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빙에. 더해
웰다잉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있다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아지는데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세상은 더 어지럽고
세상사는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악취가 진동하고 기계의 소음이 가득한 그 정이 안가는 세상에서
나는 점점 밖으로 밀려 나니 더 고요해지고 평온해 져야 하거늘
사람의 마음이 또 그런가 ?
영혼의 안식을 찾아 떠나는 길에는
알프스 넘어 또 알프스가 솟아 오르듯 한가지 고민이 지나면
또 다른 고민이 떠 오르는 법이다.
요즘은 신의 빚어 낸 최고의 걸작이 죽음이란 생각을 떨 칠 수 없다.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교만하고 안하무인인 인간을 훈계하고
손볼 수 있는 건 단지 죽음 뿐이고
삶의 속박과 고뇌에서 해방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와 구명정 또한 죽음이다.
죽음은 불후의 예술이고 신의 최대 역작이다.
좋은 넘이던
나쁜 넘이건
위에 있는 넘이 던
밑에 있는 넘이 건
많이 가진 넘이 던
갖지 못한 넘이 건
싸가지 없는 넘이던
착한 넘 이건
모두 다 간다.
앞으로 점점 더 오래 살 거라고?
그렇겠지
그래서 아직 오래 살아보지 않은 네가 바라 보는 그 세상은 복권된 실락원처럼
희망차고 기대에 부푼 삶의 아카디아 일지도 모르지
그래 넌 좋겠다.
이 멋진 세상 더 오래 살 수 있어서 ….
하지만 그대의 기대 수명이 설령 30년 늘어난다 해도 아무 차이가 없다.
여전히 그대는 언제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
그리고 그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할지 고난의 길이 될지 전혀 알지 못하기에…
계다가 그 늘어난 인생의 지평만큼 그대의 건강이 같이 따라와 줄지도 모른다.
하나 물어보자
지금까지 재미 있게 살아 왔는가?
그렇지 않다면 더 힘빠지고 더 외로워지는 남은 시간이
지금 보다 더 재미 있을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세상의 모든 비바람에도 네 몸은 마모되거나 삐걱거리지 않고
네 마음은 늘 푸르고 씩씩할 수 있기를 !
아미타불!
단지 죽음이 너를 평안케 하리라
더 깊이 삶에 물들지 않고
더 많은 세월의 나이테를 긋지 않고
섣불리 인생을 논하지 말라
사신의 그림자가 눈앞에 어른거려야 인간은 비로서 철이 들고 제 정신으로 돌아 온다.
훗날 더 잘 살고 싶거든 지금 잘 살아라
잘 죽고 싶으면 지금 후회 없이 살아라
남들에게 멋져 보이는 네가 아니라
네가 만족하는 너의 삶을 살아라.
여기서 새는 쪽박 저기서도 새는 법이고
지금 잘 못 사는 놈은 100년을 더 가도 똑 같이 그 타령일 뿐이다.
죽음은 상실이 아니라 든든한 내 뒷배고 소위 말하는 실세의 백이다.
태어나면서 아니면 살아 가면서
수 많은 계급으로 분리되는 인간을 무위의 공평으로 수렴하는 것도 죽음 아닌가?
나는 잘 살아 온 만큼 남은 내 시간도 알차게 보내다가 또한 잘 죽고 싶다.
한 없이 계속되는 고행의 길도 아니고
늙어 재미 없어지는 세상 한 없이 살 것도 아닌데
죽음이 뒤에 떡 버티고 있는데 굳이 잘 살지 못할 까닭이 무어야?
살아가면서 시람들은 중요한 걸 많이들 얘기한다.
건강
돈
명예
가족
친구
다 좋아
다 중요하지
근데 살아보니까 늙어 갈수록 제일 중요한 건 나야 나
바로 나란 넘이 이 좋은 세상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상여 메고 통곡하고
난리 부르스 치는 거야.
가진 게 많건 적건
지금 잘 살건 못살 건
건강이 좋건 나쁘건 별 상관 없어
내가 혼자 지 기분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변덕스럽지
기뻐 날뛰다가 우울해지고, 한없이 너그럽다가 벨이 뒤틀려 비분강개하지
건강이 나빠 좌절하고
돈이 없어 현실 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가족을 등지고 적막 강산에 스스로를 버려고
인정하고 이해해줄 친구가 없어 외로움이 사무치는 게 누구인가?
