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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세종 오봉산 - 이기자 전우들

 

 

 

이기자 모임은 어머니 간병으로 취소 했다.

병원 측의 또 병원 내 만연하는 코로나의 위험성을 들어 간병인 교체를 요청하는 바람에

또 여동생이 계속 고생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시고 급기야 수술까지 하게 되니

마음이 심란하다.

모처럼 조용히 홀로 명상산행길에나 오를까 하다가 날짜를 짚어 보니 이 번에 못하면 이기자

모임은 11월로 건너 뛰어야 한다.

다음주는 마눌과의 일정이라 그 주로 대체했으면 했는데 엄하사가 일정이 있다고 했다.

 

일정대로 세종 모임을 진행했다.

졸지에 행정복합특별시 시민이 된 엄하사가 힐링여행으로 세종 일정을 잡았지만 교체를

제안했다.

 

아침 식사 일정이 빠져 있고 동네 산 산책 후 카페와 수목원 등의 일정이 포함되어 시간만

뒤로 밀리는 상황이라… .

마눌과 세종인근의 산들 몇 개와 세종수목원, 금강수목원은 모두 돌아 보았다.

세종에서 할배 셋이 분위기 잡는 건 다음 동부인 할 때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아 야심찬

엄하사의 리셉션은 포기가 아닌 잠정 유보로 결정되었다.

 

그래서 동네산 산책은 백두대간 친구이자 올레길 박사 가딩이 추천한 정식 오봉산 둘레길로

대체되었다.

 

차하사와는 열차안에서 상봉하고 조치원 역에서 만나 해장국을 한 그릇을 함께 비웠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 만났으니 5개월 만의 회동이다.

여름은 아직 물러 가지 않았지만 봄의 초입에 식장산 회동으로부터 벌써 시간은 많아도

흘러 갔다.

그래도 차하사 아버님 돌아가실 때 반소에서 얼굴을 한 번 보았으니 항아리에서 곰삭은 우정의

군둥내는 아직 새나오지 않을 터이다.

 

 

다들 인생 2막 생업을 만들었으니 또 다시 바쁜 그 시절로 돌아 갔다.

남은 인생길에서 주어진 새로운 삶의 기회이고 또 60년의 벼린 이성과 세월의 지혜로

기꺼이 선택한 길이니 에전처럼 잘 살아가면 될 일이다.

 

하지만 본말을 잊지 말자!

 

무엇을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우린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더 잘살기 위하여 ?

일 없이 삶의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애초 불가능 하는 말은 모든 이에게

맞아 떨어지는 참의 명제일 수는 없다.

우린 시간의 변수가 개입된 삶의 함수를 풀고 있는 거다.

도출해야 하는 궁극의 해답은 “나의 행복”이다..

 

일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남지 있지 않지만

즐겁고 놀 시간 또한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잘 먹는 넘이 때깔도 좋고 잘 노는 넘이 일도 잘하는 법이다,

 

우린 세월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함께 계획한 수 많은 친구들이 회갑 여행을 같이 떠나지 못하고 나 혼자만 떠났다.

그리고 넓은 세상으로 가는 길은 3년 째 막혀 있다.

여행하기 좋은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세월은 쉬지 않고 흐르고 친구는 쉬 늙어 간다.

 

개인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잘 노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겠지만

늙그막에 세월에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 우리가 무엇을 할까?

함께 일을 할까?

술집에 앉아 술이나 푸면서 세월을 조롱하고 정치인들이나 씹어 댈까?

 

 

인생의 가을!

우린 좀 더 가벼워 져야 할 것이다.,

짊어진 짐의 무게를 줄이지 않고 욕심을 비우지 않으면 남은 소중한 인생 또 세월에

네다바이 당할 것이다.

카르페디엠 !

습관처럼 오늘을 잃어버리다 보면 내일은 그냥 북망산천 가는 거다.

 

시간이 더 흘러가기 전에

우린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고 돌아 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누려야

할 것이다.

늙는 게 두려울까??

정작 우리가 두려워 할 건 몸보다 먼저 늙어가는 마음이다.

생각보다 더 짧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제 떠나고 싶은 마음이 홀로 먼 길을 떠나

버릴 것이다.

그러면 다 말짱 황이다...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아도 말라버린 가슴이 더 이상 울음을 울지 않으면

그냥 게임 오버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가 3년간이나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또 어떤 방해물이 혜성처럼 나타나 나의 바짓가랭이를 잡고 늘어질지 모른다.

친구도 세월도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인생 후반부의 친구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아니리 행복과 기쁨을 나누는

친구이여야 한다.

늦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야 우리의 우정도 더 깊어지지 않을까?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여라 ! “

부처님의 말씀처럼

자신이 선택한 삶을 열심히 살되 다만 한시적으로 주어진 살아 꿈틀거릴 수 있는 자유와

살아가는 날의 기쁨은 더 이상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이후의 인생은 신께서 알아서 하소서 !

 

 

옥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길은 부드러웠다.

우린 이러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인적이 없는 그 호젓한 산 길을 걸었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 이 길을 걸을 수 있음은…..

아직 건강하고 함께 걸어 줄 친구가 있으니….

바람과 산 길의 고요가 추임새를 넣어주니 더 아름다운 길이였다.

 

우린 산행을 마치고 윤여사와 합류하여 풍천장어로 갔다.

무엇을 먹어도 아니 맛 있을 수 있으랴만

친구가 특별시 대표 음식으로 내놓은 메뉴이니 그 맛이 더 각별하지 않은가?

 

식사를 마치고 저물어 가는 세종특별시의 아름다운 호수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고요하고 평화로워야 할 우리의 노년처럼 호수의 밤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오봉산 둘레길은 세종 최고의 둘레길이다.

3시간 30여분 소요되는 산길은 시종 육산이라 발이 편하고 인적이 뜸해서

명상과 힐링을 위한 최적의 코스다.

오봉산 1주차장 맨발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고대뒷산 이정표를 보고 진행하여

고대뒷산 정자 인근에서 제1주차장 방면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마을쪽으로 내려선다.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PS)

나 그대의 사랑을 축복하네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킨케키이드의 말로 그 늦은 사랑을 소중히하길 바라네

 

 

그리고 푸른밤처럼 어느 시인의 애틋한 사랑이 늘 그대 둘의 가슴에 남아 있기를!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 오는 거요

​In the universe surrounded in ambiguity, this kind of emotion comes only once in a life time.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Even if I live many lives , this feeling won't come to me again any more.

 

 

 

푸른 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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