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패밀리

도패밀리2022년 하계 그랜드 야유회 - 장령산휴양림 1일차

 

패밀리 하계 그랜드 야유회

 

어머니의 버킷리스트

 

하나

가족들 모두 모여 같은 옷 입고 같이 사진 찍는 것

고향 사부리에 가서 태어난 것 둘러 보고 정순이 누나 만나보는 것

 

정순이 누나는 큰 고모의 딸로  어머님이 영수까지 3남매를 낳고 마지막에

하나 더 놓은 것이 쌍둥이 남매라    애기 셋을 키우는데 너무 힘이 들 때

와서 도와 준 사촌 누이다.

 

그 동안 홀로 씩씩하게 잘 지내신 어머니

근래들어 88세의 어머니의 컨디션은 늘 들쑥 날쑥이다..

잘 지내시가다 조금 몸에 무리가 가면 금방 표가 난다.

 

한 동안 괜찮으셨는데  갑자기 다리가 붓고  통증이 심해지셨다.

공공근로의 영향에다 그노무  약장사들이 보리쌀 한 봉 공짜로준다는 바람에

건강식품 파는데서 그것 받으려고 두어 시간이나 서 계신 탓이 컸다.

 

공공근로는 굳이 돈 때문이 아니라 집에만 혼자 계시면 깝깝하셔서 말 벗들

때문에 나가신다.

사실 국가에도 고맙다고 해야지

살기 바쁜 아들 딸들을 대신해서 팔순이 넘은 늙으신 부모들의 민생과 외로움을 돌봐주니

 

,

평상시면 괜찮은데 다른 곳에서 무리해서 피로가 쌓이면  공공근로 몇 시간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88세에 공공근로 나가시는 걸 보면 김여사 정말 대단하다.

 

어쨌든 작년 여름 가족들 금강변 차박 하루 전 날에 넘어지시는 바람에 가족들과

즐거운 한 때 함께 하시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세상에는 여전히 코로나의 포연이 자욱했지만

그 날의 가족 모임 기억이 너무 좋았고 또 가족들의 그려낸 흐믓한 모습의 풍경화를

보지 못하셨던 어머님을 위해 올 봄에도 어른들만의 금강변 차박을 추진했는데

그날 어머님은 최상의 컨디션이었고 캠핑 내내 행복해 하셨다.

 

금강변 차박은 나름 엄중한 코로난 씨즌 속에서도 형제애와 가족들과의 유대감를 잃지 않으

려는 도패밀리 고육지책에서 비롯되었지만 새로운 시도는 이외의 재미와 낭만을

불러 일으켰고 나름 만족도 높은 성과를 가져왔다.

 

세상을 주무르는 메이져들과 정치인들이 각자 서로 다른 목적과 이익을 위해 코로나로  

위기감을 조장하고 난리 부르스를 떨었던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세상을 잡어 삼킬 것 같았던

코로나는 인사도 없이 그렇게 떠나갔다.

 

상황이 바뀐 건 아무 것도 없는데 단지 세상의 인식과 정부의 지침이 바끤 것 만으로

역병은 세상에서 갑자기 물러 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참 단순 무식한 세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래서 잔인한 4월이 지나고 바람 같이 돌아 다시 온 6월은 계절적으로 다소 무더운 감은

있어도  어머님의 버킷리스트 하나를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일이었다.

 

각자의 업무분장에 따라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는데 

정작 올해 소원풀이 전 날에 주인공이신 김여사의 건강에 갑자기 적신호가 켜져 버린 것이다..

웬만해서는 속이 불편해하시지는 않는데.

다리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고 약을 먹은 것이 위를 자극해서  소화 장애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드시지 못해 기력이 약해 지셨다.

은비엄마가 금요일 아침에  모시고 병원을 댕겨 오고 막내가 저녁에 와서 수발을

들어 드렸지만 또 못 오게 되실까봐 아니면 오시더라도 힘든 시간이 되실까봐 걱정이 많았다.

