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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안면도 여행 - 20년 넘게 곰삭은 전인회 지기들과

 

 

누군가 말을 타고 거친 비탈을 질주하며 내려왔다.

산꾼이 물었다.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시는가?’

나도 모르오 달리는 말에게 물어 봐야지…….

 

그는 말의 고삐를 잡고 있지만 더 이상 자신의 말을 통제할 수가 없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 모른다.

그는 자기 인생을 살면서 삶의 주도권을 세상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내어 주었다.

그는 어디를 가는 지도 모르고 오늘도 위험한 인생의 비탈길을 내리 꽂고 있다,

태양은 서산으로 뉘엇뉘엇 넘어가는데….

 

네 말의 고삐를 단디 잡아라.

그리고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말을 몰아라

인생의 가을이 오면 우린 호모사피엔스의 답답한 껍질을 벗어내고 호모루덴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노는 인간!

 

 

언제가 인생의 가을인가?

한여름 뜨거운 햇빛에 잘 익은 과일이 광주리에 넘치고 이제 조금씩 찬바람이 강해지는 때

퀭하게 뚫린 가슴 한 구석으로 스산한 바람이 지나가고 옆구리와 어깨가 시려오는 때

 

굳이 나이로 인생의 계절을 구분하지 말라

세상에는 이순을 넘긴 나이에도 젊은이들 보다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많은 젊은 오빠들이

있으므로

 

 

브라더스 !

난 모임친구들을 브라더스라고 부른다.

난 오랜 친구가 아니면 함께 모임을 하지 않아 내 모임친구들은 다 평균 20년은 넘은

지기들이다.

전인회는 대전의 전산실장 모임이었다.

지난해 임이사가 몸담은 회사 전산임원에서 퇴직함으로써 우리 모임의 근본 뿌리는 완전

해체 되었다.

.

그들의 삶을 보면 사람들 사는 인생이 보인다.

어느날 터져버린 아이티 버블처럼 가장 유망하고 전망좋은 직종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일터를 떠나 말을 갈아 탔다.

나는 회사 내에서 다른 분야로 옮겼고 다른 친구들 역시 카멜레온처럼 또 다른 길에서도

잘 적응했다.

사장이 된 사람도 있고 대학교수로 아직 재직중이거나

회사 노조위원장에 대학 행정실 직원도 있다.

하여간 현직이건 인생 2막이건 노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대단한 모임이다.

나와 동갑이면서 전인회의 뿌리를 끝까지 지켰던 임이사 퇴직을 끝으로

전인회의 IT 버블은 완전히 꺼졌다.

전인화의 전기電은 온전全자로 탈바꿈되어 원만한 사람들의 모임으로 재탄생

했다.

 

브라더스 맞다.

우린 젊을 때부터 매달 한 번씩 만나 왔으니 형제들 보다 더 자주 만난 사이다.

회장은 돌아가면서 역임 했고 젊을 때부터  가족동반 모임 을 활성화 했다.

내가 회장을 맡을 때면 줄창나게 놀러 댕기는 스케쥴을 잡았다.

우린 커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과 바다를 누볐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었던 것처럼 우린 우리의 남은 인생길도

함께 가는 거다.

 

 

시간은 또 흘러 흘러 다시 회장직을 맡게 되었고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다른 모임은 모두

셧다운 했지만 전인회는 상대적을 안전한 야외모임을 계속 결행했다.

작년 봄에 고군산 열도 여행을 하고 신시도 해변 펄펄 띠는 회로 술 한잔 치고

가을에는 청천호 트레킹과 대천바다 여행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대천 어항 횟집에서

한 테이블에 20만원 짜리 차림 상을 때려 먹었다.

 

올 봄은 안면도 여행이다.

안면도를 댕겨오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만은

함께 만나서 여행의 들뜬 기분으로 차안에서 수다를 떨고 또 젊은 날의

추억이 머무는 곳을 같이 돌아 보고 또 벨트 풀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맛 있는 밥상 받아 술 한잔 치면 되는 거지….

 

 

공식은 이미 정해져 있다.

가장 맛 있는 성찬을 만드는 건 비싼음식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 좋은 친구, 그리고 허기

 

친구들의 면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니 당초 무리한 일정은 잡지 않았다.

