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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제주 셋째날(비밀의 숲, 백약이오름.빛의벙커,효문화관,동부해안도로)

 

어제 예상보다 멋진 6월의 철쭉을 만나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설경

한라산 의 설원을 보고 나서 더 이상의 설경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처럼

내 생애 철쭉이 필 때 다시 한라산에 오를 일은 없을 듯 하다.

오늘의 힐링 포인트 비밀의 숲과 따라비 오름, 빛의 벙커, 오조해변과 광치기

해변 등을 돌아 보고 동부해안을 따라 회귀하면서 해안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2년 전 점심을 먹었던 제주시 석촌식당에서 고등어 조림으로 식사를 하고

출발하다.

 

비밀의 숲은 삼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인데 규모도 그렇고 크게 인상에 남을 만한 숲 길은 아니었다.

하루에 더 많은 곳을 돌아 보기 위해서는 몰라도 여유로운 숲속 힐링이라면  

절물오름 숲 길이나 사려니 숲길을 걷는 편이 더 나아 보인다.

바로 옆에 안돌 오름이 있음을 뒤 늦게 알아서 오름까지 연계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날씨가 흐려다.

비만 안 오면  더위를 느끼지 않고 여기 저기 돌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날이다.

빛의 벙커에 먼져 가려다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라 비 오기 전에

오름을 하나 오르는 게 나을 것 같아 백약이 오름으로 이동하다.

원래는 유명한 따라비 오름을 오를 생각이었지만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일정

조정으로 동선이 맞지 않아 백약이 오름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조용히 가라 앉은 흐린 날씨에 뷰가 좋고 별로 힘들지 않은 백약이 오름을 산책

하는 것은 여유로운 힐링 이었다.

목가적인 오름의 언덕 길에서 일출봉과 바다 그리고 산록의 풍차가 주변의 오름

들과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수 많은 오름들을 거느리고 있는 한라산의 수묵화 같은 실루엣이 멀리 바라다

보이는 풍경이 특히 인상적이다.  

 

내림 길에 조금 씩 비가 뿌리고 우린 빛의 벙커로 이동했다.

실내 관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빛의 벙커의 인상은 강렬했다.

세잔과 칸딘스키의 작품들이 사방 팔방에서 현란한 원색의 빛으로 살아 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한 번을 볼만한 풍경!

작품을 제작하고 구현하는 방식이 손이 많이 간다든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면

세상의 무수한 풍경과 작품들을 빛의 무대에 올릴 수 있어 콘텐츠는 넘쳐 나는 셈이니

사업성은 좋아 보인다.

역시 성공의 관건은 변화와 강한 임팩트

한 편의 영화보다도 비싼 관람료가 지금은 아깝지 않지만 글쎄 다음에 제주에 와도

또 다시 들어오게 될까?

 

정산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마눌이 수국 정원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효문화관

으로 이동했다.

전통혼례를 올리기도 하는 곳인데 제철 수국 앞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유월의 신부들이

많이 보인다.

어제는 철쭉의 화원의 거닐고

오늘은 수국 꽃 밭인데 그래도 자연의 꽃밭이 훨씬 더 아름답다.

수국 정원을 보고 나니 시간이 꽤 많이 흘러서 지난 번에 보았던 광치기 해변은 생략하고

수국이 많은 종달리 해안 길을 따라 귀로에 올랐다.

해안의 수국은 아직 많이 피어 나지 않았다.

 

오름 산책 길에서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비도 그치고 흐린 날의 공기는 쾌적했다.

우리는 해안의 절경지에서 내려 가끔 산책을 하고 쉬어가기도 했지만 바다가 보이는

월정리 해변

의 전망 좋은 까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계획은 오늘도 실행하지 못했다.

지난 번처럼 다음에 다시 오면 꼭 그렇게 하자구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해안도로를 고집스레 따라 돌며 호텔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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