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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한 해를 보내며 - 명봉산 명상 산행과 한 해 결산

 

아무도 없어 !

 

 

묵묵히 뒤 따라 오는 내 발자욱.

 

 

고라니 인가 너구리 인가 ?  나 앞서 간 발자욱 !

 

 

강원도 내 삶의 쉼터  - 먼 훗날에는 회사와 사람들 보다도 더 그리워 질 듯 ...    

 

 

아쉬운 한 해가 저문다.

내 인생이 한 모퉁이가 이렇게 아프게 허물어지는 것이 견딜 수 없어 우린 그 많은

술을 마셨지

하지만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고 지난 해에 안녕을 고한다.

 

무릉객 너 몇살이야?

총선을 앞 둔 정부가 한 살 삭감해 주어 내일 이면 65

경로 우대자에 편입이여 !

영화관과 수영장 50% 디스카운트에 전철 공짜 , 각종 문화시설 입장료 공짜

나이 먹는 게 꼭 나쁜 거냐고?

건강 짱짱하면 경로 우대는 완전 특권 층이여

 

2014년 송년에 난 이렇게 적었었지

근데 내가 탔던 완행열차는 대체 언제부터 황천행 초고속 열차로 바뀐 것이여 ?

나 시방 잘 가고 있는 거냐?

 

!  한 해가 흘러가는 것은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오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신체와 정신의 자유가 한 웅큼 줄어 드는 것이다.

갈 수 있는데 안가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날의 비애

사지 멀쩡한 채로 갈 수 없는 나라의 꿈과 추억으로만 살아 가야 할 슬픈 날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 오는 것이다.

삶의 모래시계는 한 칸 더 내려왔고 올해처럼 신나게 빠대고 댕길 날의 눈금이 한 칸

줄어 들었으니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은 슬픔의 시간임에 틀림없다.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우리의 남아 있는 생애와 늑대를 타고 떠난 야차의 펄럭이는

도포자락을 이야기해야 한다.

깨달음의 길이 멀어 한 해가 지날 적에 도인들은 두 다리를 펴고 통곡을 했다는데 우린

술잔이라도 부딪히며 이별의 슬픔과 비탄을 달래고 조용히 사라져가는 우리 가장 젊은

날을 진혼해야 한다.

한 해가 허물어지는 소리와 그 괴로움을 잊기 위한 토악질 소리 가득한 도시 한 가운데에서

 

보내야 할 날이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한 해의 비탄과 슬픔 앞에 마지막 한숨과 아쉬움의 잔을 올린다.

그리고 제단에 꿇어 앉아 지난 한 해 나의 나태와 불경과 오만을 장사 지낸다.

마지막 남은 미련과 후회는 지방과 같이 촛불에 태워 훨훨 날려 보내련다..

내년에는 더 멋지게 살겠노라고…..

오늘 한 해가 무너지는 서러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난 다시 산으로 떠나기로 했다.”

 

오늘은 2023년을 마지막 날이다.

나는 오늘도 산으로 떠난다.

어제 늦게  까지 근무를 했고 오늘 내려가서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

강원도에는 하얀 눈이 내렸다.

아마도 내가 4년 째 강원도 관문에서 머물며 맞는 눈 중 가장 큰 눈이다.

최대한 빨리 산행을 마치고 동생을 교대해 줄 생각이다.

 

사실 치악산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제 밤에 숙소에 돌아와 치악산 부곡탐방센터에 전화를 하니 기상특보가 해제되지

않아 전면통제라고 했다.

930분 쯤에나 가부가 판가름 될 거라고…..

하기사 눈이 저만큼 이나 쌓였으니 열릴 리가 없다.

그냥 한 번 확인 해 본 전화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았다..

날씨는 영상을 넘나들고 있다.

아침 7시쯤에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보았다.

친절한 지킴이 아자씨 왈

기상 특보는 해제 되었는데 9시쯤에 직원들이 출근하여 산행로를 상태를 점검한 

다음에 개방여부를 결정합니다.”

그 때면 왕복 오가는데 2시간에 5시간 산행까지 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진다..

 

명봉 산신령님이 내려 가지 전에 오늘 얼굴 함 보자고 하시는 거다.!

8시쯤 아침을 챙겨 먹고 집안 정리를 하는데 지킴이 아자씨 전화가 왔다.

등산로가 개방되었어요

전화꺼지 해주는 정말 진절한 아자씨

어쨌든 시간이 촉박하고 날이 잔뜩흐린 오늘은 길일이 아니네

 

밖을 나가니 비가 내린다.

제법 많은

오늘 까지 눈이 내리면 폭설인데 날씨가 얼마나 푹하면 비가 다 내리나 ?

 

우산을 챙기고 명봉으로 갔다.