걷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휴양림 산책으로 뱃가죽이 등가죽에 늘어 붙게 한 다음

펄펄 뛰는 술 한 잔 치면 최고의 여행이었다는 느낌이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이지만

 

젊은 후배들일수록 단순 걷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간월도를 경유 수목원산책하는

심플한 일정 수립 했다.

하지만 완전히 넓게 풀코스를 돌고 아래 5월의 꽃밭에서 노닐면서 힘을 빼고 허기가 동하게

하는 건 기본 !

 

오랜만에 물 빠진 간월도를 돌아 보며 기념촬영을 하면서 코에 바람을 넣고

봄빛 좋고 꽃 향기 좋은 수목원을 산책하면서  자연속의   망중한을 보냈다.

 

그리고 우린 여행의 하일라이트 만찬과 주연을 위해 방포항으로 이동했다.

 

브라덜들이 회를 뜨는 동안 나는 바다에서 꽃지해수욕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갈매기들과

노닐다가 전갈이 와서 밧개 해수욕장으로 이동하다.

 

유명하지 않은 한적한 바다.

솔숲과 그림 같은 해변은 주변의 유명한 해수욕장들 명성에 가려 찾는 이가 별로 없어

조용하고 호젓한 탓에 우리에게  오히려 안성마춤이다.

 

헐 근데 5월의 바닷바람이 너무 세서 솔밭에서 만찬을 벌일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자연적인 바람막이가 만들어진 개울 쪽으로 내려가 화려한 식단을 펼치다.

내가 시아시된 맥주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공수하고

송사장님이 싱싱한 텃밭 야채를 종류별로 다 가져오고

버너와 코펠은 두 박사장 그리고 매운탕용 추가 양념 및 기타 준비물들을 준비해서

그렇게 여러 사람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진 전인회 그랜드 만찬장의 분위기는

완전 따봉에

거칠 것 없는 술의 순배가 도는데

아뿔싸 !!

5 kg를 넘게 떳다는 농어와 우럭 그리고 데 중반전도 넘어가기 전에 횡하니 바닥을 드러냈다.

전인회 놀이판에 옆집에서 회 한점을 구걸하는 썰렁하고 불쌍한 분위기가 웬말이다냐?

예전에 도패밀리 회먹을 때 보니 인당 700g을 먹더만

오늘의 분위기를 감안하지 못한 회 떠온 사람과 회 파는 사람의 완전한 계산착오

우린 할 수 없이 햇반과 라면으로 아쉬운 위장을 달래야 했다.

매운탕은 예전처럼 김사장이 재능기부

맛이 좀 없게 끓여야 하는데 눈치 없는 이 친구가 부족한 양념과 야채로도 백종원이

울고 갈 매운탕을 끓여내니 라면과 어죽도 모두 동이 나고 말았다.

 

그것 뿐인가 ?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맥주와 안주를 더 사고 부어라

마셔라 하니 이래 가지고서는 알량한 회비가 남아 나냐고?

오늘은 내가 눈감아 주는데 다음부터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추가하는 술과 안주는

먹고 싶은 사람이 사는 걸루 결정함! 땅땅땅 !

 

귀로는 새로 개통한 안면도 다리를 지나 원산도에 들려 원산도 해수욕장을 잠시 돌아보고

새로 개통한 원산도-대천 간 해저 터널의 코스를 밟다.

 

술은 좋아하면서도 회우들을 위해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은 이소장이 이번 여행의 일등공신

이었다.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들

어디 가자면 토 달지 않고 흔쾌히 따라나서는 친구들이 있으니 우리의 인생 후전반도

어찌 아니 즐거울 수 있으랴?

 

 

2022년 전인회 춘계 안면도 야유회                       2022522일 일요일 .

 

 

장 소 : 안면도 일원

코 스 : 유성 만남의 광장 현충원 방일해장국 간월도 안면도수목원

  • 방포항 꽃지 해변 - 밧개 해수욕장 상생의 다리 원산도해수욕장 해저터널
  • 대천항 봉평메밀국수 구암역

날씨 :  맑고 봄바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