어머님을 위한 대대적인 행사인데 정작 주인공이 빠지면 모임의 맥이 빠질 수 밖에…..

 

 

장령산 휴양림

아침 11

유니폼을 갈아 입고 원근 각지에서 가족 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태형네가 모시고 온 어머님은 핼쓱하고 눈이 떼꼰한 모습으로 몇 일간 고생하신

표정이 역력했다.

 

일정이 빠듯해서 기념촬영부터 하기로 했다.

휴양림의 방침이 바뀌어서 예약된 데크 사용도 3시부터 가능 하단다.

당일 점심부터 야외 활동을 예정하고 온 사람들은 짐을 들이지도 못하고 데크에 올라가지도

못한다.

12시 까지는 전일 예약자들의 사용시간이고 12시 이후부터 3시 까지 청소하고 나면  

그 때부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거다..

참 난감한 행정이다.

전일 사용자들을 1시 까지 퇴실 시키고 2시간 청소하고 1시부터 오픈 해주면 좀 좋을까?

그 날의 야외 일정이란 늦어도 점심 때부터 추진되는 게 순리인데..

 

어째든 통제된 앞마당에 때아닌 대가족의 난로 표정에  긴장감이 역력한 관리팀을 대상으로

조곤 조곤 상황   설명을 하고  가족 촬영을 위해 시간여  앞마당 사용의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촬영까지 부탁해서 가족별 기념촬영을 했다.

 

입장 시간이 3시로 되어 있는 건 전화위복이었다.

우리는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조용한 휴양림 데크들을 전세내고 마음껏  사진을 찍으며 웃고

떠들었다.

 

온 가족이 만드는 즐거움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늘의 주인공이신 김여사의

컨디션은 급속한 회복을 보였다

서로 모셔서 사진을 찍으려는 가족 속에서 그리고 증손녀 채이를 가슴에 안고 사진을 찍는

순간부터 그간 쌓인 체증과 어긋난 건강밸런스로 다프레스된 감정은 훨훨 머리를 풀고

하늘로 올라 갔다.

 

늙어서 스스로 쇠잔해 감을 느낄 때

노쇠해가는 몸이 자꾸 반란을 이르키고 몸이 젊을 때처럼 생각대로 컨트롤 되지 않을 때

마음도 조금씩 약해지고 알지못할 불안감과 우울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내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금요일에 어머니 댁에서 자고 형제들이 주말에 돌아가면서

내려와 돌봐드린다 해도 그 연세에는 해갈되지 않는 근본적인 외로움이 있을 것이다.

자식들 누구나  전화 한통이면 모두들 달려올 것이지만 세상과 세월이 주는 외로움은

아무도 덜어드릴 수 없다.

그것이 어쩌면 모든 살아있는 삼라만상의 숙명이고 업보가 아닐까?

그래도 어머님은 쌓으신 공덕과  행복과 베푸신 선행으로 이정도 행복을  누리시자만

살아가기 팩팩한 세상과  자식들이 적은 우리  세대의 말년은 더 쓸쓸할 수 것이다.

   

 

 

우야튼 긍정적이고 지혜로운 김여사니 이정도로 꿋꿋하고 씩씩하신 거지

그리고 김여사는 복노인 맞아.

만석지기는 없어도 자식 다섯이 다 지 앞가림 하면서 잘살고

착한 자식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잘 챙겨드리고 ...

동네방네 인근에 노인정에  파발 띠워 물어봐 !

유니폼을 맞춰 입은 대가족을 거느리고 야외촬영을 할 수 있는 김여사 같은 노인 있으면

나와 보라구 그래 !

 

우리는 그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패밀리 화보사진을 찍었다. F

온 가족이 모여서 찍고, 소가족 별로도 찍고….

즐겁지만 또한 아쉬운 자리 아닌가?

