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네
빛나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허리띠 바짝 졸라메며
오늘도 불철주야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사람들아 ··
오늘은 눈에 힘좀 빼도 좋지않을까 ?
그려 자네 말이 다 맞네만 이렇게 화창한 봄날에는
하루쯤 계획표를 무시하고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것도 좋지않을까
오늘 싱숭생숭한 마음이 어느 길모퉁이에서
사느라 잃어버린 행복하나 문득 만날지도 모르니
아니 어쩌면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날에
그 옛날 추억을 따라가다 보면
아득 한 그리움 하나 말을 걸어올 지도 모르니 ‥
무슨 일이든 자꾸 미루는 것도 습관이 되지만 ··
늘 자신을 다구치고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빈틈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훗날엔 고치기 힘든 나쁜 습관이 될 수 있다 ·
가끔은 넥타이를 풀고 헐렁한 고무줄 바지를 입고
느리게 흘러가는 게으른 시간과 노닥거리는 것도 삶의 활력이 된다 ·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삶이다 ‥
그 실체 없는 목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정작 우리의 행복을 불러내는 마중물을 잊는다 ··
웃음 ·감동 그리고 살아가는 날의 소소한 기쁨들
행복은 하루아침에 히늘에서 떨어지는게 이니다 ··
작은 기쁨과 사는재미들이 들이 모여 행복의 큰 강을 만든다·
도도히 흐르는 그 강에 삶의 여유외 낭만을 띠워라 ··
행복도 습관이다 ·
열심히 내일을 위해 일해야하지만
오늘 너를 행복하게 할 살맛과 입맛을 잃지 말아라
봄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하는 그 봄을 잃지 않는 것 만으로
행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
4월 봄날의 계획표
코로나도 이제 정부에서 손놓아 버리고 정치 방역에서 생활방역으로 넘어온 이상
주말의 날씨와 어떤 계획을 잡느냐가 이 짧은 봄을 후회없이 누릴 수 있느냐의
관건이 된다.··
4월첫주 마눌괴 남도 여행
2째주 조사장과 월출 종주
셋째주 패밀리 차박
넷째 주는 금요일은 양표 퇴직 기념으로 문막 방문하여 함께 산행하고
토요일 날은 대학동창들괴 오송 트레킹 일정을 잡다.
패밀리 2022년 춘계 야유회 - 적벽강 차박
해안가 쪽 휴양림 2채를 발려 차박과 같이 진행 하려 했는데
신시도 휴양림 1채 밖에 당첨이 안되고 오서산에도 자리가 없어
할 수 없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어게인 적벽강 차박으로 진행하다 ··
방심을 했다가 큰일 날뻔 했다
아직 야영하기에는 이른 철 일것 같아 강변 캠핑 사이트 확보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느즈막히 출발 했는데 제일 먼저· 태형네가 도착해보니 장소가 없단다 ··
근데 이기 먼 일이래?
엎친데 덮진격으로 양각산을 찍고 출발했는데
네비가 반대편 들머리로 데려가는 바람에 도착시간이 더 늦었다·
11시가 다되어 도착하니 그래도 태형네가 다행스럽게 넖은 부지를 확보하여
희수부와 열심히 텐트를 치고 있었다 ·
부동산에는 강한 패밀리라서 그런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적벽강 야영장의 엄청난 공간을 확보하고
럭셔리 야영장비를 세팅하다 ··
어어 어머니를 모시고 연우부가 도착
지난번 갑자기 다치셔서 패밀리 첫 차박에 참석하지 못하신 어머니는
가족들이 모인다는 것만으로 흐믓하신 듯 기쁨이 역력하신 표정
그나마 건강하실 때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노무 코로나란 넘들이 벌써 몇 년간을 안다리, 바깥다리 다 걸고 넘어진 탓에
오늘이 비로소 그 이월된 기쁨의 날이 되었다.
훌륭한 강변 호텔이 건설되고 리버사이드 까페까지 오픈하고 나니
일부가 아침도 안 먹고 일하느라 배가 고파셔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데
라면을 먹고 나면 야심차게 준비한 야외 만찬의 화려한 미각퍼레이드의 흥이
반감될 것이라 파티를 서두르기로 하다 ··
1차 패밀리 만찬
1시 40분경부터 취사 장비와 푸름이 풀풀 기어다니는 사이드 디쉬들을 셋팅하고
본격적인 야외 페스티벌에 돌입하다 ·
2시에 인천 상가집까지 다녀온 테리네가 도착하면서 야외파티의 흥은 절정에 달하다 ‥·
미산 소고기 ·3팩
부위별 국산 돼지고기 대형 1팩
삼겹살 2팩
갈매기 살 1팩
참여 인원 10명으로 인당 350g과 아침 김치찌개 까지 예상한 토탈 3.9k의 어마무시한 양
근데 그것 뿐이 아니라
심야 연회용 돼지 막창 2팩 돼지 껍데기 1팩 까지
그외 부대 야채 및 양념
마늘 1봉
청양고추 2봉
지난번 야채가 많이 부족하여 상추 4팩
미나리 2단, 맛배기 곰취 1팩 버섯 1팩등 상대적으로 야채를 많이 준비하다 ··
패밀리 2세들이 빠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우려되는 코로나 리스크도 불식시키는
안전하고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야외만찬이다.
