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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바다와 오래된 친구와 부르는 노래 - 78ENG 태안 솔향기길

 

 

유월의 서해 바다가 가슴으로 뛰어 들었능가?

심한 가뭄일세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메말라 가는 가슴에 무얼 채울텐가?

오래 전 선약이 잡힌 태성 말고 모두 참석한 것처럼

세상 편한 자세로 드러누워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태양 빛을 즐기는 태안해변  노송처럼

우린 이미 알고 있는 거지 ….

 

가슴에 쌍인 화와 분노는 무조건 뱉어 내야 하고….

아직도 스멀거리며 기어 오르는 욕심을 비워 내야 하고….

 

메말라 쩍쩍 갈라지는 호수바닥처럼 우리 가슴을 딱딱하게 하여

사는 걸 건조하고 재미 없게 하는 게 그것들 아닌가?

 

 

아네

내 친구들 모두 잘 살아 왔다는 걸

모두들 능력 있고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한 가닥 하면서 지금의 얼굴을 만들어 왔다는 걸

더 멋진 건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며 세상을 살았던

우린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문과 출신 들이니 문학을 알고 시를 알고..

다른 사람들 보다는 더 긍정적이고 만족도 높은 삶이었다는 걸

 

우릴 키운 건 세월과 역경이었네

우린 오랜 세월에서 배우고

이젠 친구에게서도 배우고 또 아이에게서도 배우네 

내겐 산과 바다가 큰 스승이었네

 

살아보니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이 작은 가슴 하나에 다 들어 있더군 

사는 게 가벼워지지만 몸은 자꾸 무거워 지는 나이

그 작은 가슴을 무엇으로 채우는가에 따라 우리 삶의 색깔이 달라 지는 거지

친구들에게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가 있듯이…..

 

자꾸 모으기만 하면 뭐하나?

있는 것도 다 쓰지 못하고 갈 판에….

 

 

 

우린 비워낸 가슴에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우리가 돌아 보지 못한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들

그리고 오래 묵어서 감칠 맛나는 친구들의 우정

그런 걸로 채우세..

 

세월은 화살 같이 빨라서

함께 걷고 함께 술잔 부딪힐 오늘 같은 날이 얼마나 남아 있겠나?

 

더 시간이 가면 가지고 있는 것들 모든 것들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다 나의 것이 아닐 것인데

 

지금도 우리가 열심히 내일을 위해 자루에 담고 있는 건  

어쩌면 세월에 시들어 가는 오늘의 행복이 이닐지….?

지금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후회 없이

누려야 할 아까운 세월이 남아 있을 뿐일세.

 

다시 만난 덕하 반가웠네 

 

 

모두들 

늘 강녕하시고 좋은 날 되시게 !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면 오늘처럼 코에 바람 넣으며 즐겁게 살아 가세

 

 

 

좋네!  밥값과 술 값을 서로 낸다는 친구들이 많아서……

난 완전 날라리 였네 !

난 빈 배낭과 입만 가지고 가서

 

아침 콩나물 국밥을 맛있게 얻어 먹고

친구가 내어준 차와 친구가 몰아주는 차 뒤에 편히 앉아 바다로 가고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후련한 서해바다에서 음풍농일 하다가

떡 부러진 잔칫상 받아

펄펄 뛰는 회와 하얀 소주를 담은 술잔에 찐한 우정을 함께 타서

인생 묘약처럼 마셨네…..

 

 

 

고맙네

기름 값도 비싼데 기꺼이 친구들을 위해 차량을 제공해준 전환과 종경

겁나 떠드는 수다스런 친구들을 안전하게 배송해준 진호와 종경

진정 즐거운 하루의 동력

맛있는 아침과 럭셔리한 포구의 만찬을 함께 만들어준 항식과 진호

그리고 우리 삶의 노비신세를 면하게 해주기 위해 면천 막걸리 수십통과 더덕가루를 준비한 양표

멀미를 불사하고 먼 길을 오면서도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홍삼 액기스 한포씩을 챙겨온

전 제약회사 본부장 지호

그리고 변함없는 마눌표 군계란과 비록 두 개가 부족했지만 침향환 8통이나 챙겨온 동윤

그 외 과일과 마른 안주를 바리바라 챙겨온 친구들

마지막 귀가 길에 디져트 커피와 주스 까지 대접해준  합덕 기름종이 !

벤츠 타고 만평 농사 짓는 양표

  

 

멋진 하루는 모두 친구들 덕분이었네

몸보다 마음이 더 살찌는 즐거운 하루였네

인생 뭐 있냐?

인자 더불어 잘 놀다가 가면 되는 거지

지주 만나세 !

 

                                                                                               2022 61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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