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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진천 만뢰산 - 보탑사 산책

 

 

애초 마눌과 가고자 한 곳은 미동산 수목원 이었다.

근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굳이 처음가는 수목원을 굳이 황량한 이 계절에 갈 필요가 있겠냐구?

사람들이 조성한 아름다운 풍경은 조락의 계절엔 그 아름다움이 훨씬 덜 한 법인데

꽃피고 나비 나르는 봄에야 그래도 꽃단장과 화장빨로 좀 이뻐 보이지 안컷어?

 

글구 조막만한 땅덩어리 계절 구분도 없이 마구 빠대고 댕기다 혹여 코로나가 더 길어지면

자꾸 간 데 또 가야하니 재미가 없잖여

하여간 지난 패밀리 모임도 혼자 댕겨 왔으니 견우직녀처럼 2주만에 만나는 마눌과 함께

거닐 오작교는 새로운 장소여야 하는디..

근데 단서가 많아 붙어서리

너무 멀지 않고, 너무 힘들지 않는 곳에 3시간을 넘어가지 않는 곳

둘레길 같은 곳이나 300대 명산 수준이면 괜찮은데 적당한 곳을 물색하려 여그저그 참조하다

보니 가딩님이 얼마전 다녀 온 코스가 눈길을 끄네……

 

진천 만뢰산 ….

산에 관한 한 나보다 한 수 위인 봉규가 대원들을 이끌고 지맥을 할 때 고부기가 따라 가서

쫓아가느라고 힘들었다고 자랑질하던 그 곳

내 발길은 대한민국 정맥까지 이니 그 능선까지 내 발길이 머문 적이 없지만 골수 산꾼들

이면 내륙의 요충지에 있는 그 산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만한 산이다.

낙점 !

초행길이란 상황에 따라 엉뚱한 알바와 예상치 못한 혼선으로 인해 왕왕 시간 소요가 많아

지기도 하는데 가딩님처럼 트랙파일을 올려주면 유사시 그 길을 참조하면서 진행할 수 있으니

여행길이 한결 편안 해진다.

 

진천은 역시 가딩님 덕분에 화창한 봄날 초평저수지와 농다리를 연결한 트레킹으로 그 산수의

멋과 향기를 재발견 한 곳이다.

그 때의 이미지가 너무 좋았었는지도 모른다.

한 시간 남짓 차를 몰고 가서 보탑사 주차장에 파킹을 하니 12

주차장 한 켠에 있는 집에서 순두부 백반 한 그릇 씩 비우고 출발하다.

제법 냉기기 흐르는 싸늘한 기온이라 처음에는 자켓을 입고 시작해서 조금씩 몸에 열기가

오르면서 벗어던지고 잠자리 바람막이로 갈아 입다.

 

보탑사 옆 길을 따라가다가 좌측 산길을 오르고 그 능선을 계속 따라 가면 만뢰산에 이른다.

중간에 보탑사로 직접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데 정상을 찍고 그 곳 까지 다시 와서 계곡을

따라 보탑사 까지 내려가는 원점회귀 코스다.

 

처음 능선에 올려 붙는 코스와 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좀 가파르고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울창한 수림에 편안한 육산 길이라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길이다.

 

개인 산이라서 그런지 일대의 산들은 벌목을 하고 측백나무 같은 수종으로 교체하여 조림하고

있는데 헐벗은 탓에 산비탈이나 등로의 많은 부분분의 토사가 휩쓸려 내려가 오르내림 길은

전체적으로 황량하고 살풍경한 모습이다.

 

마눌의 페이스에 맞추느라 내겐 다소 짧았지만 길은 호젓하고 부드러웠다.

동네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온 사람도 있었고 우리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노부부가 함께

산책하는 이도 있었다.

중간에 이정표도 설치되어 있고 휴식 벤취도 놓여 있어서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제법 찾는 동네

산인 듯 보였다.

 

정상은 넓은 공터로 조성이 되어 있다.