분명한 건 우린 자주 모이겠지만 남아 있는 어머님의 야유회는 몇 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레서 온 가족이 모인 오늘은 어머니에게나 형제들에게 다시 없을 참으로 소중한

날이다.

 

 

세월은 기다릴 생각 않고 자꾸 재촉만 하니 어머님의 두 번째 버킷리스트인 고향방문도

서둘러 성사시켜 드려야 할 것 같다.

올 가을 하늘 드높고 바람 좋을 때 컨디션 괜찮은 날을 택해서…..

 

 

 

정말 결정적인 전화위복은 또 있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점심 라면을 끓여 먹어야 하는데 관리팀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메인 야영장에서 취사를 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 했다.

 

그랴도 우리가 뉘귀여?

빠가사리파도 아니고 모래무지파도 아닌 불가사리파 도패밀리 아녀?

이 넓은 휴양림 속에 우리가 모여 라면 끓여먹을 데가 없것어?

하지만 더워지는 날에 연로하신 어머님모시고 가족들 줄줄이 데리고 난민처럼

떠도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일단은 전에 봐 두었던 계곡 상류 족 적당한 곳으로 움직이려 했는데  난데 없이

우리가 예약한 테크가 이곳이 아니란다.

여긴 3번과 4번 정자이고 , 3번과 4번 데크는 야외 음악당 한 켠에 있는 거라고..

우짜 이런 일이…..

~~ 난 이곳 정자 2개를 염두에 두고 동생들에게 예약을 하라고 한 거 였는데

어쩔 수 없이 우린 가족들을 이끌고 예약된 데크로 갔다.

 

거긴 지붕이 없었다.

대신에 울창한 나무들이 두꺼운 숲을 이루어 한치의 태양빛도 들여 놓지 않고

양쪽으로 바람도 잘 통하는 곳이었다.

그 뿐 아니라 은폐 엄페가 잘 되어 외부로부터 주목을 받을 일도 없고 두 데크 사이

공간이 넓어 우린 완전 그라운드를 우리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었다.

생각지 앟은 반전이었다.

장령산 신령님이 어머님을 모시고 온 대가족이 함께한 도패밀리의 정성을 갸륵하게

여기시어 굽어 살펴 주신 결과였다.

 

우린 새로운 둥지에서 아무런 제제도 받지 않고 거리낌 없이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리고 준비한 링던지기와 투호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3시가 되자 휴양관 열쇠를 수령하여 어머님을 편히 수양관에 모시고

일부는 숙소에서 밥을 짓고 야채를 씻으며 야외 만찬을 준비했다.

 

야외 만찬

이번에는 물가가 오른 탓에 비용지출이 커서 소고기는 완전히 배제했다.

사실 그 정도 돈을 쓸 수도 있겠지만 점심을 라면으로 해결하고 한참을 굶주렸다가

야외 바비큐 연회를 하면 소고기 던 돼지고기 던 그 맛은 다 미각의 최극점에서

함께 꼭지점 댄스를 추는 거다.

 

최상의 음식을 만드는 건 요리사나 고기의 종류가 아니라

굶주림과

분위기

그리고 함께  만찬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분위기는 두가지가 있는데 실내에 비해 야외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거기에다 기본 탑재된 패밀리의 터보 애피타이트에 흡사 야생은 살아 있다처럼 

경쟁적인 식도락 분위가가 조성되면  야외 만찬장에는 한바탕 광풍이  일고  

노도와 같이   거대한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는 것이다.

 

패밀리 벼메뚜기들의 전설을 다시 얘기해서 무엇하랴 만은

여기 그 허벌 살벌한 통계가 있다.

 

18명 만찬 용

돼지고기구입 : 6.9kg

어머님이 가져오신 구이용 목살 : 700g 합이 7,6kg/ 12근 반

만찬참석자 18명에 패밀리 업져버 도영이 까지하여 인당 400그램 소비

거기에다 돼지 막창팩 2

야채 과일 야채 15만원 상당

주류와 음료 기타 과자류 11만원 상당

그외 밥과 찌게류 까지….