내 운동터이자 명상터

평상시 비무장이면 빠른 속도로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오늘은 눈길에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라 3시간은 소요될 것이다.

 

예상대로 눈 위에는 아무런 발자국이 찍혀 있지 않다.

어제 눈이 퍼부은 뒤에 아침비가 내리니 사람들은 길을 나서지 않을 것이다.

혼자 산신령님을 알현하고 명상으로 한 해 산행을 마무리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올해는 벌써 두 번째 가득 쌓인 눈 길을 밟으며 산 길을 걷는다.

가끔 나보다 먼저 간 동물이 발자국이 길 위에 나 있었다.

아이젠을 하고 올라 가지만 쌓인 눈이 빗물에 젖어 둘면서 등로는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다.

 

무심으로 가는 길이다.

 

올 한 해도 잘 살았다.

열심히 살아 왔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 왔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을 누리면서 건강하게 살았으니 아쉬울 것도 없다.

할배가 이렇게 나대며 살 수 있으면 되는 거지 뭘 더 바래나 ?

 

단지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 젊은 친구들과 더불어 같이 일 할 수 있고

어직 어디든지 원하는 데 갈 수 있는 체력이 있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감동이

내 마음에 펄펄 살아 있으니….

 

 

올해도 너무 큰 위로와 삶의 재미를 퍼 날라준 산과 자연  

가족들 그리고 정성으로 어머니를 잘 돌봐준 형제들

나와 더불어 올 한 해를 즐겁게 보낸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구분  일자  여행.산행지  일자 여행.산행지 부문별최고 
명상산행 01월 01일 치악산 해맞이 종주 01월 22일 장령산 치악산 해맞이
  01월 29일 안남 둔주봉 02월 11일 회룡포 오대산 환종주
  02월 25일 장령산환종주 03월 01일 미륵산 원점회귀산행  
  03월 12일 봄이 오는 대청호 04월 02일 대청 호반길/산림욕장 벚꽃  
  04월 30일 어깨산 05월 07일 고리산  
  05월 14일 계룡산(천장골-관음봉) 05월 29일 비오는 대청호   
  06월 10일 계룡산 황적능선 06월 18일 갈기산 새벽명상  
  07월 16일 식장산 폭우 07월 22일 계족산 (집-신림욕장/전인회)  
  08월 19일 식장산(고산사-닭재) 09월 02일 대둔산(미천대-서각봉)  
  09월 23일 민주지산 09월 28일 보문산 새벽산행 (추석전야)  
  10월 03일 오대산(개천절 산행) 10월 29일 매봉산(코로나산행)  
  10월 30일 감악산(코로나산행) 12월 17일 명봉산(천기사 자혼)  
  12월 31일 명봉산 송년 산행       
           
부부산행 03월 18일 마눌과 매물도 03월 25일 산수유마을(이기자) 제주도
및 여행 04월 01일 마눌과 양각산,무창포 04월 08일 보곡산 산벚꽃마을(마눌) 매물도
  04월 30일 옥천 옻축제(마눌,태현) 05월 05일 HIOF 봄날회동(대청호)  
  06.03~06.06 제주도 여행 08월 20일 산림욕장회동(좋은친구들)  
  08월 26일 식장산계곡(HIOF) 10월 01일 마눌과 대청호 산책  
  11월 11일 HIOF 아산회동      
           
가족여행 02월 25일 어머니 생신행사 02월 26일 어머니 건강기원 장령산 일출 어머니건강기원
및 행사 03월 04일 정서방,시우 공동생일 04월 08일 채이랑 하늘 물빛 정원 장령산일출
  04월 30일 옥천 옻 축제 05월 05일 HIOF 봄날회동 (대청호)  
  05월 13일 어버이날모임(산내별천지) 09월 29일 형제들 대둔산 휴양림  
           
함께 산행 01월 14일 민주지산(조사장) 03월 11일 희양산 원점회귀 (조사장) 칠보산구봉능선
및 여행 04월 15일 수통골 -산장산 종주(조사장) 04월 22일 거제도 춘계야유회(전인회) 길모봉 환종주
  04월 29일 비오는 노을길(78ENG) 05:20~05:21 소백산(조사장)  
  05월 27일 칠암자순례(충일) 07월 01일 속리산 묘봉(조사장)  
  07월 08일 덕유산(78ENG) 07월 22일 전인회 야유회(물통골가든)  
  08월 12일 식장산 환종주(조사장) 09월 08일 칠보산 구봉능선(조사장)  
  10월 17일 간원산-신불산(한밭토요) 10월 21일 서천여행(78ENG)  
  11월 18일 길모봉 환종주(조사장) 11월 26일 해남 달마산(청백)  
  12월 02일 거류산(한밭토요) 12월 09일 무등산(조사장)  
  12월 15일 전인회 송년회 12월 22일 우성 동기회 송년회  
  12월 23일 입암산(한밭토요)      
           

