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일 새해 아침
어머니와 아침을 함께 먹고 약을 챙겨드리고 계룡으로 갔다.
계룡으로 인도한 건 신의 뜻일 것이다.
올해는 어머니가 있는 내 고향에서 한 해의 씩씩하게 다짐하고 또 한 해의 무탈을 기원 해야지
지난해 어머니가 건강하실 때는 치악산에서 해맞이를 했고 올헤는 마음으로만 해맞이를 하고
천천히 계룡으로 간다.
날씨는 아침부터 계속 흐렸는데 계룡산에 다가 가면서 구름 밖으로 해님이 들락 날락 하더니
출발점에 서자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결국 해돋이를 보았네!”
용의 해에 떠오른 태양은 찬란하게 산등성이 위에서 눈부신 햇살을 쏟아 냈다.
새해 무심으로 열어가는 순례의 길이다.
동학사에 들려 부처님께 삼배를 드렸다.
스님이 예불을 드리고 있었는데 참배객이 많았다.
동학사에서 이렇게 많은 신도들을 본 건 처음이다.
시주는 하지 않았다.
대신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께 간식거리를 사다 드리는게 낫다 싶었다.
천단을 가고자 했다.
금지구역이지만 계룡산에서 가장 기가 세다는 곳
봉우리 두 개를 넘어 가는 데 빙결된 바위가 너무 위험했다.
절벽 지대에서 로프를 잡고 어렵게 쌀개봉 아래로 내려 섰는데 쌀개봉 올라치는 바위릿지가
너무 위험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생각보다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고 갔다가 다시 돌아 오려면 두시간은
족히 더 걸릴 것 같은데 삼불봉까지 휘돌기엔 무리란 생각이 들었다.
“계룡산신령님 워째요?”
신기하게도 그 순간에 핸드폰 밧데리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흐미 절벽에서 떨어져 움직이지 못해도 전화도 못한다는 얘기잖아 “
그건 계룡신령님의 돌아가라는 신호 였다.
나는 되돌아 두 봉우리를 넘는 게 너무 위험할 것 같아 언젠가 한 번 내려간 골짜기 길을
따라 다시 관음봉으로 회군 했다.
그리고 자연성능을 따라 삼불봉과 남배탑을 돌아 내렸다.
밤빵을 사서 어머니 댁에 들려 식사하시는 걸 보구 집으로 돌아오다.
2024년 1월 1일 정원초 신년 산행
신년다짐
전쟁과 경제불황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삶은 더 불행해지고 희망과 낙관의 근거들은
더 희미해졌다.
그럼에도 해는 다시 뜨고 별은 제 궤도를 돌고 계절은 순환할 것이다.
새해 365일이 다시 배달되었다.
비관의 근거는 많지만 나는 더 낙관적이고 역동 적이겠다.
예상을 빗나가는 만큼의 디프레션은 내가 받아 들이고 또한 내려 놓겠다.
세상의 소음에 신경 쓰지 않고 세상의 혼탁함에 휩쓸려지 않겠다.
그 과정 속에서 소외와 고독이 있다면 달게 받고 기꺼이 즐기겠다.
구태여 움츠리고 칩거한다면 내 자신과 자연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삶이 더 즐겁고 행복해지는 곳에 더 오래 머무르고
나의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하겠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
하지만 욕심을 내리고 조급하지 않을 것이다.
전면에 나서지 말고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하지 말자.
쓸데 없는 걱정을 하지 않겠다.
걱정할 게 무엇이 있는가?
때꺼리가 없어 굶어 죽을 일은 없고
비록 내일 죽는다 손 치더라도 아쉬울 것도 없다.
아이처럼 하루하루 그냥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잘자 .
지루하지 않게, 재미나게 살자 .
아무리 세상에 자극적인 재미와 편안함이 넘쳐나도
가끔 팽팽한 근육의 긴장감과 터질듯한 가슴으로 거친 숨을 몰아 쉬어야 세상 사는
맛이 나고 고원의 부드러운 바람이 목을 휘감고 이름 모를 들꽃이 손을 흔드는 산길을
걸어야 사는 게 즐거워 지지 않는가?.
밤하늘의 별이 인간의 길을 밝혀 주는 시대는 지났다.
세상의 발전은 현란하고 그 빛은 눈부시지만 별빛 어둠 아래 깃든 사랑과 행복을 비춰 주지는
못할 것이다.
때론 그 빛에서 벗어나 내 안의 등불 하나로 가고 싶은 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별 빛을 올려다 보며 달빛이 내려앉은 들판을 걷는 낭만을
잃지 않아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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