집안에서 어울려 먹어도 맛있을 고기를
모처럼 가족들괴 어울려 함께하니 어찌 맛이 없으랴 ?
게다가 모두 한 먹성 하는 패밀리들이라 쓸데없는 말을 아끼는 경쟁적인 식도락
분위기가 새로운 미각 여행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키는 가운데 더불어 눈앞에 펼쳐진
화사한 봄과 미어지는 볼 속에서 나뒹구는 봄의 향기가 경이로운 미각의 기쁨을 일 깨운다
때는 바야흐로 대지가 초록으로 물들고 온갖 봄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4월·
적벽강변에는 회창한 태양빛이 쏟아지고 시원한 바랑이 불어 간다. ··
텐트 그늘막 아래 앉으면 약간의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전형적인 4월의 시원하고도
맑은 봄 날씨는 미세 먼지가 전혀 없어 시야는 맑고 공기는 더없이 청명하다 ·
그려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놓아도 째이지 않는 멋진 봄 아닌가?
모든 것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멋진 봄날이고
자연과 우리가 함께 그린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푸른 강 뒤로는 초록이 번져가는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무수한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들판은 봄의 기쁨에 들떠 있다.
푸름이 번져가는 들판에는 감미로운 봄날의 전원 교향곡이 울려 펴지는데
즐거운 표정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맛난 음식을 나누며 행복한 봄의 왈츠를 추고
있다.
우리가 그리고 앞으로도 더 아름답게 그려가야 할 그런 그림 아닐까?.
푸른 빛 가득 봄이 깨어나는 강변에서 무리져 피어나는 많은 꽃들 속에
코로나의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훈훈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발한 꽃이 있었으니
그 꽃이 바로 패밀리 웃음 꽃이라··
그 향기 또한 바람에 닐리는 꽃 향기 못지 않더라
코로나 인데 무슨 모임을 하냐고 하셨지만
모처럼 자식들에게 둘러 쌓여 웃음이 떠나지 않는 늙은 어머니의 얼굴처럼
보기 좋은 게 또 있을까 ?
봄날이 스치는 적벽강도 아름답지만
늙은신 어머니를 안락한 캠핑의자에 모시고 기쁨에 찬 표정으로 봄날의 멋진 축배를
드는 가족들이 그리는 풍경화 만큼 아름다운 그림이 또 있을까 ?
홀로 계시면서도 늘 씩씩하신 어머니가 고맙고
살아 가기 바쁜 날들 속에서 누구랄 것도 없이 어머니의
외로움을 잘 어루만지고 보살펴주는 동생들과 가족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
그런 자식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 어머니는 그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신 것 이니실까 ?
작년과 올해도 패밀리들에게 좋은 일이 많았다 ··
연우부가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오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행운으로
국면전환과 인생역전의 화려한 비상을 예고 하였고
테리네는 경사가 겹쳐 테리부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제네시스 회사차까지 지급 받아
인생2막을 활짝 꽃피우고, 테리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조기 승진의 영광을 누렸다.
희수부는 옛날 같으면 퇴직할 나이에 다시 인천 아파트 현장 소장으로 치고 나가 여전히
확고한 현역의 위상과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늘 신선한 새벽과 태양의 축복을 누려 왔던 태형네는 그 정성과 좋은
기운으로 태형이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은비부는 늦은 나이에도 강원 지킴이로 2막을 잘 살아가고 은비는 딸을 하나 더 나아
국가발전에 힘을 보탰다.
모두들 마음을 바로 하고 열심히 살아가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거다 ·
슬픔과 기쁨이란 늘 그 등을 맞대고 있는 법이라 살아가다 보면 가슴 깨는 아픔도 찾아
오고 때론 걱정과 상심으로 한 세상 살아가는 통행세를 지불하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린 그 슬픔을 견디고 때론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어 좀더 가볍게 하면서
또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다시 좋은 일들이 다시 우리를 찾아 온다.
슬픔과 기쁨이 뒤엉켜 있는 인생이란 팔렛트에서 어떤 색을 선택하여 내 삶의 캔버스를
채색할 것인가?
내 삶의 빛깔과 내가 그려가는 그림의 분위기는 내가 삶의 어떤 면을 바라보고 어떤
색으로 색칠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인생의 큰 그림은 그려졌지만 인생 후반부에도 그림의 분위기와 색깔을 바꿀 수 있다.
