 길이다.
소리재에서는 아래로는 창당사와 연결되고 위로는 낙조대와 천마봉을 거쳐 청룡사으로
이어진다.
소리재 –낙조대 –찬마봉 - 청룡산-쥐바위 –국기봉- 사자바위로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길이야 말로 선운산의 실크로드다
길이 편안 한 듯 하면서도 곳에 따라 낙차도 크고 이리저리 뒤틀려 시간뿐만 아니라
에너지 요구량이 상당하다..
구간마다 특색 있고 변화무쌍한 산길이다.
게다가 모두가 후련한 바람과 거침 없는 조망을 열어 준다..
이 구간은 몇 번을 걸어 보았던 구간 이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맛이고 그 풍경이 신비롭기
그지없다.
등로는 국기봉에서 휘감겨 돌아 간다.
국기봉에서 사자바위와 투구봉을 지나 휴게소 까지 내려서는 능선의 길이는 4.9 km 이고
거친 그 길은 출중한 조망 속에 스릴과 낭만이 넘치는 짜릿한 길이다..
난 늘 선운산 최고의 조망처를 천마봉이라고 추호의 망설임 없이 말했고.
그리고 일대에 호령하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쥐바위의 이름을 새버위나 독수리 바위로
바꾸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하지만 국기봉 너머 처음 발도장을 찍은 사자바위에서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늘 부처님 손바닥 만한 땅이라고 폄하하면서 더 이상 갈 데가 없다는 말로 잘 난 체를 해대던
내가 부처님 손바닥에서 임자 만난 것이다.
그 용맹한 표요와 거친 발톱
사자봉은 무릉객이 아직 10년은 더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도를 닦아야 한다는 걸 보여 주었다.
선운산에 가면 선운사먼 보지 말고
개이빨 산도 보고 쥐바위도 보고 사자바위도 보라
그리고 그 출중한 봉우리를 업고 있는 육산과 바위 능선들도 꼭 걸어 보라
거기가 도솔산이고 수미산이다.
수많은 나한들이 불국의 선운사를 애워 싸고 있고 그 관문의 끝은 경수 장군과
형제 장군이 지키고 있다
그 외곽은 구황과 비학이 둘러싸 마귀와 마라의 범접을 막아 내고 안 쪽의 장성은
청룡과 국사와 사자가 진법을 구사하여 혹여 외곽의 경계를 뚫고 들어온 잡신과 잡귀로부터
불국을 호휘한다.
걷는 내내 호흡은 거칠고 진땀이 절로 났지만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미치 내 안의 마귀와 잡귀 그리고 세 속의 찌꺼기를 모두 토해 낸 기분 이었다.
이렇게 거칠면서도 또한 편안한 산 길이 내 가까운 곳에 있었다..
선운산의 9월과 가을과 늦가을을 보았으니
다음에는 선운산의 봄과 겨울을 만나야 할 것 같다.
눈이 펄펄 날리는 날에 꼭 혼자 그 길을 걸어 보고 싶다.
그 때는 투구바위로 올라 사자봉-국기봉-청룡산-천마봉-낙조대 –도솔암-선운사 루트가
마치 고요와 평화 속에 열락의 행복이 솟구치는 극락과 다름아닐 것이다.
이름 그대로 구름이 좌정하는 산과 절이다.
도솔천(兜率天)은 선계의 정토로 지복과 무심락이 머무는 불국의 이상향이다.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로, 40리에
해당함.)이 되는 이곳에는 칠보(七寶)로 된 궁전이 있고 수많은 번뇌와 미망을 초극한
선인들이 복락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었다.
우리는 경수산과 개이빨산의 험한 길을 걸어 수미산에 도착했고 도솔천이 멀지 않은
그 곳에서 한줄기 마음의 평화와 깨달음의 기쁨을 얻고 다시 속세로 회귀한 것이다.
겉으로 보면 망신살 뻣친 날이다.
동네 어깨라고 목과 이마에 힘주고 당기다가 동네 슈퍼 아자씨한테 흠씬 두들겨 맞아 목에
기부스한 격이다..
하지만 흠씬 두들겨 맞아서 더 후련했다.
그 찬 바람에도 조사장은 사자봉에서 변함 없는 땀으로 경의를 표했고 우리는 선운제에 내려
섰을 때 소리 높여 기쁨의 탄성을 올리며 종주의 기쁨을 만끽 했던 것이다. .
.
언젠가는 도솔천에 당도할 것이다.
죽어서야 갈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지만 난 어쩌면 이승 속의 도솔천을 몇 번 이나 드나
들었던 것이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사자봉처럼 그 어느 곳에서는 그 고요함과 청정함 속에서 억누를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여 마치 내가 도를 깨달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ㅎㅎ 근데 우리는 거의 8시간 만에 도솔천을 건너 다시 속세로 돌아 왔다.
그리고 개이빨산에 오른 여세를 몰아 정읍 제일이라는 보신탕집으로 달려 갔다.
맥주 한 병에 소주 4병 …..
그 입에 쩍쩍 달라 붙은 술과 고기가 우리가 누린 천상의 하루를 총 결산했다.
수도승이 누리지 못하는 이 즐거움이 야 말로 도의 경계를 기웃거리는 속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이승 지복이 아닐는지…..?
.
산 행 일 : 2021년 11얼 20일
산 행 지 : 선운산
산행코스 : 주차장 -경수산 – 수리봉-개이빨산-청룡산-낙조대-천마봉-국기봉-사자봉
투구봉 - 선운사 – 주차장
산행소요 : 7시간 40분
날 씨 : 바람 싸눌하고 맑음
태양 구름사이 오락가락 . 구름 밖으로 나오면 덥다
동 행 : 조사장
산행 후 정읍에서 숙박 - 정읍최고 보신탕빕 검색하여 가다.
둘이 소주 5병 + 맥주 1병 - 기분 좋게 마시니 둘다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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