우리를 추월해서 갔던 홀로 산님이 바람 잦아 드는 정상 한 켠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휘날리는 휴식과 평화

우리도 정상 아래 봐 두었던 바람이 안 드는 곳을 포기하고 정상 따뜻한 곳에 배낭을 내렸다.

과일을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이만하면 훌륭한 산상 전원 까페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준비 없는 소풍을 나와 한가롭게 소요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 맘에 드는 건 커피값 역쉬 공짜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쌀티나는 기호지만 뭐 어떠랴

결국 지 멋과 지 흥에 겨워 살아가는 인생인 걸……

 

보탑사는 등산 오름길에서도 하산 길에서도 뚜렷이 바라다 보여 일대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산의 나무를 죄 베어 버렸으니 간밤의 비를 머금고 있어 초반 오름 길과 후반 하산 길은 길이

질척이고 미끄러웠다.

나무가 사라진 산의 뼈아픈 고통을 낱낱히 전해 주었다.

몇 년이 지나서 다시 찾을 때 쯤엔 환골탈퇴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저물어가는

해거름을 따라 보탑사로 내렸다

 

 

보탑사는 엄청 크다.

그리고 색다른 형태의 절로 탑형의 건물은 층층이 계단이 있어 오르내릴 수 있고 그 안에는

대웅전과 전시실 그리고 꼭대기 층에는 부처님 입상이 모셔져 있다.

중국과 이론에 이런 형태의 절이 많이 있다는 데 우리나라에는 최초라고 한다.

황룡사 9충목탑을 모델로 만든 3층 목탑의 건물로 옛 고려의 절터에 비구니스님들이 1992

대목수 신영훈 및 여러 부문의 장인들에게 의뢰하여 4년에 걸친 대 공사 끝에 완공한

건물이라고 한다.

 

보탑사의 느낌은 짓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 절 같다는 거

옛 고려 시대의 유서 깊은 절터에 세워졌다는 데 그 터가 야산으로 둘러 쌓인 포란형 길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절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편안하다..

절의 연륜은 일천하지만 일주문 앞의 느티나무가 지나간 세월과 그 터의 긴 역사를 증거한다.

탑에 올라 가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내려오다.

 

진천군청 소개 자료

진천읍 상계리 연곡리는 삼국시대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지대로 상계리 계양마을의 담안밭에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가 있으며 만뢰산에는 태령산성 , 만뢰산성이 있고 고려시대 큰

절터로만 전해오던 연곡리 비립동에 고려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404호인

백비가 논 가운데 있던 것을 정화하여 비각을 세워 보탑사 경내에 보존하고 있으며 연곡사지와

관련된 3층석탑이 있다.

1991
년도 고건축 문화재 팀이 이곳을 답사하고 신영훈 문화재 전문위원의감독아래 1992 5월에

보탑사를 착공하여 건축하였으며 1층에는 심주를 중심으로 사방불을 모시고 2층에는 경전을 모시고

3층에는 미륵3존불을 모셨다.

보탑사라 이름한 뜻은 법화경 견보탑품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문을 다보여래께서 증명하고

찬탄하기 위해 칠보탑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여주신다.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보배탑을 세움으로서 모든 사람의 가슴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심어주는 자비심이

가득차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보탑사라 하였다. 부지규모는 약 13,223(4천여평)이고 연면적은

562(170)이고, 탑의 높이는 54m이고 주지는 지광 우위근이다.

 

층별형태

1층 금당(金堂) : 심주를 중심으로 석가여래,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를 모신 보탑사의 본당

2층 법보전(法寶殿) : , , 3보중의 법보, 즉 석가세존의 가르침인 경전을 봉안하는 법당

3미륵전(彌勒殿) : 석가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뒤 부처님이 안 계신 세상이 계속되다가 장차 이땅에

오시어 새로운 정법(正法) 시대를 여실 미래불인 미륵불을 모시는 법당.

  • 산 행 일     :  2021124산행
  • 산 행지      : 진천 만뢰산
  • 산행 코스   : 보탑사 -만뢰산 -보탑사
  •  소요시간   : 3시간
  • 행         : 마눌
  • 씨         : 쌀쌀하고 맑
  • 산행거리    :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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