2차 패밀리 혈투 – 적벽대전
그리고 강변에는 다시 피바람이 불었다·
피해갈 수 없는 패밀리 혈전
동남풍이 부는 2차 적벽대전이다 ··
언듯보면 안락의자에 앉아 누리는 봄날의 신선놀음이라 하겠지만
치열한 수싸움과 암투와 비방이 난무하는 약육강식의 전장이다 ··
3무
돈 잃어도 동정과 위로가 없다
단지 수모와 금전의 손실이 있을 뿐이다.
개평이 없다 ··
혹시 기분이 좋으면 부탄가스나 현미 뻥티기 정도는 사줄 수 있다 ··
외상이 없다 ·
무조건 현찰 박치기
돈 없으면 참가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
비싼 이자 물고 오마니 한테라도 꾸어와야 한다 ·
초장에 기빨과 운빨이 아주 좋아서 대통령이 나오는 바람에
오천원씩 수금을 하고 시작했는데…
이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
산마루에 걸린 해가 넘어 갈까봐
햇살이 내비칠 때 적벽강변 풍경을 담느라 잠시 출사를 다녀왔는데 ··
내가 따고 배짱을 부리는 바람에 판세가 바뀌었다고 원성이 드높다.··
먼일인지
수년간 슬럼프에서 헤어니지 못하던 테리부가 판을 휩쓸고 있었다 ··
적벽강 동남풍의 여세를 몰아 그 판세를 다시 뒤집으려 했는데
막판의 뼈아픈 실책으로 연우부에게 몇 초를 남기고 거금을 잃는 바람에
13000원의 수입에 그쳤다 ··
난 그냥 평년작이다 ··
대망의 적벽대전 승자는 라스벼가스 도박사들의 예상을 뒤엎고
테리부가 오랫동안 잊혀진 이름을 전광판에 다시 올리며 존재를 과시했고
지난 적벽강의 위세를 몰아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연우부가
2워의 성적을 올려 아직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다시 증명했다.
금고에 돈이 많이 쌓여서 헝그리 정신이 약해진 희수부는 그 절실함이 빠진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러대는 바람에 아버지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셨고
일심동체 필살기를 연마하여 늘 부부가 협공에 나서는 태형네도 신통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몇일의 반찬 값을 날리고 말았다. ··
3차 캠파이어
어둠이 깔리면서 분위기가 낭만적으로 변했다·
영숙 친구 도영이가 합류하여 분위기가 업 되는 가운데
남은 돼지고기 부위별세트 고기가 구어지고 다시 술잔의 순배가 오갔다.
여기저기 낭만적인 등이 걸리고
싸늘해진 밤하늘에는 둥근 휘영청 보름달이 떠올라 우릴 내려다 보며 웃고
배부른 식욕까지 자극하는 김찌찌게와 된장국 냄새가 적벽의 어둠을 흔들었다.·
개불이 쥐불이 깡통보다 좀 더 큰 캠핑화로에 불이오르며 밤은 서서히 깊어가고
야외 모임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갔다.
·
어릴적의 추억이 되살아나게 하는 노변한담의 시간
봄밤의 기온이 내려가는 만큼 더 따뜻해져 가는 불가에 앉아
예전처럼 어머님과 형제들이 같이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참으로 살갑고 소중한 시간들이다.
한지붕 아래 살던 우리가 뿔뿔히 흩어져 살다가 이젠 늙으신 어머니 옆으로
자주 모여든다.
내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경로우대자가 되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 갔다.
어머님이 이렇게 밖에 나와 둥근 달을 올려다 보며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
그리고 또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늘 잊지 말아야 할 건 우린 피를 나눈 형제와 그 가족이다
가족을 등지거나 가족으로부터 배척된 사람은 큰 일을 할 수도 없고 노후가
따뜻할 수도 없다.
4차 야영
이불까지 덮으며 이야기의 꽃을 피우다가 야영팀을 제외하고 철수를 준비했다.
어머님과 윤서방 그리고 은비모와 연우부, 도영이 집으로 가고
강변의 낭만적이 분위기에 취한 태리모와 태형모가 야외 비박 대열에 합류했다.
돌아 올 수 없는 강
밤이 깊어 갈수록 머리 위의 달은 더 휘영청 밝게 빛나고 날은 점점 더 차가워 졌다.
우리는 늦게 까지 모닥불을 피우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남은 돼지 막창 두 팩과
돼지 껍데기 반을 아작 내며 술잔의 순배를 돌렸다..
그 때까지는 달빛 교교한 봄밤의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야영이었다.
그리고 낭만적인 저녁은 그렇게 표변하여 우리를 공격해 왔다..
