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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49제

천붕 28일 - 어머님소천 3주전 (마지막 생일 파티)

 

 

 

 

어머니의 마지막 생일 파티

 

오늘이 어머니 생신이라고 영희가 올렸는데 모두 혼비백산 생신을 챙길 상황이 아니어서 

신경 쓸 겨를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는데 영수가 케익을 사왔다.

아들 셋이 어머니의 마지막 생신 촛불을 밝혔다.

노래를 불러 드리는데 목이 메어 노래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오는 영수도 알아 보시고 케익을 들어 얼굴 가까이 대고 불 끄시라고 하니 훅 불어서

불을 끄셨다

의외였다.

드시지 못하는데다 말 못하는 불편함과 배설의 어려움 까지 겹쳐 얼굴은 좀비처럼 수척하고

눈동자는 초점이 없어 거의 정신이 나가 있는 모습이었는데….

어머니의 힘겨운 고투가  아프게 가슴을 두드린다..

엄마 사랑해요 !  이제 나으실 수 없다면  조금만 아프시고 편하게 가세요.”

 

 

영희, 영수, 영숙이 함께 수고해서 계획대로 어머니를 병원으로 잘 모셨다

 

아침에 한시간 일찍 출근해서 엄마 보고 출근
통증도 많았고 여전히 일어났다 앉았다 반복하시는데

콤비와  영양제가 들어가서그런지   기억하는 부분은 좀 호전됨
자꾸 집에 가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 하심.

오늘단대가서 상담후 약 조절할 예정.

주무시는거 다리부종 상담예정
나를 알아보시기는 하심

                                   227일 화요일  859분 영숙 입원 후 상황공지

 

 

.

동생들 한테 특 글을 쓰다.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는데 모두들 수고 많았어 ㆍ
참 강하신 어머니야ㆍ
아파서 누울 수도. 없고, 드실 수도 없고
비봉사몽 약에 취해. 뜬 눈으로 몇 일 밤을 서서 보내셨어도

병원으로 가시는 길

그 몸으로도 은행을 돌며 자식들을 챙기셨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렸네

어머니와 함께한 이틀 밤은 잊지 못 할거야.

다시 그렇게어머니와 둘이 오래. 어둠 속에 앉아 있을 수 없겠지.

 

일어나셔서 힘들게 서있는 어머니를 뒤로 한참을 안아 보았어.

내가 어머니를 안아 드린 게 언제인가 ?
서서 허리를 감싸고 같이 서 있으면 내 등을 두드려 주셨어.

힘들 때 내 등을 토닥이며 힘을 불어넣어 주시던 그 때처럼.

마치 "너무 걱정하지마 다 잘 될거야 "라고 말하시는 것처럼 ᆢ

가끔 옆을 보며 같이 앉아 있는 내게 고개를 끄덕이시고
어둠속에서도 내 목소리를 분명 히 알고 계셨어..

 

비록 정신이 오락가락하셔도 어머니는 자식들 다 알아보고
자식들 얘기 다 듣고 계셨던 거야.

우리 형제들은 어머니의 자랑이었지만  어머니는 우리의 등불이고.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이었네.

 

우리엄마
우리가 세상에 표류하지 않고 잘살아가는 것도

다 삶으로 몸소 보여주시던 어머니 깨우침 덕분이었어.
거친 어머니의 숨소리일 망정 들을 수. 있는 날도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래도 안심이 되네.

어려운 시국에. 제일 만만하고 제일 좋아하는 영숙이 곁에 머물고 계시니.

빨리 원기 회복하셔서 다시 역정내시는 것 보면 좋겠네 .

"이 마할 년이 엄마는 아파 죽겠는데 지는 해돋이나 보러 댕기면 다냐 ?"
더이상 힘들게 서 계시지 않고 빨리 누워서 쉬실 수 있으시면 좋겠네
 

                            227일 화요일 오전 93 

 

간병인은 토요일 아침까지 이니 우린 토,일 캐어해 드리면 되네 ㆍ
태형모는 당번캐어에서 제외하고  교대공백이나 수시 캐어. 혹은 돌발캐어 지원으로

전환하면 좋겠네..

3월은 일정수립이되어 있으니 그대로 돌리고 4월부터는 4명교대로.

태형모가 당번인 이번 3월 첫 주는 내가 토요일 하루 캐어할테니. 다른 사람 한명이

지원하면 좋겠네.

