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람으로 구천 가는 길 동행으로 삼았던 진시황도 갔고
왕과 같이 살았던 김일성도 갔고
한 세대를 풍미한 백만장자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도 떠났다.
한 인간의 나이테가 이젠 100년을 넘어간다고 떠들지만 그래봐야 십 수년 더 사는 거지
그런다고 안가도 되는 거 아니고 그런다고 더 행복한 거 아니지
죽음은 그렇게 가벼웠다.
장례절차가 간소화되고 화장시간도 짧아 졌다.
90년의 역사는 3일의 애도 속에 잠들고 단 50분의 시간에 흐린 안개 빛 한 줌
뼈가루로 흩어졌다.
소각중 디스플레이
40분 이후 소각완료 , 그 이후의 10분 냉각중 메시지
그렇게 한 줌의 뼈가루가 수명이 다하고 업이 다했음을 알려 주었다..
인생에 없는 것이 무엇인가 ?
정답과 비밀과 공짜가 없다지만 정답도 있고 비밀도 있고 공짜도 있다.
내가 쓰는 답이 정답이고
나의 침묵이 비밀이고
푸른 하늘과 맑은 바람 그리고 내가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다 공찌이다.
진짜 세상에 없는 건 내가 꿈꾸는 그 언젠가 ….
천사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허리띠를 졸라멘 나의 고난이 보상 받는 미래 행복의 그 날
인생에서 가장 명징한 건 단 하나
죽음!
우라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한 여행길에 오른다.
메멘토 모리 !
인간은 결국 죽는다.
죽고 나면 죽은 자는 산 자에게 죽음에 관한 내용을 전달할 수 없고 스스로의 죽음을
인지할 수 없다
죽음은 확정된 미스터리다.
나는 반드시 죽는다.
나 혼자서 죽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나는 언제 죽을 지 모르고,
어디서 죽을지 모르며,
어떻게 죽을 지 모른다
아무도 죽음을 먼저 경험하거나 그 내용을 전달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죽음의 끈은 인생으로 드리워 있다.
태어난 이상 늙을 수 밖에 없고 늙으면 병들 수 밖에 없다.
죽음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늙고 병들어야 하는데 그게 싫은 사람들은 과정의 거부권을
행사하고 또는 그게 싫은 누군가에 의해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죽는 날이 가까워 질수록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으로 현생의 삶을 어지럽힌다.
죽음이 두려운가?
아니 죽음을 두려워 해야할까?
어쨌든 죽음은 명백히 내 영역과 권한 밖이고 나는 난 그것에 관해 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물론 죽음의 방식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왜 굳이 그래야 할까?
어떻게 누리는 삶의 영광인데?
왜 우리는 우리가 관여할 수 없는 죽음으로 인해 스스로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그 공포와
두려움으로 현생의 삶을 우울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
태어남은 한 송이 꽃이 피어나고 한 줄기 바람이 일어 나는 것이고
죽음이란 꽃이 지고 한 바탕 바람이 잦아 드는 것이다.
죽음은 소멸의 공포가 아니라 고행과 업보로 부터의 해방이고 내 영혼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얻는 것이다.
죽음의 가벼움을 인정하고 깨달아야 우리는 비로소 삶의 무거움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야 비로소 삶도 가벼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수 많은 죽음이 이야기 한다.
기약없이 달려오는 죽음은 세수하 듯 , 아침 먹듯 그렇게 맞이해야 한다고
욕심부릴 것도 없고 무거운 짐 모두 내려 놓고 홀가분하고 편안 마음으로 가자는 대로 따라
가면 된다고.
누군가 내 삶을 세상으로 던졌고
누군가 나를 세상 밖으로 데려 갈 것이다.
세상 안에 있는 짧은 시간이 나의 삶이다.
그 삶도 다 온전한 나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으랴?
내 육신과 정신이 영글시간 까지
내 육신과 정신이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느라 다른 누구에게 위임 되기 전 까지
그 짧은 사이 꿈틀거릴 수 있는 시간 만이 내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나의 시간이다.
사는 것은 무겁고 죽는 것은 가볍다.
어떻게 살아야 할끼?
가지고 가지도 못할 것 못할 거 끌어 모으느라 두 눈 시퍼렇게 떠야 할까?
늙어 꼬부라질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은 허리 휘는 고통을 참아야 할까?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한세상이다.
그냥 나의 페이스대로 움직이는 거다..
흘러 가는 구룸과 한 송이 풀꽃이 얘기한다.
살아가는 방법에 관하여 …
그리고 한 줌의 뼈가루가 이야기 한다.
삶이 어때야 하는 지에 관하여….
수많은 생명이 그러하 듯 우린 한세상 노닐 수 있는 삶을 선물로 받은 것이지 무언가
거창한 일을 하기 위해 세상에 온 건 아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주어진 대로 살다 가면 되는데 그 어리석은 마음이 두려워
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분노하니 잘 달래면서 살아갈 일이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맞추어 살면 그 뿐이다.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열심히 모으는 건 더 잘 놀다 가기 위해서가 아닌가?
어짜피 내 것 이란 하나도 없었는데 빌려 쓰는 거 잘 쓰다 돌려주고 가면 되는 거다
소풍처럼 즐겁게 놀다 가면 된다.
단 한 번 만의 소풍 길이니 세상 여행은 즐거워야 함은 또한 죽음처럼 명징하다.
對酒 술 한 잔 앞에 두고
/ 白居易 백거이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툰들 무엇하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번쩍이듯 찰라에 사는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부귀빈천이 있는 그대로 즐겁거늘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입 벌리고 웃지 않는 자 바보로세.
.
귀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2024년 4월 12일 천붕 29일 째 – 소천 32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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