 

 

 

대상 : 제주도 여행 - 한라산 어리목 -영실

https://go-slow.tistory.com/17941153?category=1083234

 

제주 둘째날 (전망대-선작지왓-영실)

내 생애 인생샷은 무수히 많다 가슴으로 솟구쳐 오르던 뜨거운 감동의 순간도 너무나 많다 ᆢ 백두대간 시절은 매 격주마다 경이와 감탄이었다 . 계방산에서 하늘 가득 줌추며 내려오던 눈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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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산행 부문 1위  :  치악산 해맞이  

https://go-slow.tistory.com/17941106

 

2023 새해 해맞이 - 치악산 종주

몸보다 마음이 먼저 늙어가지 않게 하소서! 어린아이의 호기심과 젊은이의 열정을 잃지 않게 하소서 늘 필요한 사람으로 남게 하소서 나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 하시고 늘 여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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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산행 부문 2위  :  오대산 환 종주

https://go-slow.tistory.com/17941192 

 

오늘은 오대가남? - 오대산 환종주

내가 거친 산을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구성진 산의 이야기 때 문이 아닐까? 영혼과 가슴을 흔드는 절절한 삶의 이야기… 그리고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이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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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산행 및 여행 1위   :  제주도 여행

 

제주도 1일차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0

 

제주 첫째날(동부해안도로)

2023년 6월 제주도여행 1일차 제주도는 나 맹크로 자주 간 사람도 드물껴… 신혼여행도 제주도로 갔고 회사 초년봉 때도 한라산 산행을 했고 장인어른 덕분에 돈 한푼 안 내고 온 가족이 호사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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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일차  1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1

 

제주도 둘째날 - (어리목-윗세오름)

제주의 날이 밝았다. 오늘 일정이 등산이라고 아침 든든히 먹고 출발하라고 은비가 일부러 조식이 유명한 호텔을 예약했다. 내 기준으로 너무 비싼… 우리 같은 한물간 쉰세대는 다재기 한 숫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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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일차  2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2

 

제주도 둘째날 (윗세오름-남벽분기점-노루샘-전망대)

가 보았으되 가지 않은 길이었다. 마눌이 힘들면 위세오름 데크에서 쉴고 하고 혼자 휑하니 댕겨 오렸더니 마눌이 간다고 한다. 나는 잰 걸음으로 남벽 앞 언덕 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마눌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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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일차  3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3

 

제주 둘째날 (전망대-선작지왓-영실)

내 생애 인생샷은 무수히 많다 가슴으로 솟구쳐 오르던 뜨거운 감동의 순간도 너무나 많다 ᆢ 백두대간 시절은 매 격주마다 경이와 감탄이었다 . 계방산에서 하늘 가득 줌추며 내려오던 눈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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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3일차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4

 

제주 셋째날(비밀의 숲, 백약이오름.빛의벙커,효문화관,동부해안도로)

어제 예상보다 멋진 6월의 철쭉을 만나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설경 한라산 의 설원을 보고 나서 더 이상의 설경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처럼 내 생애 철쭉이 필 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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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4일차 : https://go-slow.tistory.com/17941155

 

제주 넷째날 (서우봉,함덕해수욕장,닭머르)

4시 30분에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여름비처럼 장대비가 내린다. 워쩔 것이여?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아무도 없는 해변에 비가 세차게 오고 풍랑이 거세면 위험할 수 도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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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산행 및 여행 2위  :   매물도 

 https://go-slow.tistory.com/17941124

 

먼저 만나는 봄 - 매물도

봄 인사 + ​ 이해인 ​ 새소리 들으며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 드립니다 ​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겨울을 견디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까치가 나무 꼭대기에 집 짓는걸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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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1위  :  어머니 건강기원 용암사 해맞이 

https://go-slow.tistory.com/17941117

 

어머니 건강기원 패밀리 일출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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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행 부문 1위  :  칠보산 구봉 능선 

https://go-slow.tistory.com/17941179

 

칠보산 구봉능선

한결 같은 내 산 친구 출정의 날이 밝았다. ㅎㅎㅎ 칠보산의 내막을 모르는 조사장은 어제 단 꿈을 꾸고 오늘의 즐거운 산행 후의 뒤풀이를 생각하고 있겠다. 술 한잔 하자 했으니 술 값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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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산행 부문 2위 :  남군자산 환종주 

https://go-slow.tistory.com/17941200

 

첫눈 맞은 남군자산 -갈모봉 환종주 산행

남군자산의 간판스타 코끼리 바위의 위용 남군자산 산행 들머리 하관평 마을을 찍고 가다 보면 마을 입구 도로에서 만나는 귀여운 환영인사 이 조형물을 보면 차를 끌고 마을로 들어가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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