 

                             227일 화요일 오전 912 

 

 

그리고 그날 오후에 영숙이 전화가 왔다.

피검사 결과와 어머니 얼굴 및 복부 사진 가지고 의사와 말씀을 나누었는데 수치나

예후로 보아 몇 주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얘기하신 다고

 

동생들에게 급하게 공지를 올리다.

 

지금 태형모 전화 받았네

검사결과와 어머니사진 가지고 의사와 말씀 나누었는데 몇 주도 넘기기 힘든 위중한

상황이라네.

어머니는 여전히 아프셔서 잠을 못 주무시는 상태이고..

그래서 통증 제어를 위해 몰핀을 쓰기로 했네.

모두들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으네.

지난 주일 엄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

나는 올해는 너끈히 넘기실거라고  바보같이 시간이 많이 남았을 거라고만 생각하고

또 그렇게 얘기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악화된 어머니를 대하니 황망하고

그 아까운 이별의 시간을 허비한 게 너무 마음이 아프네.

엄마 볼 날이 이젠 진짜 얼마 안 남았어.

 

                                            227일 화요일 오후 357분 나

 

그렇네요….
금요일 밤부터 일욜까지 잘 눕지도 않으시고 자꾸 서시고 오줌 마렵다 한 이유는

너무 아파서 였네요…..
전 이틀간 고생은 무지 했지만 엄마와 마지막 많은 시간 교감을 한 게 가슴시린 추억이

되었네요 ㅠㅠㅠ

엄마는 월요일에 마지막 사력을 다해 우릴위해 통장정리까지 해주시고 병원에

오신 거네요 ㅠㅠㅠㅠ

                                             227일 화요일 오후 432분 영태

 

일요일에 비해  월요일  잠깐  나아지신 게 가족을  위한  마무리  였나?
가슴이  멍멍하네.

운전으로  모실 때 이전보다      힘들게  병원으로  와서

위기를    넘겼나  했는데  ㅠㅠ

                                             227일 화요일 오후 415 영태

 

영희와 통화를 하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우리 엄마 어쩌냐?

 

엄마한테 왔어요
이번 주 고비라니까 오늘 내일 저녁까지 제가 있고 영숙이랑 오후 교대하고 내려갔다

목요일 영숙이가 반차 낸다니까 그때 교대할께요~

휴일과 주말은 남자 형제들이 교대로 있어 일단 이번 주는 이렇게 엄마 곁을 지켰으면합니다~~

                                    228일 수요일 오후  오후 89분 영희

 

예전처럼 서서 계시는 시간은 훨씬 줄었고
통증 있을때마다 처치 해주고 하니 훨씬 편안해 지셨지만 복수나 발 부은거 황달은
계속 진행중인거 같습니다
일단 이번 주 고비라고 하니까 신경 쓰고
여기서 몰핀이 더 들어가면 가라진다 하니
엄마 의식 있을때 한번이라도 더 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228일 수요일 오후 93 영희

 

얼굴을 보면 집에서보다는 훨씬 나아져 보이네 .

그래도 태형모 병원에 있어서. 통증케어도 되고 가족들이 곁에서 보살펴 드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229일 수요일  영희가 보낸 사진에 대한 내 답글

 

 

낮에는 아주머니 혼자도 케어 가능하고
저녁때는 당분간 교대 필요할 듯

엄마는 그동안 못 잔 잠을 한꺼번에 다 주무시는것 같네요
점심드시라고 깨웠는데 조느라고 식사 못 넘기셔서 도로 눕혀드리니 또 주무시네요~~
숨소리가 고른 게 불편해 보이시진 않아요~~ 

229일 수요일 오후 1223분 영희 상황 공지

 

황달 수치는 더 높아지고 있음
몰핀 주사 성분에 진정과 최면  효과가 있음

                               229일 수요일 오후 122분 영숙 답글

 

병원에 옮기고 나서  링거도 맞으시고 영양제도 맞으셔서 많이 좋아지셨다는 얘기를 듣고

한 숨을 돌렸다.

무엇보다 의사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영희와 영숙이기 곁을 지키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진행된 황달과 복수 그리고 두 주간 어머니가 보여주신 상태의 변화와

의사의 소견으로 이제 엄마와의 이별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구체화 되고 있었다.

 

2024411 천붕 28일 째 소천 31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