나야 나!
건강이 나쁘지 않은데도 나빠질까봐 전전긍긍하고
돈이 있어도 남들 보다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가난해지고
아직도 창창한 시간이 남았는데 늙어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코가 쑥 빠져 있고
혼자 잘 놀지도 못하면서 벨이 뒤틀려 가족과 친구를 멀리하는 자
그래서 힘빠지고 외로운 건 또 누구인가?
그것도 나야 나 !
다 내 탓이지
무능력도 내 탓이고 좋은 운을 끌어 들이지 못한 것도 내 탓이고
내 편을 많이 못 만들어 즐겁게 잘 살지 못하는 것도 내 탓이야
암보다 더한 불안증과 불만 병에 걸린 것도 내 탓이고
중심을 못 잡고 세상의 바람에 사시나무 흔들리 듯 흔들리고
세상의 있는 고민 없는 고민 다 끌어 들여 밤잠 못 자는 것도 다 내 탓이야
그래서 어쩌라구?
이미 와버렸는데 보따리 싸서 가버리라구?
조요치~~ 죽지 못해 사는 것 보다 그게 나을 수도 있겠지.
이왕 왔으니 잘 살다 가야지
왜냐구?
한 번 뿐이니까.
너 얼마 안 있으면 죽으니까.
이래도 저래도 어짜피 죽을 걸 알고
그 날이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그렇게 못나고 부족한 나일 망정 잘 데리고 다독거리며 잘 살아야지 .
구태여 못 살 이유가 또 무에야?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한 세상 잘 살다 가믄 되는 거지
아무도 병든 나 대신 침대에 누워 대신 아파해 줄 수 없고
내가 진 세상의 짐과 고통 대신 져 줄 사람 세상에 아무도 없네
누구라도 걱정은 해줄 수 있지만 모든 해결은 예전부터 나의 몫이었어.
잘 되면 당연한 거구 못되면 내가 못난 거구
그동안은 나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살아 온 세월 아니었나?
세월이 많이 지나고 이젠 힘도 많이 빠졌지
이젠 늙어 힘들고 파티에 초대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내 기는 누가 살려 주나?
측은하지도 않는가?
살아보려고 아둥 바둥하다가 팍싹 늙어 버린 내가?
이제라도 내가 나를 보살펴야지
세상의 더럽고 냄새나는 것 멀리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소요케 하고
가슴 따뚯하고 마음 편안한 삶을 살아 가야지
저 잘났다고 껍쩍 거리는 것들, 눈꼴시고 베알이 뒤틀리는 것들 미련없이 처분하고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아니면 혼자만의 황홀한 고독을 느끼며 그렇게 재미있게 살아야지.
돈 없이 왜 못 사나?
가족 없이, 친구 없이는 왜 못사나 ?
내 마음이 부족하거나 외로움에 흔들리지 않으면 도대체 문제될 게 도대체 무에야 ?
세상이 뒤집혀도 여전히 세상의 중심에 내가 서 있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내가
내인생의 주인공이지.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할 문제일 뿐이야.
그 상황을 돌려세우든 아니면 그 상황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아 가던지
세상일이 다 내 마음 먹기에 달려 있네
알아? 내 행복의 열쇠는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다고 !
나는 든든한 뒷배가 나를 봐주고 있으니까 주눅들지 잘 살고 싶고
그래서 또한 잘 죽고 싶네
남은 소망을 말한다면
건강이 죽는 날까지 내 발목을 잡지 않으면 좋겠네.
아니 허벅지를 붙잡고 늘어져도 또 그런대로 적응하면서 살아 가겠지만
내가 노력한 만큼 내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면 좋겠네
내 건강으로 다른 사람이 힘들지 않으면 좋겠네
내가 모을 수 있는 돈의 양은 이미 결정 되었으니
내 마음에서 욕심이 사라져 그것이 많은가 많든 적든 내 마음이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군
내 늙어 가족이나 세상 사람들에게 내 늙음이 거르적 거리지않으면 좋겠네
내 페이스대로 아프지 않게 잘 살다가 다른 사람들 힘들지 않게 그렇게 가고 싶네
우리 어머니처럼 ...
2024년 4월 19일 천붕 36일째 소천 39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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