밤이 깊어 텐트로 들어 갔는데 술 취한 상태에서도 텐트 안의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양말도 신고 오리털 파카도 입은 채로 침낭 안으로 들어 갔다.
바닥에 요가 매트를 깔고 위에 침낭을 놓았으니 바닥이 차지는 않았고 안나푸르나에서
쓰던 동계 고치용 침낭이라 처음엔 그다지 추위를 느끼지 않았는데 술기운이 오르니
발이 묶인 듯 너무 답답했다.
예전처럼 침낭 밖으로 발을 빼려고 해도 발이 시려워 뺄 수가 없다.
발을 덮을 이불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 봄에 이렇게 추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생들의 애기를 들으며 발이 답답해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서 잠이 깼다.
흐미 ~~ 이게 뭔일이래?
입에서는 입김이 용가리 처럼 뿜어져 나오는 데 텐트 안은 군대시절 동계훈련을 방불케
하는 엄동설한이다.
텐트 밖을 나서니 여전히 달은 휘영청 밝은데 교교한 달빛을 따라 스미는 바깥 공기의
차가움에 온몸이 오그라든다
이 추위에 여동생들은 잠을 잘 자고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데
다시 돌아와 침낭 속에 들어가니 저절로 이빨이 부다닥 거리고 어깨가 시려온다.
우야튼 비몽사몽에 다시 모로누워 웅크린 채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역경을 딛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그 새벽에 한 번 더 깬 거다.
그 추위에 자다 두 번을 일어 나서 소변을 보아야 하는 불상사는 안나푸르나
5000고지 산악지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 참사였다.
그래도 단련된 몸과 잠 잘 자는 체질이라
꿍시렁거리며 다시 잠들었다 일어났을 때는 텐트가 붉은 태양 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실내
온기는 한결 훈훈해졌다.
다시 아침이 오고 오늘의 태양이 떠 오른 것이다.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오는 데 텐트에서 후드득 떨어지는 서릿발이 눈처럼 쌓인다.
간밤에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 모양이다.
온몸이 찌뿌등하고 뼈마디가 쑤신다.
여동생들과 매제는 한잠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난 당연히 침낭에 들어가서 가져온 이불을 덮고 잔 줄 알았는데 연우부가 침낭을 가져가고
술 때문에 또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탓에 있는 침낭을 사용하지도 못했다.
동계 침낭에서도 어깨가 시려워 새우잠을 잤는데 간밤의 추위와 냉기 속에서 홑이불 한 장
덮고 잠을 청했다니…..
잘 수가 없었을 거구 얼어죽지 않은 게 다행이다.
어제의 낯과 밤은 완전 천당과 지옥의 극렬한 차이였는데 그 날씨의 테러가 동생들의
몸에 상당한 무리를 가했을 것 같았다
차라리 밤에 집으로 가면 좋았을 텐데 모두 술 먹은 상태라 데리고 가줄 사람이 없구
어짜피 잠 못 잘 바에는 차에서 히터를 틀고 잠을 청하는 게 나을 빤 했다.
하여간 4월 중순의 밤 기온이 이렇게 처절할 수 있다는 건 처음 경험했다.
철수
한줄기 태양 빛으로 간밤의 겨울왕국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순식간에 뒤바뀌었고
간밤의 지옥을 경험한 동생들도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
잊지 못할 추억이지만 여동생들에게 야외 숙박이란 다시 상종 못할 공포로 낙인되어
이제 야외 숙박이라면 여름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강변호텔을 철거하는데는 생각 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많은 인원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불편과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물품을 준비하고 또 장소를 세팅하고 철거하는데는 누군가의 수고와 많은
노력이 들어야 한다.
그래서 야영은 절친이나 가족들이 아니면 하기 어렵다.
여행을 같이 가면 그 사람의 인간성이 드러난다.
단 한 번의 여행이면 그 사람과 다시 여행을 할지 안 할 지가 결정된다.
하물며 야영이나 차박은 여행보다 한 술 더 뜬다.
비박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는 최고의 친구이다,
그에 비해 여행이던 야영이던 가족들에게는 많은 프리미엄이 있다.
구성원들의 누구라도 가족의 이름으로 기꺼이 불편과 수고를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는 도패밀의 여건이 좋다.
자타가 공인하는 놀기박사에 여행플레너 무릉객이 있고
장비와 노하우가 충만한 희수부가 있다.
하지만 함께하는 여행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와 태도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세상이 이치가 그렇듯이
좋은 친구를 가지려면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고
좋은 가족을 가지려면 자신부터 먼저 좋은 가족의 일원이 돠어야 한다.
햇빛에 말려 텐트와 장비를 철거하면서 아침 식사를 했다.
많은 인원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 만큼 철거에도 2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우린 아침식사 후 철거를 마무리하고 패밀리 트레킹을 위해 송호 유원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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