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머니49제

천붕 34일 - 마음여행

 

 

 

 

 

쉬면서 길에게 길을

누가 앉았다 갔을까요..
빈 그네가 흔들립니다

저 그네의 흔들림이
우리 삶의 흔적 같아서
잠시 바라봅니다

내 안에도 수시로 흔들리는
그네 하나 있지요

그대 앉았다 가는 자리
내 마음 흔들며
거듭 돌아보던 자리

그네 위에 앉아 봅니다
이 흔들림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공허할까요

빈 그네를
힘껏 밀었다 놓으면

크게 흔들리다
점점 수평이 되는,
그러나 스쳐가는 것들에 의해
또다시 흔들리는

그것이 삶인가 봅니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번의 흔들림이
머물다 사라지는 우리의 마음.,
왜 이리 흔들릴까.. 자책하지 마세요.
흔들림은, 내가 살아 있다는,
뜨거운 심장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 런지요.
흔들리며 흔들리며, 수평을 찾아가는 그네처럼
우리의 삶도 흔들림 속에서 선명해집니다.

 

 

일체 유심조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과 길흉화복이 작은 가슴 속에 다 들어 있다.

마음이 기쁨과 슬픔에 관여하는 모든 세상 일을 주관하고 결정한다,

너의 마음은 고요한가?

너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고 사물을 냉철하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

너는 너의 마음을 신뢰할 수 있는가?

 

마음 속에는 수 많은 에너지가 존재한다.

그 에너지 속에는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에너지나 욕망의 에너지도 함께 쌓여 있다.

네 마음이 고요함을 유지하면 네 목소리는 차분하고 네 영혼의 울림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네 마음속 부정적인 에너지가 커지면 너의 내면의 목소리는 격앙되고 쓸데없는 불평으로

가득찰 것이다.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린다.

늦 가을 바람에 사시나무 가지 흔들리 듯 이리저리 흔들리며 갈피를 잡지 못한다.

때로는 상황이 바뀌고 관점이 바뀌면 손바닥 뒤집 듯 쉽게 변심한다.

어제까지 그렇게 불평하며 성토하던 대상을 오늘은 한순간에 지지자와 옹호자로 만들어

버리는 교활한 술수도 부릴 수 있다.

마음은 세상 일에 끊임없이 간섭한다.

그리고 그 넓은 오지랍은 쓸데 없는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침대로 간다.

그것은 마치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없이 살다가 내일 갑자기 태양이 뜨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처럼 황당하고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들이 대부분이다.

이떤 생각이든 마음은 마음대로 만들어 내고 흔들리는 마음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은 생각

을 너머 스스로 증폭하고 증식한다,

그냥 냅싸 두고 자면 아무것도 아닌 고민들.

자고 내일 일어나서 고민해도 되는 걱정들.

아니 그냥 밀쳐두면 시간이 해결하는 문제들을 끙끙거리느라 밤을 하얗게 새고

없는 고민들조차 만들어내서 불안을 조장하는 게 또한 너의 어리석은 마음이다.

 

때로는 의연하고 때로는 초췌하고 불쌍하게 흔들리는 마음

어떤 것이 진짜 너의 마음이고

어떤 것이 진짜 너의 모습인가?

마음이 흔들릴 때 너는 어디에 있는가?

흔들리는 마음속에 있는가 아니면 흔들리는 마음은 너와는 별개인가?

 

어떤 생각이든 마음 속에서 만들어 지고 그 생각들은 마음의 목소리로 대변되지만

그 또한 본래의 모습을 쉽게 바꾸어 버리니 때로는 나조차 내 마음의 알지 못해

심히 당황스럽다.

 

 

몸은 쉬 늙고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뀌고

많은 시간이 흐르면 네 영혼에는 세월과 세상의 깊은 주름이 잡힌다.

 

그래서 우리는 참 자아를 만나기 어렵다.

어쩌면 평생 자신을 대면하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마음 공부란 몸보다 더 빨리 늙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고

세상의 파도에 흔들림 없는 고요함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고 

그래서 네 영혼의 주름을 걷어내고 시간을 초월하여 더 맑아지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기에 흔들리는 마음을 인정하면서 스스로의 신뢰를 회복하고 통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진정한 내 마음의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절에 들어 면벽 수도 하는 스님도 아니고 동굴에 은거한 도인도 아닐진대

속세의 기쁨에 탐닉하며 세상의 풍요로움을 욕심껏 누리고 살아가는 범인이 도달할 수

도의 경계가 그리 가까울리야 있겠냐만

오늘 보다 더 나아지는 내일이면  족하다.

 

어쩌면 우린 궁극의 깨달음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진한 만큼 발전할 수 있고 지속적인 명상과 수련을 통해 내 마음의 심층으로 들어가는

마음 여행은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피안에 들 수는 없다 하여도 내 안으로 들어가 진정한 나와 세상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세월과 세상의 파도에 좀더 담대 해지고 쓸데 없는 고민과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면

살아감이 한 뼘 더 즐겁고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세월에 더 둥글어 지는 어느 날엔가는 아픔 속에서도 의연하고 모진 폭풍과 비바람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강한 내 마음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2024년 4월 17일  천붕 34일 째  - 소천 37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