 

 

나는 고기를 구워 대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 모습이 안쓰러우셨던 어머님은

영숙과 도영을 통해 부지런히 고기쌈을 공수 시키셨다.

속병 때문에 어제 아침 일찍 병원 까지 다녀 오신 어머니는  연회가 무르익을

수록 소화기능도 왕성해 지셔서 내가 구워낸 고기를 몇 접시씩 동생들과 함께 드셨다.

고기를 못 드시면 어쩔까 걱정 했는데 기우였다.

분위기에 휩쓸린 어머님도 기력과 먹성을 다 회복하셔서 맛있게 드시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

 

어머니에게는 고기를 안 드셔도 배부른 자리였을 게다.

4대까지 번성한 자손들에게 둘러싸여 즐겁게 소원풀이를 하시고 풍성한 잔칫상을

이리떼들처럼 달려들어 아작 내는 생생한 삶을 현장에 앉아 계셨으니..

 

라면만으로 때웠던 굶주린 허기와 야외만찬 분위기가 불러내는 맛의 환상은

마치 최후의 만찬처럼 비장하고 적나라 했다.

야채를 싸먹고 미나리를 익혀서 먹을 시간이 없고 미디엄과 레어 웰단의 고전적인

분류와 선택의 겨를이 없었다.

 

패밀리 벼메뚜기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잔칫상은 초토화 되고  뼈만 앙상한

잔해가 남을 뿐이다.

 

그 포만감과 만족감이야 말로 삶의 즐거움이자 카타르시스 아닌가?

 

어머님은 숙소로 모시고 아이들은 다른 방으로 보내고 어른들은 어두워 질 때까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코골이의 대가인 나와 희수부는 데크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해서  텐트를 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다.

장마라 밤에 비가올까 걱정이 되어 야영은 포기하고 모든 장비와 준비물을 철거하여

차에 싣고 숙소로 들어갔다..

 

모냥과 어투에서 약간의 신기가 느껴지는 테리가 타로점으로 개개인의 삶의 맥점을

짚어내고 시의적절하고 능란한 해석으로 좌중을 휘어잡고 있었다.

 타로 자격증 소지자 연우부는 그 옆 보조석에 자리잡고 앉아 좀더 알아듣기 쉬운

부연설명으로 추임새를 넣으면서 휴양관은 난데 없이 문전성시 용한 점집 분위기

 

그렇게 나름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다가

은비모와 태현이 어머님을 집으로 모시고 패밀리 혈전에 돌입하다.

 

야간 전투

시간 관계상 치열한 접전은 없었던 다소 소강상태의 전투였다.

무모한 지르기의 거듭된 실패로

은근 기대에 부풀었던 은비부의 양만수 8만원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확률 보다도 진한 느낌과 감정에 따라 행동했던 건 돈이 주는 실리 보다도

양만수의 짜릿한 쾌감과 오래 회자될  장령골의 전설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 게다.

두 번의 실패로 지갑에서 모래시계 흘러 내리듯 돈이 빠져 나갔지만 또 털고 일어 날 때는

원금은 귀신 같이 회복이 되어 있었다.

벌써 몇 년 째 조금 따거나 본전 정도 거나

나의 신은 가족의 코 묻은 돈 대신 대처의 큰 이익을 준비하고 계시는 게다 ….

희수부는 언제나처럼 시종 돈을 풀어 댔고

초반에 테리부와 연우부에게 쏠렸던 재물운이 막판에  태형네로 휘몰아 쳤으며

나는 그 와중에 주워 먹은 떡 고물로 변함없이 원금 보존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이나믹한 하루가 저물어 가고 우린 먹기에 지친 위장과 노느라 정신 없던

해골을 장령골에 편하게 누이고 조용히 잠들어 갔다..

 

 

